11월 26일
하루살이도 멋진 오후를 꿈꾼다.
당신은 제목을 쓱 보고 오호!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하루살이처럼 밀도 있는 인생을 살아야지 마음먹는다.
하루살이를 살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살이의 일생 전부를 꼼꼼히 살핀다.
알게 된다.
하루살이는 당신을 살피지 않는다는 것을.
남을 살피다 끝나는 인생이 가장 슬픈 인생이라는 것을.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이렇게 멋진 것이 없었다면
이렇게 와 보지도 않았을 게야.”
– 이욱 <중흥유기>
직관과 지성
나는 모든 결정을 직관에 따라 내린다.
어둠 속에 화살을 던진다.
그것이 직관이다.
그 뒤 나는 어둠 속으로 군대를 파견해 그 화살을 찾게 한다.
그것이 지성이다.
I make all my decisions on intuition.
I throw a spear into the darkness.
That is intuition.
Then I must send an army into the darkness to find the spear.
That is intellect.
– 잉마르 베리만
물로 자신의 이름을 쓴 자가 여기 누워있노라.
Here lies One Whose Name was writ in Water.
– 존 카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