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방

네이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어느덧 직장 생활 15년 차… 어우 어떻게 버텼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어? 가만 보자 그럼 내 나이는… 세는 것도 귀찮아. 아니 이제는 몇 살 먹었는지도 혼란스럽다. 누군가 나이를 물어보면 태어난 연도를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중2쯤에 피시통신을 처음 접했다. 나우누리로 시작해서 친구 아이디를 빌려 하이텔도 했고, 무료로 제공되던 에듀넷도 잠깐 했었다. 이미 인터넷이 대중화된 고3 때까지 파란 화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고, 북적북적했던 그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미는 건지 밀리는 건지

‘하루를 밀고 나가는 방식’이라는 글감이 인상적이어서 한참 바라만 보았다. 버티거나 견디기도 하지만 꾸역꾸역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 고통을 등에 업고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만큼 오늘을 밀고 가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힘들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약간의 불안함은 있지만 내 손으로 어떻게든 해결 가능하다. 괴롭히는 사람도 없고, 빚 독촉 문자도 없고, 비교적 여유로운 직장 생활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주관에 따라 살아간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음악가가 되어갑니다

마지막 남은 소주를 각자의 잔에 나눠 담고 회식의 마지막 잔을 부딪히며 일어난다. 중년의 아저씨들은 ‘아구구’ ‘아이고 다~리~~야~~아~~’하며 일어나 구두에 발을 구겨 넣으며 하루의 피로를 온몸에 실은 체 식당 출구로 나선다. 떨어진 물건이 없는지 우리 테이블을 한 바퀴 돌고 마지막으로 룸을 나오며 일어선다. 무릎에 뚝뚝하는 소리와 함께 입에서는 ‘아이 고고’ 하며 일어난다.   어렸을 적 어른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몇 가지 있었다. 식사 후 이쑤시개질을...

함께해도 좋고 혼자라면 더 좋고

친구가 많지 않다.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을 세어보아도 2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지금의 상태에 아쉬움은 없지만 한때는 외톨이나 사회 낙오자가 된 듯한 감정을 소유했다. 매일 연락하고 주말마다 사람을 만나느라 바쁘고, 관계의 상태를 증명해야 하는 결혼식에는 수십에서 백여 명의 지인들이 참석하는 이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결혼을 정확히 말하자면 결혼식을 하고 싶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부를 하객이 얼마 없다는 것이었다.   항상 내가 먼저 연락을 해야 했고, 메시지...

나를 받아줘

한 주의 근무일 5일, 10번의 전쟁을 치른다. 요즘 회사 일은 여유로워서 바쁘게 할 것이 별로 없다 보니 업무시간에도 딴짓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한다. 덕분에 현재 회사생활에서 가장 힘든 일은 출퇴근이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해가 뜨기 전에 집을 나서고, 해가 뜨고 나서 돌아온다. 아침에 회사에 도착하거나, 저녁에 집의 현관문을 열면 진이 빠진다. 이제는 익숙해질 법한 복잡한 지하철과 버스는 도대체가 적응이 되지 않는다. 가끔 매너...

알림, 참을 수 없는 너

스마트폰에는 사용하지도 않은 앱들이 셀 수 없을 만큼 쌓여서 유영하고 있다. 가끔 불필요한 아이들을 삭제해서 심정적으로 가벼운 폰을 만들고자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한 달 아니 일 년에 한두 번 켜볼까 싶은데도 말이다. 광고나 리텐션을 위해 보내는 알림이 울리면 그제야 깨닫고 잠들어 있던 앱을 깨운 후 저 멀리 날려버린다. 일주일에 한 번은 앱스토어에 들어간다. 새로운 앱이 없는지 살펴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앱의 업데이트. 보유한 기기의...

연산동의 두 번째 집

두 번째 집은 동네를 구성하는 블록 내부 작은 골목길 안에 위치한 집이었다. 하늘색 철문을 지나면 작은 마당에는 단풍나무와 옥상으로 올라가는 철제 계단이 있었다. 우리 집은 방 한 칸과 마루 그리고 마당에 부엌과 씻는 용도의 계단 밑 공간이 있었다. 방 한 칸이라 좁은 느낌이지만 그때 사진을 보면 마루가 좁지 않아 미닫이문으로 구분된 2개의 방 같은 느낌이다. (사진의 중요성) 이 집에서는 두 가지의 추억이 떠오른다.   빨간 도시락 가방과...

두 다리만 멀쩡해도

장안에(?) 퍼지는 이야기가 있다. 권투선수 타이슨이 했다느니 누가 했다느니 하지만 중요한 건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는 거다. 한 때 연말이면 내년에 해야 할 것을 적어보고 반드시 이뤄보자고 다짐하지만 첫날 부터 깨지기 마련이다. 첫 번째가 독서이고, 두 번째가 글쓰기였다. 웃기게도 이제는 독서와 글쓰기 그 자체만을 목표로 세우지 않게 되었다. 뭐든 읽고 쓰는 습관이 생성되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이전과 다른 것이 끼어들면 잔잔한 듯 하지만 나중에는 큰 파도가...

100미터 달리기

월요일 아침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달린다. 지하철 출입구 위에 있는 전광판에서 2정거장 전에 빨간색 급행열차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번 열차를 놓치면 다음번까지 기다려야 하고 지금의 5분 딜레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니까. 지금 뛰지 않아도 일반 열차를 타더라도 지각하지는 않지만 기다림이 싫다. 그렇게 새벽부터 달린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서 외롭지는 않다. 겨우 탑승한 열차에서 안도의 호흡을 내쉰다. 같이 달린 사람과 함께. 양재역에 내려 2번 출구로 향하는...

롯데(자이언츠)는 맨날 왜 그래요?

주말이 되면 약속도 하지 않은 채 학교 운동장으로 간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는 유일했던 오리지널 소가죽 윌슨 글러브와 나무 배트를 들고. 운동장이 한눈에 보이는 교문을 지나면 저 멀리 한쪽 구석에서 친한 친구, 얼굴만 아는 친구, 모르는 친구들이 나름의 구색을 갖추고 야구를 하고 있다. 팀당 7명 이상 갖춰지면 팀을 짜고 본격적인 경기에 돌입한다. 시작 전 우리 나름 규칙을 정한다. 초등학생 아니 국민학생이었던 우리는 어른들의 세계로 치면 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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