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에 답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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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75
디노
키 마스터

    2023년 4월 20일

     

    충무로에 잠깐 일이 있어서 볼일을 보고 근처 칼국수를 먹고 종로3가역까지 걸어갔다. 흐린 날이지만 비는 오지 않아 걷기 좋았다.

    청계천 부근 을지로와 종로 사이에는 대규모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미 끝난 곳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었고 일부 철거하지 않은 오래된 건물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대부분 해당 구역은 가림막으로 가려져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래도 곳곳에 맛집으로 보이는 상점에는 많은 이들이 기대를 품고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곳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장소였는데, 수십년이 지나면 서울은 고층빌딩으로 가득한 개성없는 도시로 변할 것 같다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변화를 내가 바꿀 수도 없고 그저 지켜봐야 하는 것이 더 아쉬웠다.

    오래된 것을 없애고 화려한 고층건물이 가득한 도시는 외부인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아직 고층화되지 않은 지역은 언제까지 자신만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물론 경복근 근처 서촌, 북촌 일대는 개발되기 어렵겠지만 나중에는 정책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10분 정도 걸으면서 하게된다.

    그리고 운명의 이기인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간다. 다양하고 급격한 변화를 어색하고 거부감이 드는게 사실이지만 그것을 누리는 내가 아쉬움을 토로할 자격이 있는지를 생각하며 산책의 생각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