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9일
세 치 혀의 실수를 막아 주는 건 이빨이다.
위아래로 구덱 문을 닫아
혀의 움직임을 단속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단속에 실패하는 순간 이빨은 주먹을 받아야 한다.
뚝뚝 피 흘리고 뚝뚝 부러져야 한다.
혀는 투덜거리거나 비명을 지르면 그만이다.
음식을 끊고 씹고 가는 일도 늘 이빨의 몫이지만
그 맛을 느끼는 건 다시 혀의 몫이다.
이빨의 과보호 덕분일까.
혀는 평생 잔병치레를 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도 주믈 하나 생기지 않는다.
썩고 흔들리고 뽑히는 건 또 이빨이다.
이빨은 이렇게 서러운 일생을 산다.
유언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죽어 간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러나 죽어도 죽지 않고 틀니로 부활하는 건
세 치 혀가 아니라 이빨이다.
말하는 것의 두배를 들으라고, 귀는 두 개이고 입은 하나인 것이다.
We have two ears and one mouth so that we can listen twice as much as we speak.
– 에픽테토스, 철학자, 55~135(추정)
작은 유리함들
행복은 거의 실현성이 없는 큰 재산으로 만들어지기보다
매일매일 발생하는 사소한 혜택들로 만들어진다.
Happines is produced not so much by great pieces of good fortune that seldom happen.
– 벤저민 프랭클린
문밖을 나서지 않아도 세상을 알고
창밖을 보지 않아도 천도를 아는 법,
멀리 나갈수록 아는 것은 더 적어진다.
– 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