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음악가가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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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소주를 각자의 잔에 나눠 담고 회식의 마지막 잔을 부딪히며 일어난다. 중년의 아저씨들은 ‘아구구’ ‘아이고 다~리~~야~~아~~’하며 일어나 구두에 발을 구겨 넣으며 하루의 피로를 온몸에 실은 체 식당 출구로 나선다. 떨어진 물건이 없는지 우리 테이블을 한 바퀴 돌고 마지막으로 룸을 나오며 일어선다. 무릎에 뚝뚝하는 소리와 함께 입에서는 ‘아이 고고’ 하며 일어난다.

 

어렸을 적 어른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몇 가지 있었다. 식사 후 이쑤시개질을 하며 식당 나오기, 등산복의 일상화 그리고 가장 미스터리, 왜 혼잣말 하면서 음을 넣는 걸까?

 

중년의 나이를 접어들며 나도 모르게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고 있었다. 계산대에 있는 이쑤시개를 하나 들고 먼저 나간 어르신들이 담배 피우는 곳으로 나간다. 입을 가리고 이쑤시개질을 하다, 문득 소름이 돋는다. 이해하지 못했던 그들의 행동을 지금의 내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난히 심한 건 온 몸의 뻐근함을 소리로 내뱉은 것, 의성어, 감탄사에 멜로디를 넣기 시작해다. 한참을 앉아 있거나 요가 후 매트를 돌돌 말 때 나도 모르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돌도롤 돌돌~ 잘 말아 보오오오 자~~’ 혼잣말에 의식하게 되면 피식 웃는다.

땀 흘리며 운동한 후 샤워하며 생각한다. 인간의 유전자에는 연령대 별로 하는 행위가 정해져 있는 걸까? 예전에 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함을 넘어 신비함이 느껴진다.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비슷한 행동을 한다. 어른들의 행위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는 건지. 정말 그런 행동이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다가 적당한 시기가 되면 출력되는 건지 말이다.

 

운동회에서 빠지지 않는 종목 중 줄다리기가 있다. 기본적으로 힘이 좋아야 이기는 경기이긴 하지만 박자에 맞춰 필요한 순간에 끌어당겨야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 역시 기합이다. 힘을 주는 순간에 한소리로 내는 기합은 꽤나 효과가 있다.

 

오랫동안 앉아 있다 일어서는게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늙어버린 몸만으로 일어서기가 어려우니 기합 소리 내야 하는 건가? 오늘도 오전 내내 쉴 틈 없이 일하다 3시간 만에 일어나며 자연스레 입 밖으로 ‘아이고~’하는 소리가 나왔다. 열심히 일한 나를 바라봐 달라는 듯이. 하지만 아무런 의도 없이 나온 소리에 조금은 부끄러워 탕비실로 가 냉수 한 잔을 마시고 기지개를 켰다.

 

나이테는 다양한 방식으로 새겨지는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비슷한 모양새를 보면 다들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구나 싶다. 허리를 굽혀 설거지를 한 후 좌우로 스트레칭을 하며 한 가락 읊는다.

‘오늘 할 일도 끝이구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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