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 이 주제에는 31개 답변, 1명 참여가 있으며 디노1 월 전에 전에 마지막으로 업데이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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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49937
      디노
      키 마스터

         

      • #49975
        디노
        키 마스터

          3월 1일 : 금요일

           

          그녀의 가게 가오픈 마지막 날의 시작을 함께 했다 이런 저런일을 도우다가 실수를 했다. 그 때문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우는 모습에 그 동안 힘든 걸 많이 참아왔구나 싶어서 마음 아팠다. 많은 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들어간 가게, 티는 내지 않지만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다. 당장 엄청난 매출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그 힘든 마음이 조금씩 희석되었으면 좋겠다.

          가녀린 몸이지만 강력한 추진력과 실행력 그리고 실력이 있으니 분명 잘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엇보다 제품이 좋기 때문이다.

          아침에 손님이 3분 정도 오시고 나도 플레이트를 주문해서 먹었다. 역시 너무 맛있다. 브런치로 딱인 메뉴다. 신선한 재료와 모든 것을 직접 만든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누가 와도 만족할 것이다. 사진을 찍고 정리해서 보내주니 고맙다는 인사에 또 마음이 뭉클… 시간적 제한이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 사랑받는 것을 조금씩 나누고 싶다.

           

          점심을 먹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나왔다. 서촌에 들러 그녀의 생일 선물 1을 구매하고 집으로~ 마음이 쓰인 오전이라 피곤했다.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휴식했다.

          내일은 반찬을 만들어야지.

           

        • #49976
          디노
          키 마스터

            3월 2일 : 토요일

             

            적당히 청소와 정리를 하고 쉬었다가 오후부터 반찬 만들기에 돌입했다. 시장에 가서 여러 식재료를 사왔다.

            달래장, 표고버섯꽈리고추 볶음, 콩나물미나리 무침, 고사리볶음이다.

            달래장은 간단해서 쉽게 했지만 나머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음식들이었다. 모두 비교적 만족스런 맛이었지만 고사리 볶음은 간도 심심하고 나물이 축 쳐져서 쫄깃함이 없는게 아쉽다. 3, 4시간 정도 걸린듯 한데, 허리도 아프고 참 피곤하다. 하루 종일 주방에서 요리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지…

            아침에 고기 구워 먹은 후 한 끼도 먹지 않았다. 단순히 배가 고프지 않아서인데, 뻥튀기 몇개로 2번째 끼니를 때웠다. 많이 움직여서 배고플만한데 신기한 하루다.

             

            밤에는 f1을 볼 것이다. 올해도 어우막이 될 것인지… 왠지 그럴 것 같지만.

             

          • #49977
            디노
            키 마스터

              3월 3일 : 일요일

               

              어제 해놓은 반찬과 미역국 그리고 오늘 급하게 만든 감자전으로 그녀의 생일 상을 차렸다. 어제 밤에 얘기해서 결정된 사안이지만 내가 해준 밥을 차려주고 싶은 마음을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12시 즈음해서 그녀가 도착하고 밥을 차려주었다. 좋아하는 그녀를 보며 그저 행복했다. 조금은 허름하고 잘나지 않은 밥상임에도 이리저리 사진을 찍는 모습이 귀여웠다. 식사 전에 아침에 스벅에서 사온 작은 케익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그녀는 맛있다며 칭찬해주었는데 그 모습마저 너무 고마웠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깔끔하게 비운 그릇을 물리고 도쿄 여행에서 선물 해준 원두로 커피와 케익을 먹는 것으로 식사 끝. 어제 예약해 놓은 꽃을 전달하고 잠깐 쉬었다. 아침부터 부엌에거 식사를 준비하면서 긴장도 한 탓인지 낮잠이 솔솔 왔다.

              저녁에는 예약해준 이태원의 태국 음식점에서 식사와 맥주 한잔을 했다. 풍경이 좋은 자리였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아쉬웠지만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도 잠깐이지만 일을 하는 그녀를 보면서 대견하기도 했다.

              식사 후에는 이태원 산책을 했다. 대로변을 걸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 풍경 이야기를 하며 엔트라사이트에 자리 잡고 커피와 디저트로 마무리 했다. 2끼의 식사 2번의 커피 그리고 산책으로 그녀에게 행복함이 묻어나왔다. 덕분에 좋은 하루를 보냈다는 말에 감사함과 사랑이 더 커짐을 느낀다.

              종종 식사를 대접해야지. 남을 위해 식사를 내놓는 일을 하는 그녀에게도 남이 해주는 밥이 그립다고 했다. 어쨋든 일이니까. 다음 번에는 어떤 반찬과 요리를 해줄지 연구를 해야겠다.

              태어나줘서 고마운 그녀에게 오늘의 행복을 나눈다.

               

            • #49982
              디노
              키 마스터

                3월 4일 : 월요일

                 

                3일만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은 매우 가뿐하다.

                하지만 출근하자마자 (아주 약간)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회사생활을 오래하다보니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3월초임에도 휴가를 많이 썼다. 이번 주 포함하면 3.5일. 4월 초에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면 7.5일 벌써 절반 가까이 소진한다. 6월이 되면 5일 휴가가 생기지만 사용 후 3개월 이전에 퇴사하면 돈이 까이기 때문에 신경은 쓰인다.

                쨋든 날이 따뜻해 지고 있다. 아침에는 조금 춥기에 아직 조끼를 벗지 않았는데, 퇴근 길 9호선은 덥다. 하지만 아침엔 추운걸? 당분간 퇴근길에 땀 좀 흘려야 한다.

                퇴근 후 밥을 먹고 옷방 정리를 했다. 혹시 몰라서 가지고 있던 박스의 대부분을 버렸더니 속이 시원하다. 여전히 잡다한 것들이 많은데, 언제 . 다 정리하지.

                어제 잘 보낸 덕분에 나도 그녀도 오늘까지 좋은 기운이 이어졌다. 다행이다. 함께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지만 약간의 희생으로 그녀가 더 행복해진다면 감내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함께이겠지.

                 

              • #49983
                디노
                키 마스터

                  3월 5일 : 화요일

                  멍청하게 일하는 개발팀 덕분에 오늘도 조금은 짜증이 났다. 그 짜증이 대충 일하게 만든 요인이 된 것은 반성해야 한다. 남들이 개같이 일해도 나는 사람처럼 일하자.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다짐한다.

                  퇴근 길에 시장에 들러 아버지 생신 미역국을 위한 양지살과 보쌈 고기를 위한 삼겹살 및 반찬을 만들기 위한 채소와 과일을 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차린 밥상을 대접할 생각에 조금은 설렌다. 어떤 음식을 해드려야 할지 행복한 고민은 내일까지 이어질 듯.

                   

                • #50001
                  디노
                  키 마스터

                    3월 6일 : 수요일

                     

                    새로운 사진 수업이 시작되었다. 작년 보다는 조금더 심화된 커리큘럼이 기대가 된다. 대부분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이번 학기 기대가 된다.

                    좋은 분들과 많은 이야기,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기를…

                     

                  • #50002
                    디노
                    키 마스터

                      3월 7일 : 목요일

                       

                      부모님이 오시는 날. 아침부터 청소하고 정리하고, 대접할 점심 식사인 보쌈 고기와 된장찌개를 끓였다. 마중나오지 마시라길레 집에 있었는데, 버스를 잘 못 타서 예상보다 오래 걸어 오셨지만 힘든 기색은 하나도 없으셨다.

                      오자마자 복잡한 집을 보며 잔소리가 시작되었고, 얼른 점심 차려 드렸다. 그리고 안양천까지 산책을 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오랜만에 부모님과의 시간을 보냈다. 2일 더 함께해야 하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건강하신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안심한 하루다.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있는 칼국수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다행이 입맛에 맞으신듯 했다. 집에 와서도 조금은 힘들었지만 내 손으로 처음 대접하는 식사에 혼자 뿌듯한 하루다.

                       

                       

                    • #50003
                      디노
                      키 마스터

                        3월 8일 : 금요일

                         

                        오늘은 하루 종일 돌아다닐 예정.

                        서대문 형무소를 거쳐 인왕산과 서촌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체력 안배를 위해 서대문까지는 택시를 타고 갔다.

                        서대문 형무소는 작년인가. 3.1절에 다녀왔다. 나도 모르게 무거운 마음을 안고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우리에게는 잊지 말아야할 역사가 있다. 마음 같아서는 우리가 당한 것 만큼 해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게 한이다. 아직까지 그들의 언행을 보면 거기에 더 해주고 싶을 정도.

                         

                        인왕산은 서대문 형무고 근처에서 바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조금 추웠지만 맑은 날이라 따뜻한 햇살 덕에 트래킹하기 좋았다. 오랜만에 오른 산이라 기분이 좋았고, 엄마, 아버지와 함께여서 좋았다. 엄마가 부산에서 부터 챙겨온 간식들이 요긴하게 쓰였다. 역시 부모님 말씀은 듣고 봐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평일임에도 사람이 적지는 않아 가족 사진도 부탁해서 찍을 수 있었다. 인왕산 꼭데기까지 가기 힘들어 중간에 내려오자고 했는데, 지나고 보니 너무 아쉽네. 산 정상까지 함꼐 올라가는 경험을 했어야 했다. 오늘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쉬움을 애써 덮어본다.

                        서촌방향으로 내려와 통인 시장을 구경하고 근처 토속촌에서 삼계탕을 먹었다. 오골계 삼게탕은 살이 별로 없다며 불만이셨지만 그래도 잘 드셔서 나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잠시 경복궁에 들러 아버지는 사진을 찍고 나와 엄마는 주변 구경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광화문 광장을 거쳐 시청앞까지 걷고 602번을 타고 집으로 왔다. 부모님 덕에 어제 오늘 꽤나 많이 걷는다. 집에 오니 몸이 아파왔지만 멋진 하루였다.

                         

                      • #50004
                        디노
                        키 마스터

                          3월 9일 : 토요일

                           

                          메인 이벤트 사촌 동생의 결혼식. 종로5가 근처에 있는 개신교 관련 건물에서 진행했다. 다는 사촌형과 함께 축의금 접수 임무를 맡아 결혼식은 식당에서 화면으로만 보았다. 그녀가 태어날 떄 삼촌과 병원에서 아침부터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당시 나는 13살 초등하교 6학년이었는데, 벌써 결혼을 하다니 시간의 흐름이 이렇게나 빠른가.

                          친척들과 인사하고 잔소리도 들으며 결혼식 이벤트는 끝이 났다. 동생네는 부산까지 오느라 피곤한 탓인지 바로 집으로 갔고, 나와 부모님은 종묘와 청계천을 거쳐 어제와 같이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종묘는 가장 큰 건물이 수리 중이라 보지 못 한게 너무 아쉽다. 청계천은 춥긴 하지만 산책하기 참 좋은 곳이다. 아쉬운건 3월 초라 새싹이 돋아나지 않아 조금은 삭막한 풍경이었다는 것. 다음에는 좋은 계절에 오셔서 멋진 서울을 구경하셨으면 좋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동생네가 케익에 촛불을 켜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가 아버지 생신이셨기에 간단하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드리고 집 근처 막국수 집에서 식사를 했다. 그냥 동네 식당인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아서 가족모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특히 조카가 행복해 하는 모습은 오늘의 피로를 모두 삭제시켰다.

                          집에 와서 위스키도 마시고 케익과 과일을 먹으머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8월에 예정된 방콕여행을 확정 짓고 동생은 호텔을 벌써부터 예약해 버렸다. 8월이라 우기이기도 해서 걱정이긴 하지만 두 번째 가족여행이 기대된다.

                           

                        • #50005
                          디노
                          키 마스터

                            3월 10일 : 일요일

                             

                            7시에 부산으로 출발해야하는 지라 6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했다.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이 이제 끝이 난다는 아쉬움에 가면서 먹으라고 크로플 4개를 구워주었다. 아마도 8월 가족 여행때나 다시 볼 것 같다. 작별인사를 하고 차가 출발하는 모습에 괜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별은 언제나 아쉽고 슬픈 것.

                            집에 와서 빨래를 돌리고 집을 원복했다.잠을 제대로 자지 못 해서 누웠으나 30분 정도 밖에 잠이 들지 못 했다. 2시쯤 일어나서 가방에 카메라를 챙기고 합정역으로 향했다. 따뜻해진 날씨를 즐기기 위해 망원한강공원을 걸으며 오랜만에 사진을 찍었다. 여유로운 일요일 오후. 하지만 오늘은 혼자다. 조금은 외로웠지만, 오히려 이 외로움이 반갑기도 했다.

                            운동장에는 축구, 야구, 농구하는 사람들과 응원 연습하는 학생들로 분주했다. 조금 더 걷다가 망원동으로 향했고 그녀의 가게에서 차와 커피를 마시며 마감을 기다렸다. 약간의 일을 도와주고 중국집에서 맛난 저녁식사를 하고 그녀와 함께 퇴근!

                            오늘도 긴 하루였다. 아쉬움, 따뜻함, 외로움, 반가움, 사랑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낀 하루다. 이번 주말이 오기를 기다리머 설레였던 마음은 다시 일상의 마음으로 전환되었다. 지나간 일은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을테지.

                            그 기억의 힘으로 내일을 살아가야지.

                             

                          • #50006
                            디노
                            키 마스터

                              3월 11일 : 월요일

                              오랜만에 출근. 피곤했던 지난 며칠 덕분에 조금 시각을 했다. 아침에 지난 목금의 일들을 전해 들으며 오늘의 일과를 시작했다. 이번 주도 별반 다르지 않은 업무가 기다리고 있다. 어렵기보다 귀찮은 일들이 더 힘이 들게 한다. 해야하는 일이지만 하고난 후의 뿌듯함은 없는… 그래도 결과물을 기대하며 애써 재미를 찾아 진행해 본다.

                              혼자 저녁을 먹으며 북적북적했던 날들을 기억해 본다.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아 얼른 밥을 머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정리한다. 그래도 이런 삶이 좋다.

                               

                            • #50065
                              디노
                              키 마스터

                                3월 12일 : 화요일

                                 

                                퇴근 후 작업실에서 그녀를 만났다. 가게는 쉬는 날임에도 열심히 일 한 그녀와 함께 경의선 숲길에서 파스타를 맛있게 먹고 오랜만에 경의선숲길을 걸었다. 아직은 공기가 차갑지만 봄이 다가옴을 느낀다. 산책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기 때문.

                                조금 걷다가 우리의 단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었다.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아도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힘든 세상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간의 일을 돕고 여의도까지 바래다 준 덕분에 편하게 집으로 왔다. 조금이라도 함께하고픈 그녀의 마음이 예쁘다.

                                평일 저녁의 여의도는 여전히 북적였다. 퇴근 후 회식 등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흡연 구역에서 담배피는 사람들을 보며 사회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져본다.

                                 

                              • #50066
                                디노
                                키 마스터

                                  3월 13일 수요일

                                   

                                  수요일 사진 수업은 한 주의 전환점이 된다. 오늘은 이론 수업이었기에 조금은 지루했다. 알고 있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 다음 주 부터는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기에 기대된다. 이번에는 어떤 기술과 영감을 받을 수 있을지. 결국 내가 열심히 해야겠지만.

                                  수업이 끝나고 내려오는 길에 정독도서관 앞의 치킨집에는 회식하는 직장인들로 가득했다. 밤에는 조용한 북촌이지만 이곳 만큼은 시끌 벅적하다.

                                  가끔은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그럽다.

                                   

                                • #50067
                                  디노
                                  키 마스터

                                    3월 14일 목요일

                                     

                                    하루하루가 힘들다. 많은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스트레스 받을 땐 먹어야 한다. 양꼬치 3개를 구웠다. 냄새가 어마어마하다. 공기청정기는 열일을 한다. 그만큼 나도 열심히 먹었다.

                                    먹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다. 그럼 되었다.

                                     

                                  • #50072
                                    디노
                                    키 마스터

                                      3월 15일 : 금요일

                                       

                                      오후 근무시간이 쏜쌀같이 지나가는 금요일이 좋다. 퇴근 후 오랜만에 책방에 들러 나의 작은 책들을 수령하고 다락방에서 독서를 했다. 금요일 저녁이다 보니 아무도 없어서 조용히, 편안히 있었지만 고양이가 올라오지 않아서 조금은 섭섭 했다. 오랜만에 편안한 공간에서 보낸 시간은 소중하다.

                                       

                                      집에 오는 길에 다이소에 들러 이것저것 샀다. 특히 쌀 씻는 볼. 항상 밥솥에다 하다보니 씻은 물도 조금 남게 되고 무엇보다 솥의 손상이 염려되었다. 14년 쓴 거라 이미 다 망가졌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깔끔하게 쌀을 씻을 수 있게 되었다. 밥 맛의 차이는 없겠지만, 그냥 기분이 좋으니까.

                                      그거면 된거지.

                                       

                                    • #50073
                                      디노
                                      키 마스터

                                        3월 16일 : 토요일

                                         

                                        새벽에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 아차 지각이다! 하며 가슴이 철렁했고 멍하니 몇 초간 정지 상태로 있다가. 아.. 오늘 토요일이지.. 마음을 놓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시 일어나 아침을 먹고 “여전히 달래장은 나의 식사를 책임진다” 커피 한잔 내려마시고 쉬다가 듄을 보러갔다. 주말 극장은 사람들로 한가득. 큰 스크린에 펼쳐지는 사막 이야기는 묵직하면서도 흥미롭다. 다만 인상적인 포인트가 별로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녀의 작업실에서 조우하고 연희동의 피자집에서 식사를 했다. 치즈가 물컹물컹해서 식감이 좀 그랬지만 도우도 토핑도 준수했다. 오늘이 정식 오픈 첫날이라 사람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오픈 키친이라 눈 앞에서 조리하고, 화덕에 넣고 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도 즐거운 곳이다.

                                        근처 보틀팩토리에서 커피 한잔을 했다. 이 동네를 또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이 카페는 매력적이다. 동네 사랑방 같고, 푸근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매력있다. 집앞에 이런 카페가 있으면 좋겠다. 밤 늦게까지 하면서 느긋하게 쉴 수 있게… 하지만 우리 동네에는 없지.

                                         

                                        새로운 동네로의 여행은 흥미롭다. 많은 이들이 자주가는 연희동에서 언덕 하나를 넘으면 다른 분위기의 동네를 마주한다. 물은 더럽지만 홍제천은 좋은 산책로이다. 서울보다는 조금은 도시적인 느낌이 적어서 좋았던 곳이다. 다음 번에는 낮에 오고 싶다.

                                        언덕 위의 구름 다리도 건더 보고 싶네.

                                         

                                      • #50075
                                        디노
                                        키 마스터

                                          3월 18일 : 월요일

                                           

                                          오랜만에 9호선 일반을 탓더니 1정거장 전에 내렸다. 조금은 짜증났지만 단골 산책 코스였기에 오랜만에 걸었다. 3월이지만 아직 봄의 기운이 찾아오지 않은 길이라 서늘했지만 오랜만에 퇴근길 산책이 썩 마음에 들었다.

                                          몇 주만 지나면 이 길도 아름다워지겠지. 기대하며 하루를 마무리

                                           

                                        • #50074
                                          디노
                                          키 마스터

                                            3월 17일 : 일요일

                                             

                                            그녀가 해주는 아침 식사를 하고 망원동 가게로 갔다. 이것 저것 옆에서 도와주고, 주방에서 계속 신경 쓰였던 선발을 내가 가져간 블루텍으로 붙였다. 부디 말썽 부리지 말고, 업무에 방해되지 말기를…

                                            가게 영업 시작하자마자 머핀플레이트와 딸기에이드를 시켰다. 이번에는 금귤머핀이었다. 구웠음에도 금귤의 맛이 죽지 않았다. 머핀에 후무스를 발라 먹는 건 정말 꿀맛이다. 샐러드나 당근도 너무 맛있다. 전부 맛 있다. 이건 사실이다.

                                            딸기 에이드는 탄산수와 딸기청을 따로 담아주는데, 직접 조재?하는 경험을 주는 건 좋은 것 같다. 잘 섞어 먹으면 꿀맛이다. 자극적이게 달지 않고 딸기의 향을 잘 느낄 수 있다.

                                            오늘도 맛나게 점심을 먹었다. 생각보다 배가 불러서 저녁 때까지는 괜찮을 듯.

                                            명동으로 가서 선글라스 렌즈를 맞추었다. 2개를 해야하는데 하나는 놓고왔다. 매번 하나씩 빼먹는 이 짓은 여전히 계속된다. 짜증은 나지만 어쩔 수 없지. 이모양인걸. 다음에는 더 꼼꼼히 챙기는 수 밖에 없다.

                                            선글라스 렌즈라서 그러니까 알이 더 커서 가격도 비싸고 시간도 오래걸린다고 한다. 그래도 스즈카 가기 전에는 나올 것 같으니 염려되지는 않는다.

                                            집에와서 정리 좀 하고 음악 좀 듣고, 이것 저것 좀 하다보니 일요일이 다갔다. 요즘 일요일 저녁이 되면 기분이 우울하다. 회사가 힘든게 아니라 가서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탈출하고 싶지만… 다 부족한 능력 때문이지…

                                            업무외 남는 시간 잘 보내는 수 밖에 없다.

                                             

                                          • #50092
                                            디노
                                            키 마스터

                                              3월 19일 : 화요일

                                               

                                              퇴근 후 그녀의 작업실로 갔다. 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작업실에서 직접 해먹는 저녁식사였다.

                                              쑥국, 쑥전, 돋나물 무침, 유채나물 무침, 양배추 김치와 현미밥. 정말 환상적인 식사였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맛이었다. 덕분에 밥 2그릇이나 먹었다.

                                              너무 감사한 하루다. 맛있게 먹었으니 설거지는 내 일이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경의선숲길로 산책을 나갔다. 조금 추웠지만 걸을만했다.

                                              행복한 저녁이다.

                                               

                                            • #50095
                                              디노
                                              키 마스터

                                                3월 20일 : 수요일

                                                 

                                                사진 수업 날.

                                                오랜만에 떡산을 가려고 했으나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패스했다. 이번에도 근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먹었다. 가게에서 식사를 할 수 있음에도 돈을 아끼기 위해 이러는게 가끔은 처량하기도 하지만, 혼자 먹는 식사에 큰 돈 쓰고 싶지 않다랄까.

                                                이번 사진 수업은 너무 대학 강의스러운 느낌이다. 인원이 많아서 어렵겠지만 모든 인원들에게 신경을 잘 쓰지 않는 듯 하다. 계속 지켜봐야알겠지만…

                                                기술적인 면에 대한 강의는 역시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런건 경험하며 익히는 것이 좋다는 나의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강의 자료가 너무 옛날 기준인 것도 아쉬움.

                                                어쩃든 이제 시작이니까. 더 해봐야지.

                                                수업 전에 근처를 산책했다. 조금씩 새싹이 꽃이 피어나고 있다. 매주 1번 산책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다.

                                                 

                                              • #50096
                                                디노
                                                키 마스터

                                                  3월 21일 목요일

                                                   

                                                  샌드위치 탓인지 어제 밤 집에 와서 배가 너무 아팟다. 식은 땀이 흐를정도였다. 오늘은 점심을 적당히 먹고 집에서도 부담되지 않은 식사를 했다. 단순히 샌드위치 때문인지…

                                                  집에 와서 볼일을 보는데 좋지 않은 몸 상태임을 직감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때문인지 부쩍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지같은 회사 분위기 너무 싫다. 시끄러운 소리 듣는 것 만으로도 너무 힘들다.

                                                  얼른 아니 탈출 할 수 있을까?

                                                   

                                                   

                                                • #50098
                                                  디노
                                                  키 마스터

                                                    3월 22일 : 금요일

                                                     

                                                    오늘 점심은 집에서 싸온 반찬과 먹으려 했으나 퇴사자와 함꼐 점심 식사를 했다. 꽤 오랫동안 외근 위주여서 최근에 대화를 나누지 않아 서먹한 사이랴 별 말은 하지 않았다. 어짜피 떠나는 사람이고 다시 볼 확률이 없기에 별말 하지 않고 퇴근 했다.

                                                    오늘은 그녀와 특별한 날이다. 공덕역의 맥주집에서 피자와 감자튀김 그리고 맥주 샘플러를 시켜서 맛나게 먹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의 기억을 더듬으며 좋은 추억을 나누고 지금 우리의 모습을 생각했다.

                                                    감사하다. 그녀에게 너무 감사하다. 진정으로 사랑받고 있는 요즘이다.

                                                    맥주집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친척동생네 가게로 갔다. 김밥 2줄을 주문했다. 아는채 하고 싶었지만 너무 바빠 보여서 포장된 김밥을 받을 떄 잠깐 인사를 했다. 다음에 오면 연락처를 줘야지. 오늘은 명함을 챙기지 못 했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그녀의 집으로 가서 오랜만에 요가를 했다. 이 번에도 누워서 하는 자세에서 잠깐 잠이 들었고 그녀가 깨워주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완료! 뿌듯하다. 그녀와 함께 하는 요가는 행복하다.

                                                     

                                                  • #50099
                                                    디노
                                                    키 마스터

                                                      3월 23일 토요일

                                                       

                                                      오늘은 그녀의 가게로 출근하는 날. 어제 사온 김밥을 먹고 아침의 여유를 즐겼다.

                                                      가게에서는 오픈 준비를 돕고 며칠전에 도착한 그녀의 새 노트북 세팅을 도왔다. 오늘은 한 일이 많았는지 무료로 그녀가 음식을 대접해 주었다. 내 돈을 지불 하든 안 하든 맛있는건 똑같다. 부디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제발…

                                                      식사 후 집으로 가서 조금 쉬고 F1 퀄리파잉을 보고 다시 망원동 행. 카메라를 들고 숙제 겸 사진을 찍었다. 날이 따뜻해 지니 사진찍기가 수월타. 찍을 거리도 많고. 주말에는 항상 가방에 카메라를 넣고 다녀야지.

                                                       

                                                      저녁 식사는 예약해둔 사우어에 갔다. 가지튀김, 고사리 파스타와 무알콜 오미자를 시켰다. 인기가 많은 만큼 맛도 있었다. 즐거운 저녁식사였다.

                                                      오늘은 요가를 하지 않았다. 조금은 피곤했다.

                                                       

                                                    • #50100
                                                      디노
                                                      키 마스터

                                                        3월 24일 : 일요일

                                                         

                                                        오늘은 생일이다.

                                                        그녀는  일요일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주기 위해 일부러 토요일도 함께 보내자고 했다. 새벽에 일어나 밥을 짓고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고 사랑스러웠다. 덕분에 맛있는 미역국과 함께 식사를 했다. 든든했다. 그녀는 수업하러 갔고 나는 집으로 왔다.

                                                        빨래를 하고 집을 정리한 후 F1을 보았다. 그녀와의 약속시간이 있기에 혹시 모를 경기 지연을 대비해 미리 옷을 입고 관람했다. 마지막에 사고는 있었지만 다행이 지연없이 끝났다. 낮 시간에 매우 빠른 진행 그리고 재미있는 경기였다. 왜냐하면 막스가 우승하지 못 했으니까. 막스 억제기는 사인스 뿐인가.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일요일. 너무 기분 좋은 날이다. 버스를 타고 경희궁에 내려 산책하며 나무사이로에서 차 한잔을 했다. 이렇게 손잡고 산책하고 차 마시며 이야기 하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서울이지만 마치 여행 온 듯한 기분.

                                                        북촌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3개의 메뉴와 스파클링 그리고 화이트와인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식사 후에는 그녀가 준비한 머그잔을 선물 받았다. 2개다. 그녀와 함께 마시기 위해서다.

                                                        식사 후에는 북촌 한바퀴 돌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중간에 이슬아 부부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잠깐 이슬아 작가를 보고 헛 했다. 하지만사 작가의 사생활에 침범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도 나를 본듯… 멋진 부부다. 그들도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나도 그녀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광화문 할리스에서 조각 케익을 사서 그녀의 집에서 생일 축가 노래를 불렀다. 그녀가 ‘나의 오빠’라는 문구에 울컥했다. 행복했다.

                                                        금요일부터 이어진 그녀와의 시간은 꿈만 같았다. 행복했다.

                                                         

                                                      • #50134
                                                        디노
                                                        키 마스터

                                                          3월 25일 : 월요일

                                                           

                                                          퇴근 후 명동엘 갔다. 선글라스 렌즈 교체가 완료되었다고 했다. 지하철을 타도되지만 한강을 건너는 버스를 탓지만 비가 오는 탓에 차는 밀리고 온도차로 뿌연 유리 덕분에 답답한 버스 여행을 했다. 사람은 어찌나 많던지.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명동거리를 걸었다. 명동의 본 모습으로 돌아온 듯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았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오뚜기처럼. 포기하지 않으야겠지.

                                                          돌아가는 길은 2호선을 탓는데 많은 인파로 숨이 막혔다. 신촌에서 내려 버스를 타려는데 비와 근처 대학 때문에 정거장이 복잡했다. 그래도 버스를 잘 탓고 앉아서 이동했다. 하지만 역시나 차가 밀려서 명동에서 집까지 1시간 10분이 걸렸다. 그냥 지하철 탈껄..

                                                          선글라스 렌즈는 잘 된것 같아서 만족. 그거면 됐지~

                                                           

                                                        • #50135
                                                          디노
                                                          키 마스터

                                                            3월 26일  : 화요일

                                                             

                                                            퇴근 후 그녀의 작업실로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브로콜리 튀김과 각종 채소들로 만들어진 반찬 그리고 좋아하는 콩나물 국이다.브로콜리 튀김은 튀김이라서 맛있기도 하지만 브로콜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메뉴였다.

                                                            식사 후 깔끔히 설거지를 마치고 루틴대로 경의선 숲길을 걸었다. 조금은 쌀쌀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고 있었다. 가끔 고양이도 구경할 수 있었고, 이번 화요일 저녁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 #50136
                                                            디노
                                                            키 마스터

                                                              3월 27일 수요일

                                                               

                                                              사진 수업 듣기전 오늘도 잠깐 산책을 했다. 자주 오는 곳이고 익숙하지만 이곳만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다. 편안하다. 평일이라 관광객이 많지 않은 것도 좋은 점 중에 하나. 아직 꽃이 많이 피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산수유와 개나리가 피기 시작한다. 조금만 지나면 얼마나 더 아름다워 질까.

                                                               

                                                              이번 사진 수업은 지난 숙제를 공유하고 피드백 받는 시간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선생님의 의도에 맞게 잘 찍은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남들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으나,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주 수업은 결석 에정이라 아쉬울 따름.

                                                               

                                                            • #50137
                                                              디노
                                                              키 마스터

                                                                3월 28일 : 목요일

                                                                 

                                                                오늘은 반차. 덕분에 오전 시간은 빠르면서도 느리게 흘러간다. 이것이 상대성법칙인가?

                                                                퇴근 후 안국역에 내렸다. 화장실차 공예박물관에 갔으나 공사중이라 잠깐이라도 전시를 보려했던 계획은 실패! 하지만 1층에 공예도서실이 있어서 잠깐 앉아 책을 읽고 그녀를 만나러 갔다.

                                                                오늘의 첫 번째 일정 – 떡산

                                                                1팀의 대기가 있었으나 다행이 포장이라 금방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떡뽁이 1인분에 순대 1인분을 시켰다. 어묵대신 떡으로 8개 선택했다.다음에도 어묵은 최소화해야겠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서촌까지 산책을 했다. 경복궁에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궁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었다. 세계 각지에 온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거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두 번째 일정으로 인텔리젠시아로 가려했으나 대기가 꽤 길었다. 여담으로 3시 이후에는 조금 널널한 모습을 포착했다.

                                                                1차 서촌 산책을 하다가 이전부터 가고 싶어했던 네스트라는 찻집에 갔다. 화이트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예쁜 잔에 담긴 차는 따스했다. 건물의 5층에 위치해 있어서 전망도 괸찮았다. 창 밖에 핑크색 돼지가 있어서 뭔가 했는데 알고 봤더니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리고 있는 힙노시스 전시의 조형물이었다. 다음 일정인.

                                                                 

                                                                세 번째 일정 : 힙노시스 롱 플레잉 스토리

                                                                 

                                                                힙노시스는 음반 자켓 이미지를 제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협업한 밴드 중 폴 매카트니(&윙스), 레드 제플린, 10CC, 핑크 플로이드, 제네시스 앤 피터 가브리엘 5가 파트 (전시에서는 Track으로표현)로 나뉘저 있다.

                                                                각 아티스트의 앨범 자켓과 콘서트 포스터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B컷과 함께 각 이미지에 담긴 이야기가 간단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좋아하는 밴드 음반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좋았으나 작품수가 적고 대중적으로 보았을 때 생소한 아티스트가 많은 점이 아쉬웠다.

                                                                5 뮤지션 중에서는 레드 제플린과 핑크 플로이드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라운드시소 서촌의 전시는 매번 좋긴 하지만 전시에 집중하기 어렵다. 물론 나도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오히려 촬영 금지 전시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특정 공간에만 허용한다면 그 또한 대기가 생기기 때문에 불편함.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력이 들어간다.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이 중요한 분야에서 창의성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네 번째 일정 : 까사 데 고미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6시 오픈이라 또 산책을 했다. 서촌에서 가보지 않은 골목길을 걸었다. 구석구석 멋진 가게들이 많은 곳이다. 그만큼 매주 많은 사람들이 찾기도 하는 것이겠지.

                                                                5시 50분 경에 가게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구조가 이전과 변화가 되었다 조금 더 널널해 졌달까. 창가쪽 자리를 잡았는데, 이전에는 창을 바라보는 바 형태에서 마주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예전이 이 자리 좋았는데, 각자 맥주와 와인 한 잔씩을 시키고 3가지 메뉴를 시켰다.

                                                                꽈리고추 소금 구이인 ‘피미엔또 프리또’, 새우가 와 각종 채소가 올려진 바게뜨, 감자에 치즈와 매콤한 소스가 올려진 요리. 역시나 셋다 맛있었다.

                                                                새우에는 상큼한 소스가 매력적이었고 꽈리고추 구이는 교토를 생각나게 하는 맛이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자주 오지는 않지만 매번 행복을 가득 안고 갈 수 있는 이 곳이 너무 사랑스럽다. 이게 다 그녀 덕분이다.

                                                                 

                                                                목요일 반차는 참 좋다. 내일은 점심 식사 후 1.5시간 후면 퇴근이라 매우 짧게 느껴지는 요일이기 때문이다. 반나절이지만 알차게 보내었고 그녀도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나온다. 그녀가 행복하면 그걸로 된거다.

                                                                 

                                                                 

                                                                 

                                                              • #50140
                                                                디노
                                                                키 마스터

                                                                  3월 29일 : 금요일

                                                                  버스 파업을 했다. 무의식적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정보창에는 1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기중이라는 글자만 표시되었다. 처음에는 고장났나? 생각했지만, 금세 파업하는 날임을 깨닫고 목동역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다행이 늦지 않게 나와서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큰 불편없이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찾아보니 파업을 하게된 이유가 정말 어이 없다. 사측이 노동조합에게 “돈 몇 만원 갖고 벌벌 떠는 너희가 파업을 할 수 있겠어”할테면 해보라.”고 했단다.

                                                                  대통령이 거지 같은 멧돼지 한마리를 앉혀놨다니 곳곳에서 지랄병이 도진다. 이런 파업은 무조건 지지한다. 하루 아니 며칠의 불편함은 감당할 수 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내가 편해지고 싶지 않다. 모두가 각자의 노동력에 적합한 댓가를 받아야 한다. 무당한 처우, 제대로된 요구를 위해 하는 파업을 외면하면 그 화살은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어처구니가 없는 현실이다. 당해봐야 정신차리나? 아니 요즘은 당해도 정신 못 차리는 지능이 낮은 인간들이 너무 많다. 그들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세상을 무너뜨린다.

                                                                • #50143
                                                                  디노
                                                                  키 마스터

                                                                    3월 30일

                                                                    오늘도 그녀의 집에서 간단하게 빵과 샐러드로 아침식사를 하고 퓸즈로 향했다. 오픈 준비를 조금 돕고 다음 달 홍보에 필요한 사진을 찍어주었다. 음식사진은 쉽지 않다. 맛집 인플루언서의 고충과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

                                                                    집 정리를 조금 하고 쉬었다.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정말 쉬었다. 가시지 않는 피곤함이 조금이라도 사라지길 바라면서. 하지만 월요일이 되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실려 회사로 향하겠다.

                                                                    지겹다. 답답하다.

                                                                  • #50144
                                                                    디노
                                                                    키 마스터

                                                                      3월 31일 : 일요일

                                                                      오늘은 아침에 산에 가겠다짐을 실천했다. 조금 늦은 기상이지만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등산화 끈을 바짝 쪼인 후 집을 나섰다. 아직은 아침이 춥다. 걸으면 땀이 날듯해서 가볍게 입었는데 차가운 공기 탓에 몸이 달궈지지는 않았다. 하프 코스 정도만 산을 걸었다. 예쁜 꽃이 있으면 카메라로 담았고 지나가는 비행기를 멍하기 바라보기도 했다. 오랜만에 뒷산책은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사진 숙제도 있었고 찍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근처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조기 축구회 사람들이 있었고 연습 중이었다. 그들을 대상으로, 학교에 핀 꽃을 대상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활기찬 경기의 순간을 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연습시간이 길어 집으로 왔다. 선거가 코앞이다 보니 조기축구회 회원들에게 후보자가 홍보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파란 잠바여서 누군지는 알지만 딱히 호감있는 인물은 아니라 그냥 지나쳐 나왔다.

                                                                      햇님은 어느덧 머리 위로 올라왔다.

                                                                      집에 와서 양꼬치를 구워 먹었다. 냄새와 여기가 많이 나서 문을 열어 두고 그 앞에 불판을 놓고 선풍기로 바람을 빠져나가게 한 상태로 했다. 이렇게 까지 먹어야 하나 싶지만, 남은 것 처리해야지. 이렇게 하니까 그나마 냄새가 집안에 덜 남아 있었지만 그럼에도 양고기의 흔적은 발견할 수 있었다. 왠만하면 집에서는 돼지고기만 먹어야지.

                                                                      불판을 들고 왔다 갔다 하다보니 지금까지 한 번도 세척 안 한 탓에 기름기가 손에 묻어 나왔다. 불판, 기름받이, 플라스틱으로 된 하우징을 모두 세착했다. 속이 시원하다.

                                                                      적당히 쉬고 다시 베낭에 카메라를 넣고 용왕산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운동하는 사람 그리고 다양한 꽃들이 피어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카메라를 3대나 넣다보니 가방이 무거워 근처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용왕산 입구는 개나리가 예쁘게 피어있었다. 아침과는 따뜻한 기온 탓에 많은 이들이 나와 함께 걸었다. 맑은 날 햇살을 받으며 걷다보니 괜히 기분이 설레였다.

                                                                      얕은 산 정상에는 큰 운동장과 러닝 트랙 그리고 어느 곳에나 있는 운동기구가 있었고 많은 이들이 공간을 활용하고 즐기고 있었다. 내 눈에 들어온 사람들은 3명이서 야구하는 아이들이었다. 투수를 피사체로 삼고 고속셔터 사진을 찍었다. 공을 던진 직후의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셔터를 눌렀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몇 장 남길 수 있었다. 덤으로 지나가는 헬기 사진도 찍었다. 결과물을 보니 KBS 방송국 소속이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정자가 있다. 앞에 나무가 있어 도심 풍경을 넓게 볼 수는 없지만 월드컵 경기장, 망원한강공원 멀리는 이대, 남산타워, 롯데타워까지도 보이는 곳이다. 하늘이 깨끗하지는 않아서 롯데타워가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형태는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망원렌즈의 힘을 느낀다. 강건거 망원한강공원이 눈앞에 다가온다.

                                                                      산을 내려오고 바로 밑 빌라촌에서 내려오는데 하늘에서 굉음이 들렸다. 뭔가 하고 봤더니 전투비행단이 행사 준비를 하는지 연습을 하고 있었다. 럭키! 바로 망원렌즈를 끄너 그들의 모습을 담았다. 거대한 소리도 멋졌고 서울 하늘에서 곡예 비행을 펼치며 연기를 내뿜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망원으로 가까이서 보니 더 멋졌다. 카메라를 가져오기 정말 잘했다는 것과 운수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 좋은 오후 산책이다.

                                                                      내려와서는 안양천으로 향했다. 이제 벚꽃이 피기 시작했고 몇몇 나무는 만발 직전의 모습이기도 했다. 덕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산책하며 사진 찍고 구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까이는 꽃 사진 멀리는 건너편에서 운동하는 이들을 카메라로 담았다.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의 모습이다. 문득 교토의 가모강 풍경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산책도 너무 좋았는데, 익숙하지만 안양천도 참 좋은 곳이다. 매일이 이런 생활이면 좋았겠지만, 오늘의 감정은 느낄 수 없겠지?

                                                                      카메라 때문에 가방도 무겁고 많이 걷기도 해서 버스 타고 귀가했다. 더 걷고 싶은데 힘들어서 버스를 탓지만 걸어올껄 하는 후회를 조금 했다. 오늘의 풍경은 오늘 밖에 없는데…

                                                                      집에 오는 길에 시장에서 과일을 사서 왔다.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더니 허기까지는 아니어서 크로플 6개를 구워 먹었다. 커피도 이미 2잔이나 마셔서 물로 대체했지만 단걸 많이 먹으니 조금 물리긴 하다. 하긴 6개는 과하긴 하지. 며칠 후의 여행을 위해 간단한 속옷부터 캐리어에 넣어두었다.

                                                                      아침과 낮에 많이 걸었던 것 같은데 1.4만보를 채 걷지 않았다. 혼자여서 그랬을까. 어쩃든 뿌듯한 하루를 보냈다. 오랜만에 자연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함을 느꼈다. 멋진 하루 였다.

                                                                  31 답변 글타래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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