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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08
디노
키 마스터

    미션 :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떤 세상일까요?

     

    보이지 않음으로써 잃게 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사랑하는 사람들, 아름다운 풍경들, 재미난 영상 그리고 다양한 미술 작품 등.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슬프다. 손으로 얼굴을 만지며 이전의 기억을 업데이트하거나 저장기간을 늘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어쩌면 이전보다 상대의 체온을 더 자주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산책을 좋아하는 나로선 보이지 않으므로 포기해야 하는 가장 치명적인 것이다. 복잡하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보며 산책하는 재미는 더 이상 느낄 수가 없다. 혼자서 일상을 보내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 수밖에, 이전에는 삶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이었다면 이제는 생존을 위한 일상으로 챕터가 변화한다.

    결국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할 수 있는 것은 음악 감상 혹은 글쓰기, 독서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음악이야 스마트폰의 음성 기능을 활용하면 되고, 글쓰기는 컴퓨터를 켜고 메모장을 열고 키보드를 두드리기까지 보이지 않아도 할 수가 있다. 독서는 이북의 TTS기능으로 들으면 되고.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손과 귀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의 상황이 무조건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할 수 있다는 희망과 행복이 느껴진다. 언제까지 신세 한탄하며 살 수 없는 것. 그 마음으로 글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글로 표현해 보자. 이전과는 다른 나에게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