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넘게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의 기초를 형성해온 이중과정 이론(Dual-Process Theory)은 인간 사고를 두 체계로 구분해왔다. 카너먼이 대중화한 이 프레임워크에서 System 1은 빠르고 직관적이며 연상적인 처리를, System 2는 느리고 성찰적이며 규칙 기반의 추론을 담당한다.
그러나 이 이론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모든 인지가 생물학적 두뇌 내부에서 일어난다고 전제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뇌 한정 인지 가정'(Brain-Bound Cognition Assumption)이라 부른다. ChatGPT로 여행 일정을 세우고, 구글 지도를 따라 낯선 길을 걸으며, 데이팅 앱의 알고리즘적 매칭을 수용하는 현대인의 의사결정은 더 이상 순수한 내부 처리가 아니다.
이에 Shaw와 Nave는 삼원체계 이론(Tri-System Theory)을 제안한다. 기존의 두 체계에 System 3: 인공 인지(Artificial Cognition)를 추가하는 것이다. System 3는 인간의 뇌가 아닌 알고리즘 시스템에서 실행되는 외부적, 자동화된, 데이터 기반의 동적 추론이다.
System 3의 네 가지 기초 속성
외부성(External): System 1과 2가 신경적으로 실체화되는 것(in vivo)과 달리, System 3는 인간 신경계 외부(in silico) — 클라우드 기반 모델, 내장 알고리즘, 대규모 머신러닝 시스템 등 — 에 존재한다.
자동성(Automated): 통계적, 규칙 기반, 또는 생성적 알고리즘을 사용해 인지 작업을 수행한다. 패턴 인식, 예측, 요약, 합성 등 System 1과 2 모두에 연관된 기능을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규모와 속도로 처리한다.
데이터 기반(Data-Driven): 대규모 훈련 데이터와 피드백에 기초해 출력을 생성한다. 성능과 정확도는 기저의 데이터 분포를 반영하며, 그 결함과 편향도 함께 상속한다.
동적 상호작용(Dynamic): 고립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인간과 환경의 입력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이 삼자적 상호작용은 강화된 하이브리드 추론, 사후 정당화, 또는 수동적 수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인지를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