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보다 답을 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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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건 니가 좀 찾아봐. 손이 없나 발이 없나?”

오늘도 사소한 질문을 하는 친구에게 답 대신에 짜증 섞인 말을 건넸다. ‘핑프’라는 말이 있다. 핑거 프린세스 혹은 핑거 프린스라고 한다. 자신의 궁금증을 스스로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손쉽게 답을 얻기 위해 질문만 하는 사람, 타인에게 의존하는 사람을 뜻한다. 가끔 그 내용들을 보면 나중에 죽어도 되냐고? 물어 볼 건가 싶을 때도 있다.

특정 분야의 게시판 몇 곳을 둘러보면 질문이 대부분이다.. 대략 5, 6년 전에는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100에 99는 질문으로 채워져 있다. 문제는 매번 똑 같은 질문이 올라온 다는 것. 바로 밑에 같은 질문과 답이 있는데도 또 묻는다. 나는 정말 궁금했다.

“검색하면 동일한 글이 여러 개 나오고 해결 방법을 써 주신 분들이 계신다. 찾아보지 않고 굳이 쓰시는 이유가 있나요? 검색할 줄 모르시는 건가요?”

이번에는 내가 묻는다. 당연히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따지는 게 아니라 정말 궁금했다. 왜 스스로 찾아보지 않는 걸까? 그래서 친구한테 물어봤다.

“귀찮고 어떻게 찾아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니는 개떡같이 물어봐도 찰떡같이 알려주잖아..”
할 말이 없다. 내 탓이오. 넓고 좋은 관심사 덕분에 나에게 오는 물음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일이 많다. 특히 관심도가 높은 분야의 질문에는 최선을 다해 답변한다. 애매하거나 모르는 내용이라면 구글에 도움을 요청한다. 이왕이면 대충 답하고 싶지 않아서고, 나의 지식 창고도 채우고 싶은 마음이다. 무엇보다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뿌듯함과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경험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회사와 같이 한정된 조직에서만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면 나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찾는다. 어떻게든 찾고야 말겠다며 여러 키워드를 해체하고 조립을 반복하며 답을 얻는다. 되지도 않는 영어단어를 써가면서까지. 대부분 결과물을 잘 찾는다. 내가 못 찾는 정보는 없는 것이라 생각했고, 나보다 잘 찾는 사람도 없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글을 쓰고 싶고, 잘 쓰고 싶어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얻고자 하는 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했고, 그렇게 발품, 손품을 팔아가며 이렇게, 이곳에서 글을 쓰고 나누고 있다.

지금도 가끔 여러 커뮤니티의 질문 게시판이나 네이버의 지식인에 접속한다. 내가 아는 것을 나누고, 돕고 싶은 마음에서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단 한 줄의 답이지만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경건하게 세상에 떠도는 궁금증을 찾아 날갯짓 한다. 빠르고 정확한 답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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