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비일상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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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이곳 서울과 고향 부산을 이어주는 운송수단이자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단이다.

일상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노트북과 모니터가 놓인 회사로 출퇴근이 대부분인 일꾼을 생활.
비일상은 마냥 편하고 아무 생각 없이 있을 수 있는 집. 그곳에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동생부부 그리고 귀여운 조카가 있는 곳. 판타지 세계다. 그저 행복한 곳이다.

두 세계를 가르는 경계는 바로 한강. 한강을 건너면서 두 세계를 오고 간다.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고 몬스터가 우글거리는 전장으로 나가는 게임에서의 포탈 같은 것.

두 세계를 있는 건 KTX. 그 사이에는 나의 발자취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2시간 30분 가량의 기차 여행에서 스쳐가는 풍경에서 지난날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본다. 깊숙이 숨어있던 기억 상자를 하나씩 올려보낸다. 때로는 혼란을 주기도 하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 낸 경험과 감정이 이어진다.

직장 생활을 위해 처음으로 집을 떠나오던 길, 장거리 연애로 주말마다 설렘을 안고 가던 길 그리고 행복을 위해 떠난 여행. 생각의 꼬리를 물다 보면 그립기도 하고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그 순간은 스타워즈 같은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항성 간 이동과 같다. 출발지와 목적지는 현실이고 점프하는 시간은 눈에 보이지만 잡을 수 없는 꿈과 같다. 꿈은 과거를 미래를 이야기 하지만, 눈을 뜨면 바람처럼 사라진다.

이 모든 것은 일상을 잘 살아내게 하는 에너지다. 행복한 일상이지만 일련의 사건, 특정인에 의해 받는 스트레스는 단단하리라 믿었던 일상이 무너진다. 쌓이고 쌓여 폭발하기 직전에 경계를 넘는다. 그 선을 높이기 위해 인내한다.

잦은 공간 이동은 정신을 경계가 흐릿해지고 나약하게 만든다. 그때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비일상에는 있지만 일상에는 없는 것. 하지만 여전히 나를 감싸고 있는 것. 친구와의 우정, 연인과의 사랑. 일상을 유지하게 만드는 힘. 사랑 말이다.

지금 나는 흐릿한 그 상태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는 이 글에서 정확히 드러난다. 이곳에서의 일상이 이제는 지치고 힘겹다. 버틸 것인가 경계를 넘을 것인가. 한강을 걸으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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