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다는 말이고, 지루하다는 말 그대로 재미가 없다는 것.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기록이다. 아무것도 없는 삶 속에서도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놀고먹고 자고 즐긴다. 일상이 있다. 우울하거나 무기력하다면 더욱더 일상에 충실해야 하고 충실하다 보면 기록할 거리가 생기고 기록하면 비어있는 삶 속에 알맹이가 생기고 탄탄해진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사소한 것도 자세히 보면 각자의 길을 가고 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매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할게 많이 있는 나로선 기록하기 위해 사는 듯한 모양새이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내가 단단해지고 달라짐을 느낀다.
기록을 하면 어제 뭐 했더라? 작년에 뭐 했더라? 하는 허무함이 사라진다. 기록한 것을 다시 돌아보면 되니까. 그것이 나의 역사고 나의 자서전이다. 누군가 읽어주지 않아도 가치 있는 일이다. 산에 올라 소리치면 메아리쳐 돌아오는 것처럼 내가 던진 기록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기록을 좋아하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기록 덕후인 그분은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자신을 남긴다고 한다. 그렇게 쓴 기록이 책과 인터넷의 글로 다른 이에게 기록이라는 행위가 전파되고 허무하다고 느낀 각자의 삶은 무언가로 채워진다. 그리도 다른 이에게 또..
사진, 영상 위주의 소셜, 개인 미디어의 시대에 글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글로 표현한다는 건 사진이나 영상보다 더 숭고한 일이다. 글 덕후 글 빠돌이인 지라 설득력이 없을 수도 있다. 이젠 주변 사람들에게도 글쓰기 무새가 되어보련다. 같이 쓰자고. 자신의 인생을 글로 남기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