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도 대화다
그녀와 즐거운 대화를 이어가다 갑자기 서로의 입만 아니 눈만 바라보며 침묵을 이어갔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 눈으로는 상대를 갈구하는 강렬한 눈빛이 교차하고 있었다. 서로를 원하고, 원하는 눈빛이었다.
애써 그 눈빛을 한 번은 피하면서 비어 있는 맥주잔을 들고 한 잔 더 주문한다. 그녀의 눈빛은 약간의 실망이 느껴진다. 성공이다. 한 번은 밀었으니, 다음에는 당길 차례다. 괜히 두근거렸다. 나에 대한 분명한 호감은 있다는 것을 느꼈으니, 당김의 효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맥주가 나오는 사이 화장실에 가서 한 번도 가글을 하고, 작은 병에 가져온 향수를 뿌린 후 머리와 옷 매무새를 다듬는다. 자리로 돌아가 맥주 한 모금을 한다. 그리고 한 마디 한다.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