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겨 내려가지 않은 마음의 먼저
퇴근하기 위해 건물 1층에 도착했을 때 바깥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기다릴까 고민하다 다시 사무실로 올라가 우산을 가져왔다. 스콜이라 신발가 바지, 가방이 젖는건 당연지사, 다시 기다릴까 고민하다 출발한다.
1분만에 신발속으로 빗물은 스며 들어가고 양말은 축축하다. 비를 싫어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편이다. 다만 양말이 젖는건 싫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레인부츠와 큰 우산을 쓰고 일부러 산책하기도 하니가 말이다.
양말이 젖는다는건 본래의 나를 마주하는 느낌이 든다. 젖은 양말에서 풍겨오는 냄새는 나의 본질인 것 같다. 평소에 숨겨둔 게으르고, 무능력한 나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달까. 비는 세상의 때를 씻어내기도 하지만, 본질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왕이면 쉬는 날, 비가 왔으면 좋겠다. 폭우가 오는 날, 강변을 걸으며 비와 물의 무서움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말이다. 그만큼 이 세상도 무섭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