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지 않길
2주차 -
좋은 기억은 계속 떠올리게 되고, 쉽사리 희미해 지지 않는다. 가을에 접어든 작년 10월, 아직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있던 교토를 방문했다. 그녀와 함께하는 첫 여행이었다. 해외여행 경험이 3번밖에 없었고, 4년 만이기도 해 설렜지만, 더 기대한 이유는 교토는 그녀가 대학 생활을 보낸 곳이어서였다.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진 도시지만, 그녀의 과거로 돌아가 보자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는 듯한 느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여행지에서 우리는 강변에서 아침 산책을 하고, 번잡한 도시보다 한적한 산속의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그녀의 학교를 걷고 자주 다니던 골목길을 걸으며 멋지고 예쁜 걸 보기보다, 교토에서의 일상을 즐겼다. 여행을 대하는 태도와는 정반대의 여행이었다. 장소만 교토였을 뿐 여행자가 아닌 원주민과 같은 여행을 했다. 서울의 원주민이지만 일부러 이곳저곳,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이라는 문구가 지금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가치관이 되었다. 그래야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가을 교토에서의 3박 4일은 떠나온 날부터 지금까지 그리워하고 있다. 회사 컴퓨터 배경 화면은 산속의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걸어놓았고, 사진첩을 열어 그날의 추억을 떠올린다. 행복했던 순간들이라 그때의 공기, 바람, 온도가 피부를 스쳐가는 듯 하다.아마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이 아니었을까? 그녀의 학창 시절에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하고 즐겁게 놀았던 곳을 함께하 것이 가장 소중한 기념품이다.
더운 날씨 탓인지 몸과 마음이 부쩍 피곤해진 요즘, 다시 교토 여행 사진첩을 열어본다. 사진 속 그곳의 햇살과 시원한 바람은 계절이 바뀐 지금과는 다르겠지만,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카모강을 걷고 의자에 앉아 커피와 함께 어제 사둔 빵을 먹었던 기억. 야트막한 산을 올라 나무로 둘러싸인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과 디저트를 마시며, 평온한 시간을 보냈던 기억. 작은 이자카야에서 잘 구워진 고추구이에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신 기억. 기억이 추억이 될 때 돌아가고 싶다.
추억을 벗 삼아 좋은 여행은 무엇이냐며 대화가 시작된다. 기억의 유효기간과 관계가 있다. 느린 속도로 혹은 더 이상 희미해지지 않는 기억이다. 가끔 현실과 교차하는 지점이 있을 때라며, 동행과 공감하는 눈빛을 주고받을 때, 그때 인정했다.
좋은 점 :
-여행에 대하여 거창한 표현은 없지만 소소함 속에서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잘 와닿는 글이었어요. 짧지만 그 속에 많은 감정들이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문단이 좋았어요. 특히 <추억을 벗 삼아 좋은 여행은 무엇이냐며 대화가 시작된다.> 이 문장이 좋았고, 이야기의 끝맺음으로도 참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 :
-전체적인 문맥으로 봤을 때 4번째 문단은 ~싶다 로 주로 끝나는 미래형 문장들인데, 차라리 과거에 이런 것들을 했던 순간을 떠올린다는 이야기가 들어가는 것이 마무리 문단과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녀와 함께했기에, 어린 시절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하고 즐겁게 놀았던 그곳에 데려다준 것이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기념품이다.> 요런 문장에서는 어린 시절 앞에 ‘그녀가’가 들어가야 주어가 확실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