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가지 않아도 되
1주차
내가 생각하는 여행은 아무런 제약이 없는 자유를 누리기 위함이었다. 여행지에서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오롯이 나의 의지대로 움직인다. 계획은 계획일 뿐 지금의 마음 상태에 따라 우동에서 밥으로, 차에서 커피로 옮겨가며 하고 싶은 것을 한다. 힘든 출퇴근 길을 견디며 영위하는 도시 생활에서 제약 없는 시간은 일상에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동안 참아왔던 욕구를 분출하고, 과하게 욕심을 부려가며 여행지에서의 시간을 만끽한다.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심은 무엇에 기원하는 걸까? 많은 것이 있겠지만 생소함도 그중 한가지라고 생각한다. 여행지에서는 동네 골목길을 걷는 것만으로 행복해진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환경을 보는 것이 흥미롭다. 유명인이 아니라도 타인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나 소셜미디어를 관찰하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나만의 관심사는 아닌 듯하다.
반드시 바다를 건너고 싶은 마음은 없다. 고향에서 여행자의 입장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볼 수도 있다. 강원도든 전라도든. 서울을 벗어나는 것만이 여행일까? 지난 금요일 퇴근 후 문래동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 사이의 풍경을 감상하고 인상적인 장면을 메모리카드에 저장했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한 주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다행히 날이 좋기도 했고. 무작정 멀리 떠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
비 오는 주말 장화를 신고 집을 나서본다. 이런 날은 집이나 실내에서 움직이지만 일부러 바깥으로 나가보았다.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만 했던 것과 달리, 천천히 걸으며 비를 통해 변화된, 하지만 익숙한 길을 걸었다. 건물과 아스팔트의 색은 진해졌고, 흙과 풀들은 자신의 존재를 향기로 드러냈다. 장화를 신었으니 자신 있게 흙길로 들어선다. 나뭇잎과 부딪히는 빗소리는 바로 옆의 도로에서 퍼지는 차 소리를 가라앉히며 귓속으로 들어왔다. 괜히 가만히 서서 빗소리에 집중했다. 이곳이 서울인지 시골의 어느 오솔길인지, 순간 이동한 듯했다. 잠깐이지만 멀리 떠나온 것 같았다. 집에서 20분 거리였음에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와 약간 다른 경로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몇 주, 몇 달 후 계획된 여행에 설레기보다, 당장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상에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줌을 깨닫는다. 나중의 행복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기보다, 작은 행복을 쌓아가는 일상을 여행으로 변화시켜 보자.
시원한 공기로 가득한 방을 떠나 후덥지근하고 갑갑한 여름으로 들어가자. 이 계절이 지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가방에 얼음물과 카메라를 담고 모자만 쓰면 준비는 끝이다.
좋은 점 :
-여행은 꼭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관하여 작가님의 생각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 또한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그만큼 독자들이 스스로에게 무언가를 질문할 수 있는 글인 것 같아 좋았습니다.
-마지막 문단 좋았어요. 부정과 긍정이 섞여 있고, 설렘도 느껴져서요!
아쉬운 점 :
-이해가 안되는 문장들이 있었어요. 특히 <여행지에서는 흔하디흔한 골목길을 걷을 때도 생소한 느낌을 받고, 이곳에서 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기 위함이다.> 이 문장은 앞뒤 부분의 연결도 어색하고, ‘이곳에서 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기 위함’이라는 말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문단에서 느껴지지가 않아요. 조금 더 독자들이 알 수 있도록 쉽게 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문단과 문단 사이의 연결이 어색해요. 문단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 같아서요, 문단을 나누지 않아도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흐름을 잘 연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