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일 년의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좋아하는 일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함께할 수 있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면서 세상은 조금 더 느릿하게 흘러갔고, 일상의 장면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목적, 목표 없이 시작한 것이었지만, 잘 하고 싶었고, 잘되지 않아 힘들었다.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 본다. 더 잘 즐기지 위함이었음을 꺼내어 본다. 여전히 현실보다 이상을 바라본다. 나의 1년이었다. 가진 것이 없으니 욕심부리지 않고, 내게 집중했다. 만족한다.
11월 2일
일 년 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 세상에 확실한 건 없다는 것 잘 알고 있지? 모든 일에 확신을 갖지 마. 그렇다고 널찍하게도 있지 말고. 지금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선택해. 이제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지는 마. 지금까지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어. 이제는 너를 위해 일상을 즐기고 삶을 개척해 나가길 바라. 중요한 건 너야.
11월 3일
가장 최근에 열정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사람에 쏟았고, 좋아하는 것에 열성을 다해 열정을 쏟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함께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이었던가. 사랑받는다는 기분이 이런 것이었던가.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는다는 것이 눈물 나도록 고맙다.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경험하는 것은 이 삶을 유지하기 위한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 더 잘 알고 싶고, 잘 하고 싶은 욕심은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 하루하루가 즐거운 요즘이다.
11월 4일
평소 내 시간과 에너지를 주로 어디에 쓰고 있나요?
소비자에서 벗어나 창작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고민에 둘러싸여 있다.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곤 사진 찍기, 글쓰기이지만 남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수준이라 혼자만의 공간에서 나와 공유한다. 나의 생각과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항상 고민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채로 시간만 흘러 보내고 있다. 결국 나에게 집중해야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짐을 깨닫는다.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과 에너지를 나에게 투자하자.
11월 5일
최근 가장 느슨했던 때는 어떤 감정이었나요?
10월 초에 다녀왔던 여행이었다. 바쁘게 다니지도 않았고, 유명한 곳을 찾지도 않았다. 그저 동네 산책하듯 버스 타고 걷고 한적한 곳에 앉아 커피와 빵을 먹었다. 지나가는 바람에 땀을 식히고, 지나가는 사람 구경을 하며 그들의 일상에 잠깐 들어가 보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오늘을 채웠다. 아무런 근심 걱정이 벗는 3박 4일이었다. 그 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이곳에서도 여행을 해야겠다. 출퇴근의 길을 다른 시선으로 보며 느슨해지자.
11월 6일
놓아버리면 편할 텐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있나요?
좋아서 혹은 해야 할 것 같아서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다. 독서, 글쓰기, 운동, 사진 등등 좋아하고 잘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괜히 억지로 스스로 고통을 주며 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무언가는 남기고 싶은 마음에 억지로 잡고 있는 것 같다. 가죽은 못 남기더라도 내 작품 하나 남겨야 한다는 목표 혹은 강박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오늘도 그 일들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11월 7일
내 삶에 가장 필요한 물건 중 나만 가지고 있을 법한 것은?
아기 때 쓰던 담요를 아직까지 가지고 있다. 낡았지만 바닥의 차가운 기운을 막아주고 편안한 촉감을 전해주어 겨울이 되면 항상 꺼내본다. 담요에도 솔이 있었다면 여전히 함께하는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어떠니? 올겨울도 잘 부탁해. 몸도 마음도 차가워질 때 함께해 줘.
11월 8일
쓸모없지만 없으면 불안한 것이 있나요?
필통과 노트. 여전히 샤프와 볼펜, 만년필을 필통에 모아놓고 가방 한구석에 둔다. 노트도 함께. 매일 필사를 하지만 메모는 하지 않는다.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하겠다는 다짐은 가방의 무게만을 늘려 하루 동안 쌓이는 피곤함에 두어 스푼 정도는 차지한다. 가끔 전혀 손대지 않는 날도 있지만 내일도 필통은 가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 필요할지 모르니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글로 써두고 싶을 때가 있을 테니까.
11월 25일
11월 29일
매일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존의 생각과 경험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영역에 관심과 고민을 하게 만든다. 때로는 반성과 후회로 점철되어 글자의 까만색이 화면을 가득 채우지만, 아름다움, 호기심으로 채운 글에는 화사한 빛과 향이 나는 듯하다. 쓰기 전과 후의 정돈된 다른 감정을 경험하는 것 또한 글 쓰는 이유다. 잘 쓰고 싶지만 매일 쓰는 것에 의미를 두고 오늘의 나를 기록한다.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연필 혹은 키보드도 두드릴 것이다
11월 30일
나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요.
나이는 드는데 해놓은 것은 없고, 몸도 조금씩 고장 나기 시작하고, 앞은 막막하지만 뭘 해야 할지도 모르지. 이러저러해도 살아가게 되어 있어. 내려놓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집중하고 노력하면 돼. 이미 걱정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하잖아? 조금만 더 실행으로 옮기고, 자신감을 가져. 할 수 있어. 너무 기죽어 있지 않아도 돼!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