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뜨는 브랜드의 비밀 — 브랜드 관측소가 발견한 확산의 공식
브랜드 트렌드 분석
뜨는 브랜드의
비밀
브랜드 관측소가 본 것 — 가장 많이 이야기된 브랜드
대학내일 생활변화관측소는 매주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는 브랜드의 순위를 발표한다. 주간 랭킹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산업군은 식·뷰티·유통·패션 순이었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는 브랜드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연구팀은 화제성 요소를 재분류했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언급하는 상황은 크게 추천, 모델, 유머, 진정성 네 가지로 나뉘었다. 특히 소비자가 브랜드의 진정성을 발견했을 때 더욱 적극적으로 언급하고 확산시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비자가 확산시킨 브랜드 — 추천의 세 가지 문법
① 손민수 — 사람에 붙는 브랜드
'손민수'는 웹툰 「치즈인더트랩」에서 주인공을 따라하는 캐릭터 이름이다. 지금은 누군가를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를 일컫는 일반명사가 됐다. 코스(COS)의 구름백은 "제니 손민수", 컬러그램 오버래쉬 메이크업은 "허현진 손민수" — 사람에 붙어서 브랜드가 확산된다.
② TPO — 상황에 들어가는 브랜드
사람들은 단순히 "좋아서" 추천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상황과 함께 추천한다.
타겟
샤오미 전동 손톱깎이
"노안이신 분들, 어린 친구들에게" — 정확한 사용자 타겟과 함께 추천
공간
청정원 콩단백면
"취사 도구 없는 작업실에서 먹기 좋은 음식" — 특정 공간 상황과 함께 추천
상황
베네피트 슈퍼세터
"더운 날 메이크업 지속력" — 계절과 상황을 특정하여 추천
핵심
광범위한 타겟보다 구체적 상황
구체적인 TPO에 들어가야 계속 확산되고 이야기된다
③ 대체품 — 목적에 맞게 대체되는 브랜드
대체품은 불매운동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샘표 순작 납작 복숭아차는 "액상과당을 줄이고자 할 때"의 대체품이다. 피코크 브라우니칩은 "올리브형 과자 대신 같은 과자를 싸게 많이 먹을 수 있는" 대체품이다. 싸게, 많이, 제로 — 사람들이 원하는 목적에 맞게 대체될 수 있어야 브랜드가 화제가 된다.
유머 — 공감이 브랜드를 만든다
특정 페르소나의 공감
사람들이 브랜드를 언급하며 웃을 때는 공감할 때다. 모두의 공감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공감이 브랜드를 확산시킨다.
직장인이라면 — 회사 탕비실 3종 세트
"회사 탕비실에 꼭 있는 3가지: 카누, 맥심 모카골드, 현미녹차" — 이 트윗 하나가 직장인들의 폭발적 공감을 받으며 세 브랜드가 동시에 화제가 됐다.
야구 팬이라면 — 르노삼성과 기아
"기아차에서 르노삼성으로 바꿀 거다" — 응원 구단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하는 말. 야구 팬들의 공감으로 자동차 브랜드가 함께 주목받았다.
작은 일화의 힘
라디오 사연 같은 작은 일화도 브랜드의 화제성을 만든다. 추석 제사상에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BBQ 치킨을 올려주겠다고 하니 할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오셨다는 유쾌한 썰. LG 베스트샵에서 LG 폰 대신 아이폰을 판매한 영업사원의 기지. 사무실 물통 교체 갈등 글에 "물통 교체 필요 없는 정수기 있어요"라고 댓글 단 코웨이 직원.
이런 일화들은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발견을 만든다 — 다양해진 제사상 문화, LG 베스트샵의 아이폰 판매, 물통 교체 없는 정수기의 존재까지.
유쾌한 논쟁 — GOAT를 떠드는 브랜드
GOAT(The Greatest Of All Time) —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것.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라면" 논쟁이 붙으면 신라면이 GOAT로 거론되고, "편의점 커피 최고"를 물으면 매일유업 스모킹 로스팅 라테가 소신 발언으로 등장한다. 부정적 논쟁이 아닌, 가장 좋은 것을 떠드는 유쾌한 경쟁이 브랜드를 확산시킨다.
역사 있는 브랜드의 회자 — 진정성과 모델
두 번째 발표자 최재현 연구원은 질문을 바꾼다. 소비자가 직접 확산시키는 브랜드의 공식을 알았다면, 역사 있는 브랜드는 어떻게 다시 회자시킬 수 있는가?
진정성 — 꾸준함이 발견될 때
매일유업은 잘 팔리지 않더라도 다양한 우유와 분유를 생산해왔다. 소비자가 이 진정성을 알아봐주면서 "불매 운동이 아니라 유(乳)매 운동을 해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홍보했다. 소화 잘 되는 우유가 락토프리 + 단백질 강화까지 됐다는 사실에 "혹시 외계인 아닌가?"라는 유머러스한 의혹도 제기됐다.
모델 — 이미지를 강화하거나 바꾸거나
"인간 디올 = 지수, 인간 샤넬 = 제니, 인간 생로랑 = 로제" — 브랜드의 인간화. 모델이 브랜드의 에티튜드를 체현할 때, 기존 이미지가 강화된다. 세븐틴 정한은 생로랑 행사에 맞춰 프로필까지 시크하게 바꿔 팬들의 화제가 됐다.
BMW × 김혜수 — 스테레오타입을 깬 모델
BMW는 김나영, 윤미래, 피아니스트 이명정에 이어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했다. 수입차 오너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완전히 바꿨다. "자신의 업을 쌓아온 중년 여성"이라는 롤모델의 의미를 담으면서도 수입차 광고의 평범한 상상을 깨뜨렸기 때문에 화제가 됐다. 김혜수 기용 이후 BMW와 '럭셔리' 키워드의 연관 비중이 2020년 수준으로 다시 상승했다.
소셜의 문법 — 타래, 해시태그, 응답
소셜데이터에는 회자되는 고유한 문법이 있다. 발표자는 세 가지를 제시한다.
타래 — 추천 목록에 들어가라
트위터(현 X)의 140자 제한 때문에 긴 추천 글은 스레드(타래)로 엮인다. "무인양품 추천 타래 — 실사용해보고 좋았던 것들만" 하나의 트윗에 하나의 제품을 추천하며 글을 엮어놓는다. 이 추천 타래 속에 우리 브랜드가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해시태그 — 검색하게 만들어라
엑소 백현이 팬 전용 소통 서비스 버블에서 "수분크림 추천해달라"고 했다. 팬들이 트위터로 옮겨와 "#백현아_너한테_딱_맞는_크림이야" 해시태그를 만들었다. 찐팬들이 진짜 좋은 제품만 추천하니, 다른 팬들도 그 해시태그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수분크림 추천 대란이 일어나자 일반 소비자들도 해시태그를 통해 접근했다. 에스트라 아토베리어가 전주 대비 폭발적으로 언급된 것이 이 과정에서였다.
응답 — 브랜드가 대화에 참여하라
수분크림 대란에 화장품 브랜드들이 같은 해시태그를 걸고 소비자 트윗을 리트윗하며 적극 참여했다. 백현이 "올리브영에 들르겠다"고 트윗하자, 올리브영 공식 계정이 "왜 오늘이 올리브영 세일 데이가 아닌 거냐"며 위트 있게 응답했다. 소비자의 담론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것 — 이것이 소셜 시대의 브랜드 회자 방식이다.
뜨는 브랜드의 6가지 법칙
브랜드 관측소가 발견한 뜨는 브랜드의 공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손민수 — 사람에 주목하라
우리 브랜드는 어떤 사람과 붙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TPO — 상황에 들어가라
광범위한 타겟이나 뻔한 계절보다는 구체적인 상황에 들어가야 확산된다.
대체품 — 목적에 맞게 대체되라
싸게, 많이, 제로 — 대체할 수 있는 요소는 다양하다.
페르소나 — 특정 집단을 공감시켜라
모두의 공감이 아닌, 직장인·야구팬·90년대생 같은 타겟 페르소나의 공감.
일화 — 작은 이야기를 놓치지 마라
작은 일화가 브랜드와의 접점을 만들고 새로운 발견을 준다.
논쟁 — 유쾌한 경쟁의 자리를 만들라
GOAT 논쟁처럼 힘든 경쟁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를 떠들 수 있는 유쾌한 자리.
브랜드는 더 이상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다
16분이라는 짧은 발표 안에 놀라울 만큼 밀도 높은 관측 데이터가 담겨 있다. 이 강연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다: 뜨는 브랜드는 브랜드가 말해서 뜨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발견해서 뜨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추천의 문법이 변했다"는 점이다. 과거의 추천이 "이거 좋아"라는 일반적 호감 표현이었다면, 지금의 추천은 "노안이신 분에게", "취사 도구 없는 작업실에서", "더운 날 메이크업 유지에" 같은 극도로 구체적인 TPO와 결합된다. 이것은 소비자가 더 똑똑해졌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브랜드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제품"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이 사람에게 최적인 제품"으로 포지셔닝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일유업 사례는 진정성의 발견이라는 측면에서 강렬하다. 잘 팔리지 않는 제품도 꾸준히 만들어온 기업의 태도가 소비자에 의해 "발견"되고, "유매운동"이라는 자발적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핵심은 매일유업이 유매운동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브랜드의 진정성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고, 그것이 소비자에 의해 발견될 때 비로소 회자된다.
백현 수분크림 대란 사례는 소셜 시대의 브랜드 마케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버블(찐팬) → 해시태그(팬 확산) → 일반 소비자 유입 → 브랜드 공식 응답이라는 4단계 흐름은 전통적인 마케팅 퍼널을 완전히 뒤집는다. 브랜드가 메시지를 송출하고 소비자가 수신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담론을 만들고 브랜드가 그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역전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소셜 시대에 존재감을 가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