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5일
화랑미술제.
메밀면과 우동
올림픽 공원
2023년 4월 16일 일요일
상쾌한 일요일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거실을 정리했따. 맨즈케이브 느낌처럼 책장으로 둘러싸인 공간이다. 책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기준으로 좌후측면에 ㄱ자 모양으로 두개의 작은 책장이 있는데 이 때문에 방으로 가는 동선이 불편하다. 측면 책장을 책상 옆쪽으로 옮겨서 집안내 동선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책상에 앉을 때 좌측면이 조금 가려지는 효과가 있어서 더 아늑해진 것 같다. 이제 책을 분류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건 다음 주에 해볼까.
그리고 옷방 정리를 시작했다. 일단 겨울 상의를 세탁기에 돌리고 나머지는 모두 겨울옷 보관용 함에 담아두었다. 조금 두꺼운 긴팔 티셔츠도 모두 정리하다보니 서랍에 공간적 여유가 생겼다. 서랍장도 용도에 따라 운동용, 반바지 등으로 나눠서 깔끔하게 정리했다. 속이 시원하다.
옷걸이 행거는 어느 정도 정리되었는다 잡템 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것도 다음주에??
선물받은 새로운 원두를 내려서 마셔보았다. 향은 산미와 고소함이 느껴졌는데, 내렸을 때는 생각보다 묵직해서 독특한 매력이 있는 원두다. 물을 적게 넣어 진하게 타서 그런가? 원두양이 조금 많긴 했다. 맛있으면 된거지.
새벽감성 책방에 글쓰러 갈려 했으나 귀찮음을 이기지 못 했다. 다음 주에는 무조건 가야 한다 2개월 과정인데 1개월 2번 글쓰기가 숙제로 남아있으니 이러면 안되.
2023년 4월 17일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서 두번 일하게 만드는 걸까?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 스스로도 필요성을 느끼질 못하니 제대로 답변을 못 하고 딴소리로 빙빙 돌리고.
매번 이런 식.
일도 못 해, 대화도 안 통해, 조금만 뭐라고 하면 삐져. 무슨 유치원생만도 못 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지고 있냐.
2023년 4월 18일
오늘의 사진 수업은 수강생들이 프린트를 위해 가져온 사진을 리뷰하고 보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남산타워 사진을 찍었는데, 대부분 풍경위주로 가져오셔서 나름 특이점이 있었다고 자찬해본다.
다른 분들 사진 중 우포늪에서 찍은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새벽의 물안개가 피어오른 우포늪의 풍경은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어 너무 아름다웠다. 프린트 결과물은 마치 수채와 같은 모습으로 내가 갖고 싶을 정도로 너무 아름답고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촬영한 사진이라도 어떤 프레임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사진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오전에 비가 올때도 추웠는데 밤이 되니 꽤나 쌀쌀했다. 반팔티에 자켓만으로는 힘든 저녁이었지만 맛잇는 맥주 한잔과 함께한 시간은 오늘도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2023년 4월 19일
SSL 연장해 볼려다가 블로그 날릴 뻔 했다. 아무런 의도없이 백업해놓은 11일자 데이터가 있어서 겨우 복구..
하 어렵다.
십수년 쌓아 온 것들을 날릴 뻔 했다. 조금 더 조심해야지.
2023년 4월 20일
충무로에 잠깐 일이 있어서 볼일을 보고 근처 칼국수를 먹고 종로3가역까지 걸어갔다. 흐린 날이지만 비는 오지 않아 걷기 좋았다.
청계천 부근 을지로와 종로 사이에는 대규모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미 끝난 곳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었고 일부 철거하지 않은 오래된 건물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대부분 해당 구역은 가림막으로 가려져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래도 곳곳에 맛집으로 보이는 상점에는 많은 이들이 기대를 품고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곳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장소였는데, 수십년이 지나면 서울은 고층빌딩으로 가득한 개성없는 도시로 변할 것 같다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변화를 내가 바꿀 수도 없고 그저 지켜봐야 하는 것이 더 아쉬웠다.
오래된 것을 없애고 화려한 고층건물이 가득한 도시는 외부인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아직 고층화되지 않은 지역은 언제까지 자신만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물론 경복근 근처 서촌, 북촌 일대는 개발되기 어렵겠지만 나중에는 정책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10분 정도 걸으면서 하게된다.
그리고 운명의 이기인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간다. 다양하고 급격한 변화를 어색하고 거부감이 드는게 사실이지만 그것을 누리는 내가 아쉬움을 토로할 자격이 있는지를 생각하며 산책의 생각을 마무리 했다.
2023년 4월 21일
오늘은 롱블랙을 통해 나이듦에 대한 강연에 다녀왔다.
10시부터 6시까지 매우 알찬 강연들이 이어졌다.
나이듦에 대한 생각부터,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앞으로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생각할 수 있었다.
나는 어떻게 노년을 준비하고 어떤 노인 아니 어르신이 될 것인가.
2023년 4월 22일
오전에 홍대가서 머리깍고 집에 들렀다가 새벽감성 서점에 가서 글쓰기 모임을 가졌다. 각자 가진 3가지 감정카드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고 글을 썼다.
문득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면서 변하된 나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다른 모르는 이들과 대화하는 것이 참 어렵고 부담스러웠는데, 소규모 모임에서의 대화는 이제 어렵지 않고 오히려 대화가 즐겁게 느껴진다. 물론 즐겁다는 것이디 말을 유려하게 잘 한다는 건 아니기에 아직까지 발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구,악스홀 현.예스라이브홀에 Men I Trust의 공연을 다녀왔다. 1시간 조금 넘는 짧은 시간이지만 멘트는 거의 없이 연주와 노래만으로 가득 했던 공연인데, 음원으로 듣던 그 분위기를 라이브로 눈앞에서 보면서 감동 그 자체였다.
특히 보컬과 기타의 톤, 음색은 최근 가장 멋진 소리였다. 너무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2023년 4월 23일
국립현대미술관의 이중섭 전시를 다녀왔다. 마지막 날에다 예매를 하지 못 해서 못 보면 어쩌나 싶었지만 다행이 현장예매가 가능해서 볼 수 있었다.
이중섭의 작품은 명확 혹은 흐릿, 볼드한 스케치가 인상적인데, 작품도 멋지지만 그의 삶의 궤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예술을 사랑하지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고통스런 시간을 홀로, 작품과 함께 보냈을 모습이 안타깝다.
그런 작품을 이렇게 본 다는 것 자체가 죄송스럽고 감사할 정도. 그렇게 이번 전시도 감사한 마음으로 보았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새벽감성 서점에 갔다. 이번 멤버십은 매번 시간이 나지 않아 오늘에서야 겨우 첫번째 글감을 받고 썼다. 좋은 공간에서 글 쓴다는 건 정말 행복하고 생산적인 일인것 같다.
집에 가기 전에 사장님과 글과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고, 작가는 역시 다르구나 싶었다. 많이 배웠고 실행할 수 있는 아이템도 얻은 아주 유용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폴인에서 진행한 토크쇼 시리즈 중 김영하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작품도 사랑하고 그가 생각하는 이야기들 모두를 사랑한다. 역시 이번에도 멘토같은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2023년 4월 24년
어느덧 4월의 마지막 주.
미안하지만 행복한 4월을 보내고 있다. 어느때보다 더 행복한 4월.
감사하고 또 감사한 시간이다.
2023년 4월 24일
나 다움을 찾자.
익숙함에 익숙해지지 말자.
초심을 잃지 말자.
사진 수업 가기전에 식사를 할까 말까,말까 할까 고민하다가 저번에 갔던 다운타우너에 갔다. 안국역 근처에는 가볍게 먹을 만한 곳이 없는게 아쉽다. 역 바로 앞에 아비꼬가 있긴 한데... 다음엔 거길 가봐야지. 오늘은 안 먹기에는 조금 배가 고파서 먹었는데, 욕심부리다보니 햄버거도 더블로 시켜서 가격이.... 이런 식의 식사에 큰 돈 들이지 말자.
그래도 맛나게 먹었으니 아깝지는 않다.

2023년 4월 26일
퇴근이 기다려지는 수요일.
트레바리 '궁극의 취향' 마지막 모임을 끝낸 후 참여하는 사실상 첫 번개.
멤버 중 비건 쿠킹 클래스 하시는 분의 공간에서 다 함께 음식을 만들고 먹었다. 다 함께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곁들인 시간은 재미있고 소중했다. 다들 좋으신 분들이로 독서모임도 알찬 시간이었고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함께 먹고 마시고 웃고 즐기는 시간은 너무 소중하다.
또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좋은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2023년 4월 27일
제주출사 및 순창의 금산여관 방문을 위해 더 나아가 풍요로운 사진생활을 위해 렌즈 구입.
해당 구간 최강의 렌즈. 가격도 최강, 무게도 최강.
퀵으로 받아서 저녁 일정까지 들고다녔는데, 박스가 종이백보다 크다보니 손가락을 벌려야 겨우 들 수 있었다. 때문에 얇은 봉투손잡이로 인해 손가락이 아팟지만, 비싼놈이기에 조심이 들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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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일정은 압구정으로 갔다.
압구정은 오랜만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다들 멋있고 이뻣다. 개성있는 패션과 여러 포트스팟에서 자신의 지금을 남기는 작업을 하는 모습은 활기찼고 아름다웠다.
첫 일정은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 (사진을 하나도 안 찍었네)
음식에 관련된 엄청냔 양의 책이 공간을 가득매웠다. 음식안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다양한 나라에서 건너온 책들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으나 영어를 못 하는 나에게는 그저 외계어로 적힌 책일 뿐. 하지만 책이 많은 공간은 편안함과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
저녁식사는 쿠킹 라이브러리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드너 아드리아
넓지 않은 식당은 어두운 조도와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이탈리아 주요 도시 베네치아, 토스카나, 로마 지역과 건축물을 그린 작품이 걸려있다. 식당 외부에는 이름처럼 식물들이 빼곡이 들어차있다. 파스타를 시키고 식전빵을 나눠 먹었다. 담백하기도 했고 배고파서 순식간에 헤치웠다.
주문한 파스타는 이름이 어렵다 (영수증 확인 후 다시 쓸것)
나는 토마토소스의 해산물이 들어간 것, HY는 .. ㄱ것..
파스타는 맛있었다. 적당한 매콤함이 입맛을 돋구었고 해산물은 좋았지만 소스에서 바다가 펼쳐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맛있어서 깨끗히 비웠다. 배고픔과는 상관없이.

그리고 압구정을 걷다가 폴 바셋에서 커피 한잔을 시키고 이런 저런 두런 세런 얘기를 나누고 3호선을 타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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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김밥레코즈에서 주문한 바이닐이 도착해앴었다. 이건 금요일 저녁에 뜯어봐야지.
무겁게 들고온 렌즈를 언박싱.
무게만큼이나 외형도 웅장하다. 간단한 테스트 후 ND필터를 입히고 주머니에 넣었다. 토요일 제주에 가기 위해 챙겨놔야지.
2023년 4월 28일
이렇게 좋아도 되나. 행복해도 되나.
모르겠다. 지금을 즐기자.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읽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 새벽이 너무 좋다.
내일은 제주로 출사가는 날인데,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이 시간이 참 좋네.
2023년 4월 29일
사진 수업의 두번째 출사이자 제주도 출사.
새벽 일찍 일어나 공항에 가서 동료분들과 조우하고 제주로 향했다. 흐린 날씨라 조금 걱정은 했지만 제주공항 출발 당시에는 비가 오지 않아 안심했으나 동백동산에 산책을 시작하고 사진스팟에 도착을 하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동백동산의 숲은 참으로 신비했다. 마치 고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식물과 사진스팟에서 올려다 본 하늘에는 길이 보였다.
목적지는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어쨋든 너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듯한 광경이었다. 앞으로 무엇을 하든 하고 싶은 것, 너의 선택이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계시를 받은 듯한 시간이었다.
비가 많이 오다보니 근처 카페로 이동했는데 비가 오면서 깔린 안개와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자연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몽환적이어서 작가 선생님의 도움에 좋은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또 새로운 것을 하나 발견하고 배우고 멋진 사진 한장을 못 건지더라도 이번 출사에 얻어갈 것이 많을 것 같은 기대감에 첫날을 마무리 했다.
저녁 식사로 돼지고기를 먹고 어르신 분들은 쉬시고 몇명이서 맥주 한 잔 했다. 놀라운 것은 작가 선생님이 나의 초등학교, 중학교 선배님 이셨다는 것... 세상 참 좁다.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 '선배님~ 선배님~'하진 못 했지만 이렇게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다. 대부분 연배가 높으신 분들임에도 흔히 얘기하는 '꼰대'스러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이 배울점이 많은 분들이셨다.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