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통신을 거쳐 인터넷 시대 초창기 개인 홈페이지 열풍이 불었다. 지금도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가 있는데, 홈페이지 빌더를 이용해 간단하게 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다. 나도 당시 좋아하는 것들을 올리며 다른 이의 사이버(?) 공간을 유랑하는 것이 좋았다.
요즘은 쓰지 않는 용어이지만 웹 마스터라는 직종이 생겨나기 시작한 시점. 지금으로 치면 프로덕트 오너, 프로덕트 매니저 정도랄까.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일에 관심을 가졌다.
몇 년이 지난 후 온라인 서비스 회사에서 운영일을 시작했다.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우리 서비스를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제공하는 일을 하면서 재미도 보람도 느꼈고 더 잘하고 싶은,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일하고픈 욕심도 생겼다.
어느 순간 바라던 일을 하는 내가 보였다. 지나가 보니 특정 업계의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보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 욕심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사소한 기능 개선이라도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고, 빨리 적용해서 반응을 보고 싶었다.
지금은 일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헬퍼 기질을 풀고 싶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