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사용해 본 건 10대였고 본격적으로 소지하면서 찍기 시작한 건 20대 초반이었다. 벌써 20년이 되어간다. 카메라는 항상 내 곁에 있었고 스마트폰 세상이 되어도 DSLR, 미러리스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찍곤 했다. 사진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취미다.
방이동에 있던 뮤지엄 한미가 삼청동에 새롭게 자리를 잡는다는 소식을 듣고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사진 수업 프로그램을 보았다. 무언가가 나를 이끄는 느낌이 들었다. 심각하게 10분 정도 고민 후 바로 신청했고 3월부터 시작된 수업은 6월 말에 한 학기가 끝이 났다.
사진을 공부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떤 커리큘럼일지 궁금했지만, 사진과 카메라의 기술보다는 사진을 대하는,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배웠다. 다른 수강생분들의 사진도 보고 출사도 나가면서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를 조금씩 깨닫고 있다. 결국 사진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해야 했다. 같은 풍경이라도 각자가 보는 방식이 다르고 전체보다는 시야를 좁혀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했다. 더하기보다 빼기가 중요하다는 것.
사진 수업이지만 인생을 배우고 있다. 이는 사진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역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은 어려운 단어와 긴 문장이 아니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여전히 나만의 시선 찾기는 계속되고 있다. 못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취미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경험은 일상에서 새로운 재미를 던져준다. 사진은 카메라를 들 힘이 있을 때까지 지속하고 싶다. 이왕이면 내 이름을 건 전시를 하고 싶다.
요즘은 예전에 찍은 사진을 다시 보고 있다. 좋은 사진을 골라 블로그에 올리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한다. 아무도 보지 않겠지만 세상에 무언가 하나는 남기고 싶다. 이런 사람도 있었고, 이런 사람도 열심히 살았다며.
새로운 학기가 시작될 9월이 기다려진다. 여름 동안 이 계절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담으며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