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6일
다빈치 선생님.
선생님은 왜 내게 다리를 주지 않았나요.
걸을 수 없는 나는 무려 500년을
차디찬 벽에 붙어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사람의 체온이 그리웠습니다.
하지만 내 몸에 닿는 건 늘
벽의 체온뿐이었습니다.
다리를 주셨다면 나는
벽에서 떨어져 나왔을 겁니다.
내 앞을 지키는 ‘손대지 마시오’라는 글씨를
빡빡 지워 버렸을 겁니다.
사람의 손길이 그리운 내게 ‘손대지 마시오’는
세상 어떤 벌보다 가혹한 형벌이었으니까요.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 이걸 뜻한다.
‘시간의 흐름’을 숨기려하지 말고, 일그러져가는 몰골을 내보여라.
소녀들이여 걱정말고, 그 몰골을 보여라. 원래 그런 것이다.
Aging gracefully is supposed to mean trying not to hide time passing and just looking a wreck.
Don’t worry girls, look like a wreck, that’s the way it goes.
– 잔느 모로, 영화배우, 1928~2017
살면서 불필요한 욕구들을 제거함으로써
삶의 복잡함을 줄여주며 사는 수고가 저절로 줄어든다.
Reduce the complexity of life by eliminating the needless wants of life,
and the labors of life reduce themselves.
– 에드윈 웨이틸
저기 저 사람이 물가에 분명 있도다.
물길 따라 쫓아가려 하나 모래톱에 완연히 보이네.
– 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