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9일
달이 지구를 내려다봤다.
팽이가 보였다.
느릿느릿 달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핑핑 도는 팽이 씨가 멋져 보였다.
반했다. 청혼했다. 결혼했다. 달팽이를 낳았다.
그런데 달팽이는 달을 닮아 느릿느릿이다.
아니 달보다 더 느릿느릿이다.
느릿느릿이 우성임을 알았다.
지금 내 속도 너무 빠른 건 아닐까.
내 자식에게 나를 닮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 빨라서, 느려서 놓치는 것들. 놓쳐도 되는 것들이 아닐까?
쓸모없는 쓰레기에서 쓸모를 찾아 쓰라.
Make good use of bad rubbish.
– 엘리사베스 베리스포드
: 쓰레기는 그대로 두면 계속 쓰레기다.
우리가 이룬 것 만큼, 이루지 못한 것도 자랑스럽다.
I’m as proud of what we don’t do as I am of what we do.
– 스티브 잡스, 기업가, 1955~2011
이 산이 아무리 높고 이 바다가 아무리 크다해도 나처럼 좁쌀 한 톨이나 겨자씨 한 알갱이 같은 것과 다름없거늘, 어찌 내 몸을 스스로 작다고 낮출 것이며 또 어찌 높은 곳에 올랐다고 능사로 여기겠는가?
– 홍석모 <마니산 기행>
: 나 하나의 크고 작음은, 세상의 존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