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슬픔
다가오는 사람보다 떠나는 사람이 늘어난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없기 때문이고, 기존의 지인과 멀어지기도 한다. 한 시절을 함께하며 산전수전 다 겪다 보면 오랫동안 함께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함께하는 시간은 길었지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였으나, 적당한 거리감과 함께 오래가는 사람도 있다.
지난 금요일 복잡한 삼성역을 빠져나와 첫 회사의 동료이자 친구를 만났다. 만 2년 만의 새해 인사에 전화 통화에 이어 오랜만에 고기 한 판을 구웠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자주 보지 않았어도 이전처처럼 대화하게 되는 친구였다. 멀어졌던 시간만큼 각자의 근황과 현재의 모습을 공유하며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그 친구는 회사 다닐 적 보다 각자의 사정으로 퇴사한 후에 더 자주 만나고 가까워졌다. 막상 당시에 친했던 사람과는 연락이 끊어졌기에 신기한 인연이다. 관계란 알 수 없고, 어려운 이유가 아닐까.
2018년 트레바리 독서 모임에서 시작된 인연들이 있다. 아직 단채방에는 아직 10명이 모여있다. 1년에 10번도 채 되지 않은 대화가 이어지지만 1년에 한 번은 보는 사이다. 그중에는 무려 두 커플이 결혼해서 이젠 아이들과 함께 모임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위치와 역할이 달라졌기에 처음 만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소재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 자리에서 3시간이나 대화가 이어졌지만 그 속에 나는 없었다. 2018년이나 지금이나 나의 위치나 역할은 달라지지 않아서일까? 대화 속에 끼어들 내 이야기는 없었다. 분명 좋은 사람들이지만, 멀어짐이 느껴진 시간이었다. 대화에 내 이야기를 첨언할 수 없어 힘들었을까? 지난 모임과 1년의 공간이 있었지만, 이번 모임으로 빈 공간이 매워지기보다 더 넓어진 공간 속에 공허함만이 남은 듯했다. 인연의 끈을 잘라버리고 싶거나, 끊어지지는 않겠지만, 돌아오는 길에서 그 시간을 곱씹어보니 조금은 슬픔이 다가왔다.
혼자 있음에 더 행복을 느끼지만 관계 속에서도 충분한 즐거움을 느끼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더 어렵고 힘든 감정이 귀가하는 길을 지치게 만들었다. 아니 서글펐다. 그럼에도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라 고맙고 또 고맙다.
결국 내 탓이라는 생각을 하며 토요일 밤을 지새웠다. 새벽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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