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갖게 된다면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문을 열면 내가 바라던 공간이 펼쳐진다. 큰 창으로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푸른 나무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보인다. 왼쪽 벽에는 장르, 작가로 정리된 책이 한가득 꽂혀있고, 맞은편에는 그동안 모아 놓은 음악 시디와 바이닐이 마찬가지로 아티스트별로 가나다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책장 옆에는 독서용 원목 데스크가 있는데 그 위에는 필기구와 스탠드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전면에는 꿈에 그리던 오디오의 모습이 보이며 은은한 재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오른쪽에는 컴퓨터와 함께 카메라와 렌즈가 놓여있다. 비어있는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이 나의 작품.
공간의 가운데는 커다란 테이블과 몇 개의 의자가 있다. 가끔 친구나 지인을 불러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거나 대화를 통해 타인의 일상과 삶을 들여다본다.
마냥 좋아하는 것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를 생산하는 공간이면 좋겠다. 때로는 커튼을 치고 문을 잠그고 바깥세상으로 여행할 수도 있겠지.
결국에는 돈이다. 돈이 있어야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남들처럼 비싸고 좋은 것으로 채우지 않아도 된다. 원하지도 않는다.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한 것. 나만이 즐겁고 행복하게 보다 함께 즐거울 수 있다면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