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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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즈음 글쓰기 모임 참석을 위해 서점으로 가는 중 귀가 중인 모자의 모습을 보았다.(할머니 일수도) 아이는 4,5살 되어 보였고 걸으시는 게 그리 편해 보이진 않았다.

두 분은 손을 꼭 잡고, 어르신은 아이의 가방을 들고 유치원에 있었던 일, 저녁 메뉴에 이야기하는 모습이 정겨워 걸음이 느린데도 앞서지 않고 한동안 그들의 대화를 훔쳐들으며 나도 느긋하게 걸었다.

이 시간에 귀가가 그리 빠르지는 않아 보였다. 아이는 데려올 때까지 유치원에서 기다렸을 테고 데리러 가야 하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 서둘렀을 상황이 떠올랐다. 서로를 위한 기다림과 빠른 걸음이 그들의 대화와 집에서 지낼 시간이 더 따뜻하게 느껴질듯했다.

문득 나의 어릴 적 기억이 깊숙한 곳에서 솟아났다. 많은 기억은 없지만, 나의 등교, 하굣길의 대부분은 혼자였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하러 가셔야 하기에 바쁘기 아침밥을 챙겨주셨을 거고 나는 집을 나와 학원, 학교로 갔겠지. 귀갓길도 마찬가지, 텅 빈 집에 와서 부모님을 기다렸을 테고, 초등학교 입학 전 학원을 다닐 땐 엄마가 집에서 일하셨기에 나를 맞이해줬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모습은 어렴풋 기억나지만 감정은 잊혀 알 수 없는 게 너무 아쉽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돌아가고픈 순간 중 하나.

그때는 우리 부모님 말고도 직접 데려다주고 데려와주시는 부모님들이 별로 없었다. 다들 자식들 밥 먹이기 위해, 본인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에 힘든 일터에서 피땀 흘리기 바쁜 시대였고, 그런 분들이 모여사는 동네였다.

부모님이 어떤 기대를 갖고 계셨는지는 모르지만 그 기대에는 터무니없이 못 미치는 삶을 살고 있어 항상 죄송한 마음. 감사함은 알지만 잘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원죄가 되어 때론 괴롭기까지 하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슬프지만 지금의 모습을 눈과 마음에 많이 담아놔야지. 이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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