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6시 30분 늦으면 7시 30분사이에 눈을 뜬다.
눈을 뜬다고 바로 일어나는 건 아니고 몇분 뒤척이다가 일어나서 티비를 켠다.
하지만 집중하며 보진 않고 씻는다.
아침밥은 먹을때도 있고 안 먹을때도 있고, 집에 있을땐 꼭 먹었지만 집을 떠나온 이후로 아침밥을 먹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 먹는게 더 익숙해졌다.
그렇게 티비 틀어놓고 멍하니 있다가 지저분한 책상위를 조금 정리는 하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로 두고 전화기랑 이어폰 지갑 열쇠들을 챙겨서 출근을 한다.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간다.
7개의 정거장을 지나면 도착하지만 두번이나 환승을 하기에 조금 피곤하다. 하지만 학교 다닐적에도 8정거장 거리지만 두번을 환승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다.
지하철의 이동경로고 대부분 지상이라 가끔 지하철 내부로 들어오는 아침햇살도 쐬고 바깥 구경도 하니 그리 답답하지는 않다.
출근 시간은 일정하지 않아서 운좋게 지하철 도착시간을 맞추면 9시에 회사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출근하고 의자에 않아 키보드와 마우스를 손에 쥐고 모니터를 바라보며 딸깍딸깍 하다보면 어느덧 점심시간.
항상 시켜먹는 도시락(나름 먹을만 하다)으로 배를 채우고 시원한 물한잔을 들고 베란다에 앉아서 바깥공기도 마시고 지나가는 자동차와 사람 구경도 하며 가끔은 하늘도 쳐다본다.
일방통행길인데 반대로 들어오는 차들이 참 많은거 같다. 그리고 동네가 동네이니 만큼 외제차도 많이 보인다. 아니 대부분이지. 가끔 람보르 기니 지나가면 ‘우오~’ 한번 해주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책상앞에 앉는다.
딴짓도 하다가 바람도 쐬다가 하면 저녁시간.
가끔은 저녁안 먹고 퇴근 하지만 집에 가봤자 할일도 없고 그 시간대에 지하철 타면 복잡해서 저녁먹고 7시나 9시 사이에 퇴근을 한다. 퇴근은 조금 더 걸어서 멀리 있는 역으로 간다. 걷는걸 싫어하지 않는 편이라.
한강에 나가서 산책 좀 할까 하지만 귀찮아서 그냥 발길을 돌린다.
출근은 출근대로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퇴근길도 참 길게 느껴진다.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느낀건 동네의 차이.
회사가 위치한 곳이랑 내가 사는 곳과의 동네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직접적으로 비교하는건 무리가 있겠지만 일단 거리의 청결도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내가 사는 곳은 심지어 부산의 우리동네보다 더 지저분하다.
동네 자체가 좀 오래되어 보이고 재계발 지역이라 그런진 몰라도, 왜 사람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좋은 동네로 갈려는 이유를 알것같다. 그러고 보면 연산동은 좋은 동네다.
집에 와서 티비 부터 틀고 환기 시키고 설겆이 할거 있으면 하고 세탁기에 옷이 쌓이면 돌리고, 청소는 귀찮아서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만 한다. 청소기가 갖고싶다. 먼지의 유무에 따라 걸레질의 피로도와 느낌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
적당히 티비 보다가 잔다.
요즘 슬슬 기온이 올라가는게 느껴져서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잔다. 물론 회전에 타이머를 해놓고, 한 여름에는 어떻게 견뎌야 할지 걱정이다. 일단 바닥에 깔 돗자리부터 사야겠다.
어두운 방에 누워있으면 가끔 집이 그립다.
역시 혼자 사는건 쉬운일이 아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