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이테는 몇개일까?
나무는 1년 주기로 나이테가 생긴다. 나이테의 두께는 기후에 따라 넓어질 수도 좁아 질수도 있다고 한다. 비나 눈이 많이 오는 해에는 넓어진다고 하는데 그만큼 수분 흡수가 많아 성장이 빨라져서 일 것 같다. 사람은 나무처럼 물리적으로 나이듦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사람이 겪는 경험과 고민에 따라 살아온 기간과 상관없이 단단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나는 그 나이테가 몇개나 생겼을지 생각해 본다. 인간들이 정한 규칙에 의해(특히 한국) 나이를 규정해 본다면나는 올해 40줄에 접어 든다. 벌써 내가 40이라니…
나의 나이테는 여전히 20~30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것 같은데 서류상의 나이는 40에 가까워 지고 있다니. 단순히 나이가 들어 늙어 가고 있다는 생각은 크게 불편하지 않다. 문제는 그 ‘서류상의 나이’에 비해 나 속에 새겨진 나이테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약간의 두려움마져 든다. 그건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이 문제다. “난 타인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아!” 라고 하지만 인간이라면 ‘무신경’할 수 없다. 적어도 타인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라면.
서류상의 숫자와 내 속에 세겨진 나이테의 간극을 억지로 좁히고 싶지는 않다. 가능하지도 않지만. 살아가면서 필요한 경험을 하고 필요한 사람을 만나고,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순간의 감정에 의한 선택도 거부하지 않으며 살아가고 싶다.
최소한 나이값을 하니 못 하니에는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고 내가 부족하면 어린 사람들에게도 배우면서 살아가고 싶다.
나이는 세상에서 노력없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