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김신지 [2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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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기로 했습니다 – 김신지 작가

김신지 작가의 책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이후 두번째 책이다.

항상 글쓰기, 기록은 좋아하지만 잘 하지 않는 내가 올해는 다시 해보자는 생각으로 담은 글쓰기 관련 몇권으 책 중 하나다.

나는 기록을 좋아한다. 생각, 경험을 글이든 사진이든 남길려고 하고 나름 꽤 오랜시간 동안 블로그도 해왔다. 하지만 꾸준하지 못 했던 이유는 현생에 치여서가 첫번째 일테고, 그러다 보니 기록하지 않은 것이 습성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블로그를 한창 할 때는 영감이 떠오르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블로그에 올릴 생각을 은연중에 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 하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편리하게 기록할 수 있다보니 블로그를 잘 하지는 못 했지만 꾸준히 기록이라는 행위는 하고 있었다.

근데 왜 나는 기록하지 않고 글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의 기록의 시작이 블로그여서 블로그만이 제대로된 기록장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일까? 기록하는 도구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데 말이다. 아무래도 파편화 되어서 그런게 아닐까.

그래서 나는 무엇을 기록하고 싶은 걸까? 작가는 책에서 매일(주기적) 기록하기, 순간을 수집하기, 영감 모으기, 사랑을 남겨두기 라는 4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기록하는 법, 첫 번째 – 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매일 기록하기 그러니까 일기 쓰기는 나의 삶을 기록한다, 경험, 감정 등 나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기록함으로서 나를 더 잘 알게되고 훗날 지금의 나를 만든 과거를 돌아보고 그 순간을 다시 금 느끼기 위함이다. 기억은 흐릿해지고 언젠가 잊혀지게 마련이다.

기록하는 법, 두 번째 – 순간을 수집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오늘 뿐이다.

같은 오늘은 없고 오늘이 지나면 돌아오지 않는다.

소중한 나와 같이 흘러가는 소중한 오늘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의 순간을 잡아야 한다. 작년 한동안 아침 출근길에서 마주하는 하늘 사진을 매일 찍었던 기간이 있었다. 별것 아니지만 오늘을 시작하는 시점에 캡쳐하는 오늘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행위였고 그 행위속에는 ‘오늘도 화이팅’, ‘오늘도 나는 산다’ 라는 스스로에게 거는 응원의 주문도 있었던 것 같다.

작가는 나의 역사 기록, 같은 장소 찍기, 그리운 공간 기록하기, 좋은 말들, 웃움짓게 했던 농담을 기록한다고 한다. 모두 시간이 지나면 단순한 기록을 넘어 역사가 되고 즐거웠던 한 때를 추억하게 만드는 기록물이다. 현재의 나에게 약간의 수고로움만 지불한다면 훗날 어떤 가치로 나에게 다가올까.

기록하는 법, 세 번째 – 영감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영감수집. 몇몇 작가 및 인플루언서로 인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뭐랄까 나를 브랜딩하기 위한 용도로 시작하는 사람도 많아보이지만 너무 좋은 유행인것 같다.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각자가 느끼는 감정은 다르고 수많은 컨텐츠를 모두 알 수 없는 환경에서 영감수집가의 수집물 만으로 2차 영감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더 자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했으며 ㄴ한다.

나 또한 영감 많이 얻고 체크하고 있지만 따로 기록을 제대로 하고 있지는 않다. 기껏해야 책에 밑줄 긋기 정도이나 파편화 되어있다보니 한 곳에 모을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작가는 에버노트와 노션 그리고 인스타를 통해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도구는 중요하지 않지만 이왕 영감을 모으기로 한거 나를 나타낼 수 있는 도구를 고르는 것이 ‘셀프 브랜딩’시대에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기록하는 법, 네 번째 – 사랑을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기록하기 위해 읽은 책인데 네 번째 챕터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기록. 이 둘은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기록이 아닐까. 점차 감소하는 기억 중 가장 소중하고 아쉬운 것이 사랑하는 이들과의 추억이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추억 먼 훗날 얼굴 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가 오면 얼마나 슬플까. 생을 마감한다고 해서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난다는 보장이 없으니 더욱…

많은 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한 시간을 영상으로 남겨두라고 하는데, 참 이게 쉽지 않다. 익숙하지 않은 탓이겠지?이번 설에는 실패했으나 다음 번에는 작게나마 소소한 모습이라도 영상으로 남겨봐야겠다. 처음이 힘들지 차차 익숙해지겠지.

기록은 하는 순간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소중하고 가치가 높아진다. 현재의 나를 위로하고 미래의 자화상을 그려보고 과거의 추억을 다시 떠올려 현재에 행복을 주는 기록을 해보자.

기억하고픈 문장

기록한다는 것은 무엇을 기억할지 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루치는 시시하지만 1년이 되면 귀해지는 것.

삶이란 건 원래 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이야기니까요.

그 위로 시간이 쌓인 겁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며, 누군가는 적어서 남겨두고 누군가는 흘려보내는 바로 그 시간요. 시간이 쌓인 기록은 사실 그게 무엇이든 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필연적으로 잊어버리고 말 하루를 기억하게 해주어서,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는 걸 눈앞에 보여주어서, 저는 5년 다이어리를 아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른은 누구나 낮 동안 적당히 잘 지내야 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비로소 일기장 앞에 다다라서야 한숨을 쉬듯 나오는 마음이 있지요. 일기를 쓴다는 것은 내가 나에게 귀 기울인다는 얘기입니다. 낮 동안 적당한 곳에 숨겨두었던 마음을 일기장은 다 들어주니까요. 사회적인 자아가 활동하는 낮 시간에는 거추장스러운 감정 같은 건 밀어두게 됩니다. 당장 눈앞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고, 웃는 낯으로 마주해야 하는 타자들이 있을 때, 마음일랑 감추는 게 유리하니까요

일기는 그렇게 내가 말하고 내가 들어주는 대화

여태 쓸 줄 모르던 마음을, 쓰지 못하던 마음을 어느 날 갑자기 잘 쓰게 되진 않는 것이다.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자기를 챙기며 산다는 건, 스스로를 조금 더 자주 웃게 해주는 일일 테니까요.

좋은 순간을 하나라도 주웠다면, 오늘도 잘 살아낸 셈이에요. 나쁘지 않았어요. 그것으로 하루치의 피로와 상심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것을 하나라도 찾아낸 하루가 그렇지 못한 하루보다 나을 테니까요. 우리를 지탱해주는 건 결국 삶의 사소한 아름다움들이니까요.

좁은 골목길을 지나는 모든 소리가 흘러들어오곤 했던 것

먼 미래의 내가 좋아하리란 걸 분명히 알아서, 미리 선물을 고르는 마음으로 창밖의 풍경을 기록합니다

그들에게도 이 기록을 시작한 첫 번째 날이 있었다는 걸. 자신을 반은 믿고, 반은 믿지 못한 채로 첫 번째 기록을 시작했던 날 말이에요.

누군가에겐 다시 찾아갈 수 없는 집이, 더 이상 걸어볼 수 없는 골목길이 있습니다. 어쩌면 모두에게 그럴지도요. 우리는 과거라는 다시 찾아갈 수 없는 집을 마음에 품고 사니까요.

여러분에게 닿은 좋은 말을 믿으세요. 사정도 모른 채 쉽게 하는 충고는 잊고, 상처 되는 말은 접어두고, 듣는 순간 여러분을 조금쯤 쑥스러워지게 했던 그 좋은 말들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내 안에 아무것도 없다고 여기지 말고, 무엇이 될지 모를 씨앗이 있다고 믿으면서요.

좋은 줄을 모르고, 이 세상에 자신이 만들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모르고 혼자서 지쳐버리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당신이 아무리 스스로에게 너그럽고 관대해져도 당신은 여전히 노력할 것이고 여전히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습니다. 천성이 그렇습니다. (…) 누군가가 (…) 토닥여준다면 그것도 참 좋겠지만, 그럴 누군가를 만날 상황이 안 되면 스스로가 스스로를 계속해서 알아주면 돼요. 잘하고 있지, 너 잘하고 있지, 하며. 너 잘하고 있지, 잘해왔지. 다른 건 다 몰라도, 그건 내가 알지.

“웃음은 두 사람 사이의 가장 가까운 거리다”

세상은 변할 거예요. 내가 행동하고 나부터 바뀔 거니까요. 앞으로 그런 어른으로 나이 들고 싶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가는 날까지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고 웃음이 나는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드는 것뿐. 추억조차 인위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에요. 기분 좋게 지내는 하루하루, 생활이 추억이 되는 거죠.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사소한 즐거움을 잃지 않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

불행이 바라는 건 내가 나를 홀대하는 거야. 내가 나를 하찮게 여기고 망가트리는 거지. 난 절대 이 재앙을 닮아가진 않을 거야. 재앙이 원하는 대로 살진 않을 거야.

그 느낌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게 중요합니다. 내 느낌에 내가 댓글을 남긴다는 생각으로요

영감은 하염없이 기다린다고 오지 않습니다. 올 생각이 없거든요. 찾아 나서야 하는 건 언제나 이쪽입니다.

몰라봤다. 성공해야 행복하다는 사람과 행복하면 그게 성공이라는 사람은 서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기억에 남는 글을 쓰고 싶다면 ‘사람들이 어떤 글을 좋아해줄까?’ 고민하는 것보다 ‘나는 어떤 글을 좋아하지? 어떤 글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지?’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입니다.

시간을 쌓는다는 것은, 마음을 쌓는 일과 같아요. 무엇보다 그렇게 쌓인 마음은 힘이 강해서, 우리를 지켜줍니다. 생의 어떤 바람에 휘청거리게 되더라도 다시 두 발을 딛고 굳건히 설 수 있도록요.

다 자란 우리가 혼자 있는 시간의 고독을 잘 견디는 사람이 되었다면, 그건 언젠가 내가 나여도 충분하며, 노력하거나 변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걸 가르쳐준 친구나 연인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준 마음은 그렇게 힘이 강합니다. 시간은 흘러도 마음은 남아 우리를 지켜주니까요.

내가 혼자 있는걸 좋아하는 이유는 혼자 있던 시간이 많아 그쪽에 더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이지 혼자있는것을 좋아하는 건 아닐 것이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들을 기록하세요. 우리가 사랑한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질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기록해두기만 한다면요.

내가 묻지 않는다면, 그들이 답하지 않는다면 이런 이야기는 대체 어디에 남을 수 있을까요. 그토록 많은 남의 이야기를 수첩에, 메모장에 적어오는 동안 어째서 가장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는 묻지도 듣지도 않았던 걸까요.

기록은 쉽다. 하지만 기록하지 않는 건 더 쉽기에 언제든 이미 지나쳐버린 마음으로 살게 된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는 기록하는 방법과 그 도구를 떠나 읽는 이에게 기록하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성적, 감성적으로 알려준다. 작가의 의도를 나 같은 독자를 너무 잘 파악을 한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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