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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 장   숙 성

제 11 장   숙 성
MATURATION
그림 62 1986년 글렌드로낙 증류소 오크통
               행운의 여신이 황금빛 미소를 보낼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세요.
               “젊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로버트 번즈
전설
발렌타인 문장의 방패 네 칸 중에 마지막에 그려져 있는 것은, 위스키 제조과정에 있어서 숙성을 중요성을 의미하는 오크통이다. 나무통에서 오랜 시간동안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위스키는 색상, 향기로움 그리고 풍미의 깊이를 얻어 간다. 이 과정은 젊은 증류주가 위스키로 성장하는 시기로, 결코 서둘면 안 된다.
 어떻게 숙성 예술이 탄생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은 전설이 되었다. 오래전 위스키 수난시대에, 증류업자는 한쪽 눈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증류기에 고정하고, 다른 한쪽 눈은 세금징수원이 오나 안 오나 감시하였다고 한다. 어떤 증류업자가 검량관이 다가오는 것을 눈치를 채고, 술통을 멀리 땅속 또는 바위사이에 숨겼다고 이야기가 전한다. 검사 나온 징수원 때문에 그는 증류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몇 년이 지난 후, 그 증류업자는 술통을 되찾았고, 놀랍게도 숨겨 놓았던 위스키가 더 부드럽고 순해졌다고 한다.
적어도 전설에 따른다면, 숙성 예술과 과학은 그렇게 시작하였다. 젊은 위스키를 통에 담았을 때 제조 공정은 끝났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짜 위스키 개성을 형성하는 과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숙성하는 동안에, 과학적으로 아직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무엇인가가 통 안에서 일어난다. 오크가 필터 역할을 하여 위스키에 포함된 불순물을 흡수하고, 그 보답으로 목당189)과 탄닌을 위스키에 내어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런 양방향 프로세스는 향, 색상 그리고 특성을 위스키에게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무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신비스러운 차원을 준다. 위스키는, 젊은 위스키가 만들어진 바로 그 증류소에서 숙성되었을 때에 정말 최고의 맛을 낸다는 호기심 어린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정말일까 아니면 옛적부터 내려온 신앙에 그치는 것일까? 아마 거기에 대한 대답은 과학에 속한 문제라기보다는 즐기는 방법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증류소에서 가져온 위스키 한잔에 그것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물을 타서 마시는 것은, 실험실에서 분석하기 어려운 어떤 분위기가 있다.
비공식적 실험을 하였던 증류업자들은 주장하기를, 만약에 위스키통을 하일랜드에서 글래스고에 있는 시내 창고로 옮긴다면 뚜렷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전혀 다른 맛이 날 수가 있습니다.” 얼라이드 도멕 실험실 실장이며 증류에 관하여 몇몇 신문에 기고한 작가이기도 한 데니스 니콜은 그것이 사실이라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위스키가 증류소에서 숙성할 때 미세한 기후가 숙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장소로 옮겨 다른 기후에서 숙성한다면 당연히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중요한 요인은 아마도 증류소와 저장고 사이의 지리적 거리가 아니라, 저장고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개별적인 미세한 기후와 숙성에 알맞은 저장고의 적합성일 것이다. 예를 들어 발렌타인 위스키를 수십만 갤런 숙성하고 있는 덤벅 저장고는 고품질의 위스키를 잘 숙성시키기 위하여 신중하게 온도와 공기를 모니터하고 있다.
그림 63 숙성 중인 위스키

위스키 제조의 오랜 역사 속에서 참나무통에서 위스키를 숙성하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조지 발렌타인과 같은 초기 블렌더들은 셰리, 포트 또는 달콤한 와인을 담았던 통에다가 위스키를 숙성하면 위스키의 특성이 정말 좋게 순화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위스키는 일체 숙성을 하지 않았고, 위스키의 미숙한 맛은 다른 풍미로 가려졌다. 일반 소비자는 갓 증류된 위스키를 구입하였고, 때로는 증류기에서 바로 나온 것을 그 자리에서 구입하기도 하였다. 병에 담아서 팔기도 하였지만, 시골에서는 소비자가 자신의 물병 또는 작은 통을 가지고 가서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위스키를 나무통에서 숙성하여 맛을 개선하는 것이 일반상식이 되었고, 1915년에 이르면, 모든 스카치 위스키는 최소한 3년 이상 숙성해야만 했다. 그 당시에는 통 내부에서 일어나는 매우 복잡한 화학적 과정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다양한 숙성 현상들이 여전히 해명되지 않고 신비로 남아있다는 것을 과학자들은 인정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위스키에 있는 600~800개에 이르는 다른 성분들을 밝혀내었지만, 풍미에 어떻게 관계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조사 중이다. 그러한 작업들이 어떤 진전을 보기 위해서는 1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상한다. 어떻게 보면 부럽기 짝이 없는 조사 전망이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젊은 위스키의 성장기는, 이 시기에 성숙한 맛으로 발전해 가는데, 증류소내의 공기와 나무통 재료에 아주 많이 의존하고 있다. 분자량이 큰 알콜이 에스테르와, 위스키에게 부드러움과 독특한 독자성을 주는 풍미 성분들로 변화해가면서 개성을 만들어 나간다.
마스터 블렌더는 현명하게 위스키를 연산이 아니라 숙성도에 따라 판단한다. 몇몇 위스키는 숙성년도가 꽤 낮았을 때 최적의 상태에 도달한다. 어떤 것은, 완성 단계에 이를 때까지 15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
그림 64 숯 과정
“화학자로써, 숙성을 목질에 대한 가에탄올 분해190), 즉 알콜에 의한 목질 분해과정으로 이해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통 내부는 사용하기 전에 불을 넣어 표면을 숯으로 만들고, 숯은 투과성 막 즉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버번통 내부를 숯으로 만드는 미국인들의 관습은 청어를 담았던 통을 구입한 증류업자가 냄새를 없애기 위해 불을 놓았던 일에서 시작하였다고 한다.
“증류주가 나무통에 들어가면 그린 풍미191)라고 하는 거친 풍미가 부드럽게 됩니다.” 라고 데니스는 말한다. “숙성 기간 동안, 나무통을 통해 매년 1~2%의 알콜이 하늘로 날라 갑니다. 또한 숙성기간 동안에 온갖 불쾌한 성분도 나무통으로 흡수되어 갑니다.”
숙성은 양방향 과정이다. 눅눅한 하일랜드 또는 섬 공기가 저장고를 통과하여 지나갈 때마다 통은 미세한 호흡작용을 한다. 위스키 풍미를 손상시킬 수도 있는 원치 않는 불순물은 숯을 통해서 빠져 나가고, 반면에 화학적으로 분해되고 있는 나무통은 그 성분을 위스키에게 전해 준다.
 “위스키에 스며들어가는 물질은 바닐린192), 코니페릴 알데히드193) 그리고 시납알데히드194)와 같이 수수께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데니스 니콜은 설명한다. “이 물질들은 향수 성분, 당류 그리고 탄닌 등인데, 기본적으로 목질에서 나옵니다.”
위스키는, 풍미의 깊이 뿐만 아니라 위스키의 황금색이 숙성과정에서 오기 때문에, 위스키를 저장하는 용기의 형태는 매우 중요하다. 통의 용량은 다양한데, 큰 순서대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버츠 butts (500리터), 펀천 puncheons (450리터), 호그헤드 hogsheads (250리터) 그리고 아메리칸 배럴 American barrels (173리터) 등이 있고, 한 세기 전에는 사용하였지만 현재는 쓰이지 않는 작은 통들, 쿼터 quarters (127리터), 옥타브 octaves (45리터) 등이 있다.
“용량이 어찌됐든, 나무만 재료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참나무여야 합니다. 그 외의 것은 필요 없습니다. 참나무는 무독성이라서, 세포내에 불순한 물질이 없고, 나무결은 위스키를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치밀하여서 증발이 너무 빨리 일어나지도 않습니다.” 라고 데니스는 말한다.
통 만드는 장인195)
그림 65 통 제조
위스키를 변색시킬 수 있는 철못을 사용하지 않고 통을 만드는 전통적인 기술은 오랜 훈련을 요구한다. 통 제조기술은 대장장이 기술과 목공장이의 감식안을 합쳐 놓은 것과 같다. 그래야만 젊은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완벽한 용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6장의 나무 판재를 만들어서 접착제, 못 또는 나사 사용 없이 철고리로 단단히 고정하는 기술은, 자신만의 규칙과 전통을 가진 몇 백년이나 된 기술이다.

 

발렌타인사 통 책임자 대니 우드는 6년간의 견습기간 동안 일을 배웠고, 그 후에 통 숙련공이 되었으며, 통 책임자로 승진하였다. 모든 견습생과 같이 통 끝부분을 만드는 가벼운 작업부터 시작하였다. 전문 도구에 친숙해지고 그에 따라 근육도 단단해 지면서, 그의 기술은 더 복잡한 통제조를 할 수 있게 발전하였다.
견습기간이 종료하는 날, 그는 새로 고용계약서를 썼으며, 이는 아주 소중한 사건으로 여겨져서 특별한 입사 행사를 치렀다. “사람들이 나를 통 속에 집어넣고, 모든 사람이 나에게 물을 퍼부었습니다.” 라고 대니는 회상한다.
“그 다음에는, 나무통에 들어 있는 나에게 대팻밥, 계란, 밀가루 하여튼 손에 닿는 것은 모두 덮어 씌었습니다. 그리고 작업장 마루로 통을 굴리더군요. 처참한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견습직에 작별을 고하고 통기술자로 출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동료들이 위스키로 건배제안을 하면서 축하해 주었답니다.”
발렌타인 17년의 블렌딩에 사용하는 몰트 위스키는 달콤한 맛과 색상을 주는 셰리통, 그리고 화이트 오크로 만든 버번통에서 숙성하고 있다. 미국법률에 따르면 버번 숙성을 위해 버번통을  단 한번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만 스카치 위스키 증류업자들은 셰리통과 마찬가지로 버번을 숙성하기 위해 쓰였던 오크통도 위스키에 미묘한 개성을 주는 것을 알고 있다.
“일회 사용규칙”은 노동조합이 통 기술자들의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하라고 정부에 압력을 가한 결과였다. 의회가 통 일회 사용 아이디어에 동의하였다. 거의 사용하지도 않은 좋은 통이 넝쿨째 굴어 들어오다니. 그것은 스카치 위스키 산업에 음악처럼 들렸고, 증류회사들은 그것을 낚아챘다.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 모두 숙성 기간 동안 몇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그것은 통 크기, 저장 시 알콜 도수 그리고 저장고의 온도 및 습도이다.
저장한 모든 발렌타인 17년 원액이 좋은 위스키를 감별하는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통에는 수많은 숨구멍이 있어서, 숙성 기간 동안 공기가 통 내부로 들어가고 그리고 소량의 원액이 매년 2% 정도 조금씩 통 외부로 영원히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이것을 천사의 몫196)이라고 한다. 몇 년 동안 천사의 몫이 누적되면 상당한 양에 달한다. 누군가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매년 9천만 리터가 스코틀랜드에서 손실되고 있다. 이것을 병으로 환산하면 1억 5천만 병이 하늘로 날아 올라간 것이다. 모두 통을 빠져 나가는 자연 증발 현상에 의해서 말이다.
여름에는 팽창하고 겨울에는 수축하는 위스키 자체의 반복활동 도움도 받으면서 통은 호흡을 한다. 이러한 호흡활동을 통하여 오크통은 미묘한 풍미를 위스키에게 전해 준다. 이때에 주변 환경 이를 테면 바다 공기라든가 하일랜드 이슬비가 주는 어떤 흔적도 위스키에게 전달한다. 그래서 어떤 증류소는 숙성 저장고를 활짝 열어 환기가 잘 되게 한다. 다른 증류소는 가능하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러한 첨단과학과 자연 영향력의 융합에 있어서 저장고의 크기와 형태가 또한 중요시된다.
단층으로 보관하는 저장고에 비해 12층으로 보관하는 저장고에서는 중대한 온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발렌타인사는 저장고가 급격한 온도 변화 없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여, 가능하면 통에서 숙성이 균일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12층으로 통을 쌓아 올린 저장고에서는, 고저차라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라고 데니스 니콜은 설명한다. “저장고 상층에서 숙성한 위스키와 하층에서 숙성한 위스키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저장고는 다른 저장고에 비해서 더 달콤하고 순한 풍미를 줍니다. 이상적인 것은 전통적으로 내려온 3층 적재입니다만, 오늘날 관점에서 본다면 결코 경제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발렌타인 증류소는 전통적인 적재 방법을 쓰고 있다. 즐겨 사용하는 적재 방법은 “깔개”197)라고 알려진 것인데, 통들을 나란히 한층 적재하고 나서는, 통들 위에 나무 깔개(=가로대)를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또 한층 통들을 적재한다.

좋은 예로는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적인 증류소들 가운데서 하나인 발블레어 증류소다. “우리 저장소에서는 금속선반을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발블레어 증류소 사장 짐 예이츠는 설명한다. “적재 장비가 다닐 수 있도록 중앙 통로를 콘크리트로 만들었는데 그게 두드러져 보일 뿐이죠. 우리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깔개 방식에 기대어 통들을 나무 깔개 위에 적재합니다.  모든 우리 저장소는 낮게 저장해서 공기가 잘 통합니다. 1985년에 세워졌는데 3단으로 적재하고 있습니다. 아마 차이를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림 66 발블레어 저장소
낮게 저장하는 저장고는 넓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결과적으로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1964년에 세운 저장고는 전체 길이가 약 150미터로, 스코틀랜드 어떤 증류소보다도 가장 깁니다.” 짐 예이츠는 말한다. “보험회사는 그 규모에 조금 긴장하였습니다. 만약에 화재라도 발생하면 위스키를 모두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중간에 벽을 만들어 두 개로 분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블레어 저장고로 흘러 들어가는 하일랜드 공기는 불과 1킬로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스코틀랜드 북해 해안에 있는 드로낙 퍼스지역198)에서 불어 오는 것으로 습기를 머금고 있어 축축하다. 아일레이 섬에 있는 아드벡과 라프로익 저장고는 바다와 마주하고 있다.
증류소 사장들에 따르면, 바다 공기에 노출된 위스키는 숙성기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데, 아마도 서쪽 섬들을 둘러싼 멕스코 만류의 일정한 수온 때문에 통의 수축과 팽창이 더디기 때문일 것이다. 추가적으로 통이 클수록 숙성이 느린데, 예를 들어 버츠 (500리터)는 호그헤드 (250리터)보다, 호그헤드는 호기199)보다 느리다.
위스키 제조는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되는 사업이다. 마스터 블렌더의 최대 관심사는 품질뿐이다.
“숙성은 매우 주관적인 영역입니다.” 라고 데니스 니콜은 설명한다. “어떤 사람은 숙성이 반 밖에 안 되었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은 다 되었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전문 기술을 가진 블렌더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각각의 위스키는 각각에 맞는 최적 숙성 기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이사이드는 12년 정도, 아일레이 몰트 위스키는 15년 내지 17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를 든다면, 라프로익 10년산은 강한 스모키 풍미를 가진 묵직한 피트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5년 더 숙성하면 피트 맛은 억제되고 나무 성분이 배이기 시작합니다. 나무 성분과 강한 피트향이 더 잘 균형을 이루었다는 식으로 표현을 하지는 않겠지만, 그 위스키에서 거의 꼬냑과 같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크통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여운이 긴 풍미를 위스키에게 전달합니다.”
위스키가 병에 담겨 공기가 차단되면 모든 숙성은 멈춘다. 병에 담긴 발렌타인 17년 하나하나가 같은 품질과 풍미를 유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발렌타인 17년에 사용하는 몰트 위스키는 증류시점에 알콜 도수가 70% 정도이다. 이것을 63.5%까지 낮춘 다음에 오크통에 붓는다.
“어떤 증류소는 증류기에서 직접, 증류한 그대로 통에 넣습니다.” 데니스는 말한다. “물로 희석하지 않기 때문에 양으로 따진다면 적습니다. 그렇지만 물을 첨가하면 실제 숙성을 촉진하여 숙성과정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합니다.”
블렌딩하기 위해 사용하는 숙성된 위스키의 알콜 도수는 고농도이기 때문에, 미네랄을 제거한 중성수를 넣어서 알콜도수 43%까지 낮춘다.
“중성수란 위스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속이온 즉 칼슘, 마그네슘, 철분 또는 구리를 제거한 물입니다. 예를 들어 위스키가 철분과 만나면, 영구적으로 녹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아지랑이 같은 것을 만드는 미립자를 전문용어로 플록200)이라고 하는데, 바로 칼슘이 원인입니다.” 라고 데니스는 덧붙인다.
숙성한 위스키가 병에 담기는 긴 여정동안, 발렌타인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4가지 요소가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생명력 넘치는 보리가 발아, 당화 그리고 발효 공정에서 산에서 내려오는 순수한 물과 만났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포트스틸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였고, 마지막으로 젊은 위스키는 섬세하고 부드럽게 변신하기 위하여 오크통과 상호작용하였다.
좋은 보리에서 나오는 풍부한 풍미, 손으로 캔 피트 그리고 순수한 물에서부터 최고의 전통과 현대 기술이 결합하여 증류와 숙성을 할 때까지, 생산 공정 매 단계마다 최상의 상태에 있는 천연 성분을 수확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까지의 영어 원문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 고리 저글링
첫 번째 통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아마 움푹 파인 나무를, 햇볕에 의해 우그러들거나 쪼개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개암나무로 묶어을 것이라고 역사학자들은 생각한다.
쿠퍼링201)(통제조)이란 언어는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았다. 배럴은 프랑스어 바릴202)에서 왔고, 퍼킨203)(약41리터) 그리고 핀204)(약20리터) 같은 언어는 네덜란드어에서 왔다. 1420년 초에 통 용량 표준화 법령이 통과하였는데, 그 당시 나무는 생활 필수품으로 쓰인 보편적인 용기였다.
통제조는 항상 높은 기술도를 지닌 직업으로 간주되었다. 1537년, 통제조회사의 견습기간은 7년이었고, 엄격한 시험을 거쳐야만 끝났다. 비전문가가 할 일이 아니었다. 난파선에서 살아남은 로빈슨 크루소는 스스로 집, 테이블 그리고 의자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물을 담기 위한 통을 만드는 작업에서 그는 완전히 나가 떨어졌다.
통제조 기술자는 자신만의 도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모루의 일종인 스터디205)인데 줄철판을 고리로 만드는데 쓴다. 바이스206)라고 하는 도구는 거대한 코르크 마개뽑이처럼 생겼는데 통 머리를 잡아 뺄 때 쓰며, 데블207)이란 도구는 따르는 술구멍으로 집어넣어서, 내부에서 통머리부분을 쉽게 만드는 데 사용한다.

형태와 강도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 판재를 정확하게 구부려야 하는 단계는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한다. 판재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임시 고리로 모양을 잡은 다음 타오르는 불에 또는 증기실에 놓는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접합하기 위하여 비스듬하게 깍은 통 머리부분은, 판재 끝에 있는 홈에 꽉 맞게 고정한다. 고리를 제 위치에 놓고, 완성된 통은 기밀성 및 용량 시험을 한다.

그림 67 옛날 통 작업장 모습.
말린 꽃창포줄기로 통 끝부분을 꽉 막아주는 섬유 와셔208)를 만든다. “꽃창포는 고대 이집트 파라오시대부터 이러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어 왔습니다. 지금까지 대안을 만들려고 많이 시도하였지만, 꽃창포 만한게 없습니다.” 라고 대니 우드는 설명한다.
놀랍게도, 통기술자들은 측정도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통기술자의 기술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정확한 경험법칙에서 나온다. 노련한 통기술자는 한번만 척 봐도 통용량을 알 수 있고, 목재의 종류가 무엇인지, 얼마큼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다. 통을 툭 한번만 두들겨 보아도 통 안에 위스키가 얼마큼 들어있는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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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목당 wood sugars
190) 가에탄올 분해 ethanolysis, 자연계의 화학반응 중에 에탄올분자가 작용하여 일어나는 분해반응.
191) 그린 풍미 green flavours, green에는 과일, 채소 등이 덜 익은 그래서 떫은 맛 이라는 의미가 있다.
192) 바닐린 vanillin, 바닐라에서 뽑은 향료
193) 코니페릴 알데히드 coniferylaldehyde
194) 시납알데히드 sinapylaldehyde
195) 통 만드는 장인 Cooper
196) 천사의 몫 angels’ share
197) 깔개 dunnage
198) 드로낙 퍼스 Dronach Firth
199) 통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겨 본다면 버츠는 엉덩이, 호그헤드는 돼지, 호기는 젖땐 새끼돼지.
200) 플록 flock
201) 쿠퍼링 coopering
202) 바릴 baril
203) 퍼킨 firkin
204) 핀 pin
205) 스터디 studdy
206) 바이스 vice
207) 데블 devil
208) 섬유 와셔 fibre wa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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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출처
제목
출처
작자
그림
62
1986년 글렌드로낙 증류소 오크통
발렌타인사
그림
63
숙성 중인 위스키
발렌타인사
그림
64
숯 과정
발렌타인사
그림
65
통 제조
발렌타인사
그림
66
발블레어 저장소
발렌타인사
그림
67
옛날 통 작업장 모습.
wikipedia.org
Helge Kl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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