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장 포트 스틸
THE POT STILL
그러나 힘찬 생명력을 넣었을 때만이,
그때야말로 당신 빛나리니.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자” 로버트 번즈
수수께끼
포트스틸이 발렌타인 문장 방패에 그려져 있는 것은 증류과정에 있어서 풍미와 품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스카치 위스키는 보통 두 번, 아이리쉬 위스키는 3번 증류한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자신들의 방식만이 진짜라고 자랑한다. 그것을 듣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쓴웃음을 짓는다. 아마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처음부터 똑바로 하면 세 번까지 할 필요가 없을 터인데.
실제로, 로버트 힉스와 같은 저명한 마스터 블렌더들은 세 번째 증류는 완제품에 아무런 풍미도 더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악의 없는 논쟁들이 돌아다님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위스키의 뛰어난 맛이 어디에서 오는 지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이다.
보리가 관련이 있을 터이고, 피트의 양도 확실하게 관련되어 있다. 지역마다 품질과 특성이 다른 물 또한 확실한 존재감이 있다. 그렇지만 좋은 위스키를 만드는 요인,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일반적으로 수긍하는 요인의 하나는 수공업으로 제작한 빛나는 구리 증류기의 크기와 모양이다. 전통적으로 증류업자들은 증류기의 움푹 들어간 상처 하나 하나 그리고 거미줄마저도 신성시하여, 몰트 위스키의 섬세한 맛을 해치지 않는 한 변경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포트스틸을 둘러 싼 수많은 미신이 있고, 반면에 그 재앙을 피하는 지혜들도 풍부하다. 아마도 증류소 자체의 환경이나 지리적인 위치가 위스키에 주는 신비한 영향도 논의 되었을 것이다.
“19세기 말, 로세스 근처에 있는 한 유명한 증류소가 사업이 잘 되어 확장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퇴직한 얼라이드 도맥 몰트 증류소 사장 빌 크레이그는 설명한다. “그들은 길 건너편에 또 다른 증류소를 만들었습니다. 같은 물과 거의 똑같은 증류기를 사용하였습니다. 심지어, 큰 길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신 증류소에서 구 증류소까지 파이프를 설치하였습니다. 괴상하게도 새로운 공장에서 생산된 몰트에서 더 가볍우며, 과일향 맛이 더 났습니다. 그것은 원래와는 정말 다른 것이었고, 결국은 다른 이름을 붙였답니다.”
위스키 신들이 하늘에서 미소를 보내 줄 때, 때로는 증류소 이사가 성공적인 경우도 있다. 야성적인 자연미가 아름다운 로스 앤 크로마티에 있는 발블레어 증류소는, 글래스고와 남쪽 지방을 이어주는 하일랜드선의 지선인 새로 만들어진 철도의 장점을 이용하기 위하여 1872년 8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사하였다. 신기하게도, 도박 같은 위험한 이사는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떨치고 위스키의 풍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증류업자는 스스로 정말 천운이라 여기고, 다시는 이사하지 않았다.
“위스키 업계는 정말 보수적입니다.” 빌은 말한다. “만약 증류소가 좋은 위스키를 생산한다면, 혹시 변경하여 완제품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까봐 여간해서는 아무것도 변경하려 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차이를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마스터 블렌더는 그것을 꼭 찍어 낼 터이니 말입니다.”
오랜 미국 속담 “못 쓸 정도만 아니라면 그대로 쓰라.”는 것은 증류소 모토와 거의 같다고 할 것이다.
증류기 형태
위스키 업계에서는 다양한 포트스틸을 사용하고 있다. 키가 큰 것, 작은 것, 불룩한 것 그리고 홀쭉한 것. 스틸에는 불필요한 기름 그리고 다른 화합물이 포트스틸 안으로 돌아와 떨어지도록 다양한 요철이 더해진다. 몇 세기 동안 긴 목과 짧은 목에 대해서, 정확히는 어느 형태가 최고의 위스키를 만드는 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지속되었다.
“목이 길수록 위스키 맛은 가벼워진다.” 라고 전해져 오는 오래된 기준이 있다. 그 이론의 근거는, 증류기에서 날아 올라간 알콜 증기에 들어 있는 기름과 다른 자연 불순물들은, 응축되기 전에 증류기로 돌아와 떨어져서 더 순수한 위스키를 만든다는 것이다. 만약에 그렇다면, 예를 들어 발블레어 증류소와 같이 땅딸막한 포트스틸을 사용하고 있는 증류소는 어떻게 매우 세련된 몰트를 생산할 수 있을까?
발블레어 증류소는 지난 몇 년 동안 자체 브랜드는 생산하지 않고 발렌타인사에 원액을 공급하기 위해 생산하여서, 거의 판촉활동이라든가 광고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근처 성들에 거주하고 있는 저명하고 부유한 국제적인 회사 손님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들은 전설적인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를 시음하기 위해서 발블레어 증류소를 방문한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하일랜드에서는 가장 큰 증류기라고 자랑하는 경쟁사 증류소는 못 본 척 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그 대답은, “위스키의 특성은 사실 제조된 증류주의 순수함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증류주가 함유하고 있는 천연 성분에 의해서 결정된다.” 라는 두 번째 법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5년 동안 우리는 같은 물을 사용하였고 우리 증류기의 형태는 결코 바뀐 적이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물이나 증류기를 바꿀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라고 발블레어 소장 짐 예이츠는 말한다.
포트스틸은 위스키 제조 공정의 정중앙에 놓여 있다. 알콜 도수가 5~10%인 부드러운 맥아 맥주인 ‘워시’는, 워시 스틸이라고 알려진 1차 증류기에 쏟아 붓는다. 워시 스틸은 증류 공정의 중심인 스피릿 스틸보다도 훨씬 큰데 왜냐하면 많은 양을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워시 스틸은 물이 끓기 시작하는 비등점 직전까지 가열하여, 거품이 이는 효모 액체가 증발하기 시작할 때까지 온도를 유지한다. 알콜과 많은 휘발성 화합물들이 제일 먼저 증발하여, 증류기 목 꼭대기까지 올라간 다음, 흐르는 물에 잠겨 있는 구리 코일 튜브 즉 웜
175)이라는 장치에서 응축한다.
증류기를 만드는 뛰어난 기량을 지닌 장인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증류기를 만든다. “밀튼더프 스틸을 1896년에 설치하였습니다. 그것을 1950년에 교체하였습니다.” 라고 빌 크레이그는 말한다. “그 사이에 얼마나 자주 어깨 부분이나 목 부분을 수리하거나 교체하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쟁 직후 구리가 부족하여서 계속 땜질을 하고 보강을 하였죠. 마침내 증류기를 교체하였는데, 얼마나 얇아졌는지 엄지손가락으로 눌러도 움푹 패일 정도였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위스키 제조에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습니다.” 라고 빌 크레이그는 말한다. “많은 부분이 기계화되어 옛날과 같은 뼈 빠지는 힘든 육체노동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여전히 예전과 동일하게 살아 있습니다. 증류의 기본 기술에 관한 한,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하일랜드 증류소들에 살아 있는 몇몇 생활의 단면들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되어 왔다. 빌은 위스키가 말과 마차에 실려 증류소에서 나가고 댐에서 물을 끌어 전기를 생산하던 밀튼더프 증류소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때로는 한밤중에 아버지가 깨우고선, “아들아, 댐이 꽉 찼으니 가서 수문을 열어라.” 하고 말씀 하시곤 했죠. 그것이 전혀 싫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뻤습니다.”
1930년대 소년시절, 아버지가 밀튼더프 사장이었을 때 고모 마가렛은 글렌버기 증류소를 운영하였다. 스카치 위스키 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최초의 여성 사장이었다. 하굣길에 자전거를 타고 그 두 개의 증류소를 방문하곤 했다. 그의 나이 16살 때,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서 밀튼더프 증류소 인턴이 되었고, 아버지가 은퇴하자 사장으로 뒤를 이었다.
“위스키 제조가 그리 흥미로운 이유는…” 빌은 옛날을 회고하면서 말한다. “전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산업공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는 유기물을 다루고, 많은 부분이 증류 장인의 직관력과 그 동료들의 기술에 의존합니다. 거기에는 항상 계량할 수 없는 어떤 요소가 있습니다. 결국은, 이 증류사업에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정말 정직합니다. 아니 정반대로, 설명할 수 없는 요소야말로 발렌타인과 같이 휼륭한 스카치 위스키의 성공 요인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도 나무 워시백
176)을 사용하는 많지 않은 증류소 중의 하나인 발블레어 증류소는, 업계에서 정말 오래된 희귀한 증류기를 응급상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구리 포트스틸은 리벳으로 고정하여 만들었는데, 20세기 초반기 작품입니다.” 라고 짐 예이츠는 자랑스럽게 말한다. “아주 독특합니다. 내가 여기 있는 18년 동안 사용한 적이 없지만 필요하면 당장 내일이라도 가동할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구리 증류기 장인들은 포트스틸을 수리하러 다니느라 항상 바쁘다. 구리는 일반적으로 바닥 부분이 약 2cm, 어깨 부분이 약 1.3cm 두께이다. 동일한 두께가 오지
177)까지 유지되는데, 오지는 어깨와 목의 접합부로서 가장 많은 마모가 발생하는 부분이다. 목 부분으로 올라가면서 두께는 약 1cm로 얇아진다.
한때는 손으로 동판을 두들겨 포트스틸을 만들어서 증류기마다 독특한 자국을 남겼다. 오늘날 증류기는 동판 롤러와 기계 망치로 성형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서 부드러운 외형을 가지고 있다.
워시 스틸과 스피릿 스틸은 전통적으로 연탄이나 피트를 연료로 썼다. 이 연료는 화력을 미세하게 관리하기 힘들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화력이 너무 강하면 워시가 끓어 버려, 증류주의 풍미를 망쳐 버린다. 발렌타인 17년 주요 몰트 위스키액 중의 하나인 오크니 지역에 있는 스카파 증류소는 1885년에 세워졌는데, 증기 재킷
178)를 처음으로 설치한 역사를 기록하였다. 그것은 외부 석탄보일러로 증기를 만들어 그 증기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혁신
“1940년대 말부터 50년대 초까지, 몇몇 증류업자들은 석탄을 대체하여 석유로 증류기 밑바닥을 가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빌 크레이그는 회상한다. “그것은 성공적이지 못했는데, 석유에 들어 있는 높은 유황성분이 증류기를 망쳐 버렸습니다.”
쉽게 유행에 휩싸이지 않는 발렌타인사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망설였다. 잘못하면 새로운 방식이 발렌타인 17년의 품질과 높은 생산 가치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빌이 설명하였듯이, 비록 일반인은 풍미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할지라도 전설적인 후각을 가진 마스터 블렌더 잭 가우디는 반드시 알아챈다.
대신에 발렌타인 몰트 증류소들은 좋은 시기를 기다렸다. 빌과 그의 팀은 포트스틸 내부에 나선형 가열 튜브를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실험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증기로 가열한다는 부분만 빼고는 전기 주전자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였습니다.” 라고 그는 말한다. “나는 1958년에 글렌버기 증류소 사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증기 가열 방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소규모 증류기를 가지고 여러 실험을 하였고, 증기 가열 방식을 시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석탄보다도 화력 조절이 아주 용이하다는 것이었으며, 가장 큰 매력은 연료비용은 반으로 절감하면서 품질이라든가 풍미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석탄 화력의 단점 중 하나는, 만약 잠깐 깜박하면, 증류기 바닥을 태워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워시가 끊는 점에 도달하여 거품이 일 때에, 온도를 조절하는 유일한 방법은 호스로 찬물을 끼얹어 열을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증류소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니터 할 수 있는 검사 유리창이 없었습니다. 할로우 볼
179)이라고 있었는데, 그것은 액체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증류기 머리 부분을 탕탕 두드리는 장치입니다. 화력을 높이고 또 그것을 내리고 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석탄을 낭비하였습니다.”
실험은 대성공을 거두어서, 1959년에는 펄트니 증류소와 글렌카담 증류소에, 그 다음에는 밀튼더픈 증류소에, 마침내는 발렌타인사의 모든 몰트 증류소가 내부 증기가열 방식을 채용하였다. “다른 증류소들도, 비록 그들은 기밀로 하고 있었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우리 방식을 모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품질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약속을 타협하지 않고 돌파구를 찾았기 때문에 정말 기뻤습니다.” 라고 빌은 회상한다.
증류기 구리 표면에 직접 가열을 안 한다는 것은 증류기 수명이 연장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헌신적인 증류소 사장이라면 위스키 풍미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증류기 교체를 피하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할 것이다.
한 때 증류소 사장은 증류실에 쳐져 있는 거미줄을 제거하는 것마저도 조심스러워 하였다. “우스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해할만 합니다.” 라고 발블레어의 짐 예이츠는 말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조건이 100년 이상 좋은 위스키를 생산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을 바꿀 이유는 없다. 쓸데없이 건들면 위험하다는 격언이 있듯이 말입니다.”
장인정신
증류는 위스키 제조의 핵심 공정으로, 증류주 제조자는 그의 모든 기술과 손과 눈을 총동원하여 집중해야 한다.
증류주는 증류 첫번째 단계인 워시스틸에서 모으는데 거칠다. 이것을 “로우와인
180)” 이라고 한다. 증류주는 워시스틸에서 모든 알콜이 증발할 때까지 리시버
181) (로우 와인 저장탱크)에 저장된다. 그 다음으로, 모인 증류주는 스피릿스틸로 이동하여, 거기에서 증류 공정은 주의 깊게 온도조절을 하며 더 천천히, 더 정밀한 방법으로 진행한다.
1823년에 스피릿 세이프
182)을 발명하였는데, 그것은 세금을 내기도 전에 제조 공정 어느 단계에서 불법적으로 손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한 세금 징수원들의 고육지책이었다. 큼지막한 자물쇠를 채운, 금붕어 어항을 닮은 이 별나게 생긴 장치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으로 증류기술자는 증류주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증류를 조절하고 모니터링 한다.
증류를 진행시키면, 뜨거워진 로우와인에서 발생한 증기는 증류기 목부분에 다다르고, 이윽고 냉각기에서 식혀진다. 이 응축된 로우와인은, 아직 위스키라고 부를 수는 없는데, 증류기술자가 엄격하게 지켜보고 있는 스피릿 세이프의 깨끗한 유리를 통과한다.
젊은 증류주는, 일반적으로 “컷(=자름)”이라고 부르는 세부분으로 나눈다. 초류액
183)은, 맨 처음 나오는 증류주인데, 위스키에 적합하지 않은 천연 오일과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다.
초류액은 최대 40분까지 계속 나온다. 이것이 끝나면, 스피릿 세이프를 통과하는 무색 투명한 증류주가 푸르스름한 색을 띠는데, 이것으로 증류기술자는 증류주가 순수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사하기 위해 증류기술자는 증류수를 넣어서 초류액이 순수한 증류주로 진행되었는지를 알아 볼 수 있다. 만약에 증류주가 안개 같이 흐려진다면 초류액이 아직도 나오기 있다는 증거다.
증류주가 맑아지면 초류액이 다 나온 것이다. 초류액 다음에는 전체 증류주 흐름에서 중간 부분이자 핵심인데, 순수한 술이 나온다. 위스키를 제조하기 위해 모으는 이 보리 증류주는 중류액
184) 이라고 부르는데, 알콜 함량이 65% 정도이다.
중류액 과정 막바지에 들어서서, 구리 증류기가 가열되어 대부분의 알콜이 증발할 즈음에, 위스키에 좋지 않은 맛을 주는 기름 성분 및 다른 불순물이 증발하기 시작한다. 센터컷 이라고도 부르는 중류액 다음 과정으로, 잔류액
185)이라고 한다. 잔류액은 다른 관을 통해 로우와인 저장탱크로 돌아가 초류액과 합쳐진다. 그 저장탱크에서 증류를 기다리고 있는 로우와인과 섞인다.
증류기술자는 증류주를 직접 만지지 않고서도 그것을 폐기하고 저장하는 레버작동으로 초류액, 중류액 그리고 잔류액의 흐름을 조절한다. 스피릿 세이프는 무색의 흐르는 증류주를 검사하는 비중계를 갖추고 있어서, 로우와인이 증발을 끝마치고 단지 증류수만 흐르는 때를 알 수 있다.
중류액(中流液)을 포착해 내는 것은 고도의 기술과 경험을 요구한다. 라프로익 증류소 사장 이안 헨더슨은 이렇게 말한다. “증류기술자가 여기에서 똑바로 일을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담금질과 발효를 잘하고, 아무리 숙성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더라도, 최고의 품질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위스키가 다른 위스키보다 우수한 이유는 방법에 달린 것일까? 아니면 포트스틸의 크기와 형태가 풍미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위스키 풍미는 증류를 시작하기 전에 여러 방법으로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포트스틸은, 비록 포트스틸이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들을 무시하지 못한다. 발렌타인사 과학자와 마스터 블렌터는 증류의 중요성에 대해서 논쟁적인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 그들은, (모양과 크기가 중요하다는) 전통적인 견해는, 최고의 기술과 정밀도로 중류액(中流液)을 추출해야 한다는 견해에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이 주장하기를, 증류주가 완전히 투명해질 때까지 초류액을 흘려야 한다고 합니다. 최대 40분까지 말입니다.” 라고 로버트 힉스는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어떤 학설은 말하기를, 얻고자 하는 특정한 풍미들을 놓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나는 증류주가 투명하게 되기 전에 나오는 몇몇 풍미들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맛이며, 결코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가르침을 받으면서 커 왔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 몰트 증류소들은 10~25분 동안 초류액을 흘러 보내고 나서, 컷을 합니다.”
“그 시기는, 나와 나를 돕는 샌디가 증류소를 순환하며 방문할 때 정합니다. 2시간 30분마다 스피릿 세이프에서 샘플을 채집하여 풍미를 검사합니다. 어떤 샘플에는 원치 않는 풍미가 포함되어 있지만, 또한 보존하고 싶은 풍미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풍미는 숙성할 것이고 향후 몇 년 후에 우리가 추구하는 바로 그것을 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증류하는데 바탕을 두고 있는 철학입니다. 각 증류소의 증류기가 안정된 증류주를 생산한다면, 형태에 대해서는 별 걱정을 안 합니다.”
“과거에 취했던 컷을 꼼꼼히 검사하면서, 증류를 언제까지 할지 특정 시간을 결정합니다. 이것은 전통보다는 10분내지 20분정도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키가 작고 땅딸막한 증류기는 10분 정도 후면 원하는 풍미가 나올 수 있습니다. 길고 얇은 증류기에서 같은 풍미를 얻기 위해서는 20분까지 걸릴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컷을 빨리 하여, 색깔 보다는 후각으로 증류주를 검사합니다. 구닥다리 시각으로는 증류의 핵심인 중류액이 투명해 질 때까지 기다려야만 합니다. 그 방식은 원하지 않는 맛을 제거하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그 방식은 원하는 어떤 풍미를 놓칠 수 있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는 빨리 컷을 합니다만, 위스키는 완전하게 투명합니다.”
“나는 전통주의자이긴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단한 호기심을 아울러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접근방식은 발렌타인 17년을 만들어 성공시킨 하이램 워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방식은 우리가 소구하였던 스타일을 발렌타인 17년 뿐만 아니라 전체 발렌타인 패밀리 브랜드에게 주었습니다.”
보리, 물 그리고 증류기가 만나 연금술을 거친 후, 위스키는 숙성단계에 들어선다. 위스키와 참나무통이 교감하는 오랜 시간 그리고 긴 세월은 발자취를 위스키에 남긴다.
알콜 도수
현대 화학 훨씬 이전에, 알콜 도수를 측정하기 위해서 누군가가 기괴하고 특이한 방법을 고안해 냈다. 그들은 화약을 위스키로 적시고, 물을 조금씩 첨가하여, 혼합물에 불을 붙여 보아 시험하였다. 휘발성 칵테일이 폭발할 때, 위스키는 필요한 도수에 도달했다, 또는 입증되었다. (그래서 알콜 도수로 proof를 쓴다.) 물에 대한 위스키 비율이 43~57% 정도일 때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만약 증류주 알콜 도수가 이 비율보다 약할 때에는, 불꽃은 일어나지 않았다.
1952년 관세 및 소비세법은 증류주의 알콜 (프루프에 대한) 도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증류수와 증류주를 포함한 에칠 알콜 용량이, 증류수 용량 12/13 (92.3%)과 무게가 같으면, 프루프라고 간주한다. 각 액체는 화씨 51F에서 측정한다.”
다른 말로 프루프 증류주란, 증류주는 화씨 51도에서 증류수 12/13 용량만큼 같은 무게를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증류주 57.1%와 물 42.9%로 이루어졌다.
1740년, 관세 및 소비세 당국은 증류주 도수를 측정하기 위하여 고안된 기구인 클라크 비중계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1818년 비중법령에 의해 바르톨류뮤 사이키스
186)가 만든 좀 더 정확한 비중계가 널리 채용되었고, 1980년까지 표준으로 사용되었다.
1980년 1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을 멤버로 하는 기관인 국제법제계량기구
187)에서 추천하는 알콜도수 계량방법을 영국도 채택하였다. 사이키 측정방법을 대체한 이 방법은 섭씨 20도 일때 알콜 함유량으로 알콜 도수를 측정한다.
모든 스카치 위스키는 국내 시장에서는 최소 40% 알콜을 함유한 것을 판매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43% 알콜 도수도 있다.
버번 위스키, 라이 위스키 그리고 다른 증류주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미국 프루프 방식 알콜 도수 방법은 영국과 유럽 방법과는 다르다. 비교표는 아래와 같다.
미국 영국 및 유럽
100 Proof 50 %
86 Proof 43 %
80 Proof 40 %
여기까지의 영어 원문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 망치와 함께 여행을
발렌타인 17년에서 사용하는 몰트 위스키를 생산하는 포트스틸을 만들고 수리하는 스코틀랜드 장인들은 세상 여기저기로 일하러 다닌다.
스페이사이드 지역에 있는 쿠퍼스미스회사188)는 1900년대 초부터 증류기를 만들고 수선하고 있다. 세계 고급 위스키들 중 일부는 그들이 만든 증류기에서 생명을 시작하였다고 자랑할 만하다. 오늘날 생산방식은 조금 더 기계화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높은 수준의 장인정신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증류업자들은 증류기의 크기와 형태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거의 대부분 편집광적인 집착을 보입니다. 특히 개인 소유 증류소들은 말입니다.” 라고 리차드 사장은 말한다. “증류기가 움푹 들어간 자국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증류기에 있어서 정말 특별한 무엇이라고 강조합니다. 현재 위스키 산업은 더 상업성을 띄고 있습니다. 현대적 고려사항 중의 하나는 많은 방문객들이 둘러 볼 수 있는 보기 좋은 증류기를 갖추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고려사항은 속도입니다. 시간과 노동비용 때문에 더 빨리 일합니다. 옛날에는 좀 더 여유가 있었습니다. 증류소들은 6개월 동안만 운영하였기 때문에, 증류소가 문을 닫았을 때 수리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평균적 크기의 증류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4명의 기술자가 8~10 주를 일합니다. 과거에는 그러한 작업이 줄잡아서 3.5개월 정도까지 걸렸습니다.”
발렌타인과 같이 큰 증류회사들은 그들의 증류기 상태에 대해 연간 보고서를 발행한다. 워시스틸에 있어서, 헤드 부분과 콘덴서 부분은 8~10년마다 교체가 필요하고, 반면에 증류기 통은 25년까지 사용가능하다. 재미있게도 스피릿 스틸은 반대인데, 헤드 부분과 콘덴서 부분은 25년까지 사용가능하지만, 증류기 통은 단지 10년 정도의 사용연한을 가진다.
“원래는 망치로 증류기를 두들겨서 두께를 측정하였습니다. 지금은 더 정밀해져서 초음파 장비로 측정합니다.” 라고 리차드는 설명한다.
기술자들은 증류기를 일련의 원뿔형 물체로 본다. 개별 증류소들이 요구하는 크기로 만들기 위해 구리판으로 조심스럽게 원뿔형 물체로 각을 잡은 다음, 솥과 목 등을 성형한다. 견본은 예전 증류기에다 철사를 구부려서 모양을 만들어 따온다. 증류기를 달구고 성형해 가는 기술자들은 그들이 가고자 하는 견본과 비교해가면서 그들의 작품을 시험한다.
“실제 성형과 망치 과정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리차드는 말한다. “변한 것은 다 함께 증류기를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지금은 매우 정교한 용접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에서는, 모든 이음매를 리벳으로 고정하였기 때문에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난 그 분들은, 시간을 가로질러 전해 내려오는 아름다운 작품을 창조하였습니다.”
“수준 높은 기술과 장인정신이 그대로 살아 있는데, 여전히 모든 증류기는 자신만의 특별한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류기는 주문 제작입니다. 미리 생산하여 창고에 쌓아 두는 그런 것이 아니죠. 사실 기계화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견습제도를 두고 다음 세대에 기술을 전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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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웜 worm
176) 워시백 washback – 위스키 공정에서 발효가 일어나는 통. 나무와 스테인레스 두가지 재질이 있다. 나무는 보통 40년 동안 쓰이고, 소나무와 낙엽송으로 주로 만든다.
177) 오지 ogee 우리말로 총화선(蔥花線), 반곡선(反曲線)이라 한다.
178) 증기 재킷 steam jacket
179) 할로우 볼 hollow ball
180) 로우와인 low wines
181) 리시버 receiver
182) 스피릿 세이프 spirit safe
183) 초류액 foreshots
184) 중류액 centre cut. 어떤 곳에서는r middle cut이라고도 표현한다.
185) 잔류액 feints
186) 바르톨류뮤 사이키스 Bartholomew Sikes
187) 국제법제계량기구 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Legal Metrology
188) 쿠퍼스미스회사 Coppersmiths A. Forsyth &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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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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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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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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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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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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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드로낙 증류소 스프릿 세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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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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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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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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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스틸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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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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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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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목-발블레어 증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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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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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목-라프로익증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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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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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릿세이프-아드벡증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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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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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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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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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증류기제작공장-쿠퍼스미스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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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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