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TH AND HEATHER
헤더가 피어나고, 목초지는 베워진 즈음,
우리 젊은이들은 새벽녘 어느 날 사냥을 떠났다.
어디에서부터 세상의 위대한 위스키 중의 하나인 발렌타인17년 이야기를 시작할까? 마스터 블렌더 로버트 힉스는 주저함이 없다.
“냄새 맡는 것에서 시작합시다.” 라고 말하면서 넉넉하게 발렌타인 17을 튤립잔
7)에 따랐다.
우리는 따뜻한 샘플링 방의 타탄
8)소파에 앉아 있고, 로버트는 엠버골드
9) 위스키를 빛에 기울이며 찬찬히 살핀다. 밖은, 겨울의 첫 번째 손가락이 나무를 타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상쾌한 바람이 근처 로몬드 호수로부터 불고 있다.
로버트는 17년의 향을 발산하기 위해 물을 조금 추가하고, 내가 따라 할 수 있도록 주전자를 가로질러 미끄러트려 주었다. “향은 겹겹이 쌓여 있답니다.” 라고, 술을 가볍게 냄새 맡으면서 이야기 해 주었다. “그 비밀을 한 겹 한 겹 벗겨 내야합니다. 그래야 위스키의 핵심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 갈 수가 있지요.”
그의 시범을 따라서 하다 보니, 오크 향과 헤더의 달콤함을 감지 할 수 있다. 스모키 맛과 희미한 바다의 향기도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그리고 숲 향기, 젖은 풀 냄새, 들꽃 향기 …….
로버트는 눈을 감고 그가 만든 위스키의 풍부함이 어떤지 느낀다. 필연적으로 위스키가 탄생한 야생 시골 – 시원으로 이끄는 섬세하고 복잡한 아로마 조합.
그때에 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지를 깨달았다. 발렌타인 17년은 스코틀랜드의 향기와 풍미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진정한 스코틀랜드의 술이다. 산 속의 물, 잘 익은 보리, 피트 연기 그리고 헤더 등 스코틀랜드 풍경 그 자체의 풍미를 가지고 있는 위스키이다.
로버트가 그가 만든 위스키에 심취해 있을 때, 나의 생각은 위스키의 그 모든 것이 시작한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거대한 벌판으로 나아갔다.
스카치 위스키의 고향
피트와 헤더는 스카치위스키의 독특한 풍미에 있어서, 그리고 스카치위스키의 1,000년에 이르는 전통과 문화에 있어서 본질적이며 가장 독특한 것이다. 아메리칸 위스키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일본 위스키에서는 단지 피트 향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일 뿐이다.
“피트를 다른 나라 언어로 옮기기는 참 어렵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피트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라고 로버트는 설명한다. “가장 적절하게 비유한다면, 썩어서 단단하게 뭉쳐진 식물질, 달리 이야기한다면 아주 초기의 석탄이랄까요.”
하일랜드와 주위 섬들의 광활한 지역은 피트 층으로 덮여 있다. 피트 층은 부드러워서 길쭉한 삽으로 쉽게 떠 낼 수 있고, 연료로 쓰기 위해 말려서 포개어 쌓아 둘 수 있다. 바닷사람 특유의 싸한 냄새가 나는 아일레이10) 피트와는 대조적으로, 메인랜드11) 피트는 헤더와 가시금작화12) 냄새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위스키에서 그것을 찾기 위해 애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위스키에 잘 스며 있다.
“연기 맛
13) 자취는 피트가 원인이랍니다.” 라고 로버트는 말한다. “그렇지만 연기 맛은 좀 우스꽝스러운 용어입니다. 위스키를 모르는 사람에게 연기 맛을 이야기한다면, 아마 담배 연기 맛을 연상할 겁니다. 좀 더 적당한 용어로는, 부드럽게 퍼지는 풍미를 의미하는 아궁이 연기
14)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헤더
15), 히스
16) 또는 링
17) 이라고 더 잘 알려진 칼루나
18)는 위스키에 있어서 독특한 꽃향기의 원인이다. 쉽게 시들지 않는 강한 초목은 북부 유럽 변방에 걸쳐서 볼 수 있는데, 하일랜드 중앙과 동부의 황야와 습지보다 풍부한 곳은 없다. 이 지역에서 대부분의 스코틀랜드 몰트 위스키가 생산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헤더는 스코틀랜드의 바위투성이인 시골을 물들이고, 위스키에게 독특한 향기를 불어 넣어 준다. 헤더는 피트 토양에서 잘 자라고, 심한 비바람에 노출되어 황량하기 그지없는 기후에서 생존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거칠고 추운 겨울일지라도, 헤더는 항상 봄에 돌아온다. 늦여름에는, 계곡과 산비탈은 독특한 헤더 꽃들로 보라색으로 물들여 진다. 하얀색, 분홍색 그리고 희귀한 푸른색 계통과 같은 흔치 않은 변종들이, 중앙 하일랜드 바위 사이사이에서 자란다.
하일랜드의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헤더가 더 잘 자라게 정기적으로 헤더에 불
19)을 놓는다. 헤더의 신선하고 어린 싹은 스코틀랜드의 가장 중요한 게임 새인 붉은 뇌조
20)가 제일 좋아하는 먹이이다. 섬세한 향기를 지닌 에일 맥주를 양조하기 위해 수백 년 전부터 수확한 헤더 꽃은, 꿀벌들에게는 과즙을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이 질긴 작은 식물로 튼튼한 밧줄을 만들고, 지붕을 이는데 사용하고, 잠자리용으로 깔기도 하고, 청소 빗을 위한 자루로 만들고, 집에서 짠 타탄을 물들이기 위해 녹색과 노란색의 염료로 사용하였다.
브리튼 섬 전역에서, 헤더 잔가지는 행운의 강력한 부적으로 여겨진다. 당연하게도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은 그들이 가장 애용하는 다용도 식물을 미국으로 가지고 갔으며, 지금은 들판에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위스키 특유의 성분들이 자연에서 왔듯, 발렌타인 17년을 만드는 기술과 장인정신은 결코 스코틀랜드 자연과의 교감을 잃은 적이 없다.
몇 년 전, 거의 반세기에 걸쳐서 발렌타인 17년 마스터 블렌더였던 잭 가우디는, 그의 전설적인 코로 싱글몰트 위스키 잔을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다가 얼굴을 찌푸렸다. 확실하게 제자리에 잡지 못한 어떤 아로마가 있었다. 목초지 향내가 위스키에서는 드물지 않지만, 그가 맡은 이 향내는 어떤 특유한 향기였다.
잭은 그 펄트니 증류소에 온 샘플이 담긴 잔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빛으로 비추어 보았다. 그 섬세한 위스키는 거의 초록빛이 감도는 엷은 황금빛
21)으로 빛났으며, 그것은 그래야만 했다. 피트 연기맛과 바닷가 짠맛이 드리워진 은은한 단맛이 있었는데, 그것은 메인랜드지방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대부분의 증류소에서 예상할 수 있는 바로 그 맛이었다.
그런데도 무언가가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잭은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챘다. 전화를 걸어 그 당시 상무이사였던 톰 스콧에게 보고하였다. 잭은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북쪽 해안에 인접한 석회벽 증류소인 펄트니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잭과 같이 철저한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잭,” 단호하게 말했다. “프림로즈
22)가 펄트니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유감이지만, 그렇습니다.” 잭은 오랫동안 잊힌 특정 스코틀랜드 품종 이름을 언급하였다.
정원 가꾸기를 아주 좋아했던 톰은 웃었다. 위스키에 있어서 꽃향기는 일반적으로 나지만, 프림로즈는 있을 수 없다. 프림로즈는 너무 희귀해서 몇 년 동안이나 보이지도 않았는데, 어찌 홀로 위스키에 들어갈 수 있단 말인가.
잭은 그 샘플을 작업대 한 쪽에 놓았다. 스코틀랜드의 위대한 위스키 블렌더이자 위스키 업계의 원로로서,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를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 잭의 머릿속에는, 신중하게 꼬리표를 붙인, 냄새에 관한 수천 개의 상자가 가득 찬 기억 은행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 하나는 특이한 냄새에 대한 것이었다.
머지않아, 조사팀이 스코틀랜드의 바위 끝이 회색 빛 북해로 굴러 떨어지는 듯한 윅
23)지역으로 파견되었다. 그러나 증류소에서는 조금이라도 프림로즈를 닮은 것은 없었다.
잭의 동료이자 위스키 지식에 있어서는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고 일컬어지는 헥터 맥클레넌이 그 이야기를 할 때, 그는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조사팀은 그때 올드 펄트니 수원을 살펴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라고 회상한다.
“그리고 헴프릭스 호수에서 증류소까지 이르는 수로, 그 둑에서 자라고 있는 희귀 프림로즈 군락을 발견하였습니다. 지역 환경보호단체가 둘레에 울타리를 세울 정도로 관심사가 되었을 정도지요.”.
스코틀랜드의 정수
이 이야기의 중요성은, 잭 가우디와 헥터 맥클레넌처럼 위스키의 신비를 조예 깊게 이해하는 사람들에게조차도, 발렌타인 17년과 같은 고급 위스키 한모금과 그것이 시작한 거친 자연 사이에는 직접적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위스키 맛은 사용하는 물에서 시작합니다. 그것은 연수 또는 경수, 피트맛 물 또는 수정처럼 맑은 물일 수 있습니다.” 라고 헥터는 이야기한다. “몰팅(보리 발아 공정)과정에서 피트 사용에 따른 쌉쌀함, 보리 또는 옥수수에서 오는 달콤함, 효모에서 오는 과일 향, 통에서 오는 오크향 그리고 아마 달콤한 세리향이나 해풍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란 나라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어야만 위스키를 구성하는 자연과 풍부한 색채 그리고 다양한 냄새의 본질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고급 위스키의 제조와 숙성과정은 이러한 특성들이 녹아 들어가 있으며, 또한 발렌타인 17년을 정제된 스코틀랜드의 정수로 만든다.
이 오랜 신비를 푸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발렌타인에서 해외무역부서 임원인 헥터 맥클렌넌은 향기 샘플 상자를 고안하였는데, 이 상자를 이용하여 발렌타인 17년과 스코틀랜드의 독특한 지형 사이의 연관을 설명한다.
“고급 블렌디드 위스키에는 사실상 수백 종의 향기가 포함되어 있죠.” 라고 설명한다. “그 중에서 몇몇을 분리함으로써, 후각신경은 위스키와 그것이 온 자연환경과의 또렷한 연결을 찾을 수가 있는 겁니다.”
헥터의 샘플 키트에 있는 모든 향기는 스코틀랜드 시골지방과 발렌타인 17년 모두에게 공통으로 존재한다. 산에 피는 헤더, 피트, 탄 나무, 피트 연기, 야생 인동덩굴 꽃, 바닐라, 소나무, 시나몬, 과일 케이크, 장작을 태운 연기, 숯, 깍은 풀, 해초, 숲, 바닷가, 각종 허브, 아몬드 그리고 초코렛 등.
초콜릿이라니?
“초콜릿 향기와 감촉은 발렌타인 17년의 어떤 특정 원료에서 오는 것은 아니고, 블렌딩 할 때에 나타나는 것이랍니다.” 라면서 헥터는 미소 짓는다. “좋은 위스키는 신비로 차 있죠.”
발렌타인 17년에 들어가는 물과 보리의 순도는 매우 중요하다. 또한 신중하고 숙련된 직원들의 헌신이 세계에서 고급 위스키로 변함없이 존재할 수 있게 해 준다. 자연은 아주 중요한 성분이다. 발렌타인 17년을 생산하는 숙련된 장인들은, 자연의 미묘한 변화에 대응하면서, 발렌타인 17년의 품질을 유지해 오고 있다.
많은 스코틀랜드 사람들과 같이 헥터도 정열적인 낚시꾼이다. 화강암 위로 흐르는 물소리와 더불어 나무로 에워 싼 강에 서 있는 것, 그것이 그에게는 천국이다.
“발렌타인에서 느끼는 향기는 종종 낚시를 하고 있을 때 강에서 느끼는 것들입니다.” 라고 설명한다. “그것은 숲에서 나는 나무냄새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향기 중의 하나가 비가 갠 뒤 젖은 자작냄새거든요.”
“이런 숲 냄새들은 특히 중요한데, 위스키를 숙성할 때 쓰는 통에 흡수되어 있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위스키 저장소는 정말 완전히 나무들로 둘러 싸여 있는데, 자작나무, 소나무 그리고 온갖 종류의 낙엽수가 있는 조림지입니다. 나무 향기는 단지 오크통 자체에서만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위스키가 오랜 시간 숙성되는 장소가 있는 환경에서도 스며듭니다.”
발렌타인 17년이 왜 그리 좋은 풍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자연의 균형과 조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발렌타인 17년의 주요 몰트 중의 하나가 아드벡 증류소에서 생산되는데, 아드벡에서 피트를 파 낼 때에 상층부 피트는 사용하지 않는다. 피트를 파내는 노동자들은 7천년 경 매우 단단히 다져진 층인 하단까지 찾아가는데, 위스키의 진한 스모키향을 품은 좋은 피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황야
피트, 헤더 그리고 기타 식물들이 위스키에게 가져오는 자연향의 풍부한 종류들은 스코틀랜드의 독특한 기후와 지역에서 비롯된다. 비록 “지질학”이 원래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단어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학문적 기초 작업은 스코틀랜드에서 수행되었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한데, 스코틀랜드만큼 오래되거나 다양한 바위 형성물을 가진 지역은 드물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는 도시와 산업, 그리고 활기찬 500만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시골이다. 세계 최고 위스키 본향인 스코틀랜드는 79,000평방 km에 이르는데, 생태학자들은 유럽에서 마지막 남은 가장 넓은 황야라고 한다.
스코틀랜드 남단에 있는 덤프리스에서 최북단에 있는 투르소까지 거리는 런던에서 에딘버러까지의 거리 정도이다. 등산객들이 며칠 동안 행방불명 될 정도로 광활한 곳이다. 한때 사냥으로 멸종위기에 놓였던 늑대 개체수도 회복되어 다시 번성하고 있다. 게다가 남의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친숙한 장소여서 수많은 사람들이 황야의 평온과 고독에 이끌려, 낚시, 사슴사냥, 등산 그리고 스키 등을 즐긴다.
5억 년 전에 형성된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지방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바위 구조물로 둘러싸여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고도가 아주 높다는 것은 아니다. 하일랜드 65%가 해발 120미터 이상이고, 단지 6%만이 600미터 이상이다.
6,000만 년 전 스코틀랜드에서의 마지막 화산 활동은 인상적인 지형을 남기면서 멈추었다. 그로부터 훨씬 후인 15,000년 전에 산 정상은 움직이는 빙하에 의해 깎여 나갔는데, 결빙과 해빙이 반복되는 빙하기는 산 정상을 둥근 형태로 부드럽게 만들었다.
또 다른 빙하 활동은 스코틀랜드 연안에 700여개의 흩뿌려진 섬을 만들었다. 내륙에서는, 눈이 녹아 만들어진 강들은 화강암 지반을 깎아 깊은 계곡을 만들고, 헤더와 듬성한 나무들이 계곡을 채워나갔다. 그리고 후퇴하는 빙하는 물로 가득 찬 분지를 만들었는데, 훗날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호수가 되었다.
수만 년 세월이 흐르면서 황량한 지형은 숨을 멎을 듯한 아름다운 지형으로 진화하였다. 서서히 얼음이 풀리면서 새로운 토양과 수면이 나타났다. 스코틀랜드 소나무와 은색 자작나무의 씨가 바람을 타고 퍼지면서, 후퇴하는 빙하를 따라 광대한 숲에 심어졌다. 곰이 이사를 하여 수목사이 깊은 굴을 만들고, 멧돼지가 땅 속의 도토리를 찾고, 붉은 사슴과 다람쥐들이 뒤따랐다.
수천 년 동안, 울창한 숲이 스코틀랜드 60%를 덮었다. 숲은 차츰 사라져 갔는데, 초기 부족 집단의 마을 형성, 토양 침식 그리고 가축과 작물을 기르기 위해 제거되었기 때문이다. 중세시대에 스코틀랜드 고대 숲 80%가 사라져 버렸다. 예를 들어 1250년에 멜로즈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22,000만 마리의 양을 사육하기 위해 나무들을 제거하였다.
숲은 “삼림정리
24)”에 의해 더 축소되었는데, 그것은 1785~1850년 사이 하일랜드와 주변 섬들에게 영향을 미치었다. 대단위 양 사육장을 만들어 토지 생산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수입을 늘리려는 지주들에 의해 수만 명의 지역민들이 그들의 집에서 쫓겨났다.
오늘날 스코틀랜드는 아직까지 몇몇 넓게 펼쳐진 숲을 가지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산, 호수 그리고 계곡은 서로 가까이 어우러져서, 하일랜드 풍경에 기복이 심한, 변화무쌍한 모습을 주고 있다. 내한성 나무와 헤더가 무성하고, 화강암 위에 있는 두터운 피트 층을 통해 맑은 시내물이 흐르고, 반면에 비바람으로 부터 안전한 평야는 이상적인 보리 재배 지역을 형성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위스키를 만들기 위한 완벽한 조건을 스코틀랜드는 가지고 있다.
독특한 개성
스코틀랜드는 북위 55 ~ 60도에 놓여 있다. 삼림 파괴는 기후를 더 춥게 만들었겠지만, 어느 정도는 따뜻한 멕시코 만류에 있는 스코틀랜드 위치 덕택에 극한 기온은 드물고, 온화한 북서풍에 실려 온 습한 공기가 많다. 스카치 미스트라고 알려진 따뜻한 이슬비이다.
칼로 깊게 베어 진 지형과 같이, 기후도 또한 기복이 심하고 극단적이다. 여름에는 피트 연기가 한가롭게 올라가지만, 겨울에는 세찬 눈발이 산 정상에서 쓸려 내려온다. 하일랜드 게임
25) 발생지인 브래머는 영하 27도를 기록한 적도 있다. 너무 추워서 그물 속 물고기가 바다에서 끌어당겨지면 그대로 뻣뻣하게 얼 정도다.
토네이도가 수천의 가옥을 파괴하면서 글래스고를 거칠게 지나가기도 한다. 덤바튼에서는 일일 강수량이 250 밀리까지 이르기도 한다. 스트래스클라이드에 있는 로우더 힐에서는 블리자드라고 하는 눈보라가 50시간 쉼 없이 맹렬이 휘몰아치고, 시속 198 킬로미터까지 이르는 강풍이 기록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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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스카이섬 전망 |
“스코틀랜드가 최고의 위스키를 생산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몰트 보리에 디아스타제 등의 효소 함량이 높기 때문입니다.” 라고 헥터는 설명한다. “거의 밤이 없는 북부지역의 긴 여름동안에 햇살이 고농도 디아스타제를 함유한 몰트보리를 만듭니다.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어떻게 그리고 언제 수확하는지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발렌타인을 더 스카치26)라고 더 귀히 여기는 겁니다.”
어떤 이들은 주장하기를, 위스키에도 반영되어 있는 스코틀랜드 고유 색채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성격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지중해의 눈부신 햇빛과 그림자가 사람들을 감성이 풍부하게 만들었듯이, 유럽 최후 거대한 황야의 신비스러운 파스텔 색채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을 차분한 목적의식과 자신의 업적에 대한 긍지를 가지게 키웠다.
변덕스러운 황야는 스코틀랜드 사람에게 강한 생존 의식을 심어 줬다. 이런 조건에서 살아 온 수백 년의 시간은 스코틀랜드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여 왔던 강인함과 끈기란 특성을 발전시켜 왔다. 그 위에 더해, 산업화와 20세기 과학 기술을 거치면서도, 인내심과 결부된 자연과의 연대감은 발렌타인 17년을 창조한 장인 정신의 핵심으로 계속 살아 있다.
자연의 냄새를 감별하는 잭 가우디의 놀라운 능력은 현 마스터 블렌더 로버트 힉스에게 계승되었는데, 보리를 선별하고 재배하는 이들 전문가들은, 또한 스코틀랜드 물의 순수성을 유지하고, 나무로 통을 만드는 작업에 그들의 전문지식을 이용하고 있다.
여기까지의 영어 원문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먼로 담기는 스코틀랜드의 대단한 산악 스포츠이면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기념행사이다. 산기슭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출발할 생각이라면, 그들의 신체조건을 고려하여 다른 먼로를 목록에 추가할지 어떨 지를 결정해야 한다.
먼로란 900미터급 이상의 스코틀랜드산을 말한다. 이상하게 수가 변경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마지막 기록에 의하면 277개의 먼로가 있다. 모든 먼로를 오르려면 아마도 한 평생이 걸릴 수도 있다. 풍경을 감상해 가면서 천천히 걷는 것을 선호하는 시적 감성을 가진 분이라면 아마 평균 50년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 자동차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활동적인 등산객일지라도, 여가 시간을 지속적으로 활용하여도 아마 10년은 걸릴 수 있다.
이런 활동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도전 프로그램을 창안한 사람은 휴 먼로경이다. 그는 1891년 스코틀랜드 등산 클럽 잡지에 900미터급 이상의 스코틀랜드산에 관한 목록을 발표하였다. 수학적 활동으로 시작한 것이 수천 명이 도전하는 것으로 바뀌리라고는, 그 조차도 거의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휴 경이 처음 계산하였을 때, 전체 언덕 수는 538개 였다. 그 수가 거의 반으로 줄었다는 것이 스코틀랜드가 천천히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아이디어는 수정되었다. “뚜렷하면서 별도의 산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 그리고 무엇을 ”정상“으로 간주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기준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라고 휴 경은 선언하였다.
“정상”이란 산꼭대기로 규정되었는데, 골짜기 바닥에서부터 (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 오래시간을 들여야 하는 힘든 노력 같은 거 없이, 이쪽 산에서 저쪽 산으로 능선을 따라 걸어가서 도달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기준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라고 『스코틀랜드에서 걷기』의 저자 로빈 닐랜드는 말한다. “조사 방법이 좀 더 정교해짐에 따라, 먼로의 수는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합니다. 미터법 도입은 또한 옛날 계산방식을 혼란에 빠트렸는데, 미터법으로 계산하니까 몇몇 산이 자격을 상실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이 등산객을 거의 괴롭히지는 않습니다. 모든 “먼로 넣는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그들의 열정을 채워 줄 더 많은 언덕이니까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스코틀랜드의 풍광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먼로 담기 동호회가 만들어졌다. 먼로에 관한 예술 책이 출간되었고, 연간 먼로 저녁식사 프로그램, 심지어 먼로 넥타이도 있다.
적은 수의 정상마저 오르기 힘든 사람들일지라도, 휴 경 그 분조차도 모두 오르는 것에는 실패했다는 사실에서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헤더가 피어나고, 목초지는 베워진 즈음,
우리 젊은이들은 새벽녘 어느 날 사냥을 떠났다.
황야지대
29)를 넘어서 그리고 습기 찬 대지의 이끼와 많은 계곡을 넘어서.
마침내 그들은 어여쁜 무어헨
30)을 발견하였다.
(후렴)
충고한다, 사냥할 때에는 조심해라, 젊은이여!
충고한다, 사냥할 때에는 조심해라, 젊은이여!
날아오를 때에 잡아라, 뛰어 오를 때에 잡아라,
그러나 조심스럽게 사랑스런 무어헨을 잡아채라.
종 모양 갈색 헤더 꽃봉우리에 맺힌 이슬로 달콤한 양치질을 하고 있는,
무어헨의 색깔이 저기 이끼로 덮인 언덕에 도드라져 보인다.
그녀의 깃털은 봄의 자존심을 넘어섰고,
그리고 아뿔사, 그녀는 장난치듯 명랑하게 날아올랐다.
(후렴)
아폴로 그 자신은, 언덕 너머에서 훔쳐보면서,
고의로 그녀의 깃털에 기술을 걸었다.
그녀가 쉬고 있는 언덕비탈에 빛을 드리웠는데,
빛이 지나치게 밝아, 그만 그녀가 누워 있는 곳을 표시하였다.
(후렴)
최고 솜씨를 지닌 우리 최고의 젊은이들,
계곡을 뒤지고, 언덕을 수색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들의 시야에 앉아 있는 가장 어여쁜 새 일뿐,
그때, 휘리릭! 그녀는 단숨에 솟구쳐 멀리 사라졌다.
(후렴)
몸을 숨기고 살금살금, 저 약탈자, 오오 아아!
황동 화승총을 지닌 음흉하고 교활한 녀석.
그 황동은 반짝반짝 빛나, 그녀를 눈 멀게 했다.
그리고 지금, 자랑스럽게 사냥감을 자루에 담았다.
(후렴)
보니 무어헨 원문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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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붉은 뇌조 red grouse, 이 새의 이름을 딴 위스키 브랜드가 페이머스 그라우스 (Famous Grouse). 1897년 당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냥감이 뇌조였고, 사냥꾼들을 목표로 브랜드를 정하였다고 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 중의 하나이다.
21) 엷은 황금빛 Pale gold = color HEX값 : #E6BE8A
22) 프림로즈 primrose (=Primula Scotica)
23) 윅 Wick: 지명
24) 삼림정리 forest clearances: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 영국 산업혁명 당시, 소작농들이 공장노동자로 내몰리던 시기에 일어났다.
25) 하일랜드 게임: 스코틀랜드 유명한 하일랜드 게임의 후원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며, 이 행사에 왕족이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매년 9월 첫째 토요일에 열리는 이 행사는 통나무 던지기, 스코틀랜드 댄스, 관악 연주 등을 공연한다.
26) 더 스카치 The Scotch: 더 The는 유일, 단 하나의 란 뜻을 가진 정관사로, 빼어난 품질에 자부심을 가지는 긍지의 표현이다.
27) 먼로 담기 BAGGING A MUNRO
28) *보니 무어헨(Bonnie Moorhen): 찰스 에드워드 스튜어트(Charles Edward Stuart)의 상륙과 전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는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왕위 요구자인데,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그를 보니 프린스 찰리(Bonnie Prince Charlie)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