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 금요일
오후 근무시간이 쏜쌀같이 지나가는 금요일이 좋다. 퇴근 후 오랜만에 책방에 들러 나의 작은 책들을 수령하고 다락방에서 독서를 했다. 금요일 저녁이다 보니 아무도 없어서 조용히, 편안히 있었지만 고양이가 올라오지 않아서 조금은 섭섭 했다. 오랜만에 편안한 공간에서 보낸 시간은 소중하다.
집에 오는 길에 다이소에 들러 이것저것 샀다. 특히 쌀 씻는 볼. 항상 밥솥에다 하다보니 씻은 물도 조금 남게 되고 무엇보다 솥의 손상이 염려되었다. 14년 쓴 거라 이미 다 망가졌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깔끔하게 쌀을 씻을 수 있게 되었다. 밥 맛의 차이는 없겠지만, 그냥 기분이 좋으니까.
그거면 된거지.
3월 16일 : 토요일
새벽에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 아차 지각이다! 하며 가슴이 철렁했고 멍하니 몇 초간 정지 상태로 있다가. 아.. 오늘 토요일이지.. 마음을 놓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시 일어나 아침을 먹고 "여전히 달래장은 나의 식사를 책임진다" 커피 한잔 내려마시고 쉬다가 듄을 보러갔다. 주말 극장은 사람들로 한가득. 큰 스크린에 펼쳐지는 사막 이야기는 묵직하면서도 흥미롭다. 다만 인상적인 포인트가 별로 없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녀의 작업실에서 조우하고 연희동의 피자집에서 식사를 했다. 치즈가 물컹물컹해서 식감이 좀 그랬지만 도우도 토핑도 준수했다. 오늘이 정식 오픈 첫날이라 사람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오픈 키친이라 눈 앞에서 조리하고, 화덕에 넣고 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도 즐거운 곳이다.
근처 보틀팩토리에서 커피 한잔을 했다. 이 동네를 또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이 카페는 매력적이다. 동네 사랑방 같고, 푸근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매력있다. 집앞에 이런 카페가 있으면 좋겠다. 밤 늦게까지 하면서 느긋하게 쉴 수 있게... 하지만 우리 동네에는 없지.
새로운 동네로의 여행은 흥미롭다. 많은 이들이 자주가는 연희동에서 언덕 하나를 넘으면 다른 분위기의 동네를 마주한다. 물은 더럽지만 홍제천은 좋은 산책로이다. 서울보다는 조금은 도시적인 느낌이 적어서 좋았던 곳이다. 다음 번에는 낮에 오고 싶다.
언덕 위의 구름 다리도 건더 보고 싶네.
3월 18일 : 월요일
오랜만에 9호선 일반을 탓더니 1정거장 전에 내렸다. 조금은 짜증났지만 단골 산책 코스였기에 오랜만에 걸었다. 3월이지만 아직 봄의 기운이 찾아오지 않은 길이라 서늘했지만 오랜만에 퇴근길 산책이 썩 마음에 들었다.
몇 주만 지나면 이 길도 아름다워지겠지. 기대하며 하루를 마무리
3월 17일 : 일요일
그녀가 해주는 아침 식사를 하고 망원동 가게로 갔다. 이것 저것 옆에서 도와주고, 주방에서 계속 신경 쓰였던 선발을 내가 가져간 블루텍으로 붙였다. 부디 말썽 부리지 말고, 업무에 방해되지 말기를...
가게 영업 시작하자마자 머핀플레이트와 딸기에이드를 시켰다. 이번에는 금귤머핀이었다. 구웠음에도 금귤의 맛이 죽지 않았다. 머핀에 후무스를 발라 먹는 건 정말 꿀맛이다. 샐러드나 당근도 너무 맛있다. 전부 맛 있다. 이건 사실이다.
딸기 에이드는 탄산수와 딸기청을 따로 담아주는데, 직접 조재?하는 경험을 주는 건 좋은 것 같다. 잘 섞어 먹으면 꿀맛이다. 자극적이게 달지 않고 딸기의 향을 잘 느낄 수 있다.
오늘도 맛나게 점심을 먹었다. 생각보다 배가 불러서 저녁 때까지는 괜찮을 듯.
명동으로 가서 선글라스 렌즈를 맞추었다. 2개를 해야하는데 하나는 놓고왔다. 매번 하나씩 빼먹는 이 짓은 여전히 계속된다. 짜증은 나지만 어쩔 수 없지. 이모양인걸. 다음에는 더 꼼꼼히 챙기는 수 밖에 없다.
선글라스 렌즈라서 그러니까 알이 더 커서 가격도 비싸고 시간도 오래걸린다고 한다. 그래도 스즈카 가기 전에는 나올 것 같으니 염려되지는 않는다.
집에와서 정리 좀 하고 음악 좀 듣고, 이것 저것 좀 하다보니 일요일이 다갔다. 요즘 일요일 저녁이 되면 기분이 우울하다. 회사가 힘든게 아니라 가서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탈출하고 싶지만... 다 부족한 능력 때문이지...
업무외 남는 시간 잘 보내는 수 밖에 없다.
3월 20일 : 수요일
사진 수업 날.
오랜만에 떡산을 가려고 했으나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패스했다. 이번에도 근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먹었다. 가게에서 식사를 할 수 있음에도 돈을 아끼기 위해 이러는게 가끔은 처량하기도 하지만, 혼자 먹는 식사에 큰 돈 쓰고 싶지 않다랄까.
이번 사진 수업은 너무 대학 강의스러운 느낌이다. 인원이 많아서 어렵겠지만 모든 인원들에게 신경을 잘 쓰지 않는 듯 하다. 계속 지켜봐야알겠지만...
기술적인 면에 대한 강의는 역시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런건 경험하며 익히는 것이 좋다는 나의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강의 자료가 너무 옛날 기준인 것도 아쉬움.
어쩃든 이제 시작이니까. 더 해봐야지.
수업 전에 근처를 산책했다. 조금씩 새싹이 꽃이 피어나고 있다. 매주 1번 산책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다.
3월 21일 목요일
샌드위치 탓인지 어제 밤 집에 와서 배가 너무 아팟다. 식은 땀이 흐를정도였다. 오늘은 점심을 적당히 먹고 집에서도 부담되지 않은 식사를 했다. 단순히 샌드위치 때문인지...
집에 와서 볼일을 보는데 좋지 않은 몸 상태임을 직감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때문인지 부쩍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지같은 회사 분위기 너무 싫다. 시끄러운 소리 듣는 것 만으로도 너무 힘들다.
얼른 아니 탈출 할 수 있을까?
3월 22일 : 금요일
오늘 점심은 집에서 싸온 반찬과 먹으려 했으나 퇴사자와 함꼐 점심 식사를 했다. 꽤 오랫동안 외근 위주여서 최근에 대화를 나누지 않아 서먹한 사이랴 별 말은 하지 않았다. 어짜피 떠나는 사람이고 다시 볼 확률이 없기에 별말 하지 않고 퇴근 했다.
오늘은 그녀와 특별한 날이다. 공덕역의 맥주집에서 피자와 감자튀김 그리고 맥주 샘플러를 시켜서 맛나게 먹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의 기억을 더듬으며 좋은 추억을 나누고 지금 우리의 모습을 생각했다.
감사하다. 그녀에게 너무 감사하다. 진정으로 사랑받고 있는 요즘이다.
맥주집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친척동생네 가게로 갔다. 김밥 2줄을 주문했다. 아는채 하고 싶었지만 너무 바빠 보여서 포장된 김밥을 받을 떄 잠깐 인사를 했다. 다음에 오면 연락처를 줘야지. 오늘은 명함을 챙기지 못 했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그녀의 집으로 가서 오랜만에 요가를 했다. 이 번에도 누워서 하는 자세에서 잠깐 잠이 들었고 그녀가 깨워주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완료! 뿌듯하다. 그녀와 함께 하는 요가는 행복하다.
3월 23일 토요일
오늘은 그녀의 가게로 출근하는 날. 어제 사온 김밥을 먹고 아침의 여유를 즐겼다.
가게에서는 오픈 준비를 돕고 며칠전에 도착한 그녀의 새 노트북 세팅을 도왔다. 오늘은 한 일이 많았는지 무료로 그녀가 음식을 대접해 주었다. 내 돈을 지불 하든 안 하든 맛있는건 똑같다. 부디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제발...
식사 후 집으로 가서 조금 쉬고 F1 퀄리파잉을 보고 다시 망원동 행. 카메라를 들고 숙제 겸 사진을 찍었다. 날이 따뜻해 지니 사진찍기가 수월타. 찍을 거리도 많고. 주말에는 항상 가방에 카메라를 넣고 다녀야지.
저녁 식사는 예약해둔 사우어에 갔다. 가지튀김, 고사리 파스타와 무알콜 오미자를 시켰다. 인기가 많은 만큼 맛도 있었다. 즐거운 저녁식사였다.
오늘은 요가를 하지 않았다. 조금은 피곤했다.
3월 24일 : 일요일
오늘은 생일이다.
그녀는 일요일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주기 위해 일부러 토요일도 함께 보내자고 했다. 새벽에 일어나 밥을 짓고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고 사랑스러웠다. 덕분에 맛있는 미역국과 함께 식사를 했다. 든든했다. 그녀는 수업하러 갔고 나는 집으로 왔다.
빨래를 하고 집을 정리한 후 F1을 보았다. 그녀와의 약속시간이 있기에 혹시 모를 경기 지연을 대비해 미리 옷을 입고 관람했다. 마지막에 사고는 있었지만 다행이 지연없이 끝났다. 낮 시간에 매우 빠른 진행 그리고 재미있는 경기였다. 왜냐하면 막스가 우승하지 못 했으니까. 막스 억제기는 사인스 뿐인가.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일요일. 너무 기분 좋은 날이다. 버스를 타고 경희궁에 내려 산책하며 나무사이로에서 차 한잔을 했다. 이렇게 손잡고 산책하고 차 마시며 이야기 하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서울이지만 마치 여행 온 듯한 기분.
북촌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3개의 메뉴와 스파클링 그리고 화이트와인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식사 후에는 그녀가 준비한 머그잔을 선물 받았다. 2개다. 그녀와 함께 마시기 위해서다.
식사 후에는 북촌 한바퀴 돌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중간에 이슬아 부부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잠깐 이슬아 작가를 보고 헛 했다. 하지만사 작가의 사생활에 침범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도 나를 본듯... 멋진 부부다. 그들도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나도 그녀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광화문 할리스에서 조각 케익을 사서 그녀의 집에서 생일 축가 노래를 불렀다. 그녀가 '나의 오빠'라는 문구에 울컥했다. 행복했다.
금요일부터 이어진 그녀와의 시간은 꿈만 같았다. 행복했다.
3월 25일 : 월요일
퇴근 후 명동엘 갔다. 선글라스 렌즈 교체가 완료되었다고 했다. 지하철을 타도되지만 한강을 건너는 버스를 탓지만 비가 오는 탓에 차는 밀리고 온도차로 뿌연 유리 덕분에 답답한 버스 여행을 했다. 사람은 어찌나 많던지.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명동거리를 걸었다. 명동의 본 모습으로 돌아온 듯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았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오뚜기처럼. 포기하지 않으야겠지.
돌아가는 길은 2호선을 탓는데 많은 인파로 숨이 막혔다. 신촌에서 내려 버스를 타려는데 비와 근처 대학 때문에 정거장이 복잡했다. 그래도 버스를 잘 탓고 앉아서 이동했다. 하지만 역시나 차가 밀려서 명동에서 집까지 1시간 10분이 걸렸다. 그냥 지하철 탈껄..
선글라스 렌즈는 잘 된것 같아서 만족. 그거면 됐지~
3월 26일 : 화요일
퇴근 후 그녀의 작업실로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브로콜리 튀김과 각종 채소들로 만들어진 반찬 그리고 좋아하는 콩나물 국이다.브로콜리 튀김은 튀김이라서 맛있기도 하지만 브로콜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메뉴였다.
식사 후 깔끔히 설거지를 마치고 루틴대로 경의선 숲길을 걸었다. 조금은 쌀쌀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고 있었다. 가끔 고양이도 구경할 수 있었고, 이번 화요일 저녁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3월 27일 수요일
사진 수업 듣기전 오늘도 잠깐 산책을 했다. 자주 오는 곳이고 익숙하지만 이곳만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다. 편안하다. 평일이라 관광객이 많지 않은 것도 좋은 점 중에 하나. 아직 꽃이 많이 피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산수유와 개나리가 피기 시작한다. 조금만 지나면 얼마나 더 아름다워 질까.
이번 사진 수업은 지난 숙제를 공유하고 피드백 받는 시간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선생님의 의도에 맞게 잘 찍은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남들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으나,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주 수업은 결석 에정이라 아쉬울 따름.
3월 28일 : 목요일
오늘은 반차. 덕분에 오전 시간은 빠르면서도 느리게 흘러간다. 이것이 상대성법칙인가?
퇴근 후 안국역에 내렸다. 화장실차 공예박물관에 갔으나 공사중이라 잠깐이라도 전시를 보려했던 계획은 실패! 하지만 1층에 공예도서실이 있어서 잠깐 앉아 책을 읽고 그녀를 만나러 갔다.
오늘의 첫 번째 일정 - 떡산
1팀의 대기가 있었으나 다행이 포장이라 금방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떡뽁이 1인분에 순대 1인분을 시켰다. 어묵대신 떡으로 8개 선택했다.다음에도 어묵은 최소화해야겠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서촌까지 산책을 했다. 경복궁에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궁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었다. 세계 각지에 온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거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두 번째 일정으로 인텔리젠시아로 가려했으나 대기가 꽤 길었다. 여담으로 3시 이후에는 조금 널널한 모습을 포착했다.
1차 서촌 산책을 하다가 이전부터 가고 싶어했던 네스트라는 찻집에 갔다. 화이트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예쁜 잔에 담긴 차는 따스했다. 건물의 5층에 위치해 있어서 전망도 괸찮았다. 창 밖에 핑크색 돼지가 있어서 뭔가 했는데 알고 봤더니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리고 있는 힙노시스 전시의 조형물이었다. 다음 일정인.
세 번째 일정 : 힙노시스 롱 플레잉 스토리
힙노시스는 음반 자켓 이미지를 제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협업한 밴드 중 폴 매카트니(&윙스), 레드 제플린, 10CC, 핑크 플로이드, 제네시스 앤 피터 가브리엘 5가 파트 (전시에서는 Track으로표현)로 나뉘저 있다.
각 아티스트의 앨범 자켓과 콘서트 포스터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B컷과 함께 각 이미지에 담긴 이야기가 간단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좋아하는 밴드 음반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좋았으나 작품수가 적고 대중적으로 보았을 때 생소한 아티스트가 많은 점이 아쉬웠다.
5 뮤지션 중에서는 레드 제플린과 핑크 플로이드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라운드시소 서촌의 전시는 매번 좋긴 하지만 전시에 집중하기 어렵다. 물론 나도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오히려 촬영 금지 전시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특정 공간에만 허용한다면 그 또한 대기가 생기기 때문에 불편함.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력이 들어간다.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이 중요한 분야에서 창의성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네 번째 일정 : 까사 데 고미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6시 오픈이라 또 산책을 했다. 서촌에서 가보지 않은 골목길을 걸었다. 구석구석 멋진 가게들이 많은 곳이다. 그만큼 매주 많은 사람들이 찾기도 하는 것이겠지.
5시 50분 경에 가게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구조가 이전과 변화가 되었다 조금 더 널널해 졌달까. 창가쪽 자리를 잡았는데, 이전에는 창을 바라보는 바 형태에서 마주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예전이 이 자리 좋았는데, 각자 맥주와 와인 한 잔씩을 시키고 3가지 메뉴를 시켰다.
꽈리고추 소금 구이인 '피미엔또 프리또', 새우가 와 각종 채소가 올려진 바게뜨, 감자에 치즈와 매콤한 소스가 올려진 요리. 역시나 셋다 맛있었다.
새우에는 상큼한 소스가 매력적이었고 꽈리고추 구이는 교토를 생각나게 하는 맛이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자주 오지는 않지만 매번 행복을 가득 안고 갈 수 있는 이 곳이 너무 사랑스럽다. 이게 다 그녀 덕분이다.
목요일 반차는 참 좋다. 내일은 점심 식사 후 1.5시간 후면 퇴근이라 매우 짧게 느껴지는 요일이기 때문이다. 반나절이지만 알차게 보내었고 그녀도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나온다. 그녀가 행복하면 그걸로 된거다.
3월 29일 : 금요일
버스 파업을 했다. 무의식적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정보창에는 1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기중이라는 글자만 표시되었다. 처음에는 고장났나? 생각했지만, 금세 파업하는 날임을 깨닫고 목동역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다행이 늦지 않게 나와서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큰 불편없이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찾아보니 파업을 하게된 이유가 정말 어이 없다. 사측이 노동조합에게 "돈 몇 만원 갖고 벌벌 떠는 너희가 파업을 할 수 있겠어"할테면 해보라."고 했단다.
대통령이 거지 같은 멧돼지 한마리를 앉혀놨다니 곳곳에서 지랄병이 도진다. 이런 파업은 무조건 지지한다. 하루 아니 며칠의 불편함은 감당할 수 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내가 편해지고 싶지 않다. 모두가 각자의 노동력에 적합한 댓가를 받아야 한다. 무당한 처우, 제대로된 요구를 위해 하는 파업을 외면하면 그 화살은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어처구니가 없는 현실이다. 당해봐야 정신차리나? 아니 요즘은 당해도 정신 못 차리는 지능이 낮은 인간들이 너무 많다. 그들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세상을 무너뜨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