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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새벽감성1집 30일 미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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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일기장

 

작년 1월 1일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매일 그날의 감정, 경험을 쓴다. 사소한 일상이라도 기록하여 나중에 다시 보고 추억하기 위함이다. 대단한 목적은 없다. 오늘의 나를 기록하고 되돌아보며 내일을 살아갈 이유와 힘을 얻기 위함이다. 매일 쓸 필요도 없고, 밀려서 한 번에 써도 상관없다. 기록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나를 위한 글쓰기다. 펜이나 키보드를 잡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 쓸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다.

 

 

 


 
게시됨 : 16/03/2024 12: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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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

 

바닥 매트

 

맨바닥이 닿는 게 싫었다. 주로 생활하는 거실, 침실에는 러그나 담요를 깔아서 발의 촉감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발망치의 충격도 약간 감소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바닥이 상하지 않는 게 좋다. 가끔 소파에 앉아 음악을 틀어놓고 러그에 발을 비비는 걸 좋아한다. 마치 고양이들이 자기 털을 핥는 것 같은 행위다. 그럼 마음이 편안하다. 눈을 감고 있으면 세상과 떨어져 혼자 있는 느낌이다. 그때야말로 진정한 휴식이다.

 

 

 

 


 
게시됨 : 17/03/2024 12: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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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장롱

 

장롱 속 나프탈렌 냄새가 그리 싫지 않았다. 깨끗하게 세탁된 이불 속에 작은 몸을 구겨 넣고 느껴지는 약간의 압박감이 싫지 않았다. 그 속에 숨으면 아무도 찾을 것 같지 않았다. 문을 닫으면 틈새로 들어오는 미세한 빛이 보이는 장롱 속은 마치 우주 같았다.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많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우주 같은 것 말이다. 그곳은 나만의 세상이었다. 어둠만이 가능한 곳이었지만 그 어둠에 나의 상상으로 다양한 세상을 꿈꿀 수 있었다.

 

 


 
게시됨 : 18/03/2024 12: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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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의자

 

좁은 집에 의자가 3개나 있다. 컴퓨터 및 독서 책상용 의자, 영화 감상용 의자, 옷방의 음악 감상용 의자. 위치나 나름의 용도가 있지만 다른 의자를 두게 된 건 좁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휴식을 취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3개 모두 적당한 편안함은 있지만 재질이나 형태가 달라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 지루함이 싫었다. 신발도 여러 켤레, 안경도 여러 개다. 다른 이들은 모르지만 매일 변화를 주는 것이 일상의 재미다.

 

 

 


 
게시됨 : 19/03/2024 12: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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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서랍

 

많은 것이 있지만 정작 필요한 건 얼마 없다. 비어있기보다 항상 가득 차 있어 무엇 하나 찾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꽤나 자주 정리하지만 변화는 크지 않다. 서랍이 있어서 가득 차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서랍을 버려볼까 생각도 했다. 그 속의 것들은 나름의 생태계를 갖추고 언젠가 필요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쉽사리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생각난 김에 집에 가서 쓰지 않는 것들을 처리해야겠다. 오랜만에 당근 해볼까?

 

 

 


 
게시됨 : 20/03/2024 12: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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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꽃병

 

매달 셋째 주가 되면 꽃이 배달된다. 좋은 곳에 기부하고 그곳에서 일하시는 장애인 플로리스트 분들께서 만들어 주신 꽃이다. 3주간 비어있던 꽃병이 일할 시간이다. 꽃을 받고 병에 물을 채운 후 꽃을 담아두면 며칠간은 행복하다. 쓸쓸한 방에 새로운 생명이 함께 숨 쉬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마음 편하고 안심되는지 몰랐다. 곧 이번 달 꽃이 배송될 예정이다. 셋째 주 월요일이 되면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어떤 꽃을 만날까?

 

 


 
게시됨 : 21/03/2024 12: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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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책상

 

가장 좋아하는 가구이다. 공간을 계획할 때 책상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책상과 주변에는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멈출 줄 모른다. 취침을 제외한 모든 행위를 한다. 이곳이 사라진다면 존재의 의미가 사라질 정도이다. 그렇기에 매우 지저분하다. 정리해도 하루를 채 넘기지 않는다. 깔끔한 책상을 보면 부럽기는 하지만 일부러 따라가지는 않는다. 내가 편해야 하니까. 나만의 스타일이 있으니까.

 

 

 


 
게시됨 : 22/03/2024 12: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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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달력

 

날짜가 있는 달력 2개, 사진에 월만 적힌, 사실상 사진력 1개. 하지만 날짜를 확인하기 위해 보지는 않는다. 그것들에 담긴 사진, 그림 그리고 이야기를 보기 위해 펼쳐본다. 각 월마다 제작자의 고심이 담긴 콘텐츠를 볼 때마다 나라면 이 달에는 어떤 사진과 글을 담을지 고민해 본다. 고민만 한다. 내년에는 직접 만들어 볼까? 매일 세상을 담고, 생각을 담은 것들을 모아볼까? 그리고 선물하는 거야. 그래! 해보자.

 

 

 


 
게시됨 : 23/03/2024 12: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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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사진

 

내 것의 카메라를 손에 쥔지 20년도 넘었다. 그동안 많은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나의 시선을 담았다. 작년부터 수업을 들으며 결과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밝고 넓게 담는 것이 이전의 방식이었다. 지금은 피사체를 조금 더 세심하게 바라보고 매력적인 부분에 따라 더 밝게 혹은 어둡게 담아 나만의 개성을 담는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작품으로 대하기 시작했다. 나만의 작품을 남긴다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나를 작가로 칭하며 진지하게 대한다.

 

 


 
게시됨 : 24/03/2024 1: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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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청소기

 

매일 청소기를 돌리기 보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스위치를 누른다. 보이지 않는 먼지보다 눈과 발에 밝히는 무언가가 있을 때 함께하면 결과물이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집안일은 장비 빨이라는데, 먼지와 함께 깨끗한 바닥으로 변모시켜주는 물걸레 청소기가 갖고 싶다. 공간이 넓지 않음에도 좋은 거, 아니 비싼 걸 찾아보다 금세 창을 닫는다. 의자를 밀고 일어서 충전 중인 녀석을 꺼내어 집안을 여행한다. 그래, 내겐 이 정도면 충분해. 로봇 따위.

 

 

 


 
게시됨 : 25/03/2024 1: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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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소파

 

단 하나 있는 소파는 오직 나를 위한 의자다. 음악이나 영상을 보기 좋은 위치에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때면 찾는다. 하지만 오래 함께 할 수는 없다. 허리가 아파지고 몸이 불편함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5, 6년 정도 사용한 의자임에도 오염 방지를 위해 담요를 덮어두고 있어서 깨끗하다. 약간의 쿠션감은 죽었을지 몰라도 첫 만남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랫동안 나의 쉼을 함께했으면 한다. 부서져서 내 손으로 버릴 때까지.

 

 


 
게시됨 : 26/03/2024 1: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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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침대

 

딱딱한 침대가 좋다. 여행에서 멋진 호텔에서의 숙박은 좋은 경험을 선사해 주지만, 너무 푹신한 침대는 수면의 질을 현격히 저하시킨다. 누웠을 때 매트리스에 변화가 없는 정도의 딱딱함이 좋다. 오랫동안 바닥 생활의 익숙함인 줄 알았지만 푹신한 의자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보니 몸의 성질이 그러한 것이었다. 잠깐 편안한 럭셔리보다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실용적인 물건이 좋다. 저렴하지만 어느 곳 보다 편안한 나의 침대가 좋다.

 

 

 


 
게시됨 : 27/03/2024 1: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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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나와 만나는 유일한 시간. 빗질하는 시간이다. 아침에 머리를 감고 말린 후 포마드 바르기 전 빗으로 쓱싹쓱싹 단정하게 만든다. 그때는 나와 가장 오랜 시간 마주한다. 하지만 눈보다는 머리에 시선을 던지고 얼굴은 보지 않으려 한다. 외모가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지만 늙어가는 모습을 보는 게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은 한창이라 생각하지만. 중년이 되어가는 지금 더 열심히 빗질해야겠다. 깔끔함은 노력으로도 가능하니까.

 

 


 
게시됨 : 28/03/2024 1: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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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비상상비약

 

갑자기 머리가 아파진다.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지 하며 참아보지만 좀처럼 가라앉지가 않는다. 약통을 꺼내어 뒤져보지만 타이레놀 상자가 보이지 않는다. 통에 든 것을 모두 꺼내어 뒤져보니 한 알이 툭 떨어진다. 냉큼 주워 물과 함께 삼키고 상비약을 정리한다. 소화제든 두통약이든 이제는 다 떨어지고 각종 연고도 사용기간이 지난 상태였다. 예전에는 약 쓸 일이 없었지만 점점 필요한 상황이 잦아진다. 약국에 가서 오랜만에 쇼핑을 해야겠어.

 


 
게시됨 : 29/03/2024 1: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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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커튼

 

창 너머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하얀 커튼 사이로 햇살이 나를 향해 비추고 더 이상 눈을 감고 있을 수가 없다. 자는 척하려 했지만 햇살은 가만두지 않는다. 얼른 일어나 커튼을 걷어 정면으로 마주한다. 잠시 조우한 후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시고 밖으로 나가 온몸으로 해와 바람을 만난다. 산책하며 때로는 뛰면서 상쾌하게 오늘을 시작한다. 암막 커튼을 치지 않은 게 다행이다. 안 그럼 대낮까지 밤인 줄 알았겠지.

 

 


 
게시됨 : 30/03/2024 1: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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