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원하는게 맞니?
essay drive
작성자
디노
작성일
2025-09-01 21:19
조회
222
가장 행복한 시간은 혼자 집에 있을 때다. 그 시간만큼은 자유롭다. 무엇을 하든, 무슨 짓을 하든 아무도 알지 못하고, 방해받지 않는다. 어렸을 적부터 혼자 있는 것이 좋았다. 이유는 알 수 없고, 이렇게 태어나버린 것 같다. 최근 마음의 병이 쉽사리 났지 않고 있다. 덕분에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을 들여다보게 된다. 대부분 부정적인 면을 끄집어내 후회, 좌절, 자책하며 시간을 보낸다. 하얗게 밝은 형광등보다 전구색 등을 켜고 방안 곳곳에 그림자를 드리워지게 만든다. 그 속에 숨고 싶은가 보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관계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항상 빼놓지 않는 말이다.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더라도, 하루의 마무리를 혼자 보내지 않는다면, 쉼이 없는 날이다. 피곤함을 풀지 못한 채 다음 날을 맞이하게 된다. 특이하진 않지만, 평범하지도 않은 취향 탓에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하다. 마음에 든 장소에 구도를 잡고,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겨우 한두 번의 셔터를 누른다. 무계획의 산책에서 좁은 골목을 찾아 한 참이나 헤맨다. 눈에 들어온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멀리서, 또 가까이서 그림 속 장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삼, 사십 분을 서성거린다. 일행은 어느덧 시선에서 벗어나 있다. 괜찮다고 하지만 오랜 기다림의 미안함이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다음번에는 혼자가 되어 세상을 마주한다.
회사에서의 점심 식사는 항상 사무실에서 때운다. 간단하지만, 몸 생각을 하며 먹는다. 이번에도 혼자다.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가고, 음식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다보면 1시간은 금방이다. 내 시간이 없다.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잔잔한 음악이나 화이트노이즈를 재생시킨다. 잠깐 일시정지하는 시간은 소중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한 달에 두어번 점심 회식이 있지만 굳이 빠지지 않는다. 그것마저 참석하지 않는다면,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잊어버릴 것 같아서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사람을 만나지 않고 있다. 여러 사람 속에서 2, 30분만 앉아 있어도 기운이 빠져 대화에 끼어들 에너지가 사라진다. 하품이 나오고, 피곤함이 얼굴에 묻어 나온다. 괜히 눈치 보인다. 분위기를 해치는 것 같아, 되도록 나가지 않는다. 가장 친한 친구마저 만남을 피하고 있으니, 조금은 심각한 상태인 듯하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
20살 때가 떠오른다.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울 20살, 집에만 있었다. 컴퓨터를 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의 반응도 전혀 기억이 없다. 배불뚝이 CRT 모니터와 그 속에 게임, 모니터 뒤 창문에 비치는 햇살만이 20살 1년 동안의 유일한 기억이다. 가장 암울했던 시기여서 나도 모르게 지워버린 걸까. 그럼에도 밖으로 나가게 만든 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방구석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지난번 상담에서 20살때 이야기가 나왔다. 기시감이 느껴졌다. 지금은 먹고 살기 위해 출근을 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즐기기 위해 여행도 다녀왔다. 그때와는 전혀 다른 일상이지만, 정신적으로는 비슷한 상태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질문한다. 혼자 있는 게 가장 행복해?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맞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관계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항상 빼놓지 않는 말이다.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더라도, 하루의 마무리를 혼자 보내지 않는다면, 쉼이 없는 날이다. 피곤함을 풀지 못한 채 다음 날을 맞이하게 된다. 특이하진 않지만, 평범하지도 않은 취향 탓에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하다. 마음에 든 장소에 구도를 잡고,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겨우 한두 번의 셔터를 누른다. 무계획의 산책에서 좁은 골목을 찾아 한 참이나 헤맨다. 눈에 들어온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멀리서, 또 가까이서 그림 속 장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삼, 사십 분을 서성거린다. 일행은 어느덧 시선에서 벗어나 있다. 괜찮다고 하지만 오랜 기다림의 미안함이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다음번에는 혼자가 되어 세상을 마주한다.
회사에서의 점심 식사는 항상 사무실에서 때운다. 간단하지만, 몸 생각을 하며 먹는다. 이번에도 혼자다.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가고, 음식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다보면 1시간은 금방이다. 내 시간이 없다.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잔잔한 음악이나 화이트노이즈를 재생시킨다. 잠깐 일시정지하는 시간은 소중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한 달에 두어번 점심 회식이 있지만 굳이 빠지지 않는다. 그것마저 참석하지 않는다면,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잊어버릴 것 같아서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사람을 만나지 않고 있다. 여러 사람 속에서 2, 30분만 앉아 있어도 기운이 빠져 대화에 끼어들 에너지가 사라진다. 하품이 나오고, 피곤함이 얼굴에 묻어 나온다. 괜히 눈치 보인다. 분위기를 해치는 것 같아, 되도록 나가지 않는다. 가장 친한 친구마저 만남을 피하고 있으니, 조금은 심각한 상태인 듯하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
20살 때가 떠오른다.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울 20살, 집에만 있었다. 컴퓨터를 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의 반응도 전혀 기억이 없다. 배불뚝이 CRT 모니터와 그 속에 게임, 모니터 뒤 창문에 비치는 햇살만이 20살 1년 동안의 유일한 기억이다. 가장 암울했던 시기여서 나도 모르게 지워버린 걸까. 그럼에도 밖으로 나가게 만든 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방구석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지난번 상담에서 20살때 이야기가 나왔다. 기시감이 느껴졌다. 지금은 먹고 살기 위해 출근을 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즐기기 위해 여행도 다녀왔다. 그때와는 전혀 다른 일상이지만, 정신적으로는 비슷한 상태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질문한다. 혼자 있는 게 가장 행복해?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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