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essay drive
작성자
디노
작성일
2024-07-15 16:07
조회
237
에세이 드라이브 59기 네 번째 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평균적으로 맑은 날은 기분이 좋고,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은 축 처지는 경향이 있다. 가끔 비가 시원하게 내리는 날이면 일부러 장화를 신고, 아끼는 커다란 우산을 쓰고 산책한다. 자연의 변화를 몸소 느끼는 것이 좋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가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등산화를 신고 뒷산에 올라간다. 흠뻑 젖어있는 산은 평소와 다르다. 흙냄새와 풀 냄새가 더 진하게 풍기고, 각자가 가진 빛깔도 다르다. 숲속의 존재들에게 활기와 생기가 내게 와 부딪힐 때마다 상쾌하다. 일상에서 쌓인 먼지가 씻겨 내려가는 듯하다.
파란 하늘을 보기 힘든 계절이다. 먼지와 높은 습도는 시선이 닿는 거리를 줄어들게 한다. 장마라지마 비는 오지 않은 요즘, 카메라를 들고 나가보지만, 저 멀리 북한산은 형체만 알 수 있을 정도로 흐릿하게 보인다, 하늘과 구름의 경계 또한 희미하다. 안양천으로 발 걸음을 옮기면 이륙하는 비행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천지를 울리는 엔진소리가 들리면, 앱을 열어 그들이 향하는 목적지를 확인하고, 그 사이 흐릿한 하늘 속으로 사라진다.
“어디로 떠나시나요?”, “즐거운 여행 되십시요~”, “제 몫까지 즐겁게 놀다 오시구랴.”
저 멀리 떠나는 비행기를 따라 시선을 쫓다 보니, 절반은 어디에다 두고 왔는지, 반달의 시선이 느껴진다. 저리 가봐도, 요리 와봐도 따라다니는 그를 해바라기처럼 바라본다. 다음에 만날 때는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고 보자며 뒤돌아 간다. 그때까지 쌓인 감정을 일기 쓰기 마냥 달님에게 고해성사하겠다는 다짐한다.
어제의, 오늘의 하늘을 보며 날씨를,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풍경을 돌아본다. 심각하다며, 큰일 났다며, 지금이라도 행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메아리 없이 외친다. 끝없이 이어지는 택배 트럭과 배달 오토바이의 행렬을 통해 셀 수 없이 많은 쓰레기를 양산한다. 이것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소비하는 양만큼이나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가끔은 궁금해 미칠 정도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자연의 변화, 그에 따른 일상에서의 미세한 달라짐은 관심사에도 영향을 끼친다. 미래 세상을 표현한 콘텐츠를 좋아한다. 판타지에 가깝지만, 디스토피아로 그려진 세상은 실현 가능성이 0(제로)는 아닌 것이 무섭기도 하다. 환경 오염으로 인해 변해버린 기후로 스크린우의 세상은 몇십, 몇백년 후로 퇴보하거나, 전염병이 창궐하여 생존이 유일한 삶의 목적이 되어버린 것들 말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최근의 전염병 시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네? 또 한 번 진화한 존재들인가? 다음 정거장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환경 파괴와 그로 인한 기후 변화를 소재로 만든 감독과 작가들을 다른 존재로 바라본다. 한때는 풍부한 상상력을 영상화 시킬 수 있는 능력에 존경을 표했지만, 이제는 우리와는 다른 존재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그들은 미래에서 온 인류가 아닐까? 작금의 인간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온 존재는 아닐까?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 내가 그린 모습이 당신들의 미래야!”
그들이 만든 예언서를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즐기기만 할 뿐 거기까지다. 왜 만들어졌으며,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단한 사명감은 없다. 푸릇푸릇하고, 알록달록한 환경에서 가능한 오랫동안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하고 싶어서랄까. 끝없는 욕심이 자신을 파괴하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슬퍼진다. 큰 비와 눈, 바람, 가끔은 지진의 두려움이 일상의 평온함을 깰 때면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은 아닌가.
작은 글로 흔적을 남깁니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평균적으로 맑은 날은 기분이 좋고,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은 축 처지는 경향이 있다. 가끔 비가 시원하게 내리는 날이면 일부러 장화를 신고, 아끼는 커다란 우산을 쓰고 산책한다. 자연의 변화를 몸소 느끼는 것이 좋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가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등산화를 신고 뒷산에 올라간다. 흠뻑 젖어있는 산은 평소와 다르다. 흙냄새와 풀 냄새가 더 진하게 풍기고, 각자가 가진 빛깔도 다르다. 숲속의 존재들에게 활기와 생기가 내게 와 부딪힐 때마다 상쾌하다. 일상에서 쌓인 먼지가 씻겨 내려가는 듯하다.
파란 하늘을 보기 힘든 계절이다. 먼지와 높은 습도는 시선이 닿는 거리를 줄어들게 한다. 장마라지마 비는 오지 않은 요즘, 카메라를 들고 나가보지만, 저 멀리 북한산은 형체만 알 수 있을 정도로 흐릿하게 보인다, 하늘과 구름의 경계 또한 희미하다. 안양천으로 발 걸음을 옮기면 이륙하는 비행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천지를 울리는 엔진소리가 들리면, 앱을 열어 그들이 향하는 목적지를 확인하고, 그 사이 흐릿한 하늘 속으로 사라진다.
“어디로 떠나시나요?”, “즐거운 여행 되십시요~”, “제 몫까지 즐겁게 놀다 오시구랴.”
저 멀리 떠나는 비행기를 따라 시선을 쫓다 보니, 절반은 어디에다 두고 왔는지, 반달의 시선이 느껴진다. 저리 가봐도, 요리 와봐도 따라다니는 그를 해바라기처럼 바라본다. 다음에 만날 때는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고 보자며 뒤돌아 간다. 그때까지 쌓인 감정을 일기 쓰기 마냥 달님에게 고해성사하겠다는 다짐한다.
어제의, 오늘의 하늘을 보며 날씨를,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풍경을 돌아본다. 심각하다며, 큰일 났다며, 지금이라도 행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메아리 없이 외친다. 끝없이 이어지는 택배 트럭과 배달 오토바이의 행렬을 통해 셀 수 없이 많은 쓰레기를 양산한다. 이것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소비하는 양만큼이나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가끔은 궁금해 미칠 정도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자연의 변화, 그에 따른 일상에서의 미세한 달라짐은 관심사에도 영향을 끼친다. 미래 세상을 표현한 콘텐츠를 좋아한다. 판타지에 가깝지만, 디스토피아로 그려진 세상은 실현 가능성이 0(제로)는 아닌 것이 무섭기도 하다. 환경 오염으로 인해 변해버린 기후로 스크린우의 세상은 몇십, 몇백년 후로 퇴보하거나, 전염병이 창궐하여 생존이 유일한 삶의 목적이 되어버린 것들 말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최근의 전염병 시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네? 또 한 번 진화한 존재들인가? 다음 정거장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환경 파괴와 그로 인한 기후 변화를 소재로 만든 감독과 작가들을 다른 존재로 바라본다. 한때는 풍부한 상상력을 영상화 시킬 수 있는 능력에 존경을 표했지만, 이제는 우리와는 다른 존재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그들은 미래에서 온 인류가 아닐까? 작금의 인간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온 존재는 아닐까?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 내가 그린 모습이 당신들의 미래야!”
그들이 만든 예언서를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즐기기만 할 뿐 거기까지다. 왜 만들어졌으며,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단한 사명감은 없다. 푸릇푸릇하고, 알록달록한 환경에서 가능한 오랫동안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하고 싶어서랄까. 끝없는 욕심이 자신을 파괴하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슬퍼진다. 큰 비와 눈, 바람, 가끔은 지진의 두려움이 일상의 평온함을 깰 때면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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