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실력인 시대, 랍니다.
essay drive
작성자
디노
작성일
2026-03-08 11:26
조회
7
2월 말부터 최대의 관심사는 AI이다. 정확히는 AI로 뭘 만들까,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은 한계는 무엇인가이다. 당연히 chatGPT가 공개된 이후 AI를 통해 업무나 사적인 궁금증, 상담 등등 다양하게 이용해 왔다. 심플하고, 당장의 이슈에 도움을 받아왔다면, 지금은 도구로서 AI를 대하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많은 아이였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 내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뿌듯했고, 자랑스러웠다. 아무에게도 자랑하지는 않았다.
계기가 된 건 자주 가는 뉴스 사이트의 어떤 글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이제는 ‘취향이 실력 되는 시대’라는 이야기였다. 이제는 누구나 AI를 통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 더 이상 ‘해야지~’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생각을 프롬프트 한 줄을 써서 전달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언가는 반드시 나오게 된다.
수많은 사람이 도구로서의 높은 활용도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스스로 뚝딱뚝딱하며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이들은 많지 않다. 나 또한 그랬다. 매월 구독료가 통장에서 나가지만, 구글 검색 대신, 네이버 지식인 대신, 혹은 사람 대신의 역할 외에 더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돈이 아깝지는 않았지만 아쉬움은 항상 품고 있었다. 이걸로 뭘 할 수 있지? 그때 만난 글이었다. 취향이 실력이라고? 내 취향은 어떻지?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지?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대단한 인정을 받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일이다. 그 일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내가 쓴 글을 모아 놓는 건 어떨까? 이미 블로그나 브런치에 올리고는 있는데, 사진으로는 뭘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문득,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편집하는 행위가 떠올랐다. 결과물은 간단해 보이지만 포토샵으로 프레임을 만드는 아주 귀찮은 작업을 해야만 했다. 이 과정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을 살펴보았다. 두어 개가 보이긴 했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용성도 디자인도 불필요한 요소와 심플하지 않음이 거부감 들게 했다. 일은 못 하지만 나름 10년 넘게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해 온 사람이다. 알량한 자존심에 타인이 만든 앱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 정도면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 17년 그만둔 개발을 다시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나에겐 Claude Pro(유로 구독제)가 있잖아!
기능 명세서를 만들고, 대략적인 디자인 가이드는 직접 작성한 후 클로드 코드에 던져줬다. 오호라~! MVP(최소 기능 제품)는 생각보다 잘 나왔다. 이래서 다들 AI로 개발한다고 난리구나. 흔히 입 코딩이라고 하는데, 이런 방식의 개발을 바이브 코딩이라고 한다(Vibe Coding).
하루, 아니 2, 3시간 만에 기본 기능을 만들고, 테스트까지 거쳐 쓸만한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그 후 다양한 사진 비율, 사진 분할 기능 등을 추가해서 V1.0수준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만들었다.
그 후에는 포토샵보다 직접 만든 기능으로 손쉽게 사진을 편집하고, 모바일로도 업로드하고 있다. 직접 만들었다는 뿌듯함과,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생겼다는 것 덕분에 매월 나가는 구독료가 아깝지 않다. 중요한 건 이번을 계기로 탄력받았다는 것이다.
2주 사이에 벌써 8개의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모두 전혀 새로운 분야가 아니다. 좋아함의 레벨을 높이거나 취향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것들이다. 덕분에 수면시간이 줄어 매일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걱정될 정도이니, 얼마나 열정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하고 소중한 일인지도 깨닫고 있다.
가끔은 헛소리해도 찰떡같이 알아먹는 로봇이 기특하면서도 무서울 때가 있다. 오타 따위는 너와 나의 소통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문법과 비문이 섞인 문장을 전달해도 업무(?) 진행에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다 언어 능력이 퇴화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들어, 가끔은 펜을 들어 특별한 주제 없이 글을 쓴다. 책을 펼쳐 활자를 읽으며 AI 때문에 멈춰있던 뇌의 한 부분을 일부러 깨우려 든다. 매일 변화하고 발전하는 기술 업계에 새끼발가락 정도의 관심을 두고 있지만,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되새긴다.
그럼에도 글과 사진은 로봇의 도움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더라도,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물이라도 말이다. 펜이 있고, 키보드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은 글을 쓰고, 카메라가 모두 고장 나기 전까지는 사진을 찍을 것이다.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풍경을 글과 사진으로 남겨보려 한다. 오늘도, 내일도.
무감정의 디지털이지만, 가끔은 꼰대같은 아날로그형 인간이 되고 싶다.
어렸을 적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많은 아이였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 내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뿌듯했고, 자랑스러웠다. 아무에게도 자랑하지는 않았다.
계기가 된 건 자주 가는 뉴스 사이트의 어떤 글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이제는 ‘취향이 실력 되는 시대’라는 이야기였다. 이제는 누구나 AI를 통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 더 이상 ‘해야지~’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생각을 프롬프트 한 줄을 써서 전달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언가는 반드시 나오게 된다.
수많은 사람이 도구로서의 높은 활용도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스스로 뚝딱뚝딱하며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이들은 많지 않다. 나 또한 그랬다. 매월 구독료가 통장에서 나가지만, 구글 검색 대신, 네이버 지식인 대신, 혹은 사람 대신의 역할 외에 더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돈이 아깝지는 않았지만 아쉬움은 항상 품고 있었다. 이걸로 뭘 할 수 있지? 그때 만난 글이었다. 취향이 실력이라고? 내 취향은 어떻지?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지?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대단한 인정을 받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일이다. 그 일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내가 쓴 글을 모아 놓는 건 어떨까? 이미 블로그나 브런치에 올리고는 있는데, 사진으로는 뭘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문득,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편집하는 행위가 떠올랐다. 결과물은 간단해 보이지만 포토샵으로 프레임을 만드는 아주 귀찮은 작업을 해야만 했다. 이 과정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을 살펴보았다. 두어 개가 보이긴 했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용성도 디자인도 불필요한 요소와 심플하지 않음이 거부감 들게 했다. 일은 못 하지만 나름 10년 넘게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해 온 사람이다. 알량한 자존심에 타인이 만든 앱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 정도면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 17년 그만둔 개발을 다시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나에겐 Claude Pro(유로 구독제)가 있잖아!
기능 명세서를 만들고, 대략적인 디자인 가이드는 직접 작성한 후 클로드 코드에 던져줬다. 오호라~! MVP(최소 기능 제품)는 생각보다 잘 나왔다. 이래서 다들 AI로 개발한다고 난리구나. 흔히 입 코딩이라고 하는데, 이런 방식의 개발을 바이브 코딩이라고 한다(Vibe Coding).
하루, 아니 2, 3시간 만에 기본 기능을 만들고, 테스트까지 거쳐 쓸만한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그 후 다양한 사진 비율, 사진 분할 기능 등을 추가해서 V1.0수준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만들었다.
그 후에는 포토샵보다 직접 만든 기능으로 손쉽게 사진을 편집하고, 모바일로도 업로드하고 있다. 직접 만들었다는 뿌듯함과,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생겼다는 것 덕분에 매월 나가는 구독료가 아깝지 않다. 중요한 건 이번을 계기로 탄력받았다는 것이다.
2주 사이에 벌써 8개의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모두 전혀 새로운 분야가 아니다. 좋아함의 레벨을 높이거나 취향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것들이다. 덕분에 수면시간이 줄어 매일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걱정될 정도이니, 얼마나 열정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하고 소중한 일인지도 깨닫고 있다.
가끔은 헛소리해도 찰떡같이 알아먹는 로봇이 기특하면서도 무서울 때가 있다. 오타 따위는 너와 나의 소통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문법과 비문이 섞인 문장을 전달해도 업무(?) 진행에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다 언어 능력이 퇴화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들어, 가끔은 펜을 들어 특별한 주제 없이 글을 쓴다. 책을 펼쳐 활자를 읽으며 AI 때문에 멈춰있던 뇌의 한 부분을 일부러 깨우려 든다. 매일 변화하고 발전하는 기술 업계에 새끼발가락 정도의 관심을 두고 있지만,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되새긴다.
그럼에도 글과 사진은 로봇의 도움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더라도,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물이라도 말이다. 펜이 있고, 키보드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은 글을 쓰고, 카메라가 모두 고장 나기 전까지는 사진을 찍을 것이다.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풍경을 글과 사진으로 남겨보려 한다. 오늘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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