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나 정도면 양호하네.
essay drive
작성자
디노
작성일
2026-02-16 11:25
조회
7
사진을 통해 만난 지인끼리 의기투합하여, 부족하지만, 사진전을 하기로 했다. 조금은 느리지만 어떻게든 진행하고 있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진다. 오랜만의 오프라인 만남이었다. 구체적인 전시 일정과 앞으로의 과제를 정하는 자리였다. 청계천 근처의 투썸플레이스에 회의실이 있어 사실상 무료, 각자 음료 한 잔 정도는 도의적으로 다가 지참하고 지하에 모였다.
당연하게도 1시간 일찍 도착해서 독서와 유튜브, 오늘 할 얘기를 메모해 놓는 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의 카페 방문이라 초코 케잌 한 조각과 라테를 시켰는데, 고작 한 조각의 가격을 보고 놀란 나를 보며 놀랬다. 바깥세상과 떨어져 살아온 지 오래되었구나 싶었다. 그와 동시에 필름 하나 가격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럽지도 않지만, 나란 놈 작은 케익 한 조각 따위 10분을 넘기기 힘들다.
약속 시간 10분 전에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기 위해 3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조명이 좋아 셀카 찍기 좋은 장소겠거나 생각하다 거울을 보며 깜짝 놀랐다. 머리를 기르고 있다 보니 흰 머리카락 하나가 눈에 확 띄었다. 자세히 보니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이래서 밝은 곳을 싫어 한다니까…’ 싶다가도, 얼굴을 보니 평소에 보지 못했던, 아니 외면했던 주름과도 마주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밝은 곳은 너무 싫다…’
전시 회의를 끝내고, 같은 사람들과 다른 사진 모임에 참석하고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밤이 되어야 집에 도착했다. 다시 거울을 보니 흰머리가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카페만큼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샤워하고 토요일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외모에 기준이 생기고 판단 혹은 평가할 수 있게 된 이후로 나의 얼굴은 항상 콤플렉스였다. 많이 줄긴 했어도 약간의 잔여물이 남은 상태. 그 때문에 거울을 잘 보지 않은 습성이 생겨버렸다. 과거에는 못생긴 내 얼굴이 싫었고, 지금은 늙어버린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이지만 생각의 수준을 떠나 여전히 30대 아니 20대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이만큼 고집은 늘어서 흔히 꼰대스러움도 장착하고 있다. 한때 영포티라는 이름으로 특정 세대를 비하하는 현상이 있기도 했다. 놀려도 어쩔 수 없다. 젊어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과거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잊고 싶지 않아서다. ‘니들도 나이 먹어봐.’라고 한 마디 하고 싶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나이나 세대가 변하더라도 생각이든 젊어 보이고 싶어 하는 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심이거늘.
외모든, 유행, 트렌드든 젊어 보이고 싶어 함이 점점 줄어들고는 있긴 하다. 나이 들어감, 늙어 감의 장점 중 하나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점이다. 점점 떠나는 사람이 늘어 나는 와중에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분들, 새로운 인연이 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아직은 건강하고, 매주 글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이 모든 것을 해내고 있는 나를 향한 사랑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좋아하는 일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눠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누군가이든, 어떤 행동이든, 무언가이던 말이다.
당연하게도 1시간 일찍 도착해서 독서와 유튜브, 오늘 할 얘기를 메모해 놓는 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의 카페 방문이라 초코 케잌 한 조각과 라테를 시켰는데, 고작 한 조각의 가격을 보고 놀란 나를 보며 놀랬다. 바깥세상과 떨어져 살아온 지 오래되었구나 싶었다. 그와 동시에 필름 하나 가격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럽지도 않지만, 나란 놈 작은 케익 한 조각 따위 10분을 넘기기 힘들다.
약속 시간 10분 전에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기 위해 3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조명이 좋아 셀카 찍기 좋은 장소겠거나 생각하다 거울을 보며 깜짝 놀랐다. 머리를 기르고 있다 보니 흰 머리카락 하나가 눈에 확 띄었다. 자세히 보니 한두 개가 아니었다. ‘이래서 밝은 곳을 싫어 한다니까…’ 싶다가도, 얼굴을 보니 평소에 보지 못했던, 아니 외면했던 주름과도 마주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밝은 곳은 너무 싫다…’
전시 회의를 끝내고, 같은 사람들과 다른 사진 모임에 참석하고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밤이 되어야 집에 도착했다. 다시 거울을 보니 흰머리가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카페만큼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샤워하고 토요일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외모에 기준이 생기고 판단 혹은 평가할 수 있게 된 이후로 나의 얼굴은 항상 콤플렉스였다. 많이 줄긴 했어도 약간의 잔여물이 남은 상태. 그 때문에 거울을 잘 보지 않은 습성이 생겨버렸다. 과거에는 못생긴 내 얼굴이 싫었고, 지금은 늙어버린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이지만 생각의 수준을 떠나 여전히 30대 아니 20대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이만큼 고집은 늘어서 흔히 꼰대스러움도 장착하고 있다. 한때 영포티라는 이름으로 특정 세대를 비하하는 현상이 있기도 했다. 놀려도 어쩔 수 없다. 젊어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과거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잊고 싶지 않아서다. ‘니들도 나이 먹어봐.’라고 한 마디 하고 싶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나이나 세대가 변하더라도 생각이든 젊어 보이고 싶어 하는 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심이거늘.
외모든, 유행, 트렌드든 젊어 보이고 싶어 함이 점점 줄어들고는 있긴 하다. 나이 들어감, 늙어 감의 장점 중 하나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점이다. 점점 떠나는 사람이 늘어 나는 와중에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분들, 새로운 인연이 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아직은 건강하고, 매주 글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이 모든 것을 해내고 있는 나를 향한 사랑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좋아하는 일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눠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누군가이든, 어떤 행동이든, 무언가이던 말이다.
전체 0
전체 122
| 번호 | 제목 | 작성일 | 추천 |
| 122 |
꿀만 빠는 사람이 제일 싫어요.
디노
|
2026.03.15
|
추천 0
|
조회 6
|
2026.03.15 | 0 |
| 121 |
취향이 실력인 시대, 랍니다.
디노
|
2026.03.08
|
추천 0
|
조회 6
|
2026.03.08 | 0 |
| 120 |
아직 나 정도면 양호하네.
디노
|
2026.02.16
|
추천 0
|
조회 7
|
2026.02.16 | 0 |
| 119 |
잊을 수 없는 흰쌀밥의 향기
디노
|
2026.02.09
|
추천 0
|
조회 6
|
2026.02.09 | 0 |
| 118 |
섞어서 주세요.
디노
|
2026.02.05
|
추천 1
|
조회 120
|
2026.02.05 | 1 |
| 117 |
저항을 이겨내는 것이 관건이다
디노
|
2026.01.27
|
추천 2
|
조회 119
|
2026.01.27 | 2 |
| 116 |
바람따라 사는걸 바람
디노
|
2026.01.26
|
추천 0
|
조회 7
|
2026.01.26 | 0 |
| 115 |
저기든 여기든 어디든
디노
|
2026.01.22
|
추천 0
|
조회 5
|
2026.01.22 | 0 |
| 114 |
수십번의 시작이지만, 또 시작.
디노
|
2026.01.22
|
추천 0
|
조회 5
|
2026.01.22 | 0 |
| 113 |
동굴에서 빠져나오기.
디노
|
2026.01.19
|
추천 1
|
조회 120
|
2026.01.19 | 1 |
| 112 |
멀어지는 슬픔
디노
|
2026.01.18
|
추천 0
|
조회 114
|
2026.01.18 | 0 |
| 111 |
창밖은 겨울
디노
|
2026.01.11
|
추천 0
|
조회 112
|
2026.01.11 | 0 |
| 110 |
원팀
디노
|
2026.01.09
|
추천 0
|
조회 163
|
2026.01.09 | 0 |
| 109 |
친구 같은 친구 같지 않은 그들
디노
|
2025.12.26
|
추천 0
|
조회 158
|
2025.12.26 | 0 |
| 108 |
하고 싶은 건 많지만, 하나씩
디노
|
2025.12.20
|
추천 1
|
조회 181
|
2025.12.20 | 1 |
| 107 |
아직 다녀오지 않은 등산 이야기
디노
|
2025.12.19
|
추천 0
|
조회 114
|
2025.12.19 | 0 |
| 106 |
너무 잘 알아서 탈이야
디노
|
2025.12.14
|
추천 0
|
조회 166
|
2025.12.14 | 0 |
| 105 |
나를 드러내는 유일한 방식
디노
|
2025.12.06
|
추천 0
|
조회 148
|
2025.12.06 | 0 |
| 104 |
HOME
디노
|
2025.11.29
|
추천 0
|
조회 133
|
2025.11.29 | 0 |
| 103 |
오랜만이야
디노
|
2025.11.22
|
추천 1
|
조회 205
|
2025.11.22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