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친구 같지 않은 그들
essay drive
작성자
디노
작성일
2026-01-09 12:01
조회
13
올해는 병원비만 수백이 깨진 한 해다. 통원한 병원 수만 다섯 군데. 3월부터 시작된 정신적 아픔으로 정신의학과를, 10월 무릎 부상 후 다니고 있는 재활의학과, 혈액 순환 및 전반적인 몸 상태의 개선을 위한 한의원, 얼마 전 러닝 자세와 몸 상태 체크를 위해 다닌 러닝 전문 정형외과 등이다. 매주 혹은 월 1번씩 흰색 가운의 의사 선생님 3분과 병원 특색에 맞게 차려입으신 간호사와 사무직 분들을 뵙고 있다. 이제는 길에서 마주쳐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얼굴이다. 친구보다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얼굴들. 노대영과 얼굴들.
요즘 병원은 진료 과목과 관계없이 편안하다. 주사를 놓거나 치료받으면서 경험하는 통증과는 별개로 따스하다. 따뜻한 실내 온도, 편안한 의자와 침대, 다정한 어투로 나누는 대화에서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조금씩 치유된다.
환자가 많을 경우 카운터에 계신 선생님들의 신경이 곤두선 모습을 볼 때가 있다. 툭툭 던지시는 말에 조금은 불편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의 환자를 상대하고, 진상을 대하다 보면 ‘9시 진료 시작!’할 때의 마음은 어느샌가 사라져 버렸을 테지. 이해하는 마음으로 카드를 내밀며 감사의 한마디를 건넨다. 쌓여가는 카드값을 보면 다른 상처가 생기는 것 같지만.
무릎에 이어 팔꿈치 통증이 생겨 주 1, 2회 충격파 치료와 물리 치료를 받고 있다. 참을성이 있어서 엄청난 통증에도 소리는 커녕 끙끙 앓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전담 선생님의 부재로 다른 분이 치료해 주실 때면 ‘잘 참으시네요’라며 치료를 마무리한다. 가끔 대기 중에 비명이 들릴 때가 있는데, 그 또한 이해한다. 실은 엄청나게 아프거든요.
매주 화, 목은 한의원에 간다. 침을 맞기 위해서다. 침대에 엎드려 등을 활짝 열고 16~18개의 침이 머리부터 목, 허리, 하체까지 장식한다. 귀는 뚫어본 적은 없는데, 침은 누구보다 많이 맞고 있다. 2, 3주 전부터 엉덩이에 놓으실 때도 있는데, 따끔함 때문에 나도 모르게 몸에 경련이 일어난다.
토요일은 재활의학과와 한의원을 둘 다 방문한다. 치료받고 침 맞고 집에 오면 점심시간이다. 식사 후에 비로소 긴장이 풀리는지 노곤해진다. 그러고 낮잠을 자면 토요일은 끝.
한의원 직원 분들은 많은 환자들과 상대함에도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하고 계신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굳이 이름을 말할 필요가 없다. 아우터를 벗고 있으면 알아서 안내해 주신다. 다들 친절하셔서 마음에 부담이 없다. 가끔 무뚝뚝함을 넘은 부정적인 감정이 담긴 목소리를 전해들을 때는 매우 부담스럽다. 왜 환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지, 다시 오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그들과 맞닿은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이해와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다. 100명의 친철한 환자를 대하다 1명의 심각한 진상을 만나면, 그 전까지의 좋았던 경험은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웃은 얼굴은 어색하고, 어렵지만, 항상 감사하다, 수고하셨다는 말은 아낌없이 한다. 큰 힘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들이 공유해 준 시간과 능력, 서비스는 분명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기적이지만 일시적인 시간 동안에는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기도 하다. 오고가는 한 마디의 말에 애정 한 스푼 더 올린다면, 언젠가 먼길을 돌아 다시 오지 않을까?
평생 다닌 횟수보다 더 많은 병원 진료를 다닌 2025년이었다. 물리적인 치료 뿐만 아니라 따뜻한 말 한마디 덕분에 조금이나마 몸과 마음이 건강해 질 수 있었다. 2026년에는 반대로 타인의 마음을 보살펴 주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요즘 병원은 진료 과목과 관계없이 편안하다. 주사를 놓거나 치료받으면서 경험하는 통증과는 별개로 따스하다. 따뜻한 실내 온도, 편안한 의자와 침대, 다정한 어투로 나누는 대화에서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조금씩 치유된다.
환자가 많을 경우 카운터에 계신 선생님들의 신경이 곤두선 모습을 볼 때가 있다. 툭툭 던지시는 말에 조금은 불편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의 환자를 상대하고, 진상을 대하다 보면 ‘9시 진료 시작!’할 때의 마음은 어느샌가 사라져 버렸을 테지. 이해하는 마음으로 카드를 내밀며 감사의 한마디를 건넨다. 쌓여가는 카드값을 보면 다른 상처가 생기는 것 같지만.
무릎에 이어 팔꿈치 통증이 생겨 주 1, 2회 충격파 치료와 물리 치료를 받고 있다. 참을성이 있어서 엄청난 통증에도 소리는 커녕 끙끙 앓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전담 선생님의 부재로 다른 분이 치료해 주실 때면 ‘잘 참으시네요’라며 치료를 마무리한다. 가끔 대기 중에 비명이 들릴 때가 있는데, 그 또한 이해한다. 실은 엄청나게 아프거든요.
매주 화, 목은 한의원에 간다. 침을 맞기 위해서다. 침대에 엎드려 등을 활짝 열고 16~18개의 침이 머리부터 목, 허리, 하체까지 장식한다. 귀는 뚫어본 적은 없는데, 침은 누구보다 많이 맞고 있다. 2, 3주 전부터 엉덩이에 놓으실 때도 있는데, 따끔함 때문에 나도 모르게 몸에 경련이 일어난다.
토요일은 재활의학과와 한의원을 둘 다 방문한다. 치료받고 침 맞고 집에 오면 점심시간이다. 식사 후에 비로소 긴장이 풀리는지 노곤해진다. 그러고 낮잠을 자면 토요일은 끝.
한의원 직원 분들은 많은 환자들과 상대함에도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하고 계신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굳이 이름을 말할 필요가 없다. 아우터를 벗고 있으면 알아서 안내해 주신다. 다들 친절하셔서 마음에 부담이 없다. 가끔 무뚝뚝함을 넘은 부정적인 감정이 담긴 목소리를 전해들을 때는 매우 부담스럽다. 왜 환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지, 다시 오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그들과 맞닿은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이해와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다. 100명의 친철한 환자를 대하다 1명의 심각한 진상을 만나면, 그 전까지의 좋았던 경험은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웃은 얼굴은 어색하고, 어렵지만, 항상 감사하다, 수고하셨다는 말은 아낌없이 한다. 큰 힘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들이 공유해 준 시간과 능력, 서비스는 분명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기적이지만 일시적인 시간 동안에는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기도 하다. 오고가는 한 마디의 말에 애정 한 스푼 더 올린다면, 언젠가 먼길을 돌아 다시 오지 않을까?
평생 다닌 횟수보다 더 많은 병원 진료를 다닌 2025년이었다. 물리적인 치료 뿐만 아니라 따뜻한 말 한마디 덕분에 조금이나마 몸과 마음이 건강해 질 수 있었다. 2026년에는 반대로 타인의 마음을 보살펴 주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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