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14 – F1 Korean GP @ 전남 영암 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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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세계 3대 스포츠라고는 하지만 사실 월드컵과 올림픽을 제외하면 그닥 끼워넣을게 없긴하다.
하지만.. F1은 누구도 의심할수 없는 최고의 스포츠다.

땅떵이에 비해 많은 차량이 있고 왠만한 고급승용차는 다 굴러다니는 우리나라지만
아직은 모터스포츠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부족하고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건 사실이다.

그나마 서을 근교에 있는 용인 서킷에서 다양한 경기가 진행되었으나,
모 재벌 총수님의 명령에 의해 싹 비워버리고 저 멀리 산골짜기 태백에서 열리고 있는 현실은 참 서글프기까지하다.

하지만!! 몇년전 전남에서 F1서킷을 건설한다는 이야기고 있었고 그 사실도 잊은체 몇년이 지난 후..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F1 그랑프리가 열리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경남 창원에서 F3가 몇년간 열렸으나 민원의 압박으로 인해 무산된 사실이 있어 참 안타까웠는데,
다시금 3도 아닌 포뮬러1 경기가 열린다니…

하지만 지리적 특성상 너무 멀리 있어서 실제로 가서 보겠다는 생각은 못 했었고 그저 티비 중계로 봐왔는데,
드디어 올해! 전혀 계획되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경기 2주전 티켓과 KTX를 예매하고 두근두근 영암으로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가장 걱정했던건 이전 부터 들었던 주변 환경과 교통편에 대한 문제였지만… 별 기대도 안 했기에 큰 실망도 없었던 부분이었다;;

쨋든… F1을 보러가기위해 카메라까지 구입한 나는.. (정장 필요한 망원렌즈는 구입하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전날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 챙겨놓고 탑밴드 시즌2 마지막회를 보고나서 잠이 들었다.

참 이렇게 일찍 일어난것도 오랜만이었다.

기차는 용산에서 7시 40분경이었는데 5시에 일이뤄어나서 혹시나 잊은 물건이 없나 살피고 가면 춥지 않을까 모자는 안 필요할까 하는
그닥 쓸데없는 고민으로 시간을 때우다 지하철을 타고 용산역으로 갔다.

이른 시간에 지하철은 너무 오랜만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놀랬다.
일요일 휴일 아침이지만 이렇게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했지만,
뭐 뻔하지…

암튼 용산역에 도착했을때는 좋은 날씨 탓인지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과 딱 봐도 F1 보러 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레드불이 유독 인기가 많은거 같다.

도대체 무슨 이유지?

난 F1 매니아까진 아니지만 특정선수로 인해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이다.
그 사람은 당연히(?) 마이클 슈마허…

지금은 한번의 은퇴후 메르세데스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지만 예전엔 페라리에서 레전설의 기록을 남긴(5년 연속 시즌 챔피온)
그야 말로 지구상 최고의 스포츠인이었다

그렇게 슈마허로 알게된 F1은 비록 티비속의 모습이었지만 굉음을 내면서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를 보며
카트라도 운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카트라이더’를 열심히 했었더랬었지~ ;;

뭐 암튼.. 전라도는 처음이라 생소한 지역과의 만남 그리고 F1관람이라는 새로운 경험으로 들뜬 나는 
 KTX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첫 경험.
F1때문인지 기차표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처음으로 특실을 예매했다.
사실 추석때 부산 갈려고 특실로 예매를 했지만, 사정상 못 가게되서 이번에 타봤는데,

뭐 조금 넓은거 말고는 그닥…(그것 때문에 타는 거겠지만)
추가 비용 내면서 까지 일부러 타볼 일은 없을것 같다.

뭐라도 서비스가 있는것도 아니고.. 
아. 열차 사이에 신문은 있더라..;;

뭐 암튼 전날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안대를 차고 목포역으로 출발을 했다.
간간이 잠에서 깻을땐 창밖의 모습도 보면서…

아 가을이구나… 유난히도 쓸쓸한 가을이 되겠구나..

참 오래 살고 볼일이다.
경남을 벗어나는것도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는데, 목포까지 오게 되다니.

F1경기의 행사를 알리는 촌스런 홍보탑.

암튼 거의 3시간 30분? 정도 달린 후에야 목적지인 목포역에 도착을 했다.
역시 F1 인파로 작은 목포역은 금방 가득 찾고 역앞 F1서킷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기위한 사람들의 긴 줄에 합류하여 
전남 영암의 코리안 인터네셔날 서킷으로….

30분을 달렸을까? 바다도 보이고 다리도 건너고 배도 보이고 항구도 보이고 조선소도 보이고 하다가 저 멀리 메인 스탠드가 보이기 시작했고 
한참을 더 가서 셔틀버스 종착지에 도착을 했다.

도착했을때의 모습은 이랬다.

정말 뭐 없구나…
주차장은 굵은 자갈밭으로 되어있어 걷기도 힘들고 버스가 지날떄 마다 흙먼지가…;;
최첨단의 F1 머신이 달리는 경기장 주변은 그저 황량한 시골이 었다.


서킷 안내도

사실 서킷의 크기를 체감하지 못 했는데 이거 보니까..
실감이 났다.
엄청난 너비..
여기서저기 메인 스탠드나 그 근처 좌석인 사람들은 셔틀버스를 타는게 좋을듯하다.
물론 난 걷는것도 좋아할 뿐더라 여러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걸었지만.


안내판.

아… 나도 메인 그랜드스텐드로 가고싶다고 마 생각합니다.


뒤에서 보면 정말 허접해 보인다;;


그래도 황량한 땅에 이런거라도 만들어 놔서 사진찍을 거리도 생기고..
아직까지 F1, 자동차 경주장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한 상태.

한쪽엔 이렇게 억새풀도 있고… ㅋㅋㅋ 

이렇게 넓은게 다 이유가 있지.
영암서킷의 길이는 무려 약 5.6km.. 
근데 이 거리를 2분도 안되서 완주한다…


여긴 메인 그랜드스텐드 입구.
가장 비싼 메인이라 그런가 입구도 간지난다.

입구엔 기념촬영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팬인지 팀 멤버인지는 모르겠지만 레드불 유니폼입은 외국인도 많이 보였고…
나도 저기로 가고 싶었지만, 비루한 부산출신서울솔로자취남은 12만원의 저렴한(?) A스탠드로 향했다.


저기 넘어가 코스인데, 무슨 경기를 하는지 자동차 소리가 생생~~
포뮬러도 아는데 이 정도 소리라니… 
드디어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따

저 넘어 좌석이 내가 갈 곳..


아.. 썰렁하다….

했지만 경기 시작전까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왔다.
물론 그 중에 실제로 티켓을 구입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심이 가긴 했지만;;;

우왕굿…
생각보다 자리가 너무 좋았다.

비록 그리드가 보이지는 않지만 치열한 출발 모습과 전속력으로 달려 속도를 줄이고 코너링을 하는 간지나는 모습을 볼수 있다니..
뭐 이런거 알고 노렸지만.. ㅋㅋ

암튼 탁월한 자리선정..
비록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후라서 중심부에서 많이 멀어지긴 했지만, 만족!

정확하게 못 들었지만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경기에는 EXR 의 류시원(탈렌트)가 뛰고 있었다.

보통 경기할땐 류시원 팬말고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슬픈 이야기가….
하긴 한반도 땅끝 마을까지 보러 오기엔 부담스럽지. F1이 아닌 이상;;;

그러니까 경기도에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래도 전라남도 아니었으면 이런 경기 보지도 못 했을 것이다.
전남에게 감사를…(난 경남사람)

내 자리.
그래도 달랑 티켓만 주진 않고 봉투에 담아준다.
티켓도 그냥 종이에 프린트한게 아니라 나름 좋은 질로해서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놨다.


저차가 류시원이었나… 아닌가…

저런(?) 차들도 소리가 장난 아니었다. 부룽부룽~~~

계속 부릉부릉~~~



경기가 끝난 의미를 나타내는 자동차 등장.
이 말씀은 곧….

시간이 지나니… 
우와..

선수들을 태운 트럭이 서킷을 한바퀴 도는 거였다.
저기 그 유명한 슈마허라던지 베텔이라던지.. 

사진이 이것 밖에 없는 건 짧지만 동영상을 찍느라…
이건 마지막에..




식전행사를 위해 준비중인 분들..
화면으로만 봤는데 그닥…;;
마지막엔 강남스타일로 마무리 한게 더 맘에 안 들었다.

아무리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끈다고 해도..
아  싸이가 F1 홍보대사였지..
체커기도 흔든 싸이.. 부럽다.
베텔이랑 같이 춤도 추더만….

그렇게 식전행사가 끝나고 그리드에서의 셋팅시간이 지나고…
워멍업으로 한바퀴 도는 시간이..







전속력으로 달리지도 않는데 소리가….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진짜 이렇게 흥분해본 적이 었었나 싶을 정도로 눈앞에 F1 머신이 달리는 모습은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아.. 힘들게 왔지만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본 경기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내년에도 무조건 온다.라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엄청난 머신 소리와 함께 F1 코리아 GP가 시작됐다.
어떻게 보면 그냥 서킷만 계속 도는게 무슨 재미냐, 비싼돈주고 가서 봤자 눈 깜짝 할사이에 지나갈텐데 뭐하러 가냐..하는데…

어휴.. 안 가봤으면 말을 마세요.
이건 진짜 내가 수십번의 공연과 야구장을 가봤지만..
이전의 기억을 잊어버릴 정도였다.
이건 정말 진짜 레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감동의 소름이 경기 내내 돋아 있을 정도였으니,
2시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

머신들이 어찌나 섹시하고 터프하고 멋지던지…
이거 보고 나니까 휠까지 사서 레이싱 게임이 하고 싶어졌다.
근데 휠의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그냥… 침만 꿀꺽;;;

암튼.. 이번 코리안 GP 는 폴포지션을 획득한 베텔과 웨버가 원투피니시로 통과하여
레드불 팀의 승리로 끝났다.

큰 순위 변동이 없었지만, 그저 F1이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즐거웠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번 그랑프리를 마지막으로 은퇴하시는 슈미옹을 멀리서나마 뵈서 감동이었다.








체커기 흔드는 월드스타 싸이.. ㅎㅎ

그렇게 나의 첫 F1은 끝이났다.

나오면서 혹시나 해서 메인 그랜드스텐드 구경해 볼꺼라고 밀려오는 인파의 반대로 힘겹게 갔는데 다행히 이미 경기가 끝난 상태라 
자유옵게 입장을 가능했고 그리드를 보고 왔다.

정말 여기 오니까 다음에는 100만원을 주고서라도 한번은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전 머신 세팅하는 모습과 피트인 하는 모습들..
그리고 포디움에서 열리는 시상식까지..

베텔의 피트

우승자의 시상직이 진행되는 포디움.
멋지다잉.

그리고 참 말도 많았던… 
조금더 웅장하게 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피트인사진부터는 카메라 베터리가 없어서 아이폰으로 찍었는데,
iOS6 으로 업그레이드 한 후 추가된 파노라마 기능을 이번에서야 제대로 사용했다.


오우.. +_+

그래도 메인그랜드스탠드에서 그리드도 보고..
볼건 다 보고 왔다.

기념품도 살려고 했는데 왠만한 셔츠 가격이 20만원 가까이해서.. 도저히 못 하겠더라.
그래도 뭔가 흔적은 남겨야 하기에 레드불 비니랑 열쇠고리를 샀는데 이것도 10만원… -ㅁ-

뭐 돈이 문제가 아닌 너무나 좋은 경험을 했다.
그래도 수많은 인파속에 혼자 나오는건 참 적응이 안 된다.
그래서 요즘은 왠만하면 사람 많은 곳에는 안 갈려고함..;;

쨋든 서킷에서 나오는 시간을 가늠할수 없어서 기차표를 조금 여유롭게 예매해더니 좀 기다렸다가 기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
혼자 떠난 가장 먼 여행.

앞으로 시간 날때마다 멀리 멀리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때 차가 있으면 참 좋을텐데.. 요즘 유난히 차가 가지고 싶다.

뭐 한 2년 고생할 생각하고 사면 되긴 한데… 아직은 절실하지가 않네.

길게 안 가고.. 서킷에서 찍은 동영상 iMovie로 편집한 첫 영상을 올리며 마무리 짓는다.
오랜만에  iMovie를 켜니 예전의 모습들 때문에 마음이 조금 아팟다.
언제까지 이 아픔을 가지고 갈지… 얼른 치유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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