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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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 워낭소리
최근의 흥행과는 상관없이 MBC FM 4U, 이주연의 영화음악에서 영화 소개를 듣고 이런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서야 보게되었다.
알고봤더니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었는데 난 몰랐다.
하기사 그 수많은 작품중에 좋은 영화를 찾기란 정말 힘든 일.
영화를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한것 같다.
경상도 사투리의 대사가 가득 채우는 영화인 탓에
지금은 안 계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할아버지께서 사랑하는 하지만 끝까지 부려먹는 아니 스스로가 할아버지께 온 힘을 다해 헌신하는 소를 보면서 너무 부끄러웠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아니 부모님한테까지 그 소만큼 정성을 다할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는 40년동안 일했지만 자기 삶의 끝이 보일때쯤 자기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게 끝까지 할아버지를 도왔다.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일은 장작모으기~, 엄청나게 쌓여진 장작을 비추는 장면과 그 이후 소가 죽고 나서 땅속에 뭍힐때 그저 눈물만…
비록 영화상의 몇분동안의 만남이었지만 나는 그 소에게 진심으로 명복을 빌었다.
죽기전 기력이 다했을때, 한번 팔려나갈뻔 했을때의 소의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소의 눈은 정말 크고 맑다.
스크린이나 화면에서 보는 것과는 정말 다르다.
소의 눈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에 소만큼 착한 동물은 없는것 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소를 키우던 시절 시골에 가면 항상 소와 눈을 마주치곤 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소의 눈을 봤던거 같다.
가끔 뿔을 만져주거나 나무 막대기로 등을 긁어주면 “너무 좋앙~” 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짓곤 했다.
그런 표정 안 봤으면 말을 하지마셈.
영화보는내내 시골풍경이 너무 그리웠다.
제작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후에 벌초하러 한번 가본게 다다.
아니 안가는게 좋을꺼 같기도 하다.
괜히 텅 비어있는 집을 보면….

그나저나 진짜 후회스러운게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랑 찍은 사진이 없다.
내가 죽어서 다시 뵙게되면 꼭 사진 한방 찍어 놔야지.
겨울에 외가에 가면 동생이랑 나랑 일인당 세숫대야만큼 딸기를 먹곤 했는데
근데 문제는 딸기 크기가 작으면 몰라…-_-
그래서 요즘 딸기사먹으면 왠만한 양이라고 해도 그저 살짝 딸기향만 맡아본 기분이 든다. -_-
그때는 그저 맛있는거 많아서 행복했다.
우짜든간에 모든게 그립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빛의 속도로 지구 몇바퀴 돌면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아인슈타인 할배가 그랬던거 같은데…
함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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