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밀면 @ 부산 연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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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뭘까 하면 대충 서너개가 생각난다.
돼지국밥, 밀면, 냉채족발, 씨앗호떡, 물떡(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ㅎㅎ)
부산으로 여행오는 사람들이라면 공식과도 같이 먹는 음식들
하지만 부산이 고향이고 28년 동안 살았던 나는 저런 음식들에 대한 애정이나 특이점을 느끼기에는 힘든게 사실이다. (물떡 뺴고) 하지만 부산을 떠나 서울, 경기도권으로 삶이 옮겨가면서 저 음식들에 대한 그리움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고, 가끔 부산을 갈 때마다 최소 1, 2개 정도는 먹곤 한다.
(물떡은 필수, 물떡 성애자)
돼지국밥, 냉채족발 같은 음식들은 맛집이라고 불리우는 유명 음식점에서 먹어 본적이 있지만 밀면은 굳이 유명한 집을 찾아가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이유는 우리 동네에 너무나 맛있는 냉면집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집을 알게 된 건 연산4동에서 7동(지금은 6동)으로 이사오면서였고 한 번 가본 이후로 맛에 반해 가족 모두 좋아하는 음식점이 되었다.
여름이 되면 최소 1주일에 1번은 갔었던 기억이 있고 가서 음식만 먹고 오고 거기 직원 분들(가족들로 추정)과도 얘기를 나눈적이 없어서 그냥 모를 줄 알았는데, 어머니 말씀으로는 그 집 형제들이 요즘은 안 온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아 우리를 인지하고 있고 단골로 생각하고 계셨구나 라는 생각에 잠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번 5월 초 연휴를 맞아 부산에 간 김에 오랜만에 밀면집에 갔다.
여전히 그 장소, 그 테이블과 의자 메뉴판이 나를 반겼고 점심 시간인 만큼 식당 내부에는 손님들도 가득차 있었고 몇분은 기다리고 있었다.
 

맛집이라면 당연히 해야하는 행위 대기를 마치고 나는 물, 어머니는 비빔을 시키셨다.
대기자가 많다보니 약간의 기다림 후에 내 눈 앞에 밀면이 나타났다. 여전히 간결한 모습에 급하게 인증사진을 찍고 면을 3번 자르고 양념을 비빈 후 육수부터 마셨다.
역시나 시원하다.
달콤한 배향으로 적셔진 입으로 면을 넣어 씹는다.
쫄깃한 면과 달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는 육수 한 모금이 더위를 가시게 하고 온 몸에 행복감을 불어 넣어 준다.
 
 

살짝 매콤한 비빔밀면 또한 매력적이다.
이왕 먹을거면 2명 이상 가서 비빔과 물 2가지를 시켜 먹으면 금상 첨화, 거기다 곁들여 나오는 육수의 감칠맛은 주전자체로 먹을 수 있을 듯하다.
한그릇의 1.5만원 정도 하는 평양냉면도 너무 좋아하고 가격 생각 안 하고 먹는 나이지만 이 집의 밀면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것의 부산의 밀면이다.
 
ㅕㄴ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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