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께 부산은 하루종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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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맨날 천날 지하철 타는 입구
부산지하철 3호선 물만골역 4번 출구저기 송월타올 골목을 따라 두 블럭 지나서 명성이발관 쪽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서 가장 안쪽  왼쪽 하늘색 대문이 우리 집
[#M_개소리임||
대문을 지나 현관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바로 보이는 문을 열면 내방
가방을 벗고 11시 방향의 책상 밑에다가 던지고, 옷을 갈아입고, 텔레비젼를 틀어놓고(방이 조용하면 무서움)
보일러를 켜고 뜨거운 물이 나올 때 까지 귤을 까먹거나(겨울에 내방엔 항상 귤이 상주해있음) 한다.
적당한 시간이 되면 욕실로 가서 물을 받아서 얼굴부터 씻고 머리를 헹군 다음 삼푸를 짜서 머리를 감는다.
그리고 세안제든 비누든 손에 잡히는 거 아무거나 짜서 얼굴에 바르고 여기저기 문때다가 수염이 0.23mm라도
나있으면 면도기로 밀어버리고, 얼굴을 대충 물칠하고 샴푸한 머리랑 같이 행군다.
그리고 뒤에 있는 파란 의자를 가져와 다리를 걷고 앉아서 발을 씻는다.
내 방으로 와서 미리 켜둔(엄마가 켜둔) 전기장판이 달궈놓은 침대로 들어가서 또 귤을 까먹거나 과자를 먹거나
그러면 엄마가 들어와서 한마디 한다.
“밥 좀 무라, 니는 밥은 안 먹고 맨날 그거만 먹나”
그럼 나는
“내 알아서 먹는다.” 혹은 “귀찬다”
그러고 침대에 누워서 헤드폰 끼고 곧 있음 3살이 되는 내 팟돌이를 돌린다.
가끔 업데이트한 고스를 들으며 미친듯이 웃는다.
들으면서 잠이 들면 괜찬다.
근데 다 듣고 나도 잠 안 오고 멀뚱멀뚱해 있으면 무섭다.
불빛 하나 없는 껌껌한 방안을 둘러보면 갑자기 우울해진다.
한참이나 혼자서 그러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든다._M#]

심심해서 끝(은 아니지만)까지 올라가서 찍었다.
저 구름 위를 막 뛰어다니고 싶다.
도서관 비공식 내자리에서 고개를 들면 위의 사진과 비슷한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오후가 되고 해가 퇴근준비를 하면 빨간 노을이 아파트에 비치는데 그게 참 이쁘다.
오늘은 오전에 진눈깨비가 왔었는데 정오를 지나면서 구름이 겆히면서 맑은 하늘이 나왔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빨간 노을이 세상을 따뜻하게 감쌋다.
맑아진 날씨때문에 나는 우산을 도서관에 두고왔다.
그걸 버스를 타고 내려야할 정류장 4개전에 생각이 났다.
갑자기 서면 롯데백화점에서 탄 여자가 창밖에 남자친구에게 손흔들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게 왜 갑자기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친구가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했다.
친구가 그 상대 여자에게 내가 착하다고 말했단다.
착하다라.. 난 뭐가 착한거지..
항상 웃을려고 노력하고, 다른 사람 말 잘 들어줄려고 노력하고, 짖궃은 농담도 대충 넘길려고 노력하고
누구든 다정하고 대할려고 노력하고
아니 그렇게 하는 척이지만….
나도 내가 어떤 놈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보다 훨씬 더 힘들어하고 외로워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 스스로 어두운 동굴로 들어갈려고 한다.
하지만 뒤에서 나를 부르거나 잡아주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더욱더 깊은 곳으로 기어가다가 누가 잡아주기라도 한다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러한 상황이 되면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두려운 마음에 더욱더 깊은 곳으로 나를 끌고 갈것같다.
그래도 누가 나를 잡아 줬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아름다운 미소로 나를 바라보면서…..
보고 싶다.
슬프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어서 더 슬프다.
가사를 인용하자면
너의 망박에 비치는 나를 보고싶다.
그리고 그 상황의 너의 얼굴이 보고싶다.
아무 말 없이 걷고 싶다.
오랜만에 Orange Pekoe를 들어봐야겠다.
앗 금방 티비에 태지횽아를 모델로한 토스카 광고가 지나갔다.
급 반가움에 급방긋 했지만 10초남짓한 광고후에 나의 얼굴은 다시 무표정이 되었다.
위에는 항상 웃을려고 노력한다고 했는데 그건 내가 생각하기에 그렇고
직접적으로 말한 사람은 그 형밖에 없지만, 그형은 항상 나보고 포커페이스라고 했다.
얼굴좀 펴라고 했다.
그럴때 마다 억지 웃음을 짖곤 했다, 거울을 안봐도 어색한 나의 웃음이 상상이 되었다.
그때 부터는 아니지만 그때를 계기로 어느센가 나는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좀 시들해졌지만.
아마도 3년간 꾸준히 일주일에 3,4번은 그렇게 연습아닌 연습을 했다.
하지만 별로 달라지지는 않았다.
역시 웃음은 억지로 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다.
티비를 보든 친구들과 술을 마시든 진정으로 내가 즐거울때 나의 웃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요즘엔 그것도 잘 없다.
친구들을 안본지 2주가 다 되어가는 듯하다.
친구 한놈이 소개팅으로 커플이 되었고
그 친구가 또 주선해줘서 다른 친구도 잘 만나고 있는거 같다.
나도 자리를 마련해줬지만 미안하게도 나는 그쪽이 심하게 별로였다.
그 시간에 나는 다른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더랬지….
지금 나는 나를 봐주는 사람이 절실하다.
내가 하는 모든 것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으로 긍정적으로 봐주는 사람
나는 그거면 OK이다.
우리 엄마 다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_-; 어쩌라고 나는 이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다.)
그 다음은 할머니인데, 할머니는 지금 안계신다.
할머니가 보고 싶다.
살아계실때 잘 못해드린게 정말……

(지금 저 방은 맨발로 걷기 힘들정도로 차갑겠지?)
지난 추석이후로 우리집은 명절날 시골갈 일이 없다.
그때 집에 있으면서 지겹기도 했지만
돌아가진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생각을 했다.
다음주 설날엔 성묘라도 하러 가볼까
잡소리 좀 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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