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에 답변달기
2023년 11월 10일
영희하다
너는 태어나면서 영희라는 이름을 얻었고
지금껏 영희로 살아왔지.
이름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온 상으로
네 이름을 국어사전에 등재하기로 했어. 축하해.
사전엔 네 이름 뒤에 ‘하다’를 붙인
‘영희하다’라는 형용사를 오를 거야.
그런데 영희 네가 해 줘야 할 일이 하나 있어.
몇몇 국어학자들이 ‘영희하다’의 뜻풀이를 고민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어.
너만큼 영희를 잘 아는 사람은 없으니
네가 뜻을 풀어 줘야 할 것 같아.
너는 너를 어떻게 설명할래?
물론 당장 답을 주지 않아도 좋아.
네 삶을 찬찬히 돌아보고
나는 누구라는 확신이 설 때 그때 주면 돼.
지금까지 별 특징 없이 살아왔다면
이제부터 너를 설명할 뭔가를 찾고 만들어 가면 돼.
기다릴게.
기대할게.
영희 아닌 당신도 남 얘기 듣듯 하지는 마.
국어사전에 등재될 그다음 단어가 당신 이름일 수도 있거든.
뜻풀이 역시 당신이 해야 하거든.
그때 가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망가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다음 단어의 의미를 잘 만들어 놓길 바라.
정미하라.
원재하다.
주영하다.
비록 하늘이 주는 변고를 예측할 수 없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남김없이 다해야 한다.
– 세종실록
독립과 자립
성격과 성공.
이 두 가지는 서로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늘 함께 따라붙어야 하는 것이다.
신에게 겸허하게 의지하고, 자신에게 늠름하게 의존하다.
To character and success, two things, contradictory as they may seem, must go together – humble dependence and manly independence; humble dependence on God and manly reliance on self.
– 월리엄 워즈워스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듯이, 내 마음은 이제 고요하다.
My heart is still, as time will tell.
– 앨런 긴즈버그, 시인, 1926 ~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