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2일
종이학을 접었다. 날씬하게 잘 접었다.
그런데 누가 접은 거냐고 묻는다면
내가 접었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내가 접은 것은 없다.
내가 접은 종이학도
나 혼자 접은 것이 아니다.
누군가 나무를 심었을 것이고,
누군가 나무에 물을 줬을 것이고,
누군가 나무르라 베었을 것이고,
누군가 나무로 종이를 만들었을 것이고,
누군가 종이를 내게 가져다줬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내게 종이학 접는 법을
가르쳐 줬을 것이고,
누군가는 내게 종이학 접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을
소개해 줬을 것이고,
누군가는 내게 종이학 접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을 소개해 준 사람을
소개해 줬을 것이다.
천 번을 접는다 해도
나 혼자 접은 종이학은 없다.
내 손을 잠시 만난 종이학이 있을 뿐.
내 서재는 그리움의 아카이브다.
MKy library is an archive of longings.
– 수잔 손탁, 소설가, 1933~2004
기도와 실천
알라신에 의지하되 타고 갈 낙타는 단단히 매라.
Trust in Allah, but tie you camel.
– 아랍 격언
쓸데없이 바쁘다가 한가한 처지가 되어 보라!
그런 뒤에야 한가로이 지내는 맛이 가장 좋은 줄을 깨닫게 된다.
– 홍자성 <채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