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의 시대가 열리다
이광수 대표는 최근 코스피 지수의 급락과 반등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변화를 짚으며 강연을 열었다. 코스피가 6,300에서 5,000까지 하락하는 과정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한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전량 흡수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현상의 의미를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개인 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져도 팔지 않고 오르면 추가 매수하는 특성이 있어 지수의 바닥을 견고하게 만든다. 코스피 5,000 이하는 이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지지선이 되었다. 둘째, 과거와 달리 퇴직연금과 정기적금 대용으로 한국 주식을 사는 '신뢰 기반의 투자'가 시작되고 있다.
가격 vs 가치 — 투자의 출발점
가격은 내가 지불해야 할 것이고, 가치는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결정할 수 있는 건 가치뿐이에요.
— 이광수
그는 삼성전자 주가 10만 원이라는 숫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삼성전자의 가치가 그보다 높은지 낮은지가 투자 판단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매일 입는 10만 원짜리 옷과 아내가 세일 가격에 혹해 산 옷의 비유를 통해, 가격에 끌려가지 말고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PBR — 한국 증시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
기업 가치를 측정하는 두 가지 방법 — 보유 자산에 대한 평가와 미래 수익에 대한 평가 — 중에서, 현재 한국 증시의 상승은 전자, 즉 자산 재평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 Price to Book Ratio)의 개념을 설명하며, 시가총액 1조 원인 기업이 순자산 1조 원을 보유하면 PBR 1배, 주가가 반토막 나면 PBR 0.5배가 된다는 간단한 산술을 보여줬다.
이광수 — 태광산업 사례
태광산업이라는 회사는 현금만 2조 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시가총액은 1.4조 원에 불과하다. 이론적으로 이 회사를 통째로 인수한 뒤 예금만 찾아도 6,000억 원이 남는 구조다. 대주주의 횡령·배임 리스크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업이 보유한 현금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PBR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 그러나 일본처럼 지배구조 개혁이 진행되면 코스피 7,500 이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애플의 교훈 —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중요하다
애플의 10년간 주가 9배 상승에도 불구하고 순자산은 오히려 절반으로 줄었다. 이유는 800조 원 이상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돈을 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돈을 제대로 쓰고 주주에게 환원해야 주가가 오른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였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엄청나게 돈을 벌면서도 나눠주지 않고 쌓아두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선례 — 경제 성장 없이 주가 5배
2013년 이후 닛케이 지수는 10,000에서 50,000 이상으로 5배 올랐다. 경제 성장률은 저조했고, 새로운 글로벌 기업도 등장하지 않았다. 오직 PBR 개혁, 지배구조 개편, 주주환원 정책이 이 상승을 만들어냈다. 이광수 대표는 2013년 일본 주식에 대한 100쪽짜리 리포트를 국내 최초로 작성했지만 당시 국민연금과 정부 기관 모두에게 거절당한 일화를 소개했다.
한국은 일본의 10년 개혁을 10개월 만에 추진하고 있으며, 상법 3차 개정 등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평가했다.
투자 방법론 — 기대값과 손절의 과학
투자의 기대값(Expected Value) 계산을 통해, 주가가 오를 확률(50%)은 바꿀 수 없지만 손실 금액을 줄이고 이익 금액을 늘리면 기대값을 양수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광수 — 손절 원칙
시장 대비 10% 이상 하락 시 무조건 매도한다. 코스피가 2% 하락한 가운데 내 주식이 12% 빠졌다면, 상대 수익률 기준 10% 이상 하락이므로 즉시 매도. 반대로 시장이 상승했는데 내 주식만 빠진 경우에는 절대 주가 기준 10% 이상 하락 시 매도. 오르는 주식은 고점 대비 10% 하락 시점까지 계속 보유한다.
1년간 한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주식(+4,790%)과 가장 많이 빠진 주식(-94%)을 대비하며, 주가 상승에는 상한이 없지만 하락에는 -100%라는 바닥이 있다는 비대칭 구조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종목 선택의 첫 번째 기준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기업을 제시했다.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① 무엇을 수출하는가, ② 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가, ③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수 있는가.
두 번째 기준은 저평가 기업(PBR 0.1배 수준)의 발굴이다. 시가총액 2조 원 미만, PBR이 극단적으로 낮고, 이익잉여금이 현금으로 쌓여 있으며,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변화가 빠를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포트폴리오 제안: 코스피200 지수 ETF를 꾸준히 매수하면서, 반도체 주식을 반드시 보유하고, 수출 기업과 저평가 기업 중에서 직접 선별한 종목에 투자하되 10% 정도는 현금으로 유지하라.
부자의 지상 계율은 투자이고, 나머지 사람들의 계율은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속해 계십니까?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인용, 이광수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