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mplete History & Strategy of
뱅가드 — 완전한 역사와 전략
1949년 12월, 프린스턴 대학의 한 3학년생이 도서관 서가에서 《포춘》 한 부를 꺼내 116쪽을 펼쳤다. 〈보스턴의 큰돈(Big Money in Boston)〉이라는 그 기사는 "작지만 논쟁적인" 뮤추얼 펀드라는 산업을 다루고 있었다. 그로부터 26년 뒤, 자신이 정상까지 올라갔던 회사에서 해고당한 존 C. 보글은 뱅가드 그룹의 설립 서류를 제출한다. 월스트리트는 그것을 '보글의 어리석음(Bogle's Folly)'이라 불렀다. 비평가들은 인덱스 펀드를 "반(反)미국적"이라 불렀다. 오늘날 뱅가드는 S&P 500에 속한 거의 모든 기업의 약 10%를 보유하고, 5,000만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며, 투자자들에게 약 5,000억 달러를 절약해 주었다 — 외부 주주가 없기 때문이다. 뱅가드의 주인은 뱅가드 펀드의 보유자들이다. 구조적으로 말하자면,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성공한 공산주의 조직이다.
1974년,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수장 잭 보글은 자신이 주도한 합병의 파트너들에게 해고당한다. 펀드 이사회와 운용사 사이의 틈새를 파고든 기형적 타협안 — "운용도 판매도 하지 않는 관리 회사" — 이 뱅가드의 출발점이었다.
뱅가드에는 외부 주주가 없다. 펀드가 운용사를 소유하고, 투자자가 펀드를 소유한다. 이익은 배당이 아니라 수수료 인하로 환원된다. 1975년 0.66%였던 자산가중 평균 보수는 오늘날 0.06%까지 내려왔다.
개인 투자자를 위한 세계 최초의 인덱스 펀드는 5,000만~1억 5,000만 달러 목표에 겨우 1,100만 달러를 모으며 출발했다. 월스트리트의 조롱거리였던 이 상품은 이후 반세기 동안 자산운용업의 기본값이 된다.
스스로 수수료를 내리고 업계 전체를 그 뒤로 끌어당김으로써, 뱅가드는 약 1조 달러 규모의 부를 월스트리트에서 일반 투자자의 계좌로 이전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조차 뱅가드 덕분에 싸졌다.
오늘날 뱅가드는 약 12조 달러를 운용하며 미국 10대 상장사 중 5곳의 최대 경제적 주주다. 2024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출신 CEO — 블랙록 iShares를 이끌던 살림 람지 — 를 맞이했다.
3시간 49분 대담 전체를 우리말로 옮기고, 컴패니언의 차트·자료를 대화의 해당 지점에 배치했다.
잭 보글, 주식시장 대붕괴 몇 달 전에 태어나다.
보글의 프린스턴 졸업논문 — "뮤추얼 펀드는 비용을 제하고 나면 시장 평균을 안정적으로 이길 수 없다." 이 논문을 읽은 월터 모건이 그를 웰링턴에 채용한다.
보글, 침체에 빠진 웰링턴의 재건 책임자로 임명되다.
웰링턴/TDPL 합병이 파국으로 치닫고, 시장 폭락 와중에 보글은 축출된다.
뱅가드, 업무를 개시하다.
개인 투자자를 위한 최초의 인덱스 펀드 출시. 5,000만~1억 5,000만 달러 목표에 1,100만 달러 모집.
뱅가드, 노로드(no-load) 전환 — 8.5% 판매수수료를 없애고 투자자에게 직접 판매를 시작하다.
네이선 모스트가 보글에게 ETF를 제안하다. 보글은 거절하고, 모스트는 1993년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함께 SPDR을 출시한다.
보글, 심장 이식 수술을 앞두고 1월 31일 CEO에서 물러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몇 년간 뱅가드는 업계로 유입되는 새 돈의 약 30%를 흡수한다 — 위기 이전의 두 배.
뱅가드, 자산 기준으로 피델리티를 제치고 미국 최대 뮤추얼 펀드 회사가 되다.
잭 보글, 1월 16일 세상을 떠나다.
살림 람지, 뱅가드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CEO로 취임하다.
운용자산 12조 달러 돌파, 투자자 5,000만 명 이상.
컴패니언 원문의 소개에, 웹 검색으로 확인한 보강 정보를 덧붙였다.
Ben 아내한테 그랬거든요. "오늘은 애들 재우는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쩌면 저녁도 같이 먹을 수 있을지 몰라." 그랬더니 아내가 "워워,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더군요.
David 너무 앞서가지 맙시다.
Ben 얼마나 복잡하겠어요? 인덱스 펀드잖아요.
David 그리고 액티브 펀드에, 머니마켓에, 브로커리지에, 자문업까지요.
Ben 네, 네, 알겠어요.
David 그래도 뭐, 사실 대부분은 인덱스 펀드죠.
Ben 좋아요, 시작합시다. 갑시다.
David 뱅가드.
Ben 위대한 기업들,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이야기와 플레이북을 다루는 팟캐스트, Acquired의 2026년 봄 시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벤 길버트입니다.
David 저는 데이비드 로젠탈입니다.
Ben 저희가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 에피소드는 저희가 지금껏 다룬 그 어떤 회사보다 여러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깊습니다. 청취자 대부분은 순자산의 상당 부분을 이 회사, 혹은 이 회사를 따라 한 회사들에 맡겨 두고 계실 테니까요. 오늘의 회사는 뱅가드(Vanguard)입니다. 1975년 개인 투자자를 위한 사실상 최초의 인덱스 펀드를 만들었고, 오늘날 미국 최대의 인덱스 펀드 운용사죠. 패시브 인덱스 펀드로만 10조 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합니다. 이는 S&P 500에 속한 모든 기업의 지분을 평균 10%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너럴 모터스, 나이키, 스타벅스, 록히드 마틴, 비자, 애플 — 어느 회사든 말이죠. 뱅가드는 미국 대부분의 상장 기업에서 최대 주주이고, 블랙록·스테이트 스트리트·피델리티 같은 다른 대형 인덱스 펀드 운용사들과 합치면 미국 주식 시장 전체의 2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David 정말 믿기지 않는 수치예요. 그리고 뱅가드가 없었다면 그 다른 회사들 중 어느 곳도 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았거나,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지 않았을 겁니다.
Ben 그렇죠.
David 그 파급력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수백만,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뱅가드와 잭 보글 덕분에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집을 사고, 편안하게 은퇴할 수 있었으니까요.
| 기업 | 최대 경제적 주주 | 시가총액 | 뱅가드 지분 | |
|---|---|---|---|---|
| 01 | 엔비디아 | 뱅가드 | $5.46T | 9.41% |
| 02 | 알파벳 | 뱅가드 | $4.77T | 7.91% |
| 03 | 애플 | 뱅가드 | $4.41T | 9.74% |
| 04 | 마이크로소프트 | 뱅가드 | $3.13T | 9.74% |
| 05 | 아마존 | 제프 베이조스 | $2.84T | 7.95% |
| 06 | 브로드컴 | 뱅가드 | $2.01T | 10.20% |
| 07 | 테슬라 | 일론 머스크 | $1.59T | 6.92% |
| 08 | 메타 | 마크 저커버그 | $1.56T | 7.96% |
| 09 | 월마트 | 월턴 가문 | $1.05T | ~5.3% |
| 10 | 버크셔 해서웨이 | 워런 버핏 | $1.04T | ~7.4% |
뱅가드 계열 13F·13G 공시(2026년 3월 31일 분기 마감) 기준 경제적 지분. 기업 순위는 2026년 5월 15일 시가총액 기준. 알파벳과 메타는 전체 주식 클래스 합산, 버크셔는 클래스 B 환산 경제적 지분. 창업자가 남아 있는 다섯 곳을 제외한 모든 기업에서, 최대 주주는 뱅가드다.
Ben 뱅가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독특한 기업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뱅가드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이 회사의 일부를 소유한 겁니다. 뱅가드는 오직 고객들만이 소유하는 회사이고, 상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외 어떤 형태의 외부 주주도 없어요. 심지어 CEO조차 지분이 없습니다 — 물론 저나 데이비드나 여러분처럼 펀드에 투자해서 갖게 되는 몫은 예외지만요. 여러 면에서 이건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입니다. 감히 '공산주의적 자본주의'라고 불러도 될까요?
David 오, 그거 마음에 드는데요.
Ben 제품이 오로지 고객의 이익에만 봉사하고 다른 어떤 주주도 없는 회사. 그리고 데이비드, 당신이 계속 암시해 온 대로, 이 아이디어 뒤에 있는 인물은 선지자이자 우상 파괴자이며, 옳은 만큼이나 남들과 부딪히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고집불통 원칙주의자 — 잭 보글입니다.
David 아, 훌륭한데요. 저라도 그보다 잘 쓰지는 못했을 거예요, 벤.
Ben 그의 이야기가 특별한 건, 마흔여섯 살이 되어서야 뱅가드를 창업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한 구조만 보면 이상주의에서 출발한 회사라고 생각하기 쉽죠.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만, 이 이야기는 이상주의만큼이나 복수심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우리 모두 잭에게 큰 감사를 빚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뱅가드의 집요한 비용 절감과 낮은 수수료 덕분에, 1975년 창립 이래 뱅가드는 투자자들에게 수수료와 거래 비용으로 5,000억 달러 이상을 절약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출간된 책 《The Bogle Effect(보글 이펙트)》가 주장하듯, 뱅가드의 행보는 업계 전체가 수수료를 내리도록 강제했고, 그 누적액이 또 5,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그러니까 잭 보글과 뱅가드는 월스트리트와 금융 산업의 주머니에서 개인 투자자의 주머니로 — 내지 않아도 되게 된 수수료의 형태로 — 1조 달러의 부를 이전시킨 장본인입니다.
David 정말 굉장하죠.
Ben 며칠 전에 이 쇼의 좋은 친구인 모건 하우절과 근황을 나눴는데요.
David 아, 그럼요.
Ben 그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는 보글을 위장한 자선사업가(undercover philanthropist)라고 본다." 1조 달러, 아니 그 절반인 5,000억 달러라 해도, 그건 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선사업가로 만드는 액수입니다. 와.
David 와, 그 프레임 정말 좋네요. 그 1조 달러의 상당 부분은 얼마든지 잭 자신의 재산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한 거죠.
Ben 네, 그 이야기는 차차 들어가 보죠, 데이비드. 청취자 여러분, acquired.fm/email에서 이메일 리스트에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매 에피소드의 핵심 정리, 지난 에피소드 정정 사항, 리서치 중에 발견한 비하인드 사진들을 보내드리고, 다음 에피소드 주제 투표에도 참여하실 수 있어요. 게다가 데이비드가 매번 다음 에피소드 주제에 대한 힌트를 살짝 적어 보냅니다. acquired.fm/email에서 저희와 추리 게임을 즐겨 보세요. 청취 후에는 acquired.fm/slack의 커뮤니티에서 이 에피소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시고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프레젠팅 파트너인 J.P. 모건에 감사드립니다.
David 네. 저희가 늘 "모든 회사에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듯, 모든 회사의 이야기는 결제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J.P. 모건은 시드부터 IPO, 그 너머까지 수많은 기업의 여정에 함께하고 있죠.
Ben 그럼 시작하기 전에 늘 하는 말씀: 이 쇼는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데이비드와 저는 저희가 다루는 회사에 투자하고 있을 수 있고 — 이번에는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 이 쇼는 정보 제공과 오락 목적으로만 제작됩니다. 데이비드,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David 좋습니다. 이야기는 1929년 5월, 그해 10월 월스트리트 대폭락 전야에서 시작합니다. 미국과 세계를 대공황으로 몰아넣고, 수백만 가정의 저축을 증발시키고, 셀 수 없는 삶을 무너뜨리고, 한 세대 전체에 영원한 상흔을 남긴 그 폭락 말이죠. Acquired에서 대공황을 다루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정말 끔찍한 시기였어요. 2008년 금융위기가 아담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1929년 월스트리트 폭락 이후 9,000개의 은행이 파산했습니다. 900만 가구의 예금 계좌가 증발했고요. 10만 개 가까운 기업이 무너졌고, 실업률은 25%에 달했습니다. 말 그대로 한 세대에 흉터를 남겼죠. 저희 조부모님이 1990년대까지도 대공황 때의 경험 때문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시던 게 기억나요. 아버지 쪽 할머니는 평생 비닐봉지를 한 장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돌아가시고 나서 아파트를 정리하는데, 수만 장의 비닐봉지가 집 안 가득이었어요.
Ben 저희 할아버지는 잡지랑 텀스(소화제) 통이었어요. 지하실에서 넘쳐나게 나왔죠. 그런데 데이비드, 여기서 정말 놀라운 사실은 — 당시 주식을 보유한 미국인이 전체의 1~2%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David 맞아요.
Ben 그러니까 이 모든 참상은 폭락의 2차 효과였던 거예요. 은행들이 서로 깊이 얽혀 있었고, 주식에 어마어마한 레버리지가 걸려 있었죠. "내가 주식을 잔뜩 들고 있었는데 그게 폭락해서 인생이 끝났다"가 아니라, 거대하게 연결된 파문이 당시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던 경제 전체를 휩쓴 겁니다.
보유율은 직접 보유와 뮤추얼 펀드·은퇴계좌(401(k), IRA)를 통한 간접 보유를 포함. 초기 수치는 직접 보유 추정치로, 1990년 이전 데이터와 현대 서베이는 집계 방식이 다름. 출처: Galbraith, The Great Crash 1929; NYSE 주주 센서스; 연준 SCF; Gallup, 2025.
David 네, 정확합니다. 은행 파산이었고, 기업 도산이었고, 실업이었고, 그 모든 것이었죠. 그런데 이 거대한 금융 재앙의 전야에, 우리의 주인공이자 많은 이들의 금융 영웅이 태어납니다. 존 클리프턴 '잭' 보글. 1929년 5월, 쌍둥이 형제 중 하나로 태어났습니다. 쌍둥이 데이비드, 그리고 형 버드와 함께요. 이 셋은 어린 시절 내내, 아니 평생 '보글 보이즈'로 불리게 됩니다. 잭과 데이비드가 태어날 당시 보글 가문은 뉴저지의 명문가였습니다. 증조부는 상호 화재보험 회사를 설립했죠 — 뱅가드가 훗날 상호 소유 회사가 된다는 점에서 멋진 복선입니다. 그리고 조부는 훗날 아메리칸 캔 컴퍼니의 일부가 되는 회사를 세웠습니다. 깡통을 만드는 회사였는데, 오랫동안 미국 최대 기업 중 하나였어요. 그러니까 유복하고 존경받는 가문에서 태어난 겁니다. 그런데 대공황 속 유년기에 가족은 모든 것을 잃습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어머니와 이혼하고, 가족을 버리고 떠나서는, 몇 년 뒤 길모퉁이에서 홀로 생을 마감합니다. 어머니도 짐작하시다시피 이 모든 일에 깊은 상처를 입고 심각한 우울증과 정신 건강 문제에 시달리며 아이들을 부양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보글 형제들은 십 대가 되기도 전부터 사실상 스스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했습니다. 셋 모두 학교를 다니면서 동시에 여러 일을 했어요. 신문 배달, 식당 서빙, 육체노동 — 자신들과 어머니를 부양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요. 잭은 어린 시절 최고의 일자리가 새벽 3시 신문 배달이었다고 회고하곤 했습니다. 한밤중에는 세상이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주변의 혼돈과 불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요. 그가 즐겨 말했듯, "그 시간은 내 성장기의 나머지 전부와 대비되는 시간이었다"는 겁니다.
Ben 그리고 이 이야기, 잭의 자녀분들과 직접 이야기하면서 들으신 거죠?
David 네, 맞습니다. 이번 리서치를 위해 보글 가족 여러 분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정말이지, 이 이야기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Ben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요. 성씨와 증조부·조부 덕분에 상류 사회의 인맥은 남아 있어서 다른 부잣집 아이들과 어울렸지만, 정작 자기 가족의 재산과 관계는 엉망이 되어 있었다는 거죠.
David 내부자이면서 동시에 외부자였던 겁니다. 형제들이 자라서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가족에게는 여전히 돈이 없었지만 인맥과 친척, 자원 있는 친구 부모들은 남아 있었습니다. 그 덕에 형제 셋 모두 동부의 명문 기숙학교 중 하나인 블레어 아카데미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 고등학교 마지막 2년을 다니게 됩니다. 특히 잭은 블레어에서 그야말로 만개합니다. 뛰어난 학생이 되어 우등으로 졸업하고, 졸업 때 동기들로부터 '최고의 학생'과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학생' 둘 다에 뽑힙니다. 누가 봐도 앞날이 창창했죠.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잭과 데이비드가 졸업을 앞둔 시점에도 가족에게는 여전히 돈이 없었어요. 명문 기숙학교를 졸업하게 됐는데도요. 그리고 셋 모두 자신들과, 아직 생존해 계신 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계속 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세 형제가 모여 결정을 내립니다. "우리 형편상 대학은 한 명만 가고, 나머지 둘은 계속 일해서 가족을 부양하자." 그리고 잭이 블레어에서 워낙 뛰어났고 훌륭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대학에 갈 한 명으로 잭이 선택됩니다. 잭은 그 결정의 무게가 평생 자신을 짓눌렀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더 큰 무언가를 할 기회를 저 혼자만 받았으니, 가족에게 그 기회를 갚아야 한다는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다고요. 나머지 둘은 끝내 대학에 가지 못했습니다. 셋은 평생 가깝게 지냈지만, 데이비드와 버드는 대학에 가지 않았어요.
Ben 재미있는 게, 청취자 여러분, 데이비드가 계속 "잭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고 인용하고 있잖아요. 잭의 말은 어디서든 정말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자기 삶과 철학에 대한 잭의 논평은 부족함이 없어요. 수천 번의 강연을 했고, 회고록을 썼고, 투자 조언과 뱅가드 회고를 담은 책을 열두 권 썼습니다. TV에 나가고,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불러 주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강의했죠. 잭 보글의 삶에 관한 한 역사적 기록에 공백이란 없습니다.
David 잭에 관한 기록 말이죠. 네, 잭은 연설하는 걸 무엇보다 좋아했으니까요. 블레어를 졸업한 잭은 프린스턴 대학에 진학합니다. 이번에도 근로 장학생이었어요. 학생 식당에서 일했고, 나중에는 미식축구 경기 같은 체육 행사 매표소에서 일했습니다. 그리고 프린스턴 2학년 가을, 경제학 입문 수업을 들으면서 경제학에 매료됩니다. 그 수업 중간고사에서 D+를 받았는데도요. 금융 커리어의 시작치고는 불길했죠. 그래도 그는 그 과목을 사랑했고, 열심히 공부해서 최종 성적 C-로 마칩니다. 훗날 금융 전체를 혁명할 사람치고는 굉장한 출발 아닙니까. 아무튼 이듬해, 3학년이 된 잭은 경제학을 전공하기로 — 프린스턴식 고상한 표현으로는 '집중분야(concentration)'로 삼기로 합니다. 프린스턴에는 전공(major)이 없고 집중분야가 있거든요.
Ben 진짜요?
David 네, 정말이에요.
Ben 매일매일 프린스턴의 요상한 전통을 하나씩 배우네요.
David 압니다, 알아요. 미안합니다. 저도 물론 프린스턴을 나왔으니 이 모든 걸 겪었죠. 특히 잭이 거쳐야 했던 통과의례도 똑같이 겪었습니다. 바로 졸업논문(senior thesis)입니다. 프린스턴의 상징 중 하나가, 학부생 전원이 졸업하려면 독창적인 학술 연구인 졸업논문을 반드시 써야 한다는 겁니다. 박사 과정에서 하는 일의 아주아주 축소된 버전이랄까요. 제 논문은 물론 샴페인의 마케팅 역사였습니다. 프랑스 문학 전공이었으니까요.
Ben Acquired 입장에서는 정말 웃긴 일이죠. LVMH 에피소드 때 실제로 아주 유용했으니까요.
David 엄청나게 유용했죠. 보세요 — 데이비드 로젠탈, 잭 보글. 연결고리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Ben 자, 이야기 계속하시죠.
David 네. 어느 오후, 잭은 논문 주제를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캠퍼스 중앙 도서관인 파이어스톤에서 최신호 《포춘》을 읽다가, 잡지 뒤쪽 깊숙한 116페이지에서 "보스턴의 큰돈(Big Money in Boston)"이라는 기사를 발견합니다. 비교적 새로운 산업인 개방형 공모 펀드 — 오늘날 우리가 뮤추얼 펀드라고 부르는 것 — 의 성장에 관한 기사였죠. 당시엔 뮤추얼 펀드라는 용어조차 쓰이지 않았습니다. 기사의 중심에는 이 혁신을 이끄는 신생 회사가 있었습니다. 보스턴에 있으면서도 월스트리트의 이 새 섹터를 선도하던 매사추세츠 인베스터스 트러스트, 줄여서 MIT라고 알려지고 마케팅되던 회사였죠. 진짜 MIT, 그러니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개방형 공모 펀드들이 대중에게 어떤 식으로 마케팅됐는지 감이 오실 겁니다.
Ben 이 에피소드 내내 반복해서 보게 될 텐데요. 권위를 빌려다 쓰는 것(appropriating prestige)은 뮤추얼 펀드 업계, 아니 금융 산업 전체의 시그니처입니다.
David 이 업계의 상징이죠. 전적으로요.
Ben 여기서 흥미로운 대목이 있어요. "이 시점에 뮤추얼 펀드가 새로웠다니, 무슨 소리냐" 싶으실 텐데요. 아까 제가 말했듯 대공황 이전 1920년대에는 미국인의 1~2%만 주식을 보유했습니다. 1949년이 되어서도 그 비율은 겨우 4.2%였어요. 그리고 그들이 하던 방식은 주식 중개인을 통해 개별 주식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엔 금융에 관한 학술 연구 자체가 사실상 없었어요. 투자나 분산이나 펀드에 관한 연구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 "여러 투자자와 돈을 한데 모아(mutually pool) 펀드를 만들고, 그 펀드로 주식 바스켓을 사서, 기한 없이 보유한다"는 개념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David 맞습니다. 그리고 잭은 바로 이 새로운 현상을 논문 주제로 정합니다. 그런데 벤이 슬쩍 언급하기 시작한, 여기서 짚어야 할 중요한 지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개방형 펀드(open-end fund) 대 폐쇄형 펀드(closed-end fund)라는 개념입니다. 매사추세츠 펀드 — 여기선 MIT라고 부르지 맙시다 — 가 개척한 진짜 혁신이 바로 이겁니다. 펀드 규모가 정해져 있지 않아요. 신축적입니다. 투자설명서를 쓰고 나가서 "우리는 1억 달러 펀드를 조성합니다"라고 말하고, 1억 달러가 모이면 마감하고 운용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거죠. 100만 달러일 수도, 1억 달러일 수도, 그리고 에피소드 후반에 보시겠지만 5조 달러일 수도 있는 겁니다.
Ben 돈을 계속 부으면, 우리는 바스켓에 계속 더 담는다.
David 네. 그리고 그 말은 펀드 투자자들이 마음대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락업이 없어요. 정해진 인원도 없고요. 펀드를 사서 한동안 보유하고, 잘하면 가치가 오르고, 팔고 나올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뮤추얼 펀드의 모든 것이죠. 하지만 이 개방형 펀드 개념이 개척되기 전까지는 이런 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듯, 당시 미국인이 주식을 보유했다면 브로커를 통한 개별 주식이었는데, 이 펀드들도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주식 중개인을 통해 유통됐습니다. 메릴린치 브로커에게 전화해서 "GE 5주 주세요" 대신 "매사추세츠 펀드 몇 좌 주세요"라고 말하는 식이었죠.
Ben 그러니까 마케팅과 유통이 브로커-딜러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겁니다. 펀드 운용사를 대신해 브로커들이 펀드를 팔아 주는 구조죠.
David 네. 그리고 브로커들은 그 대가를 받았습니다.
Ben 아, 그럼요.
David 받다마다요. 이른바 판매 수수료(sales load)라는 걸 떼 갔는데, 고객이 펀드에 넣는 돈의 보통 7.5~8.5%였습니다. 펀드 매니저가 자기 고객을 펀드에 넣어 준 브로커에게 일종의 보상금으로 되돌려주는 거였죠.
Ben 방금 투자된 돈에서 떼어 주는 리베이트인 셈이에요. 이런 펀드에 100달러를 투자하면, 실제로는 91.50달러만 투자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사실상 유통 수수료로 곧장 빠져나가는 겁니다.
David 네, 당신의 친절한 동네 주식 중개인에게로요.
Ben 재미있는 건, "100달러를 투자하면 대체로 100달러가 투자 대상에 들어간다"는 오늘날의 상식이 없었다면, 이게 지극히 정상으로 보였을 거라는 점입니다. 유통에 돈을 지불하는 건 모든 업종, 모든 섹터에서 아주 일반적인 일이니까요. 마케팅으로, 광고로, 판매 수수료로, 아니면 직접 거대한 영업 조직을 꾸려서라도 제품을 밀어줄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하죠. 이건 대개 아주 큰 비용입니다. 예컨대 소매업체들은 물건을 대중에게 팔 때 가격을 두 배로 매기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매출은 100달러가 아닙니다. 펀드의 매출은 연간 수수료 2달러 정도예요. 그러니 제품 하나 팔자고 브로커-딜러에게 8달러를 지불하는 건 터무니없이 과도한 금액입니다. 펀드 자체가 버는 돈의 4배를 판매비로 쓰는 셈이니까요.
David 맞습니다. 자, 그게 이 새로운 개방형 뮤추얼 펀드에 대해 이해해야 할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보는 관점에 따라 황당할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요. 매사추세츠 펀드 같은 이 새로운 펀드들은 사실 고객, 즉 펀드 보유자들의 이익을 위해 설계된 게 아니었습니다. 펀드를 시작하고 운영하는 투자 매니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명시적인 목적으로 만들고 조직한 것이었죠.
Ben 그렇죠. 비즈니스니까요.
David 그 방식은 이랬습니다. 펀드를 만든 사람들이 운용사(management company)라는 별도의 회사를 세웁니다. 이 회사는 펀드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자산의 일정 비율을 보수로 받습니다. 그게 그들의 매출이 되고, 결국 이건 마진이 아주 높은 사업이라 그들의 이익이 되는 거죠.
Ben 사실상 오늘날 금융 전체가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운용사가 있고, 그 운용사가 개별 펀드들의 투자 전반을 자문하는 행위를 수행하고, 파트너들이 그걸 소유하고 비즈니스처럼 운영하는 거죠.
David 네. 그리고 그 운용사는 펀드에 관해 세 가지를 책임집니다. 첫째, 투자 결정 — 자본 배분. 둘째, 마케팅과 유통 통제 — 이건 아까 말했듯 대개 자기가 선호하는 주식 중개인 네트워크에 넘기고 수수료를 얹어 주는 일이었죠. 셋째, 펀드의 백오피스와 사무 관리 — 펀드 보유자 명부, 투자 내역, 좌수 배정, 세무 등등요.
Ben 법무 컴플라이언스, 회계장부, 신문에 실리도록 자산 가격을 통보하는 일까지, 온갖 행정 업무들이요.
David 네. 그리고 매사추세츠 펀드의 방식은, 운용사가 그해 펀드 운용자산(AUM)의 고정 비율을 그냥 받아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해 상충이 도처에 널려 있는 게 바로 보이시죠. 펀드 운용진이 오로지 펀드 자산 규모에 따라 보수를 받고, 실제 투자 성과에 대한 벌칙도 보상도 없다면 — 결국 펀드를 최대한 키우고, 최대한 마케팅하고, 위에서 수수료를 두둑이 걷어 가는 쪽으로만 인센티브가 작동하는 겁니다.
Ben 아주 미미한 성과 연동은 있긴 합니다. 투자가 잘돼서 운용자산이 자연 증가하면 수수료도 늘어나니까요. 하지만 훗날 많은 펀드들이 갖추게 되는 성과보수(carried interest)나 프로모트 같은 성과 인센티브 구조와는 전혀 다르죠.
David 허들 레이트라든가, 벤치마크 대비 평가라든가 — 그런 건 전혀 없었습니다. 네, 이 시기 운용사들에게 투자 수익률이란 이익을 키우는 여러 화살 중 하나에 불과했어요. 그리고 그 이익은 아주, 아주, 아주 클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1억 달러짜리 펀드가 있다고 합시다. 당시로서도 무리 없는 규모였어요. 연간 운용보수가 자산의 1.5%쯤 됐다고 하면요.
Ben 공모 주식형 펀드가요.
David 네, 맞아요. 그러면 이 가상의 1억 달러 펀드에서 운용사 그룹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연간 150만 달러를 가져갑니다. 1950년의 150만 달러면 오늘날 물가로 2,000만 달러쯤 되는 돈이에요.
Ben 때로는 200만 달러까지도요. 이 시대 뮤추얼 펀드 수수료로 2%라는 숫자도 봤거든요. 다시 강조하지만 청취자 여러분, 이건 뮤추얼 펀드 — 그냥 거래소에서 살 수 있게 공개 상장된 주식들의 바스켓 —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펀드들은 종목을 골라 바스켓에 담고 관리해 주는 대가로 2%를 청구했던 거예요.
David 네, 그리고 심지어 관리조차 직접 안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유통도 안 하고요. 유통은 주식 중개인들에게, 관리도 외주로 넘겼죠. 그러니까 하는 일이라곤 종목 선정뿐인데 그 대가로 큰돈을 받은 겁니다.
Ben 지금까지 이야기한 걸 정리하면 — 운용보수 1.5~2%가 있고, 판매 수수료 8.5%가 있습니다. 펀드에 들어가는 첫날부터 원금이 8.5% 깎인 채 시작하는 거예요. 그걸 만회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세 번째가 있는데, 이 시기엔 거래 수수료가 아주아주 높았습니다. 펀드가 종목을 담거나 빼려고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오늘날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큰 거래 비용이 들었어요.
David 자, 다시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포춘》을 읽고 있는 잭에게로 돌아갑시다. '보스턴의 큰돈', 과연 그랬죠.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어야 했던 젊은 잭에게 이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였을지 상상이 가실 겁니다. 뛰어들 만한 멋진 신산업으로 보였겠죠. 그래서 1951년 봄, 잭은 경제학과에 졸업논문을 제출합니다. 제목은 '투자회사의 경제적 역할(The Economic Role of the Investment Company)'. 논문으로 A를 받고, 경제학과를 마그나 쿰 라우데(우등)로 졸업합니다.
Ben 데이비드, 논문의 요지는 뭐였나요? '보스턴의 큰돈'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썼는데, 그의 결론은 뭐였죠?
David 흥미롭습니다. 논문의 골자는 "이 산업이 금융 안에서 크고 중요한 산업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Ben 네.
David 그런데 젊은 혈기의 잭은 논문에 약간의 이상주의도 담았습니다. 방금 우리가 이야기한 모든 것 — 펀드 고객에게 부과되는 수수료가 펀드 성과에 큰 걸림돌이 되리라는 것 — 을 그는 이미 알아봤어요. "수수료를 없애자"까지 가진 않았지만, 펀드 보유자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마도 수수료 최소화일 거라고 씁니다. 그리고 논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모든 펀드의 총합 평균은 시장과 같은 걸음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동어반복적 결론까지 제시합니다. 그러니 정말로 시장을 이기고 싶다면, 수수료를 줄이는 것이 그 방법이라는 거죠.
Ben 서로를 상대로 거래하는 이 모든 투자자들이 곧 시장이니까요. 모든 승자와 모든 패자를 더하고 수수료를 빼지 않으면 합계는 0입니다. 거래에서 이긴 쪽이 있으면 반대편엔 반드시 진 쪽이 있어요. 그래서 전체로 보면, 모든 투자자를 합친 것이 곧 시장인 겁니다.
David 그건 이론적으로도, 오늘날 실무적으로도 참입니다. 전적으로요. 다만 1951년의 잭은 시대를 약간 앞서 있었습니다. 당시 전문 펀드 매니저는 시장의 아주 작은 소수였거든요. 시장엔 다른 참가자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세련되지 못한 개인 트레이더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인생과 근무 시간 전부를 종목 연구와 선정에 바치는 전문 펀드 매니저라면 시장을 이길 가능성이 꽤 있다"는 영업 논리가 그 시절엔 결코 터무니없지 않았던 거죠.
Ben 네. "시장의 이 멍청한 돈들을 내가 이길 수 있다"는 피치 — 당시엔 아마 맞는 말이었고, 상당한 수수료를 정당화하기에도 충분했을 겁니다.
David 네, 네. 졸업이 다가오면서 잭에게는 목표가 생깁니다. 이 새로운 펀드 운용 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A를 받은 졸업논문을 필라델피아의 또 다른 명망 있는 프린스턴 동문 앞에 가져가는 데 성공합니다. 월터 모건이라는 인물로, 필라델피아에서 웰링턴 매니지먼트라는 초창기 개방형 공모 투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었죠. 월터 모건은 잭을 졸업하자마자 자기 비서로 채용하고, 그를 무척 아낍니다. 잭은 그에게 수양아들 같은 존재가 돼요. 잭에게는 사실상 아버지가 없었고, 월터에게는 자녀가 없었으니까요. 둘은 정말로 가까워집니다. 웰링턴과 그 웰링턴 펀드는 초보수적이면서 평판이 아주 높았던 초기 뮤추얼 펀드로, 훗날 '밸런스드 투자(balanced investing)'로 불리게 되는 스타일 — 즉 하나의 펀드 안에서 주식과 채권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 — 을 개척했습니다. 월터 모건이 회사와 펀드에 썼던 마케팅 슬로건이 바로 "하나의 증권에 담긴 완전한 투자 프로그램(A complete investment program in one security)"이었어요. 왜 매력적이었을지 아시겠죠.
Ben 듣기만 해도 훌륭한데요.
David 잭이 갓 졸업해 합류한 이 시점에 웰링턴 펀드의 수탁 자산은 1억 5,000만 달러였습니다. 당시 세계 최대 펀드였던 매사추세츠 펀드(5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보다는 작았지만, 그래도 업계 10위권에 드는, 대단히 존경받는 펀드였죠.
Ben 이게 50년대 중반쯤인가요?
David 50년대 초, 1951년입니다. 자, 아까 운용사의 수익 구조를 이야기했는데요. 모건과 웰링턴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잭도 분명 고객과 펀드 보유자를 진심으로 생각했고 그들을 위해 잘하고 싶어 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돈도 아주 많이 벌고 있었어요.
Ben 시장 관행이자 업계 표준이었으니까요.
David 네. 그 수수료율과 펀드 규모라면, 1951년 기준으로 연간 200만~300만 달러가 인원은 적고 마진은 높은 사업으로 흘러들어 왔다는 계산입니다.
Ben 네.
David 모두가 잘나가고 있었죠. 잭은 웰링턴과 모건 씨에게 물 만난 고기처럼 착 붙습니다. 그 일을 사랑했어요. 모건의 비서에서 시작해 회사의 거의 모든 직무를 거치며 승진을 거듭했고, 몇 년 지나지 않아 모건이 은퇴하면 웰링턴을 물려받을 명백한 후계자로 떠오릅니다. 모건은 잭보다 서른 살 위였죠. 그리고 마침내 1965년, 모건이 은퇴하며 한발 물러나 서른다섯 살의 잭을 회사의 사장(president)으로 지명합니다. 해낸 겁니다. 보세요, 잭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몰락한 가문, 사실상 고아나 다름없던 처지에서, 서른다섯에 수익성 높고 존경받는 기업의 사장이 된 거예요. 성공을 거머쥔 거죠.
Ben 그리고 중요한 건, 이 시점의 웰링턴이 성공적이면서도 상당히 보수적인 뮤추얼 펀드 조직이었다는 점입니다.
David 네, 전적으로요. 그런데 불행히도, 그 보수적인 사고방식과 혈통은 1960년대 중반의 이 순간, 웰링턴과 그 젊고 잘나가는 신임 사장에게는 정확히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월스트리트와 투자 세계가 대공황 이후 형성된 초보수적 기조에서, 훗날 '고고 시대(the Go-Go Years)'로 불리게 될 시대로 격변하고 있었거든요. 그 선봉에는 보스턴의 작은 투자회사, 피델리티가 있었습니다.
Ben 맞아요.
David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프레젠팅 파트너 J.P. 모건에 감사드릴 좋은 타이밍이네요.
공급망 금융(supply chain finance) 세그먼트. 구매자와 공급자 사이의 대금 지급 시차를 은행이 메워 주는 구조 — 구매자는 현금을 더 오래 보유하고 공급자는 더 빨리 대금을 받는다. J.P. 모건의 Working Capital Accelerator 플랫폼은 매입·매출 채권 금융을 하나의 로그인과 통합 뷰로 제공하며 기존 ERP에 연동된다. jpmorgan.com/acquired. 9월 산호세 We Are Developers World Congress에서 라이브 인터뷰 진행 예정.
Ben 자, 데이비드. 우리 이야기에 피델리티가 등장할 차례군요.
David 네. 고고 시대는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월스트리트와 미국, 세계 금융을 지배해 온 억눌린 보수주의와 신중함, 긴축에 대한 격렬한 반작용이었습니다. 저널리스트 존 브룩스는 훗날 《뉴요커》에 이렇게 씁니다. 고고 시대란 "주식 시장에서의 운용 방식, 확실히 자유롭고 빠르고 활기찬 방식이며, 일부 경우에는 '고고'라는 말이 함축하는 환희와 흥청거림과 소란이 따라붙는 방식이었다. 그 방식의 특징은 대규모 주식 블록을 빠르게 사고팔며 아주 짧은 시간에 큰 이익을 노리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웰링턴 매니지먼트와 월터 모건 방식의 정반대였습니다.
Ben 곤란한 상황이죠. 이전 시대의 리더로 성장했고 그 철학을 믿는데, 정작 고객인 투자자들 모두가 원하는 게 이거라면 — 어떻게 해야 할까요?
David 네. 그리고 이 모든 걸 개척한 게 피델리티였습니다. 피델리티의 역사는 매사추세츠 펀드와 비슷한 시기, 보스턴 초기 뮤추얼 펀드 씬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다만 늘 작은 조연에 머물렀죠. 그러다 전설적인 에드워드 존슨 — '미스터 존슨'으로 불리던, 원래 피델리티의 법률 고문이었던 인물 — 이 2차 대전 종전 직전에 회사를 인수합니다. 당시 피델리티의 운용자산은 고작 300만 달러였는데, 은퇴를 앞둔 이전 소유주들이 회사를 말 그대로 에드워드 존슨에게 공짜로 넘깁니다. 와.
Ben 가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요?
David 그것도 있죠. "우리는 고객에게 봉사하러 여기 있는 것"이라는 에토스의 일부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300만 달러짜리 펀드라면, 이 펀드 산업의 후한 수수료 구조를 감안해도, 퍼센트 수수료를 떼는 기반 자체가 300만 달러면 벌 수 있는 돈에 한계가 있는 거죠. 네. 그런데 — 스포일러입니다만 — 바로 그래서 오늘날 피델리티는 세계 최대 펀드 그룹이자 금융회사 중 하나가 됩니다. 지금도 존슨 가문이 소유하고 있고, 이 덕분에 가문의 순자산이 400억~500억 달러로 추정되죠. 굉장합니다.
Ben 원가는 0인데 말이죠. 공짜로 받았으니까요.
David 맞아요. 에드 존슨은 피델리티를 맡고 나서 회사를 키우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합니다. 그는 법조계 출신이라 월스트리트 배경이 아니었고, 그래서 다양한 스타일에 열려 있었습니다. 정통 교리에 젖어 있지 않았다고 할까요. 그리고 1958년, 그룹 안에 새 펀드를 하나 만듭니다. 이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은 아니었지만 꽤 드문 일이었어요. 당시엔 한 그룹, 한 운용사에 펀드가 하나뿐인 게 보통이었거든요. 웰링턴 매니지먼트도 오랫동안 웰링턴 펀드 하나만 운용했고요.
Ben 네.
David 피델리티도 피델리티 펀드 하나였죠. 그런데 존슨이 '피델리티 캐피털 펀드'라는 새 성장주 펀드를 만들고, 제리 차이(Jerry Tsai)라는 젊은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영입해 운용을 맡깁니다. 차이는 월스트리트의 보수적 관행을 깡그리 무시하고 이 펀드로 그야말로 불을 뿜기 시작합니다. 우량주에 크고 집중된 포지션을 잡고, 들락날락 매매하며 단기 차익을 챙겼죠. 아까 이야기했듯, 사실상 시장의 미숙한 개인 투자자들을 사냥한 셈입니다. 큰 포지션을 잡아 시장을 움직이고, 주가를 띄운 뒤 빠져나와 이익을 확정할 수 있었으니까요.
Ben 당시엔 규제도 훨씬 적었고, 거래 상대방의 수준도 훨씬 낮았죠.
David 네. 그래서 차이와 피델리티는 금세 '플레이어', 그것도 진짜 플레이어가 됩니다. 대기업 CEO들이 전부 그와 안면을 트고 싶어 했어요. 자기 회사 주가를 실제로 움직일 힘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는 준연예인 같은 존재가 됩니다.
Ben 주가를 움직이든 아니든, 사람들이 그의 펀드에 들어가고 싶어 자본이 몰려드니, 이제 어느 회사에서든 대주주가 될 수 있는 힘까지 갖게 된 거죠.
David 정확합니다. 그렇게 피델리티 캐피털 펀드는 불과 몇 년 만에, 그 자체로 작은 회사였던 피델리티 내부의 신생 프로젝트 수준에서, 보글이 모건 씨로부터 웰링턴을 물려받던 1965년에는 3억 4,000만 달러짜리 펀드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게 바로, 잭이 아직 그렇게 젊은데도 모건이 1965년에 회사를 넘기기로 결심한 배경입니다. 모건은 자신감의 위기를 겪고 있었어요. 이 새로운 고고 시대에 자신이 회사를 운영하며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던 겁니다. 그에게는 미지의 영역이었으니까요. 실제로 잭에게 경영권을 넘기던 시점에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에 이런 말을 남깁니다. "나는 너무 보수적이었다." 그리고 회사를 잭에게 넘기며 보글에게 내린 지시는 이것이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회사를 고쳐 놓게."
Ben 흠.
David "우리는 뭔가 다른 걸 해야 한다"는 거죠.
Ben 그러니까 잭은 전권을 위임받은 겁니다. 자기 판단대로 할 수 있는 확실한 길이 열린 거예요.
David 네.
Ben 단순한 승계가 아니라, "이 새 시대에 경쟁할 수 있도록 우리 전략을 완전히 바꿔 달라"는 주문이었던 거죠.
David 맞습니다. 웰링턴과 그 부류의 펀드들 — 아까 말한 밸런스드 펀드,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은 '하나의 증권에 담긴 완전한 투자 프로그램' — 은 고고 시대 이전인 1955년만 해도 전체 펀드 시장의 40%를 차지했습니다. 그게 1965년엔 17%까지 떨어졌고, 계속 하락합니다. 10년 뒤인 1975년에는 시장 전체의 1% 미만까지 내려가요. 사실상 도도새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겁니다.
Ben 투자자들이 주식·채권 혼합형에서 벗어나, 주식으로만 구성되고 매매가 잦으며 올해 수익률 숫자를 최대한 높이 찍으려는 — 그러기 위해 위험도 감수하는 — 펀드로 옮겨 가고 있었던 거죠.
David 그렇죠. 정확히는, 기초 종목 자체에는 별 관심도 없었던 것 같아요. 빠르게 이익을 확정하는 매매를 원했던 겁니다. 피델리티와 제리 차이가 하는 것을 원한 거예요. "주식을 들락날락하든 말든 상관없다. GE를 하루를 들고 있든 일주일이든 1년이든 상관없다. 5에 사서 10에 팔기만 한다면 — 좋았어, 가자!" 이런 거죠.
Ben 재밌네요. 저는 이런 걸 80년대와 연관 짓거든요. 1965년에서 1971년 사이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건 미처 몰랐던 것 같아요.
David 네, 80년대는 60년대에 벌어진 이것의 메아리였습니다.
Ben 그렇군요.
David 네. 이 모든 일이 1965년, 잭이 웰링턴의 지휘봉을 잡는 바로 그 시점에 동시에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피델리티의 스타 펀드매니저 제리 차이는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존슨 씨도 이제 나이가 드셨으니, 내가 회사를 물려받아야겠군."
Ben 당연히 그러겠죠.
David 당연하죠? 스타 펀드도 자기 것이고, 고객들도 다 자기를 보고 오고, 장안의 화제 인물이고요.
Ben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죠.
David 네. 물론 존슨 생각은 달랐습니다. "아니, 이건 내 회사이고 우리 가족 사업이야. 아들에게 물려줄 계획이라네." 네드 존슨, 그러니까 에드워드 존슨 3세에게요. 그러자 차이가 말합니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성과로 쌓아 온 피델리티와 운용사 지분을 사 주시죠. 나가서 제 펀드를 차리겠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합니다. 회사를 떠나 맨해튼 펀드라는 펀드를 세우죠. 그리고 — 정말 지어낼 수도 없는 이야기인데 — 그는 훗날 아메리칸 캔 컴퍼니를 인수하게 됩니다. 잭의 조부가 공동 창업의 뿌리를 댄 바로 그 회사요. 네, 차이가 그 회사 CEO가 됩니다. 회사를 프라이메리카로 탈바꿈시킨 뒤 샌디 웨일과 제이미 다이먼에게 매각하고, 그것이 시티그룹의 초석 중 하나가 됩니다. 네? 미쳤죠. 완전히 미친 이야기입니다.
Ben 전혀 몰랐어요. 아까 깡통 회사 역사를 설명하실 때 '보글 조부가 가업을 일군 회사가 청취자들에게 그렇게까지 중요한가?' 싶었는데요.
David 그게 시티그룹이 됩니다.
Ben 어마어마하네요.
David 피델리티와 제이미 다이먼과 이 모든 것을 거쳐서요. 지어낼 수가 없는 이야기죠.
Ben 와.
David 잭이 회사를 물려받을 때 끓고 있던 판이 이랬다는 겁니다. 그리고 잭은 웰링턴의 새 리더로서 취할 최선의 행동을 꽤 빨리 결정합니다. "이길 수 없다면 한편이 되어라" — 정확히는 그들을 우리 편으로 데려오는 접근이었죠. 고고 스타일 펀드 매니저들을 찾아 나서서 합병하고 웰링턴에 흡수해, 피델리티가 이룬 것을 웰링턴에서 재현하겠다는 겁니다.
Ben 처음에는 그런 사람들을 채용하려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도 일개 직원으로는 오려 하지 않으니, "아, 이런 회사를 하나 사야겠구나"를 깨달은 거죠.
David 네. 제리 차이가 피델리티에서 큰 지분을 받지 못하고 회사를 물려받지 못해 떠났는데, 자기가 차이만큼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운용사 지분을 원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잭은 물색 끝에 보스턴의 작은 신생 회사를 찾아냅니다. 네 명의 젊은 파트너 — 손다이크, 도런, 페인, 루이스 — 가 세운 회사였죠. 리드 파트너인 닉 손다이크는 피델리티에서 제리 차이·네드 존슨과 함께 일하다 갓 나온 인물이었습니다. 이들이 고고 스타일로 투자하는 '아이베스트(Ivest)'라는 새 펀드를 조성했어요. 젊은 유망주들이고, 신생 고고 펀드의 운용자산은 1,700만 달러였습니다. 이 시점 웰링턴의 운용자산은 20억 달러였고요. 어마어마한 규모죠.
Ben 엄청난 시장 점유율이에요.
David 네.
Ben 구식 투자 스타일에서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긴 했지만요.
David 맞습니다. 그런데 운용자산의 일정 비율로 수수료를 받는 운용사 비즈니스 모델로 돌아가 보면, 웰링턴으로 흘러드는 매출과 수수료는 줄고 있어도 여전히 아주 컸습니다. 보스턴의 신생 아이베스트 펀드와는 비교도 안 되게요. 그런데도 웰링턴과 잭은 자신들이 너무나 절박한 처지라 이 합병이, 이 고고의 피가 회사에 꼭 필요하다고 느낀 나머지, 아이베스트에서 오는 네 파트너에게 운용사 지분의 40%를 내주기에 이릅니다.
Ben 오, 그건 거의 대등 합병인데요.
David 그렇죠. 웰링턴 20억 달러, 아이베스트 1,700만 달러인데 지분은 60 대 40. 이 합병을 다룬 《뉴욕 타임스》 머리기사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일부 관측통은 웰링턴이 운용 인력에 너무 비싼 값을 치렀다고 본다. 많은 이들이 보스턴 그룹의 대승이라 평한다. 보글 씨는 동의하지 않는다. 후한 조건을 제시해도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없었고" — 벤이 말한 그대로죠 — "유망한 인재가 실력을 갖출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건 큰 사건이었습니다. 스타일이 한물갔다고는 해도 웰링턴은 여전히 업계 10위권 뮤추얼 펀드였으니까요.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는 이 합병을 표지 기사로 다룹니다. 제목이 "위즈 키드, 웰링턴을 접수하다(The Whiz Kids Take Over at Wellington)". 표지 일러스트도 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실 수 있고 저희 이메일에도 실을 겁니다. 잭이 네 개의 팔을 가진 쿼터백이 되어 네 명의 아이베스트 파트너, 그러니까 러닝백들에게 공을 하나씩 건네고, 그들이 라인을 돌파해 터치다운을 올린다는 그림이죠. 휘유. 뭐가 잘못될 수 있겠습니까? 뭐가 잘못될 수 있겠어요?
Ben 뭐가 잘못될 수 있겠어요?
1968년 1월,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의 "위즈 키드" 표지.
잭 보글이 훗날 자기 경력 최대의 실수라 부르게 될 합병 — 그리고 뱅가드로 곧장 이어진 바로 그 실수.
David 네. 예상하시다시피, 고고 시대가 몇 년 더 이어진 뒤 거품이 터집니다. 1970년대에 오일 쇼크가 닥치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오고, 주식 시장은 50% 하락합니다. 대공황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벤, 당신도 저도 미국의 1970년대 같은 시기는 겪어 본 적이 없어요. 정말 나빴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이었어요.
Ben 2008년도 이 정도로 혹독하진 않았습니다. 잠깐이었던 코로나 폭락은 말할 것도 없고요. 2022년 소프트웨어주가 외면당한 것도, 닷컴 버블 붕괴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게 얼마나 나빴는지를 체감으로 이해할 청취자는 아주 드물 겁니다.
David 네, 이 시기 말미엔 금리가 21%까지 갔습니다. 몇 년 전에 금리가 5%쯤 갔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잖아요? 상상이 되십니까?
Ben 그럼 고고 시대의 좋았던 시절은 언제까지였고, 언제 무너진 건가요?
David 60년대 내내 이어지다가 1970년, 1971년쯤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72, 73, 74년 오일 쇼크가 덮치면서 고고는 완전히 붕괴하죠. 아이베스트 펀드는 — 합병하면서 펀드 자체를 웰링턴으로 옮겨 왔고 고고 시대 동안엔 계속 성과를 냈는데 — 한 해에 65% 손실을 내고, 결국 펀드를 폐쇄합니다. 문을 닫아요.
Ben 아이베스트 펀드를 아예 닫았다고요?
David 아이베스트 펀드를 닫았습니다.
Ben 와, 세상에.
David 네.
Ben 그런데 이미 웰링턴 펀드의 스타일도 아이베스트와 비슷하게 바꿔 놓지 않았었나요?
David 아, 그럼요.
Ben 그럼 웰링턴 펀드도 같이 무너지고 있었겠네요?
David 웰링턴도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이 시점의 웰링턴은 사방에서 물이 새는 만신창이 배였어요. 고고 시대엔 너무 보수적이고 너무 균형 잡혀 있다는 이유로 외면당했고 —
Ben 시장을 계속 밑돌았죠.
David 그러다 사실상 고고 펀드로 변신했는데 —
Ben 위험을 훨씬 더 많이 짊어졌고요.
David — 그 고고가 절벽에서 떨어진 겁니다. 1973년이 되면 웰링턴 펀드의 자산은 합병 당시 20억 달러에서 4억 8,300만 달러까지 추락합니다. 펀드 자산의 4분의 3 이상, 따라서 운용사 매출의 4분의 3이 — 펑, 연기처럼 사라진 거죠.
Ben 이게 전부 자산 가치 하락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상당 부분은 환매였어요. 투자자들이 돈을 빼서 다른 데로 간 거죠. 하지만 운용사 입장에선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에게 AUM은 그냥 AUM이니까요.
David 그리고 이건 리서치 중에 어떤 분이 지적해 준 포인트인데요. 투자회사의 운용사는 경이적인 영업 레버리지를 갖고 있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듯, 운용자산이 커져도 인력이나 운영이나 비용을 같은 비율로 늘릴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놀라운 영업 레버리지와 이익을 얻습니다.
Ben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랑 아주 비슷하죠.
David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랑 아주 비슷합니다. 불행히도 그건 양방향으로 작동해요. 운용자산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그 이익도 아주 빠르게 사라집니다.
Ben 자산이 줄어도 자산이 많았을 때와 거의 똑같은 운영 책임을 그대로 져야 하니까요.
David 네. 게다가 합병 덕분에 이제 테이블에는 부양해야 할 입이 늘었습니다. 운용사 지분 40%를 가진 새 파트너 네 명이요. 그리고 이 모든 일의 한복판에서, 상황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집니다. 웰링턴에 손실이 쌓여 가는 와중에 잭에게 양심의 위기가 찾아온 겁니다. 고객들은 돈을 빼 가고, 아이베스트 펀드는 문을 닫는 중인데, 그는 처음엔 혼자, 나중엔 파트너들 앞에서 소리 내어 묻기 시작합니다. "여러분, 우리 지금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우리는 여전히 펀드 고객들에게서 수수료를 받고 있어요. 그래요, 운용자산이 줄고 있으니 수수료 수입도 줄고 있죠. 하지만 우리 곁에 남아 준 고객들에게 우리는 비용을 낮춰 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꽤 잘 벌면서, 그들의 자본을 불태우고 있을 뿐이에요.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듭니다."
Ben 《The Bogle Effect》라는 책에서는 이걸 잭의 '제리 맥과이어 순간'이라고 부르더군요. 영화 〈제리 맥과이어〉의 그 유명한 장면 —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업계 전체에 대한 확신을 잃고 "여러분, 우리 제대로 합시다. 모든 걸 바꾸고 우리 사업을 다 뒤엎어야 합니다"라는 편지를 쓰는 장면이요. 그리고 늘 그렇듯, 그런 편지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는 다들 아시죠.
David 잭의 제리 맥과이어 순간은 이랬습니다. 회사 전체 앞에서 연설을 하며 이런 아이디어를 던진 거예요. "우리 회사의 펀드들을 상호화(mutualize)합시다. 운용사를 해산하거나, 펀드가 운용사를 인수하게 해서, 우리가 챙기고 있는 초과 이익을 전부 없애고, 오로지 펀드 보유자만을 위해 원가로(at cost) 운영합시다. 솔직히 그리 훌륭하지도 않은 서비스에 그들이 내는 수수료를 최대한 줄이거나 아예 없앱시다."
Ben 상호 소유 구조의 뮤추얼 펀드 그룹 — 잭이 즐겨 말했듯 '뮤추얼 뮤추얼(mutual mutual)'이죠.
David 바로 그겁니다. 그런데 '인수'라뇨. 잭과 파트너들이 선의로 펀드 보유자들에게 그냥 넘겨주면 될 텐데 왜 사들여야 했을까요? 모건 씨가 은퇴하기 전에 운용사를 상장시켰기 때문입니다. 증권거래소에 띄워 놓은 거죠.
Ben 맞아요.
David 그래서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에는 잭과 네 명의 아이베스트 파트너 말고도 일반 주주들이 있었던 겁니다.
Ben 그러니까 자기 진영인 필라델피아 쪽 동의만으로는 안 되고, 보스턴 사람들도 태워야 합니다. 40%를 가진 큰 의결권 블록이니까요. 거기에 이 모든 일반 주주들까지요. 그런데 대체 누가 이런 일에 찬성하겠어요? 합리적이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은데요. 이건 자선입니다. 현금을 펑펑 만들어 내고 기업 가치도 있는 이 사업을 — 현금 창출을 멈추고, 그 기업 가치를 사실상 0으로 만들어서, 펀드들 자체에 줘 버리자는 거니까요.
David 사실상 회사와 함께 자결하자는 거죠. 네. 그리고 이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짚고 싶은데요. 돌이켜 보면 "오, 잭은 정말 도덕적으로 올곧아서 월스트리트의 사기꾼들과 수수료에 맞서 싸웠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게 아니에요. 이게 업계가 돌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아무도 이런 걸 요구하지 않았어요. 다른 어떤 회사도 운영 방식을 바꾸지 않았고, 수수료를 내리거나 상호화하지 않았습니다. 고객들이 화를 낸 것도 아니고, 정부도 아무 문제 삼지 않았어요.
Ben 본사 앞에 시위대가 있던 것도 아니고요.
David 네, 1970년대에 '월가를 점령하라' 같은 건 없었습니다.
Ben 순전히 그 혼자 "아무도 요구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거죠.
David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말이지 극단적 소수파(lunatic fringe)의 발상이었습니다. 도덕적 갈등이라는 게 존재했다면, 그건 오로지 잭의 머릿속과 가슴속에만 존재했던 겁니다.
Ben 네.
David 벤이 말한 대로, 짐작하시겠지만 이 제안은 이미 온갖 문제로 잔뜩 긴장해 있던 파트너십 안에서 납덩이처럼 가라앉습니다. 그리고 1974년 1월 23일, 잭이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 이사회에서 이 안을 제안하자, 네 명의 아이베스트 파트너가 결속해 일반 주주들의 표를 충분히 모아서는, 잭을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 CEO 자리에서 해고합니다.
Ben 이건 그가 처음 상호화 — 펀드의 자기 소유 — 를 제안하고 몇 년이 지난 뒤의 일입니다. 그사이 몇 년에 걸친 지루한 싸움이 이어졌어요. 어느 것 하나 의견이 맞지 않고, 철학이 완전히 다르고, 갈등은 갈수록 험악해집니다. 그들이 잭에게 사임을 요구하자 그는 "거부한다"고 답합니다. 심지어 몇십 페이지짜리 메모 연설문을 써서 이사회 전원에게 돌리며 자신이 얼마나 거부하는지를 역설했고, 그러자 그들이 정식으로, 실제로 그를 해고한 겁니다.
David 네. 극단적인 사건입니다. 극단적인 사건이에요.
Ben 잭의 관점에서 보면, 자기가 파트너로 맞아들인 사람들이 들어와서는 — 닭장에 여우를 들인 격이죠 — 자기 회사에서 자기를 몰아낸 겁니다.
David 네.
Ben 그는 그렇게 보고 있었던 거예요.
David 네. 그리고 그들의 관점에서는, 이 사람이 정신줄을 놓은 거고요.
Ben "우리에겐 챙겨야 할 일반 주주들이 있었다."
David 그렇게 1974년 1월 23일, 잭은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 CEO에서 해고됩니다.
Ben 그런데 —
David 자,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와 실제 웰링턴 펀드 — 이 시점엔 펀드가 여러 개였는데 — 는 엄밀히 말해 별개의 법인입니다. 잭은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의 CEO였지만, 동시에 개별 펀드 각각의 의장(chairman)이기도 했어요. 펀드들은 자기들만의 별도 이사회를 갖고 있었습니다. 모든 펀드를 대표하는 하나의 이사회가 있었고, 잭이 그 이사회의 의장이었죠.
Ben 그런데 미국 금융 조직의 역사에서 이 시점까지, 그건 그냥 각주 같은 거였잖아요? 아무 의미 없는.
David 법적 형식에 불과했죠.
Ben 네. 펀드에 자체 이사진이 있다지만, 실제로는 운용사든 펀드든 다 같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한 몸이었으니까요.
David 네.
Ben 그 형식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들은 곧 알게 됩니다.
David 아니, 잭이 그걸 시험해 보려던 참이었다고 해야겠죠.
Ben 맞아요.
David 그래서 잭은 계획을 꾸밉니다. "좋아, 너희가 나를 운용사에서 쫓아내고는 내가 조용히 물러날 거라고 생각해? 잭 보글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
Ben 금융이나 PE, 벤처 같은 금융 생태계에 계시지 않은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면 — 전통적으로 펀드에는 자신이 원하는 투자 매니저를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펀드의 투자자들이 펀드 이사회를 선출하고, 그 이사회 내지 펀드 경영진이 투자 매니저를 고르는 구조죠. 그러니까 펀드들은 실제로 웰링턴 매니지먼트에 남을지, 아니면 이 자본 풀의 운용을 자문해 줄 새 회사를 찾아 나설지 선택할 권한을 갖고 있는 겁니다.
David 맞습니다. 혹은 아예 다른 걸 할 수도 있고요. 다만 이 아이디어를 실제로 시험해 본 사람은 그때껏 아무도 없었습니다.
Ben 그렇죠.
David 그래서 운용사 CEO에서 해고된 바로 다음 날, 잭은 펀드 이사회 특별 회의를 소집합니다. 의장으로서 그의 권한이니까요. 그리고 펀드 이사회 자격으로 두 가지를 표결하자고 제안합니다. 첫째, 벤이 말한 그대로 —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와의 운용 계약을 끊을 것. 둘째, 잭의 그 열병 같은 꿈 — 펀드의 운용과 운영 전부를 상호화하고, 직접 인력을 채용해, 별도의 외부 운용사도 수수료도 없이 펀드 안에서 전부 직접 운영할 것.
Ben 여기서 떠오르는 문구가 있는데, 원래 맥락과는 완전히 다르게 쓰이긴 하지만 — "당신의 마진이 나의 기회다(Your margin is my opportunity)", 제프 베이조스요. 이 경우엔 아마존식 의미, 그러니까 "너희가 높은 마진을 받으니 내가 낮은 마진으로 너희 고객을 뺏겠다"가 아닙니다. "마진을 0에 최대한 가깝게 깎아 버리겠다, 소유 자체를 상호화하겠다"는 거죠.
David 잠깐 — "0에 최대한 가깝게"가 아니라 "0으로 만들겠다"입니다. 이익이라는 게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예요. 비용은 여전히 있죠. 원가로 운영하되, 이익은 전부 포기하는 겁니다.
Ben 맞아요. 사실상 포이즌 필 같은 겁니다. 그들도 부자가 못 되고, 나도 부자가 못 되는. 이 높은 마진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내 기회로 삼아 들어가서, "이제 아무도 돈을 못 법니다. 전부 내가 만들 새 조직으로 옮길 거고, 아무도 아무것도 못 가져갑니다"라고 선언하는 거죠.
David 네. 그럼 펀드 이사회는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운용사 파트너들이나 이사회만큼 격렬하진 않았을지 몰라도, 상당히 충격을 받습니다. "와, 그래요 잭, 이 이야기 전에도 들었죠. 지금 우리가 위급한 상황인 건 분명하고요."
Ben "그런데 친구, 당신 지금 이해 상충 상태잖아요."
David 네, 네.
Ben "혹시 복수심에 하는 건 아닌가요? 이익을 전부 0으로 깎고 당신이 제안하는 이 신설 회사로 가자고 우리를 이렇게 압박하는 데에, 다른 동기가 있는 건 아닙니까?"
David 네. 하지만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잭의 주장에는 아주 강력한 논거가 있어요. 특히 펀드 이사들에게는요. 그들의 신인의무(fiduciary duty)는 펀드 보유자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인데, 잭이 제안하는 것은 누가 봐도 펀드 보유자에게 최선인 안이잖아요?
Ben 이해 상충이 없는 집단을 상대로 피치를 하고 있는 겁니다. 펀드 이사회는 이론상 오직 펀드 투자자만 챙기지, 운용사 주주는 챙기지 않으니까요.
David 바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펀드 이사회는 이렇게 말합니다. "잠시 멈춥시다. 휴회가 필요해요. 먼지가 가라앉고 무엇을 할지 판단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한 달을 갖죠. 그리고 잭, 당신이 이걸 원하니, 당신에게 지시하겠습니다. 우리 펀드와 펀드 이사회 앞에 놓인 선택지가 무엇인지, 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준비해 오세요."
Ben "당신은 지금 핵폭탄 옵션 하나만 내밀고 있잖아요. 전체 스펙트럼을 볼 수 있을까요?"
David "전체 그러데이션을 보여 주세요."
Ben "웰링턴에 기대는 것도 나름 괜찮거든요. 운용사 쪽에 인프라를 많이 깔아 놨잖아요. 우리가 하는 일을 하려면, '미안하지만 우리는 맨땅에서 완전히 새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건 좀 미친 짓이니까요."
David 네, 맨땅에서요. 그래서 잭은 물러가서 25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준비해 옵니다.
Ben 역시나.
David 파이어스톤 도서관 열람석으로 돌아가 졸업논문을 다시 쓰는 격이었죠.
Ben 그리고 데이터가 가득합니다. 정말로, 정말로 조사를 다 하고 계산을 다 해 온 거예요. 극도로 잘 짜인 피치를 하고 있는 겁니다.
David 네. 다음 달인 2월, 그가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논지문은 이렇습니다. "현재의 구조는 50년간 뮤추얼 펀드 산업에서 통용되어 온 규범이었다.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이토록 전통적이고, 이토록 오래 받아들여졌으며, 윤리적·법적 기준이 지금보다 느슨하던 시절에 유아기 산업이 성장하는 데에는 그토록 만족스러웠던 구조가, 과연 이 시대와 미래에, 그리고 웰링턴 투자회사 그룹에 정말로 최적의 구조인가 하는 것이다. 아니면, 펀드들이 스스로의 운명에 대한 더 큰 통제권을 추구해야 하는가?" 물론 이 질문에 대한 잭의 답은 '그렇다'였죠.
Ben 그야말로 불과 유황이네요. 그의 안엔 설교자가 살고 있어요.
David 그는 동기부여가 되어 있습니다. 단단히 되어 있어요. 그리고 회고록에 당시 그의 심경을 잘 보여 주는 의미심장한 구절이 있습니다. "그렇다, 펀드와 펀드 업무의 상호화는 전적으로 나의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나는 상호회사가 월스트리트의 수많은 주민들이 벌어들일 개인적 부를 내게 결코 안겨 주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믿기에, 내 커리어를 재개할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를 제공했다." 명백히 둘 다인 겁니다. 잭은 이상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이건 자기 커리어를 구할 기회였어요. 최후의 보루로서의 기회 말입니다.
Ben 맞아요.
David 결국 펀드 이사회는 돌아와서 잭의 손을 들어 줍니다. 간신히요. 정말 아슬아슬하게 간신히.
Ben 그에게 작은 일거리 하나를 떼어 준 거죠. 그가 요구한 전부가 아니라요.
David 네. 이사회는 이렇게 말합니다. "좋습니다. 펀드 의장직은 유지하세요. 그리고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로부터의 아주, 아주 작은 수준의 분리는 승인하겠습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고, 처음부터도 아닙니다. 펀드들이 공동으로 — 따라서 펀드의 고객들이 — 소유하는 신규 자회사를 설립할 권한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에는 펀드 사무관리(administration)만 넘기는 것을 인가합니다." 즉 투자 운용도, 마케팅·유통도 아니고요. 그것들은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에 남습니다. "작은 실험 하나 해 봅시다. 백오피스 전부 — 세무, 회계, 법무, 펀드 보유자 명부 등등이요."
Ben 잭이 제일 싫어하는 일이죠.
David 네.
Ben 아니, 모두가 제일 싫어하는 일이요. 재미있는 건 어디에 투자할지 고르는 일이고, 그다음 나가서 고객을 유치해 새 돈을 끌어오는 일이잖아요. 전통적으로 스톡 피커가 재미있고, 세일즈맨이 재미있지, 회계가 맞는지 확인하는 사람이 재미있는 게 아니죠.
David 네. 실제로 대부분의 운용사는 이걸 외주로 돌립니다. 직접 안 해요.
Ben 네. 그리고 형식적으로, 그는 투자 자문 서비스 제공을 명시적으로 금지당했습니다.
David 펀드들에 대해서요. 맞습니다.
Ben 펀드들에 대해서.
David 네.
Ben 청취자 여러분, 이 대목을 잘 기억해 두세요. 마음에 담아 두시길. 그리고 잭은 이 승리를 기록합니다. "좋아, 뭐라도 얻었잖아."
David 네. 어차피 선택지는 커리어가 끝나서 말 그대로 길바닥에 나앉느냐, 아니면 이거라도 잡느냐였으니까요.
Ben 부유하긴 했지만요. 이 시점의 그는 '중간쯤 부유한' 상태였을 겁니다. 업계가 잘나가던 시대에 이익이 두둑한 금융회사를 20년간 경영했으니까요. 대충 500만 달러쯤 벌었을 거라 추측하고, 돈을 헤프게 쓰는 사람도 아니었으니, 꽤 괜찮게 살고 있었던 거죠.
David 네, 운용사에서 급여와 배당을 얼마나 가져갔느냐에 달렸겠지만요. 어쨌든 그는 당연히 이 기회를 잡습니다. "뭐든 얻을 수 있는 건 다." 그래서 "좋아, 해 보자"가 된 거예요. 회고록에 이렇게 씁니다. "험난한 길이 앞에 놓여 있음을 알았다. 나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종합 회사(broad-based firm)를 세우는 것이었으니까." 다시 말해 전부를 접수하고 웰링턴을 완전히 잘라 내겠다는 거죠. "그리고 나는 이전 리더 자리를 떠났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새 리더 역할을 맡았다. Fired with enthusiasm — 열정에 불타는 채로." 하, '해고당한(fired)' 김에 '불과 유황에 불타는 채로'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했을 텐데요.
Ben 그러게요.
David 펀드 이사회가 이걸 가결하자, 당연히 업계 사람들 귀에 소문이 들어갑니다. 웰링턴은 이제 훨씬 작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널리 알려진, 존경받는 큰 회사였으니까요. 반응은 험악했습니다. 《포브스》는 웰링턴에서 벌어지는 이 집안 싸움을 다루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 유명한 저주를 빌린 헤드라인을 답니다 — "두 집안 모두에 역병을(A plague on both houses)". "이 인간들이 모두를 망치고 있다"는 거죠. 잭은 회고록 《Stay the Course》 서두에서 이 무렵의 일화를 하나 들려줍니다. LA에 출장을 갔는데, 그곳의 대형 액티브 운용사 캐피털 그룹의 수장에게서 급한 연락이 옵니다. 캐피털 그룹을 이끌던 존 러블레이스 주니어가 잭을 따로 만나야겠다는 겁니다. 잭은 "일정이 꽉 찼습니다. 지금 벌여 놓은 일이 많아서요. 내일 LAX에서 필라델피아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는데, 가능한 시간은 내일 아침 6시 LAX 조찬뿐입니다"라고 답하죠. 러블레이스는 "좋습니다, 가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잭이 도착하니 러블레이스가 이미 앉아 있어요.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요. 그가 말합니다. "웰링턴 펀드를 상호화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잭이 답하죠. "네, 존, 맞습니다. 사실 표결도 통과됐어요. 절차를 시작하는 중입니다."
Ben 음, '얼추'요.
David 얼추. 네, 얼추죠. 그러자 존이 그를 향해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은 이 산업 전체를 파괴하게 될 겁니다." 물론 흥미로운 건, 오늘날 캐피털 그룹과 액티브 운용업은 그 어느 때보다 잘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캐피털 그룹의 운용자산은 3조 달러예요.
Ben 그들이 왜 두려워했는지는 이해가 갑니다. "이 사업을 원가로 운영할 수 있고, 운용하는 사람들에게 거액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존재 증명이 세상에 나오면, 우리 고객들도 우리에게 똑같은 걸 요구하리라는 거죠. 어느 정도는 맞았습니다. 오늘날 S&P 500 인덱스 펀드는 사실상 어디서든 거의 공짜로 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정도는 틀렸어요. 캐피털 그룹도, 블랙록도, 피델리티도 모두 거대한 흑자 기업이잖아요. 그래서 이 에피소드의 남은 부분에서 풀어 볼 흥미로운 지점은 이겁니다 — 경쟁자들이 이 '공산주의적 행위', 그러니까 자본주의의 왕관 보석을 가져다 공유화해 버린 행위를 두려워한 건 아마 옳았다. 하지만 동시에 —
David — NFL이 그랬듯, 결과적으로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됐다.
Ben 맞아요, 맞아.
David 자, 잭은 그 길로 들어섭니다. 이 신설 자회사에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이름이었죠. 마침 이 무렵, 잭에게 골동품상이 찾아옵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어낼 수 없는 이야기예요. 그가 웰링턴 공작 시대의 영국 군함 판화 몇 점을 팔러 온 겁니다. 웰링턴 공작은 월터 모건이 회사 이름을 따온 영국의 총리이자 군사 지도자였죠. 잭이 판화를 넘겨 보는데, 그중 한 점이 HMS 뱅가드 — 영국군이 나폴레옹을 격파하고 영국의 독립과 이후 수 세기 유럽의 판도를 결정지은 나일 해전의 기함 — 를 그린 것이었습니다. 잭은 그 자리에서 결정합니다. 이름은 뱅가드다. 이게 웃긴 게, 뱅가드는 정말 훌륭한 이름이거든요. 굳건하고, 신뢰할 수 있고 — 오늘날 우리가 이 브랜드에 대해 떠올리는 모든 것이죠.
Ben 짧고, 기억하기 쉽고, 유일무이하고요.
David 바로 그겁니다. 게다가 '뱅가드'는 선봉이잖아요. 리더이고, 개척자이고, 혁명을 이끄는 존재요. 그런데 이제 역사를 다 알고 보면 — 잭이 이 이름을 고른 건 명백히, 그것이 완전한 승리와 상대 진영의 철저한 섬멸을 상징했기 때문입니다.
Ben 맞아요.
David 정말 웃기죠. 오늘날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떠올리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니까요. 그렇게 1974년 9월, 뱅가드 그룹(The Vanguard Group)이 법인 설립을 신청하고, 웰링턴 펀드와 웰링턴이 운용하던 다른 펀드들의 백오피스를 인수하며 영업을 개시합니다.
Ben 신나는 순간이네요.
David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캐피털 그룹의 존 러블레이스와 《포브스》와 업계 전체가 품었던 그 거대한 공포 — "이게 모든 걸 파괴할 거다, 업계를 불태워 버릴 거다" —
Ben 실제로 상호화가 이뤄진 게 아니었으니까요.
David 네, 아무도 신경 안 썼어요.
Ben 혹시 듣고 계신 벤처 캐피털리스트나 PE 쪽 분들, 투자 운용업에 계신 분들 — 백오피스를 바꾸는 일이요? 늘 있는 일이죠. 5년에 한 번씩은 일어나요. 업계 동료들에게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큰 영향이 있으려면 "내 수수료와 성과보수 전부를 원가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해야죠. 그건 의미가 크겠지만, 이건 그게 아니었으니까요.
David 아니었죠. 그리고 결국 잭은, 자신이 하는 일에 누군가 주목하게 만들려면 또 하나의, 완전히 별개인 두 번째 혁명을 이끌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펀드의 법적 구조가 아니라, 펀드가 제공하는 투자 상품의 본질 그 자체에 대한 혁명을요.
Ben 그런데 데이비드, 그는 그 일을 금지당한 것 아니었나요? 음 — 만약 투자 자문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는 한, 무엇에 투자할지 정하는 사업에 여전히 있을 수 있는 거 아닐까요.
David 맞습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혁명이 바로 인덱스 펀드입니다.
Ben 네.
David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오랜 친구 ServiceNow에 감사드릴 좋은 타이밍이군요.
대기업의 AI 에이전트 보안·가시성 세그먼트. 배포가 아니라 권한·사용 현황·의사결정의 가시성이 어려운 문제이며, ServiceNow는 엔드투엔드 엔터프라이즈 워크플로우 위에서 모든 기기·권한·AI 에이전트를 한곳에서 보이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AI 컨트롤 타워'를 제공한다. 포춘 500의 85% 이상, 연간 950억 건의 워크플로우 운영. servicenow.com/acquired.
Ben 자, 데이비드. 개인 소비자 대상 최초의 상용 인덱스 펀드의 탄생이군요.
David 네.
Ben 사람들이 정말 열광했겠죠? 이거 사겠다고 블록을 빙 둘러 줄을 섰겠죠. 역사상 가장 뜨겁게 기다려진 금융 상품이었을 겁니다. …전혀 아니었다는 것만 빼면요.
David 정말 웃기죠. 이게 세상을 바꾸게 됩니다. 그것도 조금이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어마어마한 임팩트로요.
Ben 여러분 순자산의 대부분이 이 펀드들에 들어 있으니까요.
David 네. 오늘날 사람들은 인덱스·패시브 펀드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고 걱정합니다. 미국 기업 지분의 70%가 전부 패시브 인덱스 펀드에 들어가면 기업 지배구조는 어떻게 되느냐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실존적 공포죠. 50년 전 이 상품이 출시됐을 때 업계의 반응과는 이보다 더 멀 수가 없습니다.
Ben 자, 데이비드. 1974년으로,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영감을 준 그 저널 논문으로 데려가 주시죠.
David 네, 《저널 오브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Journal of Portfolio Management)》입니다. 노벨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이 1974년 가을 그 저널에 글을 씁니다. 이 신생 뮤추얼 펀드 산업에서 시장 수익률과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의 수익률을 연구해 왔는데, 어떤 펀드 매니저든 시장을 체계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실증적 증거를 전혀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죠. 그리고 논문 결론에서 그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여기엔 명백한 기회가 있다 — 누군가 나서서, 그의 표현을 빌리면 "시장 전체를 흉내 내고(apes the whole market)", 판매 수수료가 없으며, 매매 수수료·회전율·운용보수를 실현 가능한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펀드를 내놓아야 한다. 다시 말해, 인덱스 펀드를요.
Ben 흥미롭게도, 그가 그렇게 상업적 출시까지 제안했다는 건 저는 몰랐어요. 제가 읽은 대목은 "어느 대형 재단이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사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 다른 목적이 없더라도, 사내의 총잡이들(gunslingers)이 자기 실력을 잴 수 있는 순진한(naive) 비교 모델을 세우기 위해서라도"라는 부분이었거든요.
David 아뇨, 그는 그 논문에서 '노로드(no-load)'를 언급하며 개인 대상 유통까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벤이 짚은 지점이 중요한데요. 주식 시장을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었습니다. 이 몇 년 사이, 기관 쪽에서 같은 혹은 비슷한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이 몇 있었어요. 이거 흥미로운 아이디어일 수 있겠다고요. 사실 애초에 지수(index)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 아이디어의 전신입니다. 사람들은 시장 전체를 측정할 방법을 원했어요. 그게 S&P 500이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이잖아요. 이런 것들은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신문들이 시장의 움직임을 보도할 방법을 원했던 거죠.
Ben 고소한 대목은, 그 지수들이 만들어지고 나서 "어, 이거 우리를 재는 벤치마크가 아니라 그 자체로 훌륭한 투자 상품 아닐까?"라는 생각에 도달하기까지 100년쯤 걸렸다는 겁니다.
David 네, 그 자체로 하나의 자산군이 될 수 있다는 거죠.
Ben 이해는 갑니다. 대체 누가 '평균'을 사고 싶겠어요? 시장의 50번째 백분위를 왜 소유하고 싶겠습니까? 시장을 이겨 줄 훌륭한 투자 매니저와 일하는 게 핵심 아닌가요? 왜 베타만 원하겠어요? 베타 위에 알파를 원하지. "평균이 되고 싶지 않으세요?"라는 건 즉시 팔리는 제안이 아닙니다.
David 맞아요. 이건 미국이라는 존재 방식 전체, 미국의 열망에 유독 반하는 겁니다.
Ben 미국 예외주의요.
David 웃긴 게, 이 모든 게 유럽이나 다른 곳에서 벌어졌다면 더 일찍 등장했을지도 몰라요.
Ben 그거 재밌네요.
David 아무튼, 그전에 기관 쪽에서 이 아이디어를 실현해 보려던 시도가 몇 있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건 웰스 파고의 연금운용 부문이에요. 대기업 연금을 운용·관리하던 웰스 파고의 사업부인데, 몇 년 앞서 샘소나이트 러기지 코퍼레이션의 연금 기금을 위한 인덱스 펀드를 실제로 만들었습니다.
Ben 놀랍네요.
David 대단하죠.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굴러가게 만들 수가 없었어요. 알고 보니 이게 겉보기와 달리 어려운 문제였거든요. S&P 500 같은 지수를 지속적으로 추종하는 펀드를 만들려면 소프트웨어가 대량으로 필요했습니다. 자동화가 있어야 했어요. 사람 손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Ben 맞아요. S&P 500의 취지는 전체 시장의 부분집합을 만들되 수익률은 본질적으로 같게 하는 겁니다. 수천 개 회사가 아니라 이 500개만 있으면 되게요. 그런데 500개 회사의 움직임을 매일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 해도 상당히 고난도입니다.
David 네.
Ben 또 하나 어려운 점은, S&P 500 전체를 올바른 비중으로 대표성 있게 — 특히 정수 단위 주식으로 — 사려면 돈이 꽤 든다는 겁니다. 오늘날 펀드에 들어가지 않고 혼자서 하려면, 최소 효율적·대표적 S&P 500을 구성하는 데 대략 350만 달러가 필요해요.
David 그리고 이 몇 년 뒤, 자기 모델을 굴러가게 할 무언가가 절실했던 잭과 뱅가드가 바로 이 독특한 순간에 등장합니다. 마침 컴퓨팅과 소프트웨어가 이제 막 이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되던 참이었죠.
Ben 그리고 잭은 문서를 아주 꼼꼼히 읽고 있습니다. 이사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자신에게 약간의 틈새가 있다는 걸 알아차려요.
David 구멍(loophole)을 찾은 거죠.
Ben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틈이요. "저는 뱅가드가 어떤 식으로든 투자 자문을 제공하게 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하고 싶은 건, 어떤 투자 자문 서비스도 필요 없는 새 펀드 — 순수하게 S&P 500 지수 그 자체인 펀드 — 를 만드는 것이고, 이건 뱅가드 아래서 운영할 수 있으며 우리 권한 범위 안입니다."
David 네. "웰링턴을 끼울 필요가 없습니다."
Ben 이사회가 동의합니다.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이었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제게 허락한 게 이런 것 맞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이 돌아온 겁니다.
David 맞습니다. 잭이 회고록에서 마치 재판의 유죄 평결을 내리듯 표현한 대로, 그와 초기 뱅가드에게는 '범행' — 이 경우엔 최초의 인덱스 펀드 창설 — 의 기회와 동기가 모두 있었습니다. 액티브 운용 금지를 우회하는 길이 바로 이것이었으니까요.
Ben 그리고 잭이 깨닫기 시작한 것 — 그의 졸업논문과 폴 새뮤얼슨 논문의 결정체 — 은, 이게 실제로 아주 성공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David 네.
Ben 그는 계산을 돌립니다. 잭이니까요. 수수료를 뺀 S&P 지수는 액티브 매니저의 절반을 이겼고, 10년 전체로 보면 78%를 이겼습니다. 그래서 잭은 깨달아요. '잠깐 — 인덱스를 비용 0으로 운영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규모가 커지면 실제로 0에 근접할 수 있다. S&P만 소유해도 시장의 다른 뮤추얼 펀드 4분의 3을 이길 수 있다. 여기엔 정말 뭔가가 있을지 모른다.'
David 네, 이게 정말 중요하고도 미묘한 포인트입니다. 이걸 해내서 시장의 평균만 소유하되, 시장의 다른 모든 매니저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로 해낸다면 — 실제로는 최상위권 성과를 내게 됩니다. 고객에게 청구하는 수수료가 시장 평균 수수료보다 낮으면, '펀드 수익률 마이너스 수수료'의 그 차감분이 남들보다 훨씬 작아지니까요. "좋아, 난 그냥 평균을 먹겠어. 대신 진짜로 평균을 다 먹겠어"라고 하면, 시장의 대다수보다 훨씬 잘하게 되는 겁니다.
Ben 이게 얼마나 거대한 차이인지 보여 주는 계산이 있습니다. "1% 수수료? 뭐 그렇게 나쁘진 않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잖아요. 당시엔 사실 1%보다 높은 1.5~2%였지만, 일단 1%라고 칩시다. 총자산의 1%입니다. 주식 시장이 7%를 돌려주는데 수수료로 1%를 내면, 실제로는 수익의 7분의 1, 그러니까 수익률의 약 15%를 내주는 겁니다. 이게 해마다, 해마다 반복되면 수익이 무릎부터 잘려 나가요. 그래서 제가 직접 스프레드시트로 검산을 해 봤습니다. 스물다섯 살에 10만 달러를 투자해 40년간 시장 수익률 7%를 얻으면 150만 달러가 됩니다. 그런데 매년 1% 운용보수를 내면 연 6% 수익이 되고, 150만 달러 대신 100만 달러가 돼요. 매년 1%의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만으로 은퇴 자금이 50% 더 생기는 겁니다. 장기적 함의는 이렇습니다 — 사람들은 보글을 인덱싱의 광신도이고 액티브 운용을 증오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그는 저수수료의 광신도였어요. 그는 늘 이렇게 믿었습니다. 액티브 매니저가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새뮤얼슨이 관찰했듯, 그걸 수십 년의 매매에 걸쳐 지속적으로 해내는 건 정말, 정말 어렵다. 반면 정말 자명한 것은 — 겨우 1% 수수료만으로도 매년 15%의 열세를 안고 출발하는 셈이고, 본전만 하려 해도 시장을 15% 이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그런 구조적 불리함은 안고 싶지 않죠. 그게 바로 보글의 진짜 유산이고, 그가 집착한 지점입니다.
$100,000 투자 · 연 7% 총수익률 가정
David 네. 잭은 만년에 이걸 '비용 중요 가설(cost matters hypothesis)'이라 부르게 됩니다. 그리고 방금 든 예 — 은퇴 계좌든 학자금 펀드든 그냥 저축이든, 거기에 50만 달러가 더 생긴다는 것. 그게 바로 제가 방송 서두에 "수백만, 수천만 명의 삶이 이것 때문에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출발 원금이 얼마였든, 추가로 생기는 50만 달러는 은퇴 후 자식에게 기대야 하느냐 자립할 수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가족의 교육 성과가 달라지는 차이고요. 수수료 1%포인트의 차이만으로 그만큼 중요한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Ben 맞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 액티브 매니저들은 총합으로는, 수학적으로, 수수료 차감 후 시장을 이길 수 없습니다. '총합으로는'이 많은 걸 짊어지고 있는 표현이지만, 그게 핵심이에요. 시장은 액티브 매니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기들끼리 서로를 다 이길 수는 없어요. 어느 해든 일부는 초과 성과를 내며 수수료를 정당화하겠지만, 중앙값의 액티브 매니저는 정확히 자기 수수료만큼 시장에 뒤처지게 됩니다.
David 네. 해마다 어김없이요.
Ben 그리고 승자를 미리 안정적으로 식별할 수 없는 이상 — 특히 목표가 수십 년간 투자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면 — 수수료를 내는 액티브 운용 전체의 기댓값은, 수수료 없는 인덱스 펀드 대비 마이너스 기댓값입니다.
David 네. 자, 1975년, 1976년의 잭과 그의 유쾌한 승조원들에게로 돌아갑시다. 실제로 뱅가드는 오랜 세월 전 직원을 '크루(crew) 멤버'라고 불렀습니다. 배와 항해 테마 때문이죠.
Ben 완벽하네요.
David 잭은 초창기 직원 중 한 명인 얀 트바르도프스키에게 이 일을 해낼 소프트웨어 — 최초의 개인용 인덱스 펀드를 만들 소프트웨어 — 작성을 맡깁니다. 그는 필라델피아의 시분할 컴퓨터에서 APL 프로그래밍 언어로 그걸 짜죠. 그사이 잭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본사로 가서, 이 최초의 인덱스 펀드의 기반으로 S&P 500 지수를 사용할 권리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협상합니다. 잭이 어느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들려준 근사한 일화가 있어요. S&P에서 500 지수를 담당하던 부서장과 협상을 하는데, 그 사람이 이러는 겁니다. "글쎄요, 이거 참 — 당신이 우리한테 내야 하나요, 우리가 당신한테 내야 하나요? 우리 입장에선 엄청난 마케팅이 될 텐데요." 결국 뱅가드가 S&P에 연간 2만 5,000달러를 내는 것으로 — 사실상 허공에서 끄집어낸 금액으로 — 합의합니다. 이게 정말 웃긴 게, 지금은 인덱스 펀드 라이선싱이 전 세계 지수 산업의 사실상 전부이고, 마진이 극도로 높은 사업이 됐거든요.
Ben 제가 숫자를 갖고 있습니다. 추정에 따르면 뱅가드는 S&P 글로벌에 연간 3억~4억 달러가량을 지불하는 단일 최대 라이선스 고객이고, S&P 글로벌의 라이선싱 부문 전체 매출은 연 18억 5,000만 달러입니다. 그리고 데이비드 말대로, 그건 본질적으로 전부 이익이죠. 온 세상이 "S&P 500이 시장의 표준 브랜드"라는 데 합의했으니, 인덱스 펀드를 만들고 싶은 모두에게서 연 18억 5,000만 달러의 지대를 걷는 겁니다.
David 할 수만 있다면 참 좋은 장사죠. 네. 뱅가드, 블랙록, 피델리티,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전부 거액을 내고 있습니다.
Ben 그리고 그 비용은 운용자산(AUM)의 베이시스 포인트 기준으로 청구됩니다.
David 하하, 그거 운용보수잖아요!
Ben 또는 거래량 기준으로요. 고객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에 따라 규모가 커지는 구조인 거죠.
David 그건 몰랐네요. 정말 지독하게 아이러니합니다.
Ben 그래서 저도 찾아봤어요. 왜 뱅가드는 토털 마켓 펀드를 더 강하게 밀지 않을까? 왜 아무도 S&P 500과 아주 비슷하지만 S&P 500은 아닌 합성 지수를 만들지 않을까? 피델리티가 시도했습니다. S&P 500과 거의 같지만 그 이름을 라이선스하지 않은 500종목짜리 피델리티 펀드가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몰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표준을 원해요.
David 브랜드를 원하는 거죠.
Ben 할 수만 있다면 좋은 장사예요.
David '인텔 인사이드' — 원료 브랜드(ingredient brand)인 겁니다.
Ben 네.
David 어쨌든, 1976년 뱅가드는 '퍼스트 인덱스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First Index Investment Trust)'를 출시합니다.
Ben 이름 한번 끔찍하네요.
David 오늘날엔 훨씬 나은 이름인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 티커 VFIAX로 개명됐죠. 대중에게 판매된 최초의 개인용 인덱스 펀드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단일 펀드예요. 자산 1조 5,000억 달러로, 벤이 언급한 자매 펀드 — 자산 2조 1,000억 달러의 뱅가드 토털 스톡 마켓 인덱스 펀드 — 에만 뒤집니다. 이 두 펀드를 합치면 오늘날 3조 6,000억 달러입니다.
Ben 사실상 같은 물건이죠.
David 사실상 같은 물건입니다.
Ben S&P 500을 소유하든 미국 주식 시장 전체를 소유하든, 장기적으로는 거의 동일한 수익률이 나옵니다.
David 그리고 이 둘의 뿌리는 모두, 뱅가드가 1976년에 출시하면서 고작 1,100만 달러를 모은 실패한 IPO의 그 펀드에 있습니다.
Ben 아까 이야기한 그 지점이죠. 대체 누가 평균을 사고 싶겠어요?
David 네.
Ben 끔찍한 세일즈 피치입니다. "나는 초과 수익을 원해요. 그런 걸 팔지 마세요." 그리고 참고로, 뱅가드의 수수료가 극적으로 내려간 먼 미래 이야기를 했는데요. 저는 그 ETF, VOO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확인해 보니 운용보수가 3베이시스 포인트예요. 0.03%입니다. 사실상 0이죠. 뱅가드도, 경쟁사들도 전부 0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펀드가 데뷔할 땐 상당한 운용보수가 붙어 있었어요. 업계의 1%, 1.5%, 2%만큼 나쁘진 않았지만, 그래도 0.6%대였습니다.
David 0.65%, 그쯤이었죠.
Ben 그러니까 규모가 안 되는 인덱스 펀드로서의 피치는 이겁니다 — "평균이 되고 싶으신가요? 그것도 수수료라는 상당한 짐을 얹은 채로?"
David 네.
Ben 나쁜 피치예요.
David 그런데 그보다 더 나쁩니다. 운용사가 하는 세 가지 일과, 뱅가드 펀드 이사회 — 웰링턴 펀드 이사회 — 가 잭에게 허락한 것을 떠올려 보세요. "사무관리만 하게 해 주겠다. 투자 자문과 유통은 웰링턴에 남는다"였잖아요. 그런데 유통은 여전히 판매 수수료가 붙는 주식 중개인 네트워크를 통해야 합니다. 그래서 잭과 뱅가드가 이 새 펀드의 유통 금지를 우회할 유일한 방법으로 찾아낸 것이 — 펀드의 IPO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까 제가 IPO라고 말한 이유가 이겁니다. 월스트리트 은행들을 그러모아서요. 펀드의 IPO라는 일회성 이벤트는 형식상 유통·마케팅에 해당하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뱅가드도 할 수 있었죠. 그들은 이 펀드가 굴러가려면 초기 펀드 보유자 자본이 약 1억 5,000만 달러 필요하고, 그만큼 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요가 안 나와요. 1,130만 달러를 모읍니다. 얼마나 처참했느냐면, S&P 전체를 100주 단위 묶음으로 사기에도 자본이 모자랐습니다.
Ben 목표액의 14분의 1이에요.
David 맞아요. S&P 500 전체를 100주 묶음으로 살 돈조차 없었던 겁니다.
Ben 그래서 S&P 220 같은 걸 사러 가지 않았나요?
David 이건 어떻게 무사히 넘어갔는지 모르겠는데 — 280개 종목을 삽니다. 그런데 어떤 280개인지는 골라야 했잖아요. 그러니까 액티브 운용을 하고 있는 겁니다.
Ben 제가 알기론 대략 이런 식이었어요. 시가총액 상위 200개를 담고, 나머지 80개로는 500 전체를 소유한 것과 수학적으로 동등한 대표 표본을 구성하려 했다고요. 다만 그건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학술적 가설이었죠.
David 어쨌든 그 안엔 상당한 판단이 들어갑니다. '투자 자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요.
Ben 그렇게 불러도 되겠죠.
David 그렇게 불러도 되겠죠. 여기에 굉장한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혹시 찾으셨나요?
Ben 아뇨.
David 뱅가드는 첫째, 자원이 별로 없었고, 둘째, 이 프로그램을 운용할 전문 투자 자문역·투자 매니저를 고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은 무엇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밤과 주말에 일할 파트타임 젊은 여성 한 분을 고용합니다.
Ben 정말요?
David 그분이 사실상 그 추가 80개 종목을 고르고, 모든 걸 관리하고 추적한 겁니다. 낮에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남편의 가구점에서 풀타임으로 일하셨어요.
Ben 와.
David 그리고 밤과 주말에는 — 오늘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펀드, 자매 펀드와 합치면 단연 세계 최대인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였던 겁니다. 얼마나 굉장한 이야기입니까?
Ben 자, 그렇게 완전히 실패한 IPO를 안고 있습니다. 자본은 부족하고, 피치는 형편없고요.
David 네. 아, 피델리티의 네드 존슨. 아까 이야기한 피델리티 기억나시죠?
Ben 네.
David 네드는 이 펀드 출시에 대해 언론에 이런 유명한 논평을 남깁니다. "위대한 대중 투자자들이 그저 평균 수익률을 받는 것으로 만족하리라고는 믿을 수 없다. 이 게임의 이름은 최고가 되는 것이다." 지독하게 아이러니하죠. 오늘날 피델리티 자산 기반의 상당 부분이 인덱스 펀드로 구성돼 있고, 그중 다수가 피델리티 안에서 보유되는 뱅가드 인덱스 펀드거든요.
Ben 피델리티의 재미있는 점은, 제 생각에 그들은 기본적으로 브로커리지라는 겁니다. 자체 펀드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피델리티 웹사이트를 통해 뱅가드 펀드를 보유하고 있을 거예요.
David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서 다루죠.
Ben 네. 자, 피치는 형편없지만, 그들이 구축해 놓은 기계장치는 — 시간이 흐르고 규모가 붙으면서 — 사실 꽤 천재적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고객이 운용사를, 사업 자체를 소유한다면, 사업 운영에 실제로 필요한 것 이상의 마진을 낼 유인이 전혀 없습니다. 배당해 줄 주주를 위한 이익이라는 게 무의미해요. 초과 이익을 펀드 투자자인 고객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줄 수도 있지만, 그냥 "그걸 더 낮은 수수료의 형태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이익을 내고, 그 이익에 세금을 내고, 배당하고, 받은 사람들이 또 세금을 내는 것보다 훨씬 세금 효율적인 방식이죠. "보세요, 이제 높은 수수료가 필요 없다는 확신이 생겼으니 앞으로 수수료를 내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David 뱅가드가 수수료를 내릴 때마다, 그건 사실상 "우리가 더 높은 실적을 보고했습니다"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Ben 정확해요, 정확합니다.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얻고 성장하면서 가격을 더 내릴 수 있죠. 데이비드가 아까 말했듯, 자산 운용업은 규모의 경제 게임에 정말 잘 맞는 사업입니다. 돈을 운용하는 데 변동비가 별로 없어요. 고객 서비스 같은 것만 빼면 거의 모든 게 고정비입니다 — 그 고객 서비스가 나중에 다시 다룰, 뱅가드의 취약점이 있는 지점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아주 많은 고객의 아주 큰돈을 운용하게 되면, 수수료는 비율 기준으로 극도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 코스트코 에피소드와 정확히 같은 이야기예요. 데이비드, 그 문구 기억나세요?
David 그럼요. 'Scale economies shared(공유되는 규모의 경제).' 우리 그 문구로 Acquired 티셔츠랑 맨투맨도 만들지 않았었나요?
Ben 만들었죠, 만들었어요. 웹사이트 이메일에 링크돼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주는 이득을 나눌 수 있다 — 코스트코가 고객들과 이걸 하고, 뱅가드도 합니다.
David 네. 벤, 이번 에피소드 당신의 '정수'가 될지도 모를 걸 훔치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자면 — 뱅가드는 금융계의 코스트코입니다.
Ben 정확해요.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면, 스테로이드를 맞은 코스트코죠. 고객에게 보답하고 충성도를 높이고 고객 경험의 모든 것을 개선하려고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코스트코조차 — 사업이 이익을 내기를 원하는 외부 주주들이 있습니다. 코스트코라는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가 있잖아요. 오늘도, 먼 미래에도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리라 기대하기 때문이죠.
David 코스트코 자체가 오늘날 시가총액 수천억 달러짜리 회사고요.
Ben 맞아요. 뱅가드에는 그게 아예 없습니다. 여러분은 공산주의자로서 자본주의라는 아름다운 기계에 투자하고 있는 겁니다.
David 네, 네. 솔 프라이스와 짐 시네걸조차 이 정도로 광적이진 않았어요.
Ben 그렇죠, 그렇죠.
David 이 기계장치가 돌아가기 시작하려면 —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준에 이르고, 투자 대중이 이 아이디어에 눈을 뜨기까지 — 몇 년이 걸립니다. 그동안 그들은 펀드 자본 1,100만 달러로 출발했는데, 그마저도 고객 환매와 현금 유출이 이어집니다. 주식 시장이 오르기 시작해서 펀드가 그럭저럭 연명은 하는데, 새 돈이 들어오질 않아요. 자기들이 직접 유통을 할 수 없으니 들어올 수도 없고요. 상황이 얼마나 나빠졌느냐면, 이듬해인 1977년 말에는 극약 처방까지 씁니다. 엑서터 펀드(Exeter Fund)라는 웰링턴의 또 다른 작은 유산 펀드를 인덱스 펀드에 합병해서, 펀드를 살려 두고 운영을 계속할 자본을 채워 넣은 겁니다.
Ben 저한텐 이게 참 황당해요. 다른 펀드를 인수해서 그 자산을 자기네 인덱스 펀드에 그냥 합쳐 버릴 방법을 찾아냈다는 게요. 그리고 그 투자자들은 다들 "좋아요, 그럽시다. 이제 우리는 인덱스 펀드 보유자인가 보네요" 했다는 거잖아요.
David 네, 잭의 회고록에서 이와 관련된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언급은 못 봤습니다. 어쨌든 해내긴 해요. 그리고 이 합병 당시 그 펀드의 자산은 5,800만 달러였습니다. 급속히 피를 흘리고 있던 인덱스 펀드의 1,100만 달러와 비교하면 — 인덱스 펀드의 6배 규모죠. 그러니까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의, 그리고 자매 펀드인 토털 스톡 마켓 인덱스 펀드 — 오늘날 세계 최대의 펀드 집단 — 의 진짜 종잣돈은, 처음 인덱스 펀드에 들어온 IPO 고객 자금이 아니라, 초기 자본 기반의 대부분을 차지한 이 다른 —
Ben 엑서터 —
David — 웰링턴의 옛 액티브 운용 펀드, 그냥 접혀 들어온 그 펀드에서 온 겁니다.
Ben 네.
David 정말, 정말 황당한 이야기죠. 그렇게 인덱스 펀드를 살리는 응급 이식 수술을 거친 뒤, 마침내 1981년에서 1982년에 걸쳐 잭과 뱅가드는 인덱스 펀드의 유통을 인수할 권리를 따냅니다. 그 방법 역시, 또 하나의 구멍이었어요. 이번 건 한층 더 아슬아슬합니다. 잭의 논리는 이랬습니다. "우리는 유통을 인수하는 게 아니라, 유통을 없애는 겁니다. 더 이상 주식 중개인들에게 가서 우리 인덱스 펀드에 판매 수수료를 물리게 하지 않을 겁니다. 그걸 아예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우리는 유통을 제거하는 겁니다." 물론 이제 뱅가드 안에 펀드를 마케팅하고 팔고 광고할 사람들을 잔뜩 고용하게 된다는 사실은 편리하게 무시한 채로요.
Ben 맞아요. 노로드로 간 거죠. 회사 밖 사람들에게 8.5%를 주기를 거부한 대신, 이제 뱅가드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정비 기반을 떠안게 된 겁니다. 이 사람들은 펀드를 사도록 설득하는 일뿐 아니라, 그 위에 실제 매수 처리와 진행까지 해야 했죠.
David 맞습니다, 맞아요!
Ben 이게 어떻게 굴러갔느냐면 — 우편으로 주문서를 보내고, 이 펀드에 투자하려면 수표를 우편으로 부치는 방식이었습니다.
David 상상이 되세요? 저희 부모님이 이러시던 게 기억나요.
Ben 네. 그러니까 '유통 제거'라, 좋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누군가는 마케팅과 유통을 해야 하고, 이제 그걸 그냥 사내에서 하는 것뿐이죠.
David 네. 그 덕에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는 1982년, 출시 6년 만에 마침내 자본 1억 달러 이정표에 도달합니다. 1억 달러까지 6년이 걸린 건데, 당시 기준으로도 큰 규모가 아니었어요. 웰링턴 펀드는 그 여러 해 전에 이미 20억 달러였으니까요.
Ben 네.
David 그리고 애초 IPO 목표가 1억 5,000만 달러였습니다. 6년이 지났는데도 그 밑이었던 거죠.
Ben 게다가 유통에 돈을 주는 방식에서 막 벗어난 참이라는 역풍도 있었습니다. 이제 시장에는 뱅가드 펀드를 팔아 줄 유인이 아무에게도 없는 거예요.
David 네, 네. 그래도 느린 연소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1980년대가 저물어 가던 1988년, 펀드는 자산 10억 달러에 도달하고, 당연히 거기서 계속 성장합니다.
Ben 그러니까 1억 달러까지 6년.
David 네. 그리고 또 6년 —
Ben — 10억 달러까지 또 6년이요.
David 맞습니다. 자, 궁금하실 겁니다. 자본도 얼마 안 되는데 뱅가드 수수료는 극도로 낮잖아요. 이 시기에 회사는 어떻게 버텼을까요? 알고 보니 잭의 첫 번째 혁명 — 뱅가드의 저비용·저수수료 명제 — 은 주식에서도 꽤 잘 작동하지만, 그 전략이 훨씬 더 잘 먹히는 다른 금융 시장들이 있습니다. 바로 머니마켓과 채권(fixed income), 즉 부채 시장이에요. 주식에서는 진짜 초과 성과가 가능합니다. 주식 투자에는 상한 없는 업사이드가 있어요. 액티브 운용이 파는 꿈이 바로 이겁니다. 제리 차이든 피터 린치든 워런 버핏이든, 역대 최고의 투자자들처럼 "우리는 연 20%대, 30%대, 우리 렌텍(RenTech) 에피소드처럼 그보다 더 높은 수익률도 만들 수 있다"는 꿈이요. 그런데 부채 시장이나 머니마켓에 투자한다면, 성과에는 천장이 있습니다. 국채나 지방채의 쿠폰이고, 머니마켓이라면 단기 국채 금리죠.
Ben 네.
David 그 영역에서 상품 간 상대 성과를 가르는 유일한 요소는 비용입니다.
Ben 네. 그 시장들에선 최저비용 공급자가 이깁니다.
David 그리고 뱅가드는 이 시기에 채권 사업에서 거함을 구축합니다. 잭의 인덱싱 혁명 — 그의 두 번째 혁명 — 이 궤도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동안, 회사를 물 위에 떠 있게 해 준 게 바로 이겁니다.
Ben 그게 하나 있고요, 또 하나가 있습니다. 윈저 펀드(Windsor Fund)를 운용하던 존 네프요. 액티브 운용 펀드였고 액티브 펀드의 수수료를 받았는데, 그야말로 불을 뿜고 있었거든요.
David 주식 쪽에서요. 맞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내실지 궁금했어요. 여기 또 하나의 깊은 아이러니가 있죠. 뱅가드는 액티브 사업에서 한 번도 손을 뗀 적이 없습니다.
Ben 웰링턴 펀드들에 대한 책임 일부를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와 나눠 지면서, 어떤 의미에선 물려받은 거죠. 그래서 이 윈저 펀드가, 뱅가드의 저비용 인덱싱 전략이 —
David 느리게 타오르며 —
Ben — 아직 자립할 규모가 못 되는 동안, 여러 해에 걸쳐 사실상 모든 간접비를 대고 불을 밝혀 준 이익의 원천이었습니다.
David 네, 전적으로요. 그리고 오늘날에도 뱅가드는 아주 큰 채권 사업, 머니마켓 사업, 액티브 주식 운용 사업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전부 인덱스 펀드 사업에 가려 왜소해 보일 뿐이죠.
Ben 네. 오랫동안은 그렇지 않았지만요.
David 네.
Ben 그런데 재밌는 게, 몇 분 전에 하신 말씀을 제가 곱씹고 있거든요. 주식에서 저비용 인덱스 펀드가 장기적으로 다른 액티브 펀드의 85%쯤을 이긴다는 이야기요. 청취자들은 아마 궁금하실 겁니다. 그게 정말 순전히 수수료 때문일까? 수수료가 낮다는 것만으로 시장의 그만큼을 이기게 되는 걸까? 다른 요소들도 있습니다. 아주 큰 하나가 행동적(behavioral) 요인이에요. 최고의 기업을 골라내려고 적극적으로 덤비는 사고방식에 있으면, 매매를 많이 하게 됩니다. 거래 비용이 많이 드는 건 차치하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게 돼요. 시장이 올랐다든가.
David 승자 종목에 충분히 오래 머물지 못하죠.
Ben 시장이 내렸다든가, 다른 사람들과 나눈 대화라든가. 바로 그거예요, 데이비드. 승자를 너무 일찍 팔아 버린다든가, 뭐가 됐든요. 실수는 양쪽 방향 모두에서 저지를 수 있습니다. 반면 패시브 인덱스 투자자들은 행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위대한 투자자가 되려면 필요한 게 바로, 오랜 기간 행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David 네, 그 위대한 워런 버핏의 말이죠. "뭐라도 하려 들지 말고, 그냥 가만히 서 있어라(Don't just do something, stand there)."
Ben 맞아요. 워런 버핏처럼 최고의 기업을 찾아 적극적으로 불을 뿜으려 하든, 패시브하게 두 손 들고 맡기든 — 어느 쪽이든 대부분의 날에는 행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패시브 인덱스 투자는 행동 측면에서 그게 더 쉬워요. 그런 펀드에 들어 있으면 "시장이 오른 것도 알고 내린 것도 알지만, 뭐 어때, 나는 지수를 갖고 있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어"라고 말하기가 쉽습니다. 반면 펀드 성과를 개선하려는 액티브 매니저든, 액티브 매니저에 투자한 투자자든, 둘 다 뭔가를 '하려는' 성향이 더 높죠. 그리고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는, 대부분의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David 네, 전적으로요. 80년대를 빠져나오면서, 마침내 인덱싱의 부상을 위한 모든 조각이 제자리를 찾습니다.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는 말씀드렸듯 1988년 10억 달러를 돌파하고, 모델은 갈수록 잘 굴러갑니다. 규모의 경제가 공유되고 있는 거죠.
Ben 수수료가 출시 당시의 68베이시스 포인트에서 1979년 59bp로, 1985년 50bp로, 1987년엔 35bp까지 내려옵니다. 진짜 저비용 인덱스 펀드가 되기 시작한 거예요. 80년대 말에 이미 반토막을 낸 겁니다.
David 네, 네. 규모의 경제가 공유되고 있는 거죠.
Ben 네.
연평균 펀드 보수 · 뮤추얼 펀드와 ETF
미국 소재 뮤추얼 펀드·ETF의 자산가중 경비율, 재간접펀드 제외. 출처: Morningstar Direct, 2025년 12월 31일 기준.
David 테이블에 둘러앉은 모두가 배불리 먹고 있습니다. 1988년 자산이 10억 달러 문턱을 넘은 뒤, 1992년 무렵엔 100억 달러를 찍어요. 4~5년 만에 10배, 강한 가속이죠. 그리고 같은 1992년, 뱅가드는 자매 펀드인 토털 스톡 마켓 인덱스 펀드를 출시합니다. 이제 자본 기반이 충분하고도 남아서 모든 종목을 다 소유할 수 있게 된 겁니다. S&P 500에서 멈출 이유가 있나요? 전부 소유합시다. 미국 주식 전체를요.
Ben 그리고 이 시점엔 컴퓨터도 충분히 정교해져서 주식 시장 전체를 추적하고, 전체를 소유하고, 그에 대한 보고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시장 전체를 인덱싱하면 S&P 글로벌에 라이선스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는 이점도 있죠 —
David 맞아요, 맞아!
Ben — 시장 전체엔 라이선스가 필요 없으니까요.
David 아주 편리하죠. 보세요, 뱅가드 사람들이 장사꾼이 '아닌' 게 아닙니다.
Ben 맞아요. 아주 훌륭한 장사꾼들이죠.
David 훌륭한 장사꾼들입니다.
Ben 다만 주주가 아니라 여러분을 위해서 장사할 뿐이죠.
David 여러분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겁니다. 90년대 중후반이 되면 두 자매 펀드를 합쳐 1,000억 달러에 다가섭니다. 뱅가드라는 거상(巨像)이 굴러가기 시작한 거예요.
Ben 네.
David 만사형통입니다. 그런데 1999년 —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 잭이 또 해고당하는 데 성공합니다.
Ben 믿을 수 없게도요.
David 믿을 수 없게도.
Ben 네. 그런데 청취자 여러분,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전에, 저희가 아끼는 파트너 Vercel에 감사드릴 좋은 타이밍입니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클라우드 인프라 세그먼트. 인간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요청을 보내고 결정을 내리는 시대를 위해, Vercel은 에이전트를 일급 사용자로 삼는 인프라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 핵심인 AI Gateway는 주요 AI 모델 전체를 하나의 엔드포인트로 라우팅하며 자동 페일오버를 제공 — 출시 이후 18만 개 팀에 60조 토큰을 서빙했고, Poke는 전환 후 재시도율이 20분의 1로 떨어졌다. OpenAI·Stripe·Polymarket 등이 사용. vercel.com/acquired.
Ben 자, 데이비드. 잭의 인생에 관해 여태 저희에게 말하지 않은 게 하나 있죠.
David 네. 잭은 불행히도 심장이 좋지 않았습니다. 부정맥유발성 우심실 이형성증(arrhythmogenic right ventricular dysplasia, ARVD)이라는 희귀 유전성 심장 질환을 갖고 태어났어요. 그래서 잭은 1960년, 서른한 살에 첫 심장 발작을 겪습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CEO가 되기도 전이었죠. 그게 첫 발작이었고, 평생 열 번, 열두 번쯤 겪습니다. 시한폭탄 같은 것이었어요. 언제든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을 수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Ben 그리고 잭이 이 상황에서 하기로 한 일은 — 일이었습니다. 서른여섯에 심박조율기를 달았고, 의사와 상담했는데 그 의사가 말합니다. "마흔을 넘길 거라고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의사를 찾아갔더니 이렇게 말해요. "케이프 코드에 집을 구해서 일을 그만두고, 남은 몇 년을 즐기시는 게 어떻습니까? 더는 일하지 마세요." 잭은 훗날 이렇게 씁니다. "두 번째 의사의 조언을 따랐다면, 첫 번째 의사의 말이 맞았을 것이다."
David 네, 정말이지 이게 잭만의 독특한 성격입니다. 인생의 이 부분을 대하는 그의 방식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겠다. 이 병이 없었더라면 살았을 방식 그대로 매일을 살겠다"였어요.
Ben 네.
David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일화들이 굉장합니다. 한번은 필라델피아에서 통근 열차를 기다리다 쓰러져 심장 발작을 일으켰는데, 바닥에 누운 채로 구급차와 구급대원들이 도착하자, 그들과 내기를 겁니다. "당신들이 나를 제때 병원에 데려가 목숨을 구하지 못한다"에 걸겠다고요. 그런 태도, 그런 접근이 몸에 밴 사람이었어요.
Ben 스쿼시 경기에 제세동기를 들고 다니기도 했죠.
David 아, 이게 최고예요.
Ben 그리고 실제로 한번은 경기 중에 발작이 와서, 상대 선수가 달려와 자기를 소생시켜 주기를 기대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David 네, 네. 그리고 그는 경기 중에 이걸로 상대를 겁주는 데 써먹곤 했어요. "내 제세동기 잘 챙겨 놨는지 확인해 주게. 나 언제든 쓰러져 죽을 수 있거든. 자, 시작하지."
Ben 대단해요.
David 그렇게 뱅가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르고 인덱싱이 뜨는 사이, 잭의 심장은 점점 약해지고 닳아 갑니다. 1994년에는 쌍둥이 동생 데이비드가 역시 심장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1995년이 되면 잭의 심장 절반 이상이 기능을 멈춥니다.
Ben 아이고.
David 그래서 1995년 초, 의사들이 말합니다. "당신의 인생관은 압니다만,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이 수술을 받기엔 비교적 고령이지만" — 당시 예순여섯이었어요 — "앞으로 의미 있는 기간을 살 희망이라도 가지려면 심장 이식을 받아야 합니다." 잭과 가족은 설득 끝에 동의합니다. 물론 이건 뱅가드에도 영향을 주죠. 1995년 5월, 회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잭이 심장 이식을 준비하기 위해 CEO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합니다. 그리고 1982년 입사한 잭의 전 비서, 존 브레넌이 차기 CEO를 맡는다고 발표해요. 브레넌은 그 직전까지 오랜 기간 뱅가드의 CFO였습니다. 1995년 말, 잭 보글은 심장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올라 병원에 입원합니다. 심장은 계속 악화돼서, 심장을 계속 뛰게 하는 약물을 정맥주사로 상시 투여받아야 했어요. 그는 병원에서 128일을 기다립니다 —
Ben 와.
David — 이식할 심장을 기다리면서요. 그리고 그 내내 일을 계속합니다. 아직 CEO 자리를 공식적으로 브레넌에게 넘기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약간의 복선일지도 모르겠네요. 1996년 1월 31일, 병실에서 3개월 넘게 CEO 업무를 본 끝에, 잭은 공식적으로 CEO에서 물러나고 브레넌이 자리를 이어받습니다.
Ben 비현실적이네요.
David 정말이지, 잭은 유일무이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2월, 드디어 전화가 옵니다. 잭에게 맞는 심장이 나왔다고요. 2월 말에 심장 이식 수술을 받습니다. 수술 날이 온 거죠.
Ben 이 시점에 뱅가드는 사실상 이것으로 그의 커리어가 끝난다고 보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심장 이식은 오늘날에도 엄청난 일인데, 이건 30년 전이잖아요. 의학이 아직 이 수술을 다듬어 가던 때입니다. 살아남는다 해도 그는 이제 끝났다는 게 모두의 가정이었어요.
David 그래서 회사는 앞으로 나아갑니다. 브레넌이 CEO가 되어 온갖 새 계획에 착수하죠. 그런데 잭이 기적적으로 완전히 회복합니다.
Ben 이후로 23년을 더 살게 되죠.
David 이식받은 심장으로 23년을 더 삽니다. 그리고 이식 수술 몇 주 — 몇 주! — 만에 스쿼시 코트로 돌아와요.
Ben 대단합니다.
David 스쿼시를 치면서 상대들을 겁주면서요. 심장 발작을 일으킬지 모르는 잭과 붙는 게 무서웠다면, 새 심장을 단 잭과 붙는 건 어떻겠습니까?
Ben 정말요.
David 물론 이 모든 게 훌륭하고 기쁘고 뜻밖에 잘된 일입니다만 — 뜻밖이라는 게 문제였습니다. 잭도 자신이 심장 이식에서 돌아오리라 생각하지 않았고, 회사도 그가 돌아오리라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Ben 그리고 회사는 좀 묘한 자리에 있었습니다. 리더십 승계 문제는 차치하고 핵심 사업만 봐도요. 75년, 76년부터 그들은 온갖 장기적 트레이드오프를 감수해 왔습니다. 펀드가 규모 미달일 땐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높고, 상호 소유라는 것도 귀엽긴 하지만 작을 땐 별 의미가 없죠. 판매 수수료를 잘라 노로드로 간 것도 단기적으로는 유통 속도만 늦출 뿐이고요. 이 모든 게 장기를 위한 희생이었습니다. "정말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정말로 작동할 것"이라는 생각으로요. 그리고 90년대가 바로 그 수확기입니다. 20년간 옳은 방식으로 일하느라 성장이 정말 느렸던 것이, 이제 거대한 변곡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거예요. 데이비드, 아까 80년대에 10억 달러 선을 넘었다고 하셨죠. 1996년이 되면 뱅가드 전체의 AUM이 1,800억 달러까지 올라갑니다.
David 그중 두 인덱스 펀드가 약 500억 달러였고, 곧 1,000억 달러를 향해 빠르게 갑니다.
Ben 맞아요. 이 시점의 회사 장기근속자들은 정말 신났을 겁니다. "우리가 옳았어. 그 모든 장기적 트레이드오프를 감수했고, 한동안 정말 괴로웠고, 아무도 우리 상품을 유통해 주지 않았고, 아무도 우리 펀드에 투자하지 않았는데 — 이제 정말, 정말, 정말 보상이 오고 있어."
David 네. 그리고 처음으로 또 하나의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뱅가드에 경쟁이 생긴 겁니다. 경쟁자들이 잠에서 깨어나 "우리도 이 패시브 인덱싱이란 것에 올라타야 하는 것 아닌가"를 깨달은 거죠.
Ben 웃긴 게, 피델리티,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를 비롯해 초저수수료 인덱스 펀드를 내놓기 시작한 회사들은 구조적으로는 그럴 유인이 없거든요. 그런데도 하는 이유는, 사실상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David 네.
Ben 소비자들이 그 위력에 눈을 떴으니, 이 영역에 상품이 있어야 하는 거죠. 뱅가드 같은 투자자-주주 정렬은 없지만, 그들은 사업의 다른 여러 곳에서 —
David —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죠.
Ben — 돈을 법니다. 그래서 마진 높은 다른 서비스의 고객을 붙잡고 끌어오기 위해, 이건 거의 미끼 상품이나 본전치기로 기꺼이 내놓는 겁니다.
David 그렇습니다. 자, 심장 이식에서 회복한 잭은 여전히 이사회에는 있지만 더는 CEO가 아닙니다. 교체는 이미 이뤄졌고, 회사는 새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잭은, 제 생각엔, 극도로 답답해합니다. 다시 말안장에 오르고 싶은 거죠. 그리고 그것이 드러난 방식은 — 이사회 차원에서 일종의 심술쟁이 영감이 되어, 브레넌과 새 경영진이 기회를 잡고 경쟁자를 막기 위해 하려는 모든 새 계획에 반대하는 것이었습니다. 섹터별 인덱스 펀드 출시, 해외 펀드 확대, 마케팅 투자 확대 같은 것들 — 요컨대 회사를 키우고 고객이 원하는 걸 제공하는 일들이요. 잭의 머릿속에서 이건 미션의 변질이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경영진은 "고객이 원하고 경쟁자가 제공하고 있으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Ben 이건 창업자와, 회사를 1에서 2가 아니라 1에서 100으로 데려갈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전형적인 균열입니다. 깔끔한 단순함, 미션, 집중, 좁은 제품 폭, 그리고 그들만의 '한 가지 멋진 비법' — 그게 여기까지 오게 한 힘이잖아요. 그런데 전형적으로, 그다음엔 창업자와 같은 문화, 같은 가치, 같은 미션을 지니되 훨씬 유연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숫자에서도 보여요. 뱅가드 AUM의 99%는 잭이 물러난 뒤에 들어왔습니다.
David 네, 네. 그리고 방금 강조해야 할 정말 중요한 지점을 짚으셨어요. 같은 가치, 같은 미션이라는 것. 브레넌과 새 경영진이 갑자기 초과 이익을 왕창 내고 싶어 했다거나, 뱅가드를 상장시키려 했다거나, 그런 미친 짓을 하려던 게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들 역시 미션의 진짜 신봉자였습니다. 다만 세상이 변해 가는 지금, 고객을 섬기고 고객이 있는 자리에서 그들을 만나고 싶었을 뿐이죠.
Ben 그리고 직원 유지 같은 큰 문제들도 있습니다. 회사로서 원가 운영을 지향하는데, 경쟁자들은 고성과자에게 터무니없는 액수를 지불할 수 있는 업계에 있다면요.
David 맞아요, 맞아.
Ben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방법이 필요하죠. 그리고 이건 잭 브레넌의 무릎 위로 떨어집니다. 그가 재임 초기에 한 일 중 하나가 직원 파트너십 플랜을 만든 겁니다. 인력에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데서 훨씬 많이 받을 수 있는 고성과자를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라는 구조적 트레이드오프에 대응하기 위해서요. 아주 비슷한 문제로 — 수익을 별로 내지 않는 회사가, 고객 서비스와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는 시대에 R&D 같은 미래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고요.
David 인터넷이 막 세상에 등장하던 때잖아요?
Ben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겁니다. 회사를 앞으로 끌고 가기 위해 브레넌의 무릎 위로 떨어진 과제들이 그런 것들이었어요.
David 그리고 그들은 이사회의 잭과 정면으로 부딪히게 됩니다. 이 모든 갈등이 1999년, 상장지수펀드(ETF)를 두고 최종적으로 폭발하죠.
Ben 네.
David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상품이었습니다.
Ben 저도 뱅가드 고객인데, 제가 고객인 방식의 100%는 뮤추얼 펀드 상품이 아니라 ETF를 통해서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야기한 건 전부 뮤추얼 펀드고요.
David 네, 네. 잭은 ETF에 대해 확고한 견해가 있었고, 사실 ETF를 출시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1992년, 네이선 모스트라는 인물이 뱅가드로 잭을 찾아옵니다. 네이선은 아메리칸 증권거래소의 신상품 담당 부사장이었는데, 상장지수펀드라는 새 상품 — 뮤추얼 펀드의 '지분'을 개별 주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거래 수단 — 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어요. 거래소에 상장된, 유동성 있는 뮤추얼 펀드. 즉 ETF죠. 그리고 그는 당연하게도, 이 아이디어를 함께 출시할 최고의 펀드 파트너는 뮤추얼 펀드 업계의 새 왕관 보석 —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 — 이라고 생각합니다.
Ben 보글이 이걸 아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ETF가 뭡니까? 인덱스 펀드나 다름없는 걸 더 쉽게 사는 방법이잖아요. 뱅가드처럼 판매 수수료 없이 고객에게 직접 가려는 회사라면, 거래소에서 바로 살 수 있게 하는 건 좋은 일 아니겠어요.
David 더 넓은 투자 대중에게 열린, 더 쉬운 유통. 싫어할 게 뭐가 있겠어요? 그게 네이선의 관점이었습니다. 그는 이 문제에 관한 한 진짜 이상주의자였어요. "뮤추얼 펀드의 유통 범위와 대상을 어마어마하게 넓혀서, 증권사에서 주문을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뮤추얼 펀드에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 그리고 그의 말은 전적으로 옳았습니다.
Ben 구조적 이점도 몇 가지 더 있죠. 펀드 안의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 누군가 지분을 왕창 팔기로 해도 내가 그 때문에 큰 세금을 얻어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내가 실제로 받는 가격을 안다는 것도요. 거래소에서 거래되니, 그 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 지금 여기서, 시장 가격에 삽니다. 뮤추얼 펀드 가격이 하루 마감 때 얼마로 정해질지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ETF엔 좋은 점이 많습니다.
David 훌륭한 속성이 많죠. 그런데 잭은 이 아이디어를 증오합니다. 철저하게 증오해요. 그리고 네이선 모스트에게 사실상 꺼지라고 말합니다.
Ben 왜 증오했을까요?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다고 한 바로 그 이유 — 사는 가격을 정확히 안다는 것 — 때문에, 온종일 들락날락 매매할 수 있게 된다는 거죠. 투자의 최악의 죄악, 그러니까 거래 비용을 잔뜩 물면서 투기하고, 장기 보유자가 되기를 포기하고, 장중 차익거래나 노리는 짓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상품 자체엔 이 모든 훌륭한 특성이 있는데도,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고 싶어질 유혹이 너무 나빠서 이 상품은 존재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 거예요.
David 그리고 그 유혹 자체 말고도, 그가 정말 우려한 연관된 문제가 두 가지 더 있었다고 봅니다. 하나는 브로커리지 플랫폼들이 매매를 부추기리라는 것. 그게 그들이 뮤추얼 펀드에서 이익을 낼 방법이 될 테니까요.
Ben 이 시점엔 로빈후드가 아직 없었으니까요. 거래 수수료가 0으로 떨어지기 전이라, 실제로 꽤 의미 있는 금액을 냈습니다. 최근 기억으론 몇 달러 수준이었지만, 예전엔 거래소에 주문 하나 내는 데 50달러 이상이었어요.
David 네. 그러니 뱅가드의 잠재적 경쟁자로서 비슷하게 저렴한 인덱스 펀드를 내놓고 싶다면 — 이제 자기 브로커리지 플랫폼에서 그 펀드의 ETF를 들락날락 매매하게 해서 이익을 왕창 낼 수 있다면, 그게 돈 버는 방법이 되는 거죠.
Ben 네.
David 잭은 그걸 증오했습니다. 또 하나, 이 펀드들이 거래소에서 거래되면 공매도가 가능해진다는 것도 증오했어요. 그건 금융 산업에 그야말로 재앙이 되리라 생각한 겁니다. 뭐, 보세요 — 저도 S&P 500을 공매도하러 가시라고 권하진 않겠습니다. 역사적으로 장기전에선 지는 게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이고, S&P 500 같은 지수를 공매도하는 건 오늘날 수많은 헤지펀드 전략의 핵심입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전부 짊어진 채 때가 무르익은 아이디어였고, 존재해야 마땅했어요. 그런데 잭은 거절합니다. 그냥 거절한 게 아니라, ETF라는 개념 자체를 증오했죠. 네이선은 결국 보스턴의 오래된 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신설 자산운용 부문과 함께 세계 최초의 ETF를 출시합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라는 이름, 요즘도 들어 보셨을 겁니다. SPDR이라고 —
Ben 스파이더(SPDR)요.
David 그 유명한 SPDR, 'Standard & Poor's Depositary Receipts Trust'입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S&P 500 ETF 상장명이죠. 최근까지 — 한 1~2년 전까지 — 세계 최대 ETF였다가, 뱅가드와 블랙록에 추월당했습니다. 잭의 시대가 한참 지난 뒤의 일이지만요. 아무튼 ETF를 걷어찬 건 잭의 정말 나쁜 결정이었습니다. 오늘날 ETF는 뮤추얼 펀드 산업의 거대한 축이에요. 총자산 기준으론 아직 전통 뮤추얼 펀드의 절반 정도지만, ETF는 연 30%씩 성장하는 반면 뮤추얼 펀드는 제자리입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앞으로 몇 년 안 되는 어느 시점에 ETF 자산이 전통 뮤추얼 펀드를 넘어 세계 최대의 주식 자산군이 될 겁니다.
Ben 네. 청취자 여러분, 이게 왜 중요할까요? 왜 Acquired에서 ETF와 뮤추얼 펀드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을까요? 가장 흥미로운 이유는, 이것이 창업자가 정말로 지휘봉을 넘겨야 한다는 게 분명해진 지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쟁점이 되어선 안 될 사안이었어요. 회사 입장에선 '결정'거리조차 아니어야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명백히 옳은 일이었으니까요. 뮤추얼 펀드와 ETF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시든 아니든 — 저희가 과감히 단순화하고 건너뛴 것도 있습니다만 — 이 사례는 그 지점을 완벽하게 보여 줍니다.
David 뱅가드는 ETF에 들어가야만 했다. 네.
Ben 그리고 창업자의 그 순수함은 회사를 시작하는 데는 필요하지만, 회사를 키우고 세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하는 데는 대개 충분하지 않다는 것.
David 네, 네.
Ben 페라리의 엔초에서 이걸 봤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팀 쿡에서 봤죠. NFL에서도, 코카콜라에서도, 트레이더 조스에서도요. 이 현상은 계속해서, 계속해서 나타납니다.
David 네. 그리고 뱅가드에서는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1999년 8월, 이 문제가 마침내 이사회에서 정점에 이릅니다. 브레넌과 경영진이 말합니다. "ETF를 출시해야 합니다. 우리는 너무 뒤처졌어요.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시작한 S&P 500 인덱스에서 그들이 시장 점유율을 쌓아 가고 있어요. 여긴 우리가 가져야 할 우리 영역입니다. 그리고 우리 고객들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Ben 네.
David 잭은 완강히 반대합니다. 그러자 1999년 8월, 뱅가드는 정관에 있는 이사 정년 70세 규정을 집행한다고 발표합니다. 어떤 이사도 70세가 되는 해를 넘겨 재임할 수 없다 — 잭이 그해 70세가 됐고, 따라서 보글 씨는 연말인 12월에 이사회에서 물러난다는 것이었죠. 큰 사건입니다. 엄청난 대중적 반발이 일어납니다.
Ben 게다가 이사회에는 그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에겐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어요.
David 맞아요, 맞아.
Ben 그러니까 사실 나이 규정 문제가 아니라, 너무 오래 눌러앉은 것에 대한 문제였던 거죠. 다만 그는 하나의 운동(movement)의 얼굴이었습니다.
David 맞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해고 — 옛 파트너들이 그가 조용히 사라져 주길 바랐을 그때 — 와 달리, 이번엔 그게 선택지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
Ben — 그는 뱅가드의 거대한 자산이니까요.
David 네. 이 무렵 잭은 투자 대중에게 성인(聖人)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그를 '성 잭(Saint Jack)'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1996년 심장 이식을 앞두고 CEO에서 물러날 때, 회사는 그의 동상 제작을 의뢰해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잭 보글과 그냥 갈라선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Ben 살아 있고, 본사에 동상이 서 있고, 투자 커뮤니티 전체가 —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일반 소비자가 — 그의 가르침을 따라 신앙을 찾고 있다면, 본사에 사무실 하나쯤은 계속 내드리고 싶겠죠.
David 그리고 그 전해인 1998년, 모닝스타 웹사이트(morningstar.com)의 온라인 토론 게시판에서 열정적인, 정말 열정적인 사용자 그룹이 —
Ben 너무 좋아요.
David — '뱅가드 다이하즈(Vanguard Diehards)'라는 전용 하위 포럼을 만듭니다. 이게 나중에 독립 웹사이트로, '보글헤즈(Bogleheads)'라는 풀뿌리 운동으로 진화하죠.
Ben 참고로 저는 이 서브레딧을 정말 좋아합니다. 이 에피소드를 리서치하기 한참 전부터 오래 눈팅해 왔어요. 그 대화들을 지켜보는 건 아름다운 일입니다.
David 굉장하죠. 독립 포럼인 bogleheads.org는 오늘날 월 200만 방문자를 받고, 벤이 말한 서브레딧은 주간 활성 방문자가 40만입니다.
Ben 거기 올라온 글을 보고 이 에피소드를 듣고 계신 분이라면 — 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David 네, 환영합니다!
Ben 함께해 주셔서 감사해요.
David 자, 결국 그들이 도달한 타협은 이랬습니다. 잭은 여전히 뱅가드의 창업자로 남는다. 잭은 미국과 전 세계 수백만 팬과 다이하드들에게 여전히 뱅가드의 얼굴이자 정신으로 남는다. 하지만 더는 이사회에 있지 않고, 회사의 실질 경영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캠퍼스에는 '보글 금융시장 연구센터(Bogle Financial Markets Research Center)'가 세워지고, 잭이 이를 이끌며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이후 20년간 연구하고, 강연하고, 책과 논문을 쓰고, 인덱스 투자 철학을 전도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그야말로 최고 중의 최고의 마케팅이죠. 이 두 번째 해고를 둘러싼 온갖 갈등과 반목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회사에게도 잭에게도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방향으로 풀립니다. 그의 유산은 보존되고, 회사에 대한 그의 가치도 보존되고, 뱅가드는 앞으로 나아가 ETF를 출시합니다. 마침내, 2001년에요.
Ben ETF에 대해선 그도 시간이 지나며 태도가 누그러졌죠.
David 네. 그리고 결국 회사 경영진과의 관계도 회복합니다. 특히 2008년 브레넌이 물러나고 다음 CEO인 빌 맥냅이 승계한 뒤에요.
Ben 네. 그리고 여기까지 오면서 살짝 건너뛴 것들이 있는데요. 70년대, 80년대에 시작돼 90년대에 크게 벌어진 일들 — 투자 운용 산업의 구조 변화입니다. 첫째로 알아야 할 건, 보글이 시작할 당시 인덱싱은 사실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수수료 차감 후 초과 성과 통계는 말씀드렸지만, 1975년의 시장엔 아직 '어수룩한 돈'이 많았어요.
David 네, 네.
Ben 기관도 아니고 재무 자문도 받지 않는,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 주식 중개인의 고객들이요. 중개인은 거래에서 수수료를 벌었으니 고객이 매매를 많이 하게 됐고, 나쁜 결정으로 이것저것 사들였죠. 그러니 액티브 매니저 입장에서 시장의 그 어수룩한 돈들을 이기는 건 사실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David 맞습니다.
Ben 그런데 80~90년대가 되면 그게 사라지기 시작해요. 시장 활동의 상당 부분이 진짜 전문 운용이 되면서, "내 거래 상대는 나보다 똑똑하다"고 가정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됩니다. 저도 개별 주식을 살 때 늘 이렇게 가정해요. "왜 정말 똑똑한 헤지펀드가 팔고 있는 주식을 내가 사고 있지?" 그게 제가 주로 인덱스 펀드를 사거나, 공개 시장 — 거래에서 내가 가장 정보가 부족한 사람인 곳 — 대신 회사에서 직접 지분을 사는 사모 시장에서 거래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당시엔 전혀 그렇지 않았죠. 그래서 흥미로운 추세가 생깁니다. 더 많은 돈이 전문적으로 운용될수록, 인덱싱의 우위가 커진 거예요.
David 흠. 그거 양방향으로도 작동했을 것 같은데요. 인덱싱이 인기를 얻을수록, 이른바 세련되지 못한 시장 참가자들이 인덱싱으로 옮겨 가면서, 액티브 매니저들이 잡아먹을 손쉬운 먹잇감이기를 그만둔 거죠.
Ben 맞아요, 좋은 지적입니다. 온라인 포커 같은 거예요. 처음엔 테이블에 물고기가 많다가, 결국 물고기들이 떠나면 프로들끼리만 치게 되는데, 그건 재미가 없죠.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련된 트레이더들의 시장에서 인덱싱이 훨씬 좋은 상품이 된다는 — 상대적 우위가 커진다는 — 도약까지는 저도 생각이 못 미쳤었어요.
David 네, 전적으로요.
Ben 정확히는 상대적 열위가 작아진다고 해야겠네요. 그게 인덱싱의 큰 순풍 하나였습니다. 두 번째 큰 순풍 — 60~70년대엔 주식을 주로 수수료를 받는 주식 중개인을 통해 샀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오늘날처럼 자산을 '관리'하는 것만으로 돈을 벌진 않았어요.
David 맞아요. 자문업(advisory)이라는 게 아직 없었죠.
Ben 네. 중개인만 있었고, 그 사람은 거래 수수료를 받으니 여러분이 매매하길 원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중개인이 밀려나고, 데이비드 말대로 사람들이 재무 자문가(financial advisor)로 옮겨 갑니다. 그러면 매매를 부추기는 대신, 여러분의 순자산이 늘어나는 데서 보수를 받게 되죠. 훨씬 정렬된 구조입니다. 여전히 대개 큰 수수료를 받지만, 적어도 인센티브는 정렬돼 있어요. 인덱스 펀드는 이들에게 완벽한 상품이었습니다. 고객이 매매하든 말든 상관없고, 자산이 늘고 고객이 서비스에 만족하면 그만이니까요. 놀라운 순풍이었죠. 자문업의 성장이 인덱스 펀드의 거대한 가속제가 됐습니다. 훌륭한 채널이 생긴 거예요.
David 네.
Ben 그리고 마지막 순풍은 닷컴 시대입니다.
David 네, 네. 이거 꺼내 주셔서 좋네요.
Ben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David E-Trade, 베이비.
Ben 네. 데이비드, 닷컴 시대가 왜 인덱스 펀드의 순풍이었다고 생각하세요?
David 전 늘 ETF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방금 하던 이야기의 연장인데 —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넘어와 매매를 더 하게 되고, 온라인 증권 계좌 안에서 그냥 S&P 500을 사는 선택지를 보게 되고, 실제로 사게 된 거죠.
Ben 네, 그게 확실히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기술 자체도 그렇고, 닷컴 랠리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주식 매수에 점점 더 흥분하게 된 것 — 그게 사람들의 입문 계기였죠. 그런데 세 번째가 있습니다. 자신이 성과 나쁜 고수수료 액티브 펀드에 얼마나 뜯기고 있었는지 눈으로 보게 됐다는 거예요. 예전엔 중개인과 일하다 어떤 펀드에 들어가면 분기나 1년에 한 번 명세서를 받고 "그렇군" 하고 말았잖아요. 그런데 이젠 매일 자기가 쓰는 증권사 닷컴에 로그인하면 벤치마크 대비 성과가 보입니다. 리서치도 파고들 수 있고, 모든 게 손끝에 있어요. 그러자 사람들이 이렇게 된 겁니다. "잠깐, S&P 500 버튼이 있다고? 좋아. 지금 내가 들어 있는 이 정체 모를 것보다 그게 훨씬 낫겠는데."
David 네, 네. 놀랍죠. 대단한 혁명입니다.
Ben 그래서 미국의 주식 보유율은 대공황 전 1~2%에서 1949년 4.2%로 올랐지만, 80년대에도 여전히 20% 언저리였습니다. 주식 시장이 사람들이 '소유하는 것'으로 본격적으로 떠오른 건 80~90년대 강세장이 되어서였어요. 1989년에 32%였습니다.
David 미국인의 32%가 주식을 보유했다고요?
Ben 어떤 형태로든 주식을요.
David 네.
Ben 2001년엔 54%가 됩니다.
David 와.
Ben 그 큰 부분이 방금 이야기한 닷컴 요인이고요. 아마 더 큰 건 401(k)의 부상일 겁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자기 은퇴를 스스로 책임지게 됐고, 그걸 담을 수단이 생긴 거죠. 이건 분명 피델리티 에피소드에서 다루게 될 거예요.
David 아, 그럼요.
Ben 그리고 셋째로, 뮤추얼 펀드와 인덱스 펀드가 '안전하고 좋은 주식 보유 방법'으로 널리 인식된 것. 오늘날엔 미국인의 60% 안팎이 주식 시장에 노출돼 있습니다. 재밌는 건, 어느 한 가지 때문이 아니라는 거예요. 이 여러 가속제가 시간에 걸쳐 전부 작동해야 했던 겁니다.
David 맞습니다. '안전하고 좋은 것'이라는 인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 아까 90년대 중반에서 건너뛴 게 하나 있죠. 오마하의 현인 본인입니다.
Ben 맞아요.
David 워런 버핏이 1996년 버크셔 연례 주주서한에서 잭과 뱅가드를 사실상 보증합니다. 이렇게 썼어요. "보통주를 소유하는 최선의 방법은 최소한의 수수료를 받는 인덱스 펀드를 통하는 것이다. 이 길을 따르는 사람들은 대다수 투자 전문가들이 내는 순성과를 반드시 이기게 될 것이다." 말의 주인이 직접 한 말입니다.
Ben 그런데 흥미롭게도, 버크셔에 투자했다면 그냥 지수를 사는 것보다 훨씬, 훨씬 나은 투자였을 겁니다. 우리가 여태 "지수가 장기적으로 매니저의 85%를 이긴다"고 이야기해 왔잖아요 — 특히 나빠진 매니저를 떠나 좋은 매니저를 새로 찾는 비용을 치를 필요가 없으니까요. 버크셔는 그 예외였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준비하며 쇼의 좋은 친구, 월들리 파트너스의 아빈드 나바라트남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가 1965년부터 2025년까지의 차트를 보여 줬어요. S&P 500에 투자했다면, 믿기 어렵게도 연평균 10% 복리 성장률을 얻었을 겁니다.
David 와, 꽤 훌륭한데요.
Ben 배당 재투자 기준으로 65년 이래 S&P는 연 10% 성장률이라는 놀라운 성적입니다. 405배 수익이에요.
David 좋습니다. 이제 워런과 찰리를 들려주시죠.
Ben 버크셔는 연평균 19% 복리 성장률, 39,000배 수익이었습니다.
David 와!
Ben 405 대 39,000.
David 그것도 60년에 걸쳐서요.
누적 총수익률 · 로그 스케일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 A 주식과 S&P 500 토탈 리턴 지수, 1965년 5월–2026년 3월. 수치는 반올림. 출처: Global Financial Data, via Worldly Partners.
Ben 60년에 걸쳐서죠. 그러니 저희가 "어떤 기간이든 지수가 다른 매니저의 80%, 85%를 이긴다"고 말할 때, 버크셔는 그 극단적 예외였던 겁니다. 그런 워런이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뱅가드 같은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는 건…
David — 무게가 남다르죠. 이 에피소드엔 워런과 버크셔가 더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나온 김에 — 저는 버크셔를 늘 '사모펀드계의 뱅가드'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본질적으로 수수료 없는 사모펀드예요. 주식을 사면 되고, 수수료도 성과보수도 내지 않습니다.
Ben 네. 다만 집중돼 있죠. 그게 차이입니다.
David 뭐, 사모펀드도 집중돼 있잖아요.
Ben 맞아요. 제 말은 뱅가드 S&P와의 차이가 그렇다는 겁니다.
David 아, 네, 네. 아무튼 오마하와, 뱅가드가 자리한 펜실베이니아 맬번 사이의 정신적·문화적 공명은 강력합니다.
Ben 맞아요. 아직 청취자들께 말씀 안 드렸는데, 이 동네는 정말이지 한복판 오지입니다.
David 네.
Ben 뉴욕에서 기차로 2시간 거리예요. 금융 수도의 정반대죠.
David 그리고 공교롭게도 제가 자란 동네 바로 위쪽입니다. 놀랍죠.
Ben 네. 조부모님이 뱅가드 최초기 투자자 중 한 분들 아니셨나요?
David 네, 맞아요. 근처에 사셨죠. 에피소드 끝에 아껴 두려 했는데 — 네, 저희 조부모님은 뱅가드의 정말, 정말 초창기 펀드 보유자셨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못 찾았지만, 아무도 뱅가드 고객이 아니던 70년대 말이나 80년대 초에 고객이 되셨을 거예요.
Ben 펀드가 1억 달러를 찍기도 전이네요.
David 그냥 동네 회사니까 "좋아, 이 지역 회사로 가자" 하셨던 것 같아요. 놀랍죠.
Ben 펜실베이니아 남동부가 또 등장하네요. 테일러 스위프트 에피소드, 그리고 이번 에피소드.
David 제가 태어난 날 바로 제 앞으로 뱅가드 계좌를 만들어 주셨다니까요.
Ben 와. 자, 이야기로 돌아가죠. 아직 금융위기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버크셔가 더 나온다고 하셨고요.
David 아, 네.
Ben 잭 이후로 CEO도 네 명쯤 더 있었죠. 이야기의 큰 비트가 남아 있습니다.
David 네. 2008년 금융위기야말로 뱅가드와 인덱싱, 패시브 전체의 최고의 순간입니다.
Ben 네, 아마 맞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마지막 스폰서 먼저 할까요? 네, 하시죠. 청취자 여러분, 우리가 들려드린 이 이야기 전체의 큰 교훈 중 하나는 — 잭 보글에게는 데이터가 있었다는 겁니다. 액티브 펀드 매니저가 평균적으로 수수료 차감 후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걸 그는 거듭거듭 보여 줬어요. 데이터는 바로 거기 있었습니다. 그런데 업계는 수십 년간 그걸 무시했죠. 통념이 왠지 '맞게 느껴졌기' 때문에요.
David 네. 그리고 그 똑같은 역학이 제품 개발에서도 매일 벌어집니다. 팀들은 확신이나 관성, 아니면 그저 최고 연봉자의 의견에 따라 기능을 출시하고, 대부분 아무도 그게 제품을 실제로 낫게 했는지 나쁘게 했는지 돌아가 확인하지 않죠.
실험·기능 플래그·프로덕트 애널리틱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Statsig 세그먼트. LLM은 비결정적이어서 작은 프롬프트 변화가 큰 하류 효과를 낳으며, 진짜 피드백 신호는 프로덕션의 실제 사용자에게서 온다 — Statsig은 빠르게 출시하고 안전하게 배포하며 무엇이 실제로 지표를 움직이는지 실시간으로 보여 준다. "보글은 직관 대신 데이터에 걸었다"는 프레임으로 마무리. statsig.com/acquired.
Ben 좋습니다, 데이비드. 2008년과 대금융위기로 데려가 주시죠.
David 네. 인덱싱과 뱅가드가 햇빛 아래 선 큰 순간입니다. 좀 웃긴 게, 금융위기 동안 패시브 인덱스 펀드가 마법처럼 두들겨 맞기를 피한 건 아닙니다. 당연히 시장과 정확히 똑같이 움직였고 2008년, 2009년에 엄청난 손실을 봤죠. 그런데 더 중요한 건 — 다른 모두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입니다. 마이클 버리와 《빅쇼트》 같은 예외를 빼면, 전문 액티브 자금 운용 생태계 거의 전체가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심하게 박살 납니다. 뮤추얼 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 대체투자 — 뭐든지요. 살육이었고, 폐허였습니다. 아무도 안전하지 않았어요.
Ben 대부분의 자금 운용사는 포트폴리오 전체가 40% 하락하는 상황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지 않습니다. 보상 구조도, 환매도, 계약도 전부 어그러지면서 사업이 무너지죠.
David 그리고 이게 손실로 이어지는 소용돌이만 만든 게 아니라, '월스트리트의 똑똑한 사람들' 생태계 전체에 대한 신뢰를 영구적으로 훼손하고 파열시킵니다. 특히 지난 20년간 패시브와 인덱싱이 부상하는 동안, 그들의 약속은 늘 이랬거든요. "그래, 그래, 그거 좋지. 그런데 우리는 똑똑하잖아. 나쁜 시절이 오면 우리가 초과 성과를 낼 거고, 우리가 지켜 줄 거야."
Ben 액티브 쪽 이야기죠?
David 액티브 자금 운용과 월스트리트의 모든 똑똑한 사람들의 전제가 그거였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뭘 하는지 안다."
Ben "좋은 시절엔 높은 수익을 안겨 드리고, 나쁜 시절엔 지켜 드릴 방법을 찾아내겠다. 안전장치가 전부 기계적으로 내장돼 있다."
David 네. "안전장치가 있다. 우리는 쓸려 나가지 않는다. 저 순진한 인덱스 펀드들이 겪을 '머리 위로 피아노가 떨어지는' 식의 손실을 우리는 겪지 않는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드러난 겁니다.
Ben 압도적 다수에게는요.
David 압도적, 압도적, 압도적 다수의 액티브 운용 — 다시 말하지만 주식형 펀드만이 아니라 금융 생태계의 모든 유형 — 에게요. 존 레켄탈러는 몇 년 뒤 모닝스타에 실은 금융위기 회고에서 이렇게 씁니다. "액티브 매니저들은 오랫동안 약속해 왔다. 마침내 약세장이 오면, 자신들이 뱅가드의 완전 투자형 인덱스 펀드를 이기겠노라고. 약세장은 왔고, 그들은 이기지 못했다."
Ben 네.
David 그리고 방금 이야기와 연결해서 — 위기 동안 액티브 운용업의 저조한 성과, 아니 무성과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위기가 투자 대중 대부분의 눈에 월스트리트와 펀드 매니저들을 둘러싸고 형성돼 있던 후광이든 지위든 거품이든 그걸 완전히 터뜨려 버렸다는 겁니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많은 사람의 월스트리트관이 "내 돈을 맡길 만한 똑똑한 사람들"에서 "잘해야 사기꾼, 못하면 도둑놈들"로 바뀝니다. 구제금융이 있었고,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이 있었고, 리먼 브라더스가 있었고, 그 모든 게 있었죠. 대중 정서가 월스트리트와 액티브 운용에 등을 돌립니다. 크게 돌아선 정도가 아니라, 어쩌면 영구적으로요. 그리고 그때 메인 스트리트의, 서민들의 영웅으로 서 있던 이가 누구입니까 — 펜실베이니아 맬번의 잭 보글과 뱅가드입니다. 이익을 내지 않고, 원가 이상의 수수료가 없고, 기업 소유주가 없고, 언제나 평범한 미국인의 편이었던 회사요. 뱅가드에게 금융위기보다 더 좋은 마케팅 이벤트는 설계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Ben 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냥 이렇게 결심했던 것 같아요. "내 돈 문제로 머리 싸매는 건 이제 그만하자." "이 사람의 기막힌 전략을 믿는 내가 영리한 줄 알았지. 그 사람이 영리한 줄 알았지. 알고 보니 우리 중 누구도 충분히 영리하지 않았어." 그리고 그 '이지 버튼' — 얼마나 더 잘하겠다는 약속을 아무도 하지 않는 상품이요. 뱅가드는 아무 약속도 하지 않습니다. "시장만큼 받으실 겁니다"가 전부예요. 시장이라는 게 궁금하시다면 — 역사적으로 훌륭한 성과를 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경제의 생산성 성장과 혁신을 본질적으로 담아내니까요. 실제로 1975년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 배당 재투자 기준 연평균 11.6% 복리 성장률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냈습니다. 즐거운 평균이죠. 그게 평균이라면, 저는 평균을 택하겠습니다.
David 맞아요, 맞아.
Ben 그걸 오래 복리로 굴리기만 하면 인생이 아주 든든해질 겁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이건 "영리함엔 질렸다. 단순명료함을 달라"였던 거예요.
David 네. 그리고 뱅가드가 여러분에게 하는 단 하나의 명시적 약속은 이겁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서 이익을 취하지 않습니다."
Ben 맞아요.
David 그 약속이 특히 금융위기 와중과 그 이후의 이 순간에, 정말 많은 사람에게 깊이 가닿습니다.
Ben 네. 그런데 흥미로운 거 보셨어요? 뱅가드는 2008년에 실제로 수수료를 올렸습니다.
David 그건 못 봤는데요.
Ben 구조적으로, 시장이 수축할 땐 수수료를 올려야 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먼저 알아 두실 것 — 뱅가드는 금융위기 동안 아무도 해고하지 않았습니다. 믿기 힘든 일이죠.
David 와, 그렇네요.
Ben 감당해야 할 고정비 기반은 그대로인데, 기초 주식 가치가 무너졌으니 — 순유입이 없다고 가정하면 — AUM은 낮아졌잖아요.
David 맞아요, 맞아.
Ben 최악의 시기에, 인건비와 고정비 의무를 다하기 위해 사실상 고객들에게서 돈을 더 걷어야 하는 겁니다. 물론 올린다고 해 봐야 0.07%에서 그보다 아주 조금 높은 수준으로 가는 거라, 결과적으론 괜찮고 그냥 노이즈 수준이지만요.
David 여전히 아주, 아주, 아주 낮죠. 네, 흥미롭습니다.
Ben 그래도 상호 소유 모델의 흥미로운 부작용이긴 해요.
David 그러네요. 시장이 수축할 땐 오히려 수수료를 올려야 한다니, 허.
Ben 적어도 역사적으로는 그래 왔죠. 자, 그래서 — 이 위기의 여파는 뭐였나요?
운용자산(AUM) · 창립부터 2025년까지
출처: 뱅가드 공시 자료, ICI Fact Book, Worldly Partners.
David 여기에 마침표를 더 진하게 찍어 준 인물이 있습니다. 오마하의 성(聖) 워런이 다시 이야기에 등장하거든요. 2007년, 공교롭게도 폭락 직전에, 그는 공개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워런 버핏은 자기 돈 100만 달러를 걸고 헤지펀드 업계의 누구든 도전자를 받겠다고 했어요. 조건은 이렇습니다. 2008년 1월 1일부터 10년 동안,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가 — 수수료 차감 후 기준으로 — 최소 5개 헤지펀드로 구성된 어떤 포트폴리오에 같은 금액을 투자한 것보다 좋은 성과를 낸다는 데 걸겠다. 그리고 내기의 승자가 판돈을 기부할 자선단체를 고른다.
Ben 좀 말이 안 되죠? 원하는 헤지펀드 5개를 아무거나 고를 수 있는 거잖아요.
David 네.
Ben 가서 제일 잘하는 5개를 고르면 되는 거예요.
David 타이거 컵스 5개를 고르든, 뭘 고르든 마음대로요.
Ben 그리고 그 펀드들이 10년 동안 S&P만 이기면 되는 거고요.
David 그냥 S&P가 아니라, 정확히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였습니다.
Ben 그러니까요. 펀드명을 콕 집어 준 게 멋지죠.
David 이름을 지목해 줬다는 게 정말 멋집니다.
Ben 뱅가드로선 좋은 일이고요.
David 그리고 이 사실만으로도 알아야 할 모든 게 설명됩니다. 이 내기에 응한 사람이 단 한 명뿐이었다는 것. 누군지 아시죠?
Ben 아시잖아요. 당연히 누군지 알죠.
David 당연히 아시겠죠. 우리의 친구 — 테드, 듣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 Acquired의 친구이자 지금은 Capital Allocators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테드 세이즈입니다. 워런의 내기에 응해 도전을 받아들인 유일한 헤지펀드 업계 매니저였죠. 테드 본인이 제일 먼저 인정하겠지만, 그는 흠씬 두들겨 맞았습니다.
Ben 처음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어요. 헤지펀드 쪽이 출발이 좋았거든요. 하지만 10년을 다 채우고 보니 — 지금 숫자가 손에 없긴 한데 — S&P가 130 몇 퍼센트, 헤지펀드 합산이 30~40%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David 숫자, 여기 있습니다. 네, 근처에도 못 갔어요.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가 10년 동안 테드가 고른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를 어찌나 압도했는지, 테드는 결국 기한도 되기 전에 워런에게 조기 항복합니다.
Ben 와.
David 네, 끝나기 한두 해 전에 테드가 "네, 네, 워런. 당신이 이겼습니다" 한 거죠.
Ben "수표는 어느 자선단체 앞으로 쓰면 됩니까?"
David 최종 결산을 하면, 뱅가드 500은 10년 동안 수수료 차감 후 총 12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는 겨우 36%였습니다. 그러니까, 4배가 넘는 차이죠?
Ben 10년에 걸쳐서요.
David 10년에 걸쳐서요. 네. 그리고 벤, 수표의 수취인은 — 워런이 고른 곳은 오마하의 걸스 잉크(Girls Inc. of Omaha)였습니다.
뱅가드 500 vs 다섯 개의 펀드 오브 펀드
내기는 2008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모든 수익률은 수수료 차감 후 기준. 펀드 D는 2017년 청산되어 9년치 수치임. 출처: 버크셔 해서웨이 2017년 주주서한.
Ben 궁금한 게 — 테드에게 물어봐야겠는데 — 렌테크의 메달리온 펀드를 고르는 것도 선택지였을까요?
David 오, 좋은 질문이네요. 테드에게 물어보면 재밌겠는데요. 실제로 그는 헤지펀드 오브 펀드 5개를 골랐습니다. 포트폴리오에 담긴 개별 헤지펀드가 총 100개쯤 되는 바스켓이었죠. 워런은 "그래요, 좋습니다, 상관없어요" 했고요.
Ben 그럼 그냥 평균을 사는 셈이잖아요.
David 게다가 펀드 오브 펀드 위에 수수료 층이 하나 더 얹히죠.
Ben 그러니까요. 아니, 테드…
David 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워런이 압도적으로 —
Ben 그런데 정말이지, 분산을 많이 할수록 그냥 시장을 사는 것에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시장을 사는 것에 가까워질수록, 수수료를 낼 이유는 줄어들어야 해요. 수수료는 더 집중돼 있어서 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을 때 내는 거잖아요, 안 그런가요?
David 맞습니다. 어쨌든, 이 모든 것과 관련해 워런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2016년 연례 주주서한에 이렇게 씁니다. "미국 투자자들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한 인물을 기리는 동상이 언젠가 세워진다면, 두말할 것 없는 선택은 잭 보글이어야 한다. 수십 년 동안 잭은 투자자들에게 초저비용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촉구해 왔다. 그의 성전(聖戰)에서 잭은 투자운용 업계의 조롱을 수시로 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그는, 수백만 투자자들이 저축에서 다른 경우보다 훨씬 나은 수익을 실현하도록 도왔다는 사실을 아는 만족을 누리고 있다. 그는 그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영웅이다."
If a statue is ever erected to honor the person who has done the most for American investors, the hands-down choice should be Jack Bogle.
미국의 투자자들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한 사람을 기려 동상을 세운다면, 그 자리는 두말할 것 없이 잭 보글의 몫이어야 한다.
Ben 이보다 나은 보증은 받기 어렵죠. 한 인간으로서, 워런 버핏이 당신에 대해 저런 표현을 쓴다는 건 —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
David 당신이 자신의 영웅이라고 말하는 거잖아요. 굉장하죠.
Ben 2008년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인덱스 펀드라는 개념 자체가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았고 —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는 사실입니다. 제 리서치에 안 잡힌 기계적인 문제들이야 있었겠지만, 인덱스 펀드가 미국 기업들의 거대한 지분을 보유한 상태였는데도, 이미 진행 중이던 거대한 문제들에 추가적인 시스템 리스크를 보태지 않았어요. 이 패시브 펀드들에는 수조 달러가 걸려 있는데 말이죠.
David 네, 네. 다만 오늘을 생각해 보면 — 이제 인덱싱이 그때보다 훨씬 커졌으니, 만약 대형 인덱스 운용사 중 한 곳, 뱅가드나 블랙록이나 피델리티나 스테이트 스트리트에 문제나 파산이 생긴다면, 그 시스템적 여파는 어마어마할 겁니다. 금융위기 때의 '대마불사(too big to fail)' 개념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주요 인덱스 펀드 운용사들은 금융위기 당시의 그 어떤 개별 회사보다도 훨씬 큽니다.
Ben 네.
David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이죠. 부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아무튼, 2008년 이후 예상하시다시피 뱅가드의 뮤추얼 펀드 자금 유입 점유율은 그야말로 치솟습니다. 하룻밤 새 사실상 두 배가 돼요. 금융위기 전에는 뮤추얼 펀드 업계 전체로 들어오는 새 돈 1달러당 약 15센트가 뱅가드 몫이었습니다. 위기 이후에는 그게 두 배인 30센트가 됩니다. 다른 어떤 회사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몫이죠. 뱅가드가 업계를 집어삼키기 시작한 겁니다. 이 흐름을 타고 2010년 9월, 뱅가드는 피델리티를 제치고 세계 최대 뮤추얼 펀드 운용사가 되고, 그 격차는 이후 몇 년간 계속 벌어집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뱅가드는 1조 2,000억 달러의 현금 유입을 받았는데, 나머지 업계 전체를 합쳐도 5,000억 달러였습니다. 그러니까 —
Ben 와.
David — 그 5년 동안 모든 경쟁사로 흘러든 돈을 다 합친 것의 두 배 이상이 뱅가드로 들어온 겁니다. 이때 자문(advisory) 상품도 추가합니다. 아까 자문 이야기를 잠깐 했었죠. 이 시기에 웰스프론트가 로보어드바이저로 등장해 견인력을 얻고 있었습니다. 브레넌 다음 CEO인 빌 맥냅 체제의 뱅가드는 "우리도 고객에게 자문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들은 실제로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에겐 이점이 있다 — 무이익 전략과 사업 접근 덕분에, 투자액이 5만 달러밖에 안 되는 계좌에도 인간 자산관리 어드바이저를 붙여 줄 수 있다는 거죠. 이건 뱅가드의 대성공이 됩니다. 자문 대상 고객 자산이 순식간에 0에서 1,500억 달러로 커져요. 그리고 역시나, 뱅가드에게 이건 이익 창출원이 아닙니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Ben 말씀하신 대로 최저가예요. 이 서비스에 5~30bp 정도를 받는 걸로 압니다. 지금은 CFP(공인재무설계사)를 1,000명 넘게 직원으로 두고 있죠. 이건 완전히 다른 사업 라인인데, 똑같은 모델 위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챙겨야 할 주주가 없다면? 유일한 이해관계자가 고객이라면?" 그리고 그 고객이 꼭 펀드 투자자일 필요도 없는 거예요. 관련되어 있지만 다른 사업 — 개인 재무 구조를 짜는 데 투자 조언이 필요한 사람들 — 일 수도 있는 거죠.
David 그리고 대개는 같은 고객입니다. 은퇴 계좌나 학자금 저축에 뱅가드 펀드를 쓰고 있는 뱅가드 고객들이, 그걸 어떻게 구성하는 게 최선인지 조언이 필요한 거니까요. 네. 그리고 2019년 1월, 잭이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납니다. 20세기에서 21세기에 걸친, 제 생각엔 가장 놀라운 삶 중 하나를 살고서요.
Ben 네, 미국의 영웅이죠. 그는 더 많은 미국인이 자본주의의 과실에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것도 자본주의의 가장 좋은 부분만 취하고 온갖 볼썽사나운 부분은 전부 뒤에 남겨 두는 방식으로요. 상승하는 조류에 올라타는, 아름답고 공동체적이며 공정한 방법입니다.
David 그가 세상을 떠날 당시 뱅가드는 2,000만 고객에 걸쳐 총 5조 달러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옛 파트너들을 향한 얼토당토않은 복수극으로 시작한 회사가 말이죠.
Ben 복수심이 생기기 전부터 그가 믿어 온 시스템을 수단으로 삼아서요.
David 네, 맞습니다.
Ben 이미 전에 제안했던 거잖아요.
David 물론이죠. 2019년의 뱅가드는 시장점유율 25%의 1위 뮤추얼 펀드 회사입니다. 뮤추얼 펀드 산업 전체에서의 점유율이요. 이전 최고 기록은 피델리티가 선두이던 시절의 15%였습니다. 뱅가드의 복리 우위가 그야말로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는 거죠.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개별 펀드 15개 중 13개를 뱅가드가 운용합니다.
Ben 와.
David 그리고 잭이 별세할 당시 언론의 부고 기사들에 널리 보도된 바로는, 그의 유산은 약 8,000만 달러였습니다. 8, 0이요. 비교하자면, 아까 말한 피델리티의 존슨 가문은 여전히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 40%의 지분 덕에 400억~500억 달러의 자산가입니다. 블랙록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래리 핑크는 약 15억 달러고요. 핑크는 회사 지분율이 훨씬 낮아서 상대적으로 적죠. 그런데 벤, 아까 하신 말씀처럼 — 좋게 보든 나쁘게 보든, 정말이지 굉장한 일입니다. 400억, 500억 달러 — 아니, 이 시점엔 뱅가드가 피델리티보다 크니 어쩌면 1,000억 달러쯤 될 그 차액을 잭은 테이블 위에 그냥 남겨 뒀고, 그 돈은 고스란히 미국의 투자 대중에게 돌아간 겁니다.
Ben 그런데 정말 '남겨 둔' 걸까요? 뱅가드가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익을 취하지 않는 것이었잖아요.
David 좋은 지적입니다. 좋은 지적이에요. 진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죠.
Ben 경로 의존성의 문제죠.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익을 내기 시작하거나 기업 가치를 갖게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그는 그 어느 것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겁니다.
The miracle of compounding returns is overwhelmed by the tyranny of compounding costs.
복리 수익의 기적은, 복리 비용의 폭정 앞에 압도된다.
David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방금 제가 피델리티와 블랙록, 그 창업자와 지배 가문을 비교 대상으로 언급했는데,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잭이 세상을 떠나기 몇 년 전부터, 그리고 특히 별세 이후 7년여 동안, 피델리티와 블랙록은 그야말로 —
Ben 눈부시게 잘해 왔죠.
David — 제대로 부활했습니다.
Ben 네. 블랙록은 운용자산 기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입니다. 뱅가드의 '미국 개인 투자자' 중심 접근과 달리, 국제 고객과 기관 고객 기반이 훨씬 넓고요.
David 네. 피델리티도 놀라운 부활을 이뤘습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요. 그리고 둘 다 ETF로 돌아옵니다. ETF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그리고 솔직히 초창기에 뱅가드가 ETF에 뛰어들지 않은 게 얼마나 잘못된 결정이었는지를 입증하는 거죠.
Ben 저는 블랙록보다 피델리티를 더 잘 아는데요. 제 머릿속에서 피델리티는 브로커리지에 가깝습니다. 펀드를 가진 브로커리지랄까요. 반면 뱅가드는 브로커리지를 어쩌다 갖게 된 펀드 집합이고요.
David 공정한 묘사라고 생각합니다.
Ben 밸류체인에서 주력하는 위치가 다른 거죠.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 저 스스로를 폭로하자면 — 저는 피델리티 브로커리지 계좌에서 주로 뱅가드 펀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David 네. 당신과, 아주 많은 사람들이요.
Ben 그게 제일 흔한 조합일 겁니다.
David 네, 네. 자, 그럼 하나씩 차례로 봅시다. 피델리티부터 하고 블랙록을 하죠. 이야기 내내 말했듯, 피델리티는 늘 온갖 것들을 실험하고 투자하는 데 아주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 두 개의 진짜 홈런 플랫폼을 터뜨렸어요. 둘 다 뱅가드의 약점인 영역입니다. 하나는 기업 401(k) 플랜입니다. 벤이 아까 복선을 깔았던 그거죠.
Ben 제가 피델리티 고객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401(k)를 거기서 만들었고, 우리사주 플랜도 피델리티를 통했죠. 그러다 첫 피델리티 브로커리지 계좌를 열었고 — 그렇게 15년째 고객으로 붙잡혀 있는 겁니다.
David 그게 바로 그들의 또 다른 홈런 플랫폼입니다. 리테일 브로커리지 계좌요. 그리고 지적하신 대로 이 둘 사이엔 자연스러운 교차 판매가 일어나죠. 제 생각에 이 모든 건 그들이 몇 년 전 깨달은 전략에서 나옵니다. 더 이상 펀드 사업에서 뱅가드와 꼭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것. 피델리티도, 웰링턴/뱅가드도 모두 펀드 운용사라는 같은 사업에서 출발했지만, 피델리티는 깨달은 겁니다 — 물론 자체 인덱스 펀드도 분명히 제공합니다만.
Ben 그중 일부는 실제로 더 싸기까지 하죠.
David 네, 일부는 오히려 더 쌉니다. 그들에겐 미끼 상품(loss leader)이에요. "하지만 거기서 이길 필요가 없다. 401(k)와 브로커리지 계좌 고객들이 벤처럼 뱅가드 펀드를 ETF로 들고 있어도 우리는 아주 행복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잭은 이걸 어느 정도 내다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뱅가드 펀드를 다른 모든 플랫폼에 열어 주는 사업 방식을 싫어했던 거죠.
Ben 네. 실존적 위험이라고까진 못 하겠지만, 뱅가드의 취약점인 건 분명합니다. 고객의, 그러니까 운용자산의 상당 부분이 회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요. 다른 브로커리지 — 주로 피델리티 — 와의 직접 관계를 통해 뱅가드 ETF에 투자하고 있는 거니까요.
David 그리고 그 '다른 브로커리지'는, 적어도 피델리티를 비롯한 상당수의 경우, 펀드 사업의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은 아무 문제 없지만, 이걸 끝까지 밀고 가 보면 —
Ben 지금 괜찮은 건 아무도 펀드에서 돈을 못 벌기 때문이죠. 피델리티 입장에서 "뱅가드의 3bp짜리 펀드 말고 우리 2bp짜리 펀드를 사세요"라고 말할 유인이 크지 않은 거예요.
David 네, 아마 궁극적으로 맞는 얘기일 겁니다. 이 펀드들의 비용 기반이 이미 너무 낮아서 의미가 없다는 것. 하지만 몇 년 뒤 미래로 밀고 가 보면 — 이 역학이 계속되고, 피델리티가 다른 사업들, 그러니까 기업들에게서 받는 401(k) 운용 수수료, 그리고 리테일 브로커리지의 온갖 수익화 수단에서 계좌 보유자들로부터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면, 펀드 비용에서 뱅가드를 완전히 후려칠 수도 있는 겁니다. "이건 완전한 미끼 상품으로 만들겠다. 뱅가드가 하지 않을 다른 영역에서 이익을 내면 되니까"라면서요.
Ben 뱅가드가 마이크로소프트고 피델리티가 구글인 격이죠. 구글이 Gmail을 내놓으면서 "당신네 주력 사업? 그거 이제 공짜로 풀겠습니다"라고 하는데, 상대는 다른 데서 들어오는 현금이 없으니 맞불을 놓을 사업 자체가 없는 겁니다. 안됐지만요.
David 네.
Ben 반론을 하자면, 3bp와 0bp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까 제 예시로 돌아가서 — 10만 달러를 넣고 시장이 연 7%로 복리 성장하는데 수수료가 0.03%라면, 최종 금액 차이는 148만 달러 대 149만 7,000달러입니다. 40년을 복리로 굴려도 큰 차이가 아니에요.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갈아타진 않을 겁니다.
David 네, 네. 그런데 여기엔 또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벤의 Gmail 대 아웃룩 메일 비유가 더 잘 들어맞는 지점인데요. 피델리티가 그냥 제품과 제품 경험 자체로 뱅가드보다 낫다는 겁니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 뱅가드의 고객 서비스와 기술이 형편없다는 게 드러났어요. 좋지 않습니다. 체결이 안 된 거래, 분실된 계좌 이전 같은 끔찍한 사연들이 쏟아졌죠. 그리고 말이 되잖아요? 뱅가드 구조의 단점은, 기술이나 고객 서비스 같은 곳에 장기 투자할 초과 이익이 없다는 겁니다. 반면 피델리티는 이 전략이 먹히겠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한 거죠. "오, 이건 뱅가드의 약점이 되겠군. 우리는 기술에 더블다운하자. 고객 서비스에 더블다운하자. 우리 브로커리지 플랫폼과 401(k) 플랫폼을 뱅가드가 제공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하게 만들자."
Ben 네. 이 모델에 내재된 트레이드오프입니다. 최고 수준의 기술 플랫폼이나 최고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만들 곳간의 돈이 부족한 거예요.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려면 가격을 조금 올려야 하고, 그들 스스로 그걸 받아들일 수 있어야겠죠.
David 네. 자, 그게 피델리티 이야기입니다. 블랙록 이야기는 다르지만 역시 ETF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블랙록의 경우엔 아주 직접적으로요. 2009년, 금융위기의 한복판에서 블랙록은 iShares(아이셰어즈)라는 사업을 인수하는 환상적인 딜을 해냅니다. 바클레이스로부터요 — 그리고 이건 전부 위기와 직결된 이야기입니다. 바클레이스는 그 10년의 초반에 여러 은행과 금융회사에서 조각들을 사 모아 iShares를 조립했고, iShares는 ETF 발행의 선두주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클레이스가 파산한 리먼 브라더스 자산을 인수하면서 자본 기반을 보강할 자금을 조달해야 했고, 그 일환으로 iShares를 매물로 내놓아야 했던 겁니다. 블랙록이 들어와 인수했고 — 그들에게 그야말로 슬램덩크, 어마어마한 승리가 됩니다. 금융위기를 빠져나오면서, 리테일 투자자들이 뱅가드 스토리와 뱅가드 인덱스 뮤추얼 펀드의 단순함·소박함보다 더 좋아하게 된 게 뭔지 아세요? 자기 손으로 직접 매매할 수 있는 온갖 ETF들, 시장에 월스트리트베츠 스타일의 화려한 베팅을 걸 수 있는 ETF들이었습니다.
Ben 맞아요. 뱅가드는 오늘날에도 펀드와 ETF를 합쳐 몇백 개뿐인데, 블랙록은 ETF가 어마어마하게 많죠?
David 네, 총 1,400개의 ETF —
Ben 정말 맞춤형으로…
David — 합산 ETF 운용자산 3조 3,000억 달러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입니다.
Ben 뱅가드가 늘 종교적으로 반대해 온 온갖 전략과 섹터를 넘나들면서요.
David 네, 뱅가드가 꺼려 온 영역들이죠. 그래서 오늘날 뱅가드는 ETF 시장 2위인데, 펀드 수로도 운용자산으로도 더 작습니다. 그리고 블랙록은 계속 가속하며 달아나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ETF 시장이 뱅가드가 여전히 지배하는 전통 뮤추얼 펀드 시장보다 작습니다. 하지만 ETF 시장은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고, 블랙록이 그걸 독주하기 시작한 겁니다.
Ben 게다가 블랙록은 아주 다각화돼 있죠. 뱅가드는 블랙록 사업의 한 조각에서만 경쟁자일 뿐, 블랙록은 정말 많은 섹터에 들어가 있으니까요.
David 사모 자산은 말할 것도 없고요.
Ben 국제 시장도요. 고객 기반 측면에서 블랙록은 뱅가드보다 훨씬 국제적입니다.
David 네. 그리고 피델리티 전략과 비슷하게, 블랙록도 사업의 다른 영역에서 나는 이익으로 ETF 사업을 보조하면서 어마어마한 고객을 쓸어 담을 수 있는 겁니다.
Ben 네.
David 그래서 이야기의 막바지에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떠오릅니다. 뱅가드의 무이익 상호 소유 모델이, 오늘날에는 오히려 피델리티와 블랙록 대비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아닌가? 이 에피소드 준비를 시작할 때 벤과 저는 원래 이 에피소드의 질문이 "뱅가드의 명백히 우월한 모델에도 불구하고 피델리티와 블랙록은 대체 어떻게 존속하고 있는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Ben 맞아요. '명백히 우월하다'를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 뱅가드가 가격으로 그들을 후려치고 있었고, 심지어 주주 구조상 그렇게 하도록 인센티브가 설계돼 있었다는 뜻입니다.
David 네, 네. 그리고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저희도 질문을 바꿔야 했습니다. "어, 실제로는 피델리티와 블랙록이 이렇게 잘하고 있잖아? 그럼 질문이 뒤집혀서, 뱅가드의 모델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아닌가?" 정답이 뭔지는 저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오늘까지의 이야기를 이어 가자면 — 24개월 전인 2024년 5월, 뱅가드는 또 하나의 큰 CEO 발표를 합니다. 창사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CEO를 영입한 겁니다. 블랙록에서 그 시점까지 iShares 부문을 이끌던 살림 람지였죠. 이것만으로도 많은 걸 말해 줍니다. 그리고 질문은 — 그가 지금 뱅가드가 직면한 과제들을 고칠 수 있는가?
Ben 그 과제들을 항목별로 짚자면 — 고객 서비스, 기술 —
David — 그리고 ETF 때문에 경쟁자들이, 소위 '경쟁자'들이 자기네 플랫폼이라는 열린 정원에서 뱅가드 펀드에 손쉽게 접근하고, 그 펀드 보유자들과의 고객 관계에서 이익을 챙겨 가는 지금의 상황이요.
Ben 네, 다른 방식으로요. 그런데 저는 그걸 문제로 보지 않아요. 뱅가드 입장이라면 피델리티에서 사람들이 뱅가드 펀드를 사 주는 것 자체는 반가운 일이죠. 다만 취약점은 있습니다. 그 고객들과의 관계가 실제로는 뱅가드가 아니라 피델리티에 있다는 것.
David 네. 그리고 그들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뱅가드 펀드를 쉽게 사고팔 수 있고, 그 다른 플랫폼의 어드바이저들이 언젠가 그렇게 하라고 조언할 수도 있는 거죠.
Ben 네. 이런, 그 고객들과 직접 관계를 쌓을 거대한 자문 사업을 자체적으로 갖고 있으면 똑똑한 일이겠는데요?
David 그렇죠. 자, 그럼 살림은 들어와서 뭘 할까요?
Ben 우리가 이야기해 온 것들 중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자문 사업 확대. 거기에 더해 채권(fixed income) 확대 — 한동안 이야기 안 했던 분야죠. 그리고 피델리티가 완전히 장외 홈런을 친 퇴직연금 분야로의 확장 시도. 그는 팟캐스트들에서 더 깊은 기술 투자와 고객 경험 개선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있는데 — 뱅가드가 한동안, 그러니까 10년쯤, 사업에 정말 의미 있고 계속 키워 간 새 혁신을 내놓지 못했다는 겁니다. JustInvest라는 다이렉트 인덱싱 플랫폼을 인수하긴 했지만 이후로 별다른 걸 하지 않았어요. 마찬가지로 개인 자문 서비스(Personal Advisor Services)도 출시 초기와 그 후 몇 년간은 아주 빠르게 컸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
David — 대체로 정체 상태였죠.
Ben 네. 적어도 "이만큼 커지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보고 놀란 흥미로운 움직임이 하나 있는데 — 사모펀드(private equity)로의 확장입니다.
David 네, 그건 놀라웠죠.
Ben 왜 그걸 하는지 이야기하기 전에, 이 말도 안 되는 사실부터 짚고 갈 가치가 있습니다. 공모 주식과 채권 펀드에서는 뱅가드 덕분에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압축됐습니다. 50~60년 전에는 1.5%, 2%를 받던 것이, 이제는 '뱅가드 효과'로 뱅가드는 7bp, 업계 나머지는 40bp 수준이죠. 그런데 벤처와 사모펀드는 여전히 '2와 20'입니다. 그보다 높은 수수료 구조도 숱하게 봤고요.
David 맞습니다. 매년 운용자산의 2%를 펀드 매니저에게 내는 것에 더해, 그 위에 성과보수까지 있죠. 캐리(carry)라는 형태로요.
Ben 네. 그래서 데이비드 — 당신과 저는 이 세계에 몸담고 있잖아요. 과거에 벤처 투자자였고 지금도 벤처 투자를 하고요. 구조적으로 왜 뱅가드 효과가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에는 오지 않았다고 보십니까?
David 네, 예전엔 이 문제를 정말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답이 아주 단순하다고 생각해요.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는 '접근(access)' 비즈니스라는 겁니다.
Ben 그렇죠.
David 브로커에게 전화해서 "오늘 앤트로픽 주식 좀 사 주세요" 하고 주문을 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접근에 값을 치러야 합니다. 벤처캐피털이 하는 일이 그거고, 사모펀드가 하는 일이 그겁니다.
Ben 사모 시장에서는 자산이 투자자를 역으로 선택해야 하니까요.
David 네.
Ben 공모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죠.
David 네.
Ben 그리고 벤처캐피털에는 최상위 펀드가 멱법칙(power law)적으로 극단적인 초과수익을 낼 가능성이 존재하고, 투자자들은 그 초과수익의 기회를 위해서라면 수수료를 기꺼이 감수합니다.
David 네.
Ben 또 하나는 — 잭 보글 같은 미친 사람이 정말로 필요하다는 겁니다. 자본주의에 충분히 관심이 있어서 투자의 세계에서 평생을 보내면서도, 그로부터 어떤 식으로든 이득을 취하고 싶어 할 만큼 자본주의적이지는 않은 사람. 믿을 수 없을 만큼 희귀한 존재죠. 그리고 잭은 이쪽 세계엔 아예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는 오로지 뮤추얼 펀드의 세계에만 있었고, 벤처·사모펀드 세계와는 사실상 접점이 없었습니다.
David 네, VC와 사모펀드라는 사모 자산의 세계엔 잭 보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공모 자산의 세계에도 또 다른 잭 보글은 없었죠. 그는 유일무이한 사람입니다.
Ben 어느 업계에도 또 다른 잭 보글은 없었어요. 그리고 이게 여기서 짚을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 이 에피소드의 제 거대한 결론, 제 정수(quintessence)를 미리 스포일하자면요. 기업의 상호 소유가 꼭 자산운용업에만 국한될 이유가 있나요? 이게 더 나은 형태의 자본주의라면 — 그리고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모델에 설레고, 매혹되고, 엄청난 내구성을 주는 정말 아름답고 우아한 구조로 보이거든요 — 왜 소매업과 식료품과 테크에서는 안 보이는 걸까요? 왜 고객이 회사의 소유자인 경우가 항상은 아닌 걸까요? 아니, 적어도 왜 REI 말고는 문자 그대로 다른 사례가 하나도 없는 걸까요?
David REI, 네. 협동조합(co-op)이죠.
Ben 그게 아마 가장 큰 사례일 거고, 그다음은 소규모 식료품점 몇 곳, 그리고 규모 있는 곳들은 아마 보험사나 은행 정도일 겁니다.
David 네, 네.
Ben 그런데 왜 경제 곳곳이 이런 구조로 뒤덮여 있지 않은 걸까요?
David 이 질문은 분석 코너로 미뤄 두고, 일단 살림과 오늘의 뱅가드에 집중합시다.
Ben 네.
David 그들은 처음으로 사모 자산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Ben 사모 자산에 진입하고 있죠. 그리고 큰 배경은 — 기업들이 더 오래 비상장으로 남고, 미국 경제 혁신 엔진의 훨씬 더 많은 부분이 사모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투자자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하려면, 거기에 노출될 방법을 찾긴 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질문은 — 그걸 '뱅가드다운' 방식으로, 원가로 혹은 원가에 최대한 가깝게 할 수 있느냐입니다. 거대 사모펀드 블랙스톤과의 제휴 발표도 있었는데, 정말 흥미로울 겁니다. 그리고 관건은 그 제휴의 수익 구조가 어떻게 되느냐, 어느 규모까지 할 수 있느냐예요. 역사적으로 사모 시장은 공모 시장보다 훨씬 작았지만, 이제 후기 단계 사모 시장에 시가 1조 달러급 혹은 그에 근접한 기업이 여럿 있으니, 이제는 꽤 큽니다.
David 네.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할 문제죠. 수수료 문제를 어떻게 헤쳐 가느냐가 큰 관건이 될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근본적으로 다른 시장이에요. 자산이 투자자를 선택해야 하고, 접근은 제한적이고 희소합니다. 사모 시장 최고의 투자자들 — 벤처 쪽으로 치면 세쿼이아나 벤치마크 같은 곳들 — 이 대체 왜 수수료를 포기하겠습니까?
Ben 맞아요, 맞습니다. 또 하나 벌어진 일은 — 인덱스 펀드의 성공이 많은 사람들의 포트폴리오에 일종의 바벨 구조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순자산의 대부분인 80%는 뱅가드로, 값싼 베타로 깔아 두고, 나머지 20%로는 비대칭적 베팅을 찾아 노는 거죠. 뱅가드는 그 20%에서도 놀고 싶은 걸까요?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코어'가 되는 걸로 만족할까요? 그게 지켜볼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David 네. 그리고 살림은 뱅가드를 "그래, 사모 자산도 —"
Ben 풀 스펙트럼으로요.
David "— 크립토도" 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Ben 네. 제 큰 질문은 이겁니다. 현재 고객들이 소유한 회사라면, 대체 왜 성장해야 할까요? 달래야 할 주주가 없잖아요. 보통 회사라면 — 제가 애플 주식을 사는 건 애플이 미래에 이익과 현금흐름을 제가 투자할 수 있는 다른 무엇보다 높은 비율로 복리 성장시킬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주인 저를 위해 성장하는 게 그들의 일이죠. 뱅가드에는 그게 없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강령은 현재 고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뿐이에요.
David 맞습니다. 훌륭한 지적이에요. 성장에 대한 내재적 인센티브나 의무가 실제로 없습니다.
Ben 그렇죠.
David 뱅가드 같은 구조에서 성장할 유일한 이유는, 잭이 세운 대로든 오늘날 마땅히 그래야 할 모습으로든, 회사의 사명이 "이 서비스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믿는 경우뿐입니다. 하지만 그건 가치 판단일 뿐이에요. 거기엔 인센티브가 없습니다.
Ben 맞아요. 뱅가드 경영진이 내놓을 답은 짐작건대 이럴 겁니다.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실제로 성장이 필요하다. 플랫폼에 계속 투자해야 하는데, 우리의 낮은 운용보수에서 나오는 현재 현금흐름만으로는 우리가 하고 싶은 투자를 전부 감당할 수 없다."
David 네.
Ben 그러니까 고정비 구축을 미래 고객들로 충당해야 하는 거죠. 그들을 들여오기 위해서라도 성장해야 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들이 할 법한 말은 — "현재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하려면 제공할 상품이 더 많아야 한다. 그래서 자산관리에 진출해야 하고, 소유자이자 고객인 이들을 더 잘 섬기기 위해 사모펀드에 진출해야 한다." 저는 이 논리에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David 좋습니다. 여기까지가 뱅가드 새 경영진의 최근 몇 년입니다. 그럼 숫자로 오늘의 뱅가드를 짚어 주시죠.
Ben 총자산은 이제 12조 달러입니다. 흥미롭게도 그중 2조 달러는 액티브고요.
David 그렇죠!
Ben 다시 강조하자면, 잭 보글은 인덱스·패시브 광신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낮은 수수료'의 광신자였어요. 그리고 이게 뱅가드의 DNA라고 생각합니다. 상호 소유 구조를 무기로, 수수료를 0 또는 0에 최대한 가깝게 짓눌러 버릴 수 있는 섹터에 계속 진입할 수 있느냐 — 특히 시장 평균 수익률을 시장보다 극적으로 낮은 비용에 제공할 수 있는 시나리오에서요. 그게 이 모든 것의 마법입니다.
David 네. 다시 말하지만, 아주 코스트코스럽죠.
Ben 맞아요.
David 코스트코가 여행 상품, 자동차, 타이어로 확장하는 걸 보셨잖아요? 뱅가드라고 왜 못 하겠어요?
Ben 네. 그리고 놀라운 사실 — 우리가 인덱스 펀드를 이 이야기의 중심 서사로 삼아 왔지만, 뱅가드의 운용자산은 처음 20년 동안 대부분 액티브 펀드였습니다. 1994년에도 인덱싱은 전체 운용자산의 15%에 불과했어요. 그러다 이야기했듯 90년대와 2000년대에 정말로 날아오른 거죠. 오늘날은 자산의 84%가 패시브 인덱스 펀드지만, 1974년으로 돌아가면 0%였습니다.
David 맞습니다.
Ben 그리고 첫 20년 가까이는 15% 미만에 머물렀고요.
David 네, 20년이요.
Ben 이제 경비율(expense ratio)로 넘어가죠. 뱅가드의 ETF·뮤추얼 펀드 평균 경비율은 이제 0.07%까지 내려왔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VOO 같은 일부 ETF는 0.03%고요. 업계 평균은 뮤추얼 펀드와 ETF를 통틀어 44bp입니다. 뱅가드 평균의 6.5배죠. 그러니까 이 모든 세월과 그 모든 '뱅가드 효과'를 거치고도, 뱅가드와 업계 평균 사이엔 여전히 꽤 큰 격차가 남아 있는 겁니다.
David 시중의 평균적인 뮤추얼 펀드 대비로요. 네.
Ben 네. 주목할 점은, '평균적인 패시브 인덱스 펀드' 대비가 아니라는 겁니다. 거기서는 사실상 모두가 뱅가드 수준에 맞춰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뱅가드 효과가 액티브 공모 운용사들의 수수료까지 끌어내렸다는 게 흥미롭죠.
David 네, 맞습니다.
Ben 뱅가드 펀드의 84%가 지난 10년간 동종 펀드들을 능가했습니다. 직원은 2만 명. 전 세계 투자자는 5,000만 명. 다만 마지막으로 짚을 주목할 점은 — 투자자와 투자 자본의 90% 남짓이 미국에 있다는 겁니다. 블랙록이나 인베스코, 프랭클린 템플턴만큼 글로벌하지는 전혀 않은 거죠.
David 네.
미국 자본주의의 과실에 참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역사상 가장 효과적인 수단.
1975년 18억 달러로 출발한 뱅가드는 이제 약 12조 달러를 굴리는 세계 최대급 자산운용사다.
미국 장기 뮤추얼 펀드·ETF에 들어 있는 돈 3달러 중 약 1달러를 뱅가드가 운용한다.
S&P 500에 속한 거의 모든 기업에서, 뱅가드는 통상 7%에서 10% 사이의 지분을 보유한다.
12조 달러 중 10조 1,000억 달러가 인덱스 펀드에 있다. 나머지가 액티브 운용이다.
미국 패시브 펀드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뱅가드가 운용한다 — 블랙록·피델리티·스테이트 스트리트를 합친 것보다 많다.
오늘날 뱅가드의 평균 펀드 보수는 창립 당시(0.66%)의 11분의 1이며, 업계 평균 약 0.39%를 한참 밑돈다.
전 세계 약 5,000만 명이 뱅가드에 돈을 맡기고 있다. 자산의 90% 이상은 미국에 있다.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10개 기업 중 5곳 — 엔비디아·알파벳·애플·마이크로소프트·브로드컴 — 의 단일 최대 경제적 주주다.
스스로 수수료를 깎고 업계 전체를 따라오게 만듦으로써, 뱅가드는 약 1조 달러를 월스트리트에서 일반 투자자에게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Ben 자, 그럼 분석으로 넘어갈까요?
David 아, 이 대목에서 하나만 더 —
Ben 오.
David — 분석으로 넘어가기 전에요.
Ben 오, 들려주시죠.
David 청취자 여러분은 눈치채셨을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웰링턴이 어떻게 됐는지 끝내 이야기하지 않았잖아요?
Ben 아, 그 이혼에서요?
David 이혼 이후에요. 네. 놀라운 건 — 그들은 그들대로 1조 달러짜리 회사를 세웠다는 겁니다. 100% 액티브 운용에 바쳐진 회사를요.
Ben 안티-보글이네요.
David 오늘날 액티브 운용 업계를 조금이라도 아신다면 —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는 그 세계 최대 플레이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네, 필라델피아와 월터 모건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바로 그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예요.
Ben 시대가 패시브 인덱싱 쪽으로 거대하게 기울던 바로 그 시대에, 순수 액티브 거대 기업을 세운 거군요.
David 네.
Ben 그 네 사람 그대로 —
David 그 네 사람 그대로요.
Ben — 남아서 재건한 건가요?
David 잭이 떠난 뒤, 원조 아이베스트 파트너 네 명이 회사를 맡아 천천히 새로운 무언가로 재건합니다. 기억하시죠, 상장 회사였잖아요. 이들은 경영자 매수(MBO)로 회사를 다시 비상장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웰링턴이라는 회사를 근본부터 재구성해요. 나가서 젊고 유능한 새 파트너들을 대거 영입하고, 파트너십을 일종의 점진적 세대 이전 구조로 재편합니다. 시니어 파트너는 나이가 들면 지분에서 물러나고(age out), 젊은 파트너가 그 자리로 들어오는(age in) 구조죠. 이게 그들에게 놀랍도록 잘 작동합니다. 1980년대 후반, 주식 시장이 반등하면서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완전히 다시 세워집니다. 한때는 MIT — 진짜 MIT요 —
Ben 네?
David —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기금 운용을 맡기도 합니다. 주식이야 당연히 늘 해 왔고, 채권 부문을 만들고, 사모 자본 부문, 대체투자 부문을 만들고, 해외로도 나갑니다. 오늘날 가장 가까운 비교 대상은 아마 아까 이야기한 LA의 거대 회사 캐피털 그룹일 겁니다. 웰링턴의 현재 운용자산은 약 1조 3,000억 달러예요. 캐피털 그룹은 3조 달러니까 더 크긴 한데, 둘 다 아주 존경받는 회사죠. 그리고 제일 좋은 대목 —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뱅가드 안의 웰링턴 펀드의 투자 운용을 맡고 있습니다.
Ben 정말요?
David 그리고 그 웰링턴 펀드는 아직 존재할 뿐 아니라, 오늘날 1,100억 달러의 자산을 굴리고 있습니다.
Ben 그러니까 형식상으로는 뱅가드가 사무관리하는 펀드인데, 투자 자문은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가 하는 거군요.
David 웰링턴 매니지먼트 컴퍼니가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요. 정말 굉장한 이야기죠. 그리고 잭과 아이베스트 파트너들은 90년대 초에 결국 화해합니다. 잭이 보스턴으로 올라가서 다 같이 저녁을 먹으며 "이보게, 우리 각자의 길을 갔고, 세월도 많이 흘렀으니, 이제 도끼를 묻을 때가 됐네" 한 거죠. 그리고 뱅가드와 웰링턴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습니다. 웰링턴은 뱅가드의 다른 여러 액티브 주식형 펀드와 포트폴리오도 운용해 주고 있어요.
Ben 놀랍네요.
David 얼마나 대단합니까? 정말이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예요.
Ben 그러네요. 그리고 이야기를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완벽한 수미상관입니다.
David 정말요. 자, 그럼 분석으로 넘어갑시다.
Ben 좋습니다. 분석에서 제 큰 질문이 하나 있고, 짚고 싶은 플레이북 테마들도 있는데요. 아까부터 클리프행어로 걸어 둔 것부터 하죠. 상호보험사 몇 곳, REI, 동네 식료품점 몇 개를 빼면 — 왜 이 상호 소유 구조가 우리 세상에서 더 흔하지 않은 걸까요?
David 네. 뭐, NFL도 나름의 방식으로 이거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팬들에게가 아니라 구성 팀들에게 말이죠.
Ben 음, 저는 사실 NFL 비유엔 동의하지 않아요. NFL은 단체 교섭 협정이라고 봅니다. 1960년인가 61년인가 — "팔짱을 끼고 함께 협상하면 각자 따로 하는 것보다 TV 중계권료를 더 받아낼 수 있다." 그게 통하는 걸 확인하고 나서, 앞으로는 모든 것에 대해 하나의 리그로 협상하겠다고 결정한 거죠. 이건 다릅니다. 이건 "우리 조직에서 또 하나의 당사자 — 주주 — 를 아예 없앨 수 있는가? 그리고 주주에게서 얻을 것들, 무엇보다 자본을, 고객에게서 전부 얻어낼 수 있는가?"의 문제예요. 그리고 어쩌면 그게 뱅가드와 자산운용업에서 유독 이게 작동하는 이유일지 모릅니다. 제품 자체가 자본이니까요. 보통은 투자자에게 손 벌릴 것을, 고객에게 손 벌릴 수 있는 겁니다.
David 네, 그 능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제로 뱅가드가 맬번 캠퍼스 부동산을 지을 때도, 사실상의 건설 자금 대출을 펀드 보유자들에게서 조달했어요.
Ben 오, 흥미롭네요.
David 캠퍼스를 짓기 위해서요. 네, 고정비를 감당하려면 기반에 충분한 자본과 그걸 끌어올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Ben 반면 REI가 회원들에게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을까요? 15년 전에 30달러 내고 REI 조합원이 됐다고 —
David 그렇죠.
Ben 제가 정말 '조합원'일까요?
David 오늘 그들이 전화해서 "다음 매장 지을 돈이 필요합니다" 하면, "싫은데요" 하겠죠.
Ben 맞아요. 또 하나 — 뱅가드는 어두운 방황의 시절에 웰링턴의 액티브 사업에 기대어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보통 주주가 생기는 경로는 자금 조달이 필요해지는 건데, 뱅가드는 옛 사업을 발판 삼아 부트스트랩할 방법을 찾아낸 거죠.
David 네, 네. 어쨌든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영역에서 사업해야 한다는 것.
Ben 그런데 방금 제가 말한 건 전부 '창업자 소유'의 논거지 '고객 소유'의 논거는 아니에요. 자본 조달이 필요 없다면 창업자가 사업을 영원히 소유하면 그만이잖아요. 그런데 이건 고객이 실제 소유자라는, 아주 독특한 경우인 거죠.
David 네. 제가 하려던 얘기가 바로 그겁니다. 이걸 하려면 정말, 정말 특별한 부류의 사람이 필요해요. 어마어마한 부 창출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거하는 거니까요.
Ben 맞아요. 비경제적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창업자로서 내가 소유했을 것을, 내가 아니라 공동체가 소유한다고 결정해야 하는 거예요.
David 네. 급여를 잘 받는다 해도 — 뱅가드는 업계 수준에 걸맞은 높은 급여를 줍니다만 —
Ben 네.
David 지분은 받지 못하고, 따라서 엄청난 부의 창출도 없을 겁니다.
Ben 게다가 이걸 존재하게 만들려면 지옥을 통과해야 합니다. 보통 주주가 있을 때보다 훨씬 더요. 특히 초기의 궁핍한 시절을 버텨 내려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을 해내야 하죠. 보통은 그 모든 걸 감수하는 데에 어떤 경제적 보상이 걸려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건 "나는 이 조직에서 창업자 지분도, 그 어떤 지분도 영원히 갖지 않겠다"고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그걸 존재하게 만들려고 몸부림치는 거예요. 그러니 이게 존재할 수 있는 조건 자체가 아주 좁을 뿐 아니라, 아주 독특한 사람 — 잭 보글 — 이 필요한 겁니다.
David 네. 정확히 그가 처했던 바로 그 인생의 상황 속에 있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요. 아까 읽은 회고록 인용문이 바로 여기 있잖아요. "나는 상호회사가 월스트리트의 수많은 주민들이 벌어들일 개인적 부를 내게 결코 안겨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커리어를 재개할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를 제공했다." 잭조차도, 그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겁니다.
Ben 맞아요. 그러니 결국 대부분은 '잭'이라는 사람으로 귀결됩니다. 그리고 금융이 유독 이 구조에 잘 맞는 또 하나의 이유 — 협동조합 식료품점이나 소규모 협동조합을 시작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사업을 키우려면 전부 자본이 필요해요. 그래서 어느 시점엔 주주가 생기거나, 아니면 작게 머물며 규모 미달로 남죠. 금융은 그렇지 않습니다.
David 금융은 소프트웨어와 비슷해서, 초기 고정비 기반만 넘어서면 사실상 무한히 확장할 수 있습니다. 네, 거대한 영업 레버리지죠.
Ben 그리고 뱅가드 같은 것을 세운 잭 보글 같은 인물이 하나 더 떠올랐어요. 데이비드도 같은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한데요. 지금까지는 '스테로이드를 맞은 코스트코'가 가장 정확한 비유였다고 생각하지만, 또 하나가 있습니다. 역시 Acquired 에피소드였던 회사고요.
David 오, 이런.
Ben 심지어 금융 서비스 회사예요.
David 버크셔인가요?
Ben 비자(Visa)요.
David 아, 비자! 그렇네요. 디 호크(Dee Hock)! 네, 전적으로요, 전적으로. 저는 버크셔라고 하려 했는데 — 아까 말했듯 버크셔는 수수료도 캐리도 받지 않으면서 사실상 사모펀드처럼 움직이는 회사니까요. 하지만 같지는 않죠. 워런이 버크셔의 거대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니까요.
Ben 그는 1,000억 달러 자산가가 됐죠.
David 네, 바로 그겁니다.
Ben 그는 과도한 몫을 취하진 않아요. 걸맞은 몫을 취하죠.
David 네. 디 호크를 잊고 있었네요. 전적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Ben 청취자 여러분, 저희 비자 에피소드를 안 들으신 분들을 위해 — 그 회사도 비슷하게, '이타적'이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노동의 결실을 소유하는 데엔 동기가 없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디는 그저 "이 모든 은행들이 팔짱을 끼고 공동으로 이것을 만드는 것이 최선의 구조"라고 판단했죠. 기억이 맞다면 심지어 비영리이거나 어떤 이상한 구조였을 거예요.
David 맞아요, 이상한 구조였습니다.
Ben 지금은 주식회사가 됐고 상장도 했지만, 한동안은 —
David 상장하려고 구조를 재편해야 했죠. 2008년이었나 그럴 겁니다.
Ben 맞아요. 어쨌든 그건 "이 은행 간 경험을 유일하게 가능케 할 더 나은 구조가 존재한다, 나는 그걸 실현하겠다, 그게 내 평생의 업이 될 것이고, 나는 그걸 소유하지 않겠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이런 일을 해내는 데 필요한 사람의 유형이 바로 그거라고 생각해요.
David 네, 맞습니다. 디와 잭 사이엔 평행선이 많죠. 다만 기억이 맞다면 디는 이걸 시작할 때 피고용인이었습니다.
Ben 맞아요.
David 그러니까 비자의 경우, 그가 말하자면 창업자 지분을 포기한 건 맞지만, 애초에 그에게 그 선택지가 있지도 않았어요. 이건 그가 큰 무대에 설 기회였던 거죠.
Ben 네. 그는 자기 고용주에게 소유자가 되지 말라고 설득해야 했던 거고요.
David 네.
Ben 자기가 소유자가 될 수는 애초에 없었던 거예요.
David 네, 네.
Ben 잭과는 다르게요.
David 네. 그래도 좋은 지적이에요. 마음에 듭니다.
Ben 감사합니다.
David 비자 연결고리라니.
Ben 고마워요. 스스로도 뿌듯했던 발견입니다.
David 그럴 만해요, 그럴 만합니다.
Ben 자, 다른 플레이북 테마들. 이건 인센티브 정렬의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원한다면 — 그리고 잭은 수학이 대다수 경우 저비용 투자가 우월함을 보여 줬기에 저비용 투자가 실현되기를 정말로 원했는데 — 그 방향으로 인센티브를 정렬해야 합니다. 이 에피소드를 듣기 시작한 분들 대부분은 뱅가드에 저비용 인덱스 펀드가 있다는 건 알 겁니다. 뱅가드를 펀드 투자자들이 소유한다는 걸 아는 분도 일부 있겠죠. 하지만 바로 그것이 저비용의 '이유'라는 걸 깨닫는 분은 드물 겁니다.
David 네.
Ben 투자자들이 곧 이사회이고, 이사회를 선출합니다. 따라서 수수료를 내릴 수 있을 때면 언제나 내리는 쪽에 표를 던지게 돼 있어요. 자기 이익이니까요.
David 잭이 이에 관해 즐겨 하던 말이 있죠. "전략은 구조를 따른다(Strategy follows structure)."
Ben 맞아요.
David 구조를 이렇게 설계했으니, 이것이 우리의 전략일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Ben 네. 제 또 하나의 플레이북 테마는 — 사람들은 복리 수익(compounding returns)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이 쇼에서도 수백 번 했죠. 그런데 보글은 '복리 비용(compounding costs)'의 힘을 정말로 이해했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수익에 관한 한 시간은 당신의 친구지만, 비용에 관한 한 시간은 당신의 적이다." 그리고 뱅가드의 전략이 바로 그것이었어요. 잭이 '복리 비용의 폭정(tyranny of compounding costs)'이라 부른 것 없이, 복리 수익의 힘만을 제공하는 것.
David 그게 잭이죠.
Ben 기업 구조와 기업 지배구조가 이 이야기에서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David 네.
Ben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요. 우리는 늘 창업자가 이끄는 회사, 혹은 가족 소유 비상장이 더 긴 안목을 가능케 한다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이건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말 그대로 경로 의존적이었어요. 그들이 가졌던 시장 기회는 오로지 그들이 가졌던 기업 구조 때문에 존재했던 겁니다.
David 네.
Ben 이런 사례가 또 있는지 찾아보면 재밌겠네요.
David 네.
Ben 자, 그럼 하나의 운동으로서의 패시브 투자에 대한 비판들로 들어가 볼까요?
David 네, 위기론이요. 이걸 안 다루면 섭섭하죠 —
Ben 위기론, 당연히요.
David — 패시브 위기론.
Ben 혁명이란 충분히 성공하게 놔두면 위기가 되는 법이죠.
David 네. 아까 살짝 언급했던 것들입니다. 이 회사들 중 하나가 무너지면 시스템적으로 정말 나쁠 거라는 것. 그리고 그 뒷면 — 뱅가드가 최대인 이 거대 인덱스 펀드 복합체들이 미국 모든 기업, 그리고 점점 전 세계 모든 기업의 의결권 지분에서 거대한 비율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
Ben 네. 우선, '패시브 투자'라는 이름부터가 — 사실이 아닙니다. S&P 500에 뭐가 들어가는지를 알고리즘이 정하는 게 아니에요. 인간들로 구성된 위원회입니다. 이 모든 게 그 주식 바스켓을 그냥 보유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데, S&P 500은 규칙이 있긴 해도 완전히 규칙 기반이 아니에요. 규칙은 어떤 회사가 '편입 자격'이 있는지를 정할 뿐이고, 결국 테이블에 둘러앉은 소수의 사람들이 투표로 뽑는 겁니다.
David 그 사람들을 뭐라고 부를 수 있냐면 —
Ben 액티브하게 종목을 고르고 있는 거죠.
David — 미국 대중 대다수의 사실상의 펀드 자문, 투자 자문인 셈이죠.
Ben 맞아요. 이에 대한 반론은, 그게 단기에만 중요하다는 겁니다. 장기적으로 S&P 500 수익률은 전체 시장 수익률과 거의 정확히 같아요. 그래서 잠을 설칠 문제는 아니지만, 완전한 패시브가 아니라는 게 늘 조금 웃기다고는 생각합니다.
David 네.
Ben 좋습니다. 인덱싱에 대한 다른 비판들 — 물리적 운영이 있거나 시장 규모가 작아서 제약이 걸리는 사업들과 달리, 자산운용은 무한히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시장은 말 그대로 어떤 통화든, 어떤 회사에든 투자하는 것이고 — 그 TAM은 인류 전체예요. 인류의 부 전체입니다.
David 시장 규모 무제약.
Ben 진정한 의미의 시장 규모 무제약입니다. 세계 최대 시장들을 떠올려 보세요. 교통, 주거. 이건 어쩌면 그 무엇보다 큽니다. 좀 아찔한 사고 실험이죠. 시장 규모의 제약이 없고, 너무나 우아하게 확장됩니다. 고객 서비스만 빼면, 고객과 매출이 늘어도 추가 비용이 사실상 들지 않아요. 그러니 이론상으로는 소수의 인덱스 펀드가 거침없이 계속 커져서 사실상 모든 것을 소유하게 됩니다.
David 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 길을 한참 가고 있죠.
Ben 네. 통계를 보면 — 35년 전엔 시장의 1%만이 패시브였습니다. 지금은 S&P 500의 20% 이상이고, 몇 년 전엔 펀드 내 패시브 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액티브 자산을 추월했어요. 바로 얼마 전 일입니다. 패시브 펀드가 액티브 펀드를 넘어선 것. 이걸 근거로 사람들이 하는 걱정은 몇 갈래입니다. 첫째, 가격을 정확히 발견할 액티브 트레이더가 시장에 충분치 않다는 것. 인덱스가 '올바른 가격'에 사 줄 거라고 우리 모두가 믿는다면, 그 가격을 정해 줄 액티브 매니저들의 매매가 필요하니까요.
David 네. 그리고 이와 연결된 패시브 비판 — 잭도 기꺼이 인정했을 텐데 — "우리는 무임승차자다"라는 거죠.
Ben 맞아요.
David 액티브 쪽이 해 주는 가격 발견과 가격 정보를 전부, 공짜로 얻고 있는 거니까요.
Ben 저는 이 논리를 안 삽니다. 이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요. 패시브가 95%라 해도, 가격은 한계 트레이더(marginal trader)가 정합니다. 무언가의 가치가 얼마인지 알아내는 데에, 달러를 걸고 논쟁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David 네. 그리고 차익거래의 이익 기회가 —
Ben 그렇죠!
David — 너무나 크고, 이 소위 '문제'가 심해질수록 그 이익 기회는 더 커집니다. 그러니 시장의 올바른 균형은 알아서 잡힐 겁니다.
Ben 네, 균형점이 있습니다. 그 문제에 도달하기 한참 전에, 수익이 나니까 거래하려는 차익거래자들이 나타날 거예요. 맞습니다, 균형에 도달할 겁니다. 적어도 제 관점은 그래요. 또 하나의 걱정은 — 이제 이 모든 회사들의 주주가 같다는 겁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전부 20% 이상을 이 큰 —
David 뱅가드, 피델리티,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등이요.
Ben — 바로 그겁니다. 그럼 그 회사들이 왜 서로 경쟁하겠어요? 그 20%가 50%, 80%가 되면, 소유주들이 CEO들에게 가서 "이봐요, 그냥 담합해서 가격을 높게 유지합시다. 기업 이익을 쓸어 담읍시다. 미국 대중을, 고객들을 등쳐 먹고 다 같이 큰돈이나 법시다"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David 이것도 제겐 좀 억지스러워 보입니다.
Ben 맞아요. 학술 논문 안에서는 증명 가능한 것처럼 들리는데, 실제 세상에 나가서 CEO들과 이야기해 보면 — 어느 회사 CEO가 인덱스 펀드 매니저 때문에 최대 경쟁사와의 치열한 전쟁을 멈추겠습니까 —
David 인덱스 펀드의 공동 소유 때문에요?
Ben 절대 그럴 리 없죠.
David 네. 이것의 좀 더 정당한 걱정 버전은 의결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Ben 맞습니다.
David — 주주로서, 능동적 주주로서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문제요.
Ben 그리고 지금 이 회사들, 이 펀드들이 인덱스 펀드의 주식 의결권을 다루는 방식은 제각각이라 꽤 흥미롭습니다. 개별 인덱스 보유자가 개별 안건에 직접 투표하게 하는 곳도 있어요. 극히 드물지만요. 보통은 "경영진에 따라 투표 / 다수에 따라 / 특정 ESG 가이드라인에 따라" 같은 5가지 옵션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식이 흔하죠. 대개는 '주식을 어떻게 투표할지에 대한 제안' 수준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시려는 방향은 알겠어요. 뱅가드든 블랙록이든 이들 중 하나가 미국 모든 기업의, 이를테면 60% 소유주로 커지면 — 갑자기 그 기업들에 대한 의결 지배력을 갖게 되고, 그 표를 어떻게 행사할지 정하는 건 막중한 책임이 되는 거죠.
David 맞습니다. 혹은 합산으로 — 이 대형 인덱스 펀드 서너 곳과 그 펀드 보유자 기반, 즉 미국 대중이요. 모든 회사의 이사회 선출을 미국 대선급 선거로 바꿔 놓은 셈이랄까요.
Ben 그러네요. 웃긴 일이죠. 모든 기업 지배구조 이슈가 여론 재판이 되는 거예요.
David 네.
Ben "미국 대중은 이 안건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David 그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과거의 기업 이사회가 작동하던 방식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Ben 맞아요. 하나 덧붙이자면, 그 20%라는 숫자는 실제보다 낮게 오해될 소지가 있습니다. 다이렉트 인덱싱, 그러니까 인덱스 펀드에 들어 있진 않지만 인덱스를 닮은 포트폴리오를 직접 구성하는 사람들 덕분에, 기업에 대한 패시브 소유는 30~40%에 가까울 수 있어요. 다만 다이렉트 인덱싱이나 미러 포트폴리오를 하는 사람들은 펀드에 있지 않으니, 펀드가 어떻게 투표하는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죠. 하지만 영향은 있습니다 — 그 사람들도 거래하지 않고, 가격 발견에 참여하지 않으니까요. 그저 모든 것의 패시브 소유일 뿐입니다.
David 네. 결국 이 모든 것에 대해 — 앞으로 더 증폭되고 풀어야 할 문제들이긴 하지만, 어느 것도 패시브에 대한 진짜 실존적 위협으로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Ben 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자, 7 파워 분석 할까요?
David 합시다. 7 파워. 이번엔 재밌을 겁니다. 해밀턴 헬머의 7 파워 정의는 "기업이 가장 가까운 경쟁자보다 지속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벌게 해 주는 것"인데 — 뱅가드는 그 본성상 이익을 아예 벌지 않으니까요.
Ben 맞아요. 7 파워의 정의를 그 정신적 목표에 맞게 좀 각색해야겠죠.
David "왜 5,000만 명이 12조 달러를 이 회사에 맡기고 있는가?"
Ben 네. 이익의 총합 대신 시장 점유율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David 네. "왜 뱅가드가 뮤추얼 펀드와 인덱스 펀드의 점유율 1위인가?"
Ben 이론상의 이익으로 논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들에게 존재할 자격을 준 유일한 것이 '이익을 내지 않는 것'이었잖아요. 이론적 이익을 실제로 실현했다면, 적어도 역사적으로는, 아예 존재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David 네.
Ben 그러니 이론적 이익 추정이 아니라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분석해야 하는 거죠.
David 네. 그리고 진행하면서 염두에 둘 작은 변주 하나 — 리서치 내내 제가 던졌던 질문인데요. 또 다른 이상주의적 청년이 나타나 "나도 이익 따위 관심 없다, 나도 또 하나의 뱅가드를 세워 경쟁하겠다"고 하는 걸 막는 건 대체 뭘까요?
Ben 맞아요. 무엇이 뱅가드를 지키는가. 그게 질문입니다. 자, 7가지는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경제, 카운터포지셔닝, 전환 비용, 브랜딩, 독점 자원, 프로세스 파워입니다.
David 네. 제 질문에 답하자면 — 규모의 경제, 확실합니다.
Ben 두말할 것 없죠.
David 두말할 것 없어요.
Ben 아까 말했듯, 이 사업은 코스트코처럼 '공유되는 규모의 경제'를 갖습니다. 그들이 애초에 존재하는 이유가 저수수료 인덱스 펀드 공급자가 없었기 때문이잖아요. 오늘 새로 하나를 시작하려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 아마 1~2% 수수료가 필요할 겁니다.
David 맞아요.
Ben 자산 기반 0에서 시작하니까요. 그러면 태생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겁니다. 이미 크지 않거나, 이를 보조할 거액을 조달하지 않는 한, 경쟁하려면 뱅가드급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거예요.
David 달리 말하면, 12조 달러에 3bp만 받아도 여전히 어마어마한 절대 금액이라 수많은 급여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Ben 7bp요.
David 아, 미안합니다. 7, 7이요. 그럼 돈이 더 많네요. 더 많아요.
Ben 그게 규모의 경제입니다. 명백한 항목이죠. 카운터포지셔닝 — 이건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카운터포지셔닝 사례일지 모릅니다.
David 맞아요.
Ben 보글은 본질적으로 비경제적인 일을 했습니다. 애초에 이 회사를 만들 경제적 인센티브가 없어요. 그들의 소유·수수료 구조는 복제 불가능한 이점입니다. 경쟁자가 따라 하면 자기 사업이 파괴될 테니 꺼려질 뿐 아니라, 그 누가 따라 해도 돈을 한 푼도 못 벌 테니까요.
David 네. 극단의 카운터포지셔닝입니다. 흥미로운 건, 그래도 실질적인 채택까지 거의 20년이 걸렸다는 거예요. 다만 그건 대체로, 모든 메커니즘이 —
Ben 맞아요.
David — 제자리를 잡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Ben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David 네. 네트워크 경제는 여기엔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Ben 없죠.
David 전환 비용도 분명 없습니다. 특히 ETF가 자리 잡은 뒤로는요. 전통 뮤추얼 펀드 업계에선 있었지만, ETF는 —
Ben 전혀 동의 못 하겠는데요.
David — 전환 비용을 없앤다고 보는데요. 오, 동의 안 하신다고요?
Ben 전혀요. 제가 양도소득세를 실현해 가면서까지 뱅가드 인덱스 펀드를 팔고 다른 인덱스 펀드로 갈아탈 리는 절대 없습니다.
David 아, 미안합니다. 저는 고객 관계 차원의 전환 비용을 생각하고 있었네요. 하지만 —
Ben 그런데 그게 이 펀드 사업의 놀라운 점이잖아요. 펀드 매니저 입장에서, 이미 들어와 있는 투자자가 복리를 방해받지 않고 계속 굴릴 수 있다면, 마땅히 그래야 하는 거고요.
David 맞아요, 맞습니다. 양도세를 실현하지 않는 것. 네, 정당한 지적입니다.
Ben 그래서 저는 이게 펀드 비즈니스 모델, 특히 개방형 공모 펀드 모델에 내재된 속성이라고 봅니다.
David 훌륭한 포인트예요. 네. 다만 ETF가 뱅가드에게 이 방정식을 의미 있게 바꿔 놓긴 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옆길로요 — 고객 관계가 이제 뱅가드 밖으로 쉽게 이식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요.
Ben '브로커리지로서의 뱅가드' 밖으로요.
David 네.
Ben '펀드로서의 뱅가드' 밖은 아니고요.
David 네.
Ben 브랜딩은요?
David 브랜딩이라면 — 세상에, 보글헤즈, 워런 버핏의 보증, 수십 년간 쌓아 온 브랜드잖아요.
Ben 제가 처음 인덱스 펀드를 사기 시작하던 때를 떠올려 보면 — 뱅가드와 피델리티 펀드 둘 다 수수료가 무시해도 될 만큼 낮아 보였는데, "아, 내가 찾는 건 아마 뱅가드겠지" 하고 뱅가드를 골랐던 것 같아요.
David "잭 보글에게 동상을 세워야 하고, 그는 미국 대중과 나의 영웅"이라고 말하는 워런 버핏 — 이건 정말 복제하기 어렵죠.
Ben 맞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S&P 라이선싱 때문에 일종의 '도매 이전 가격' 문제가 있긴 합니다. 브랜딩이 '뱅가드 S&P 500 인덱스 펀드'인지라, 뱅가드는 그 펀드에서 버는 것의 상당액을 아마 S&P 글로벌에 지불해야 할 겁니다.
David 그게 단일 비용 항목으로는 최대일 —
Ben 네.
David — 겁니다.
Ben 네. 프로세스 파워. 뱅가드 문화엔 뭔가 독특한 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미션에 이끌려 비경제적 결정을 내리고 그곳에서 일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뉴욕 금융가에는 있고 싶지 않은 부류의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면도 있을 거고요.
David 네. 전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Ben 네. 독점 자원(cornered resource)은 — 없다고 봅니다.
David 저도 없다고 봅니다.
Ben 자, 파워 분석은 여기까지. 정수(quintessence)로 갈까요?
David 좋습니다. 정수.
Ben 제 것부터요. 아직 이 얘기를 안 했는데, 결국 이걸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잭에게는 이런 통찰이 있었어요. 성공적인 뮤추얼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사실 차별화된 제품이 아니다 — 그것은 코모디티(commodity)다.
David 네.
Ben 투자자가 찾는 건 자본에 대한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장기 수익률입니다. 그건 세상에 하나뿐인 보석을 사는 일이 아니에요. 대두(콩)를 사는 일에 가깝습니다. 수십 년 동안 '유일무이함'을 팔아 온 이 업계에서 — 정작 투자자가 찾는 건 유일무이한 무언가가 아닙니다. 장기간에 걸친 위험-수익 프로파일일 뿐이에요. 그리고 코모디티 시장에서는 차별화 제품 시장과는 다른 것들이 승자를 결정합니다. 규모가 정말 중요하고, 브랜드가 정말 중요하고, 무엇보다 —
David 저비용이요.
Ben — 최저 가격이 시장 청산 가격이라는 겁니다. 누군가 차별화되지 않은 커피 원두나 대두나 원유를 나보다 1달러 싸게 팔면, 내 수요는 0이 되고 내 수요 전부가 그쪽으로 갑니다. 그리고 잭은 공모 주식 투자업이 실은 바로 그것임을 깨달은 거예요. 최저 가격이 필요하다면, 최저 비용 구조가 필요한 겁니다.
David 흠, 좋은데요. 수정안을 하나 제안해도 될까요?
Ben 얼마든지요. 열려 있습니다.
David 저는 잭이 공모 주식 시장을 코모디티와 비(非)코모디티로 양분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잭 이전, 뱅가드 이전에는 —
Ben 오, 흥미롭네요. 주식 시장에 '코모디티 슬리브'를 발명해 낸 거군요.
David 네. 그전엔 전부가 차별화된 상품이었고, 전부가 초과수익의 꿈을 파는 차별화 제품으로 마케팅됐습니다. 잭은 그 거대한 덩어리 하나를 뚝 떼어 내며 말한 거죠. "아니, 이쪽은 코모디티 시장이다." 물론 꿈을 파는 산업은 지금도 성공적으로, 번성하며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Ben 존재 증명이야 명백하죠.
David 그리고 그중 일부는 실제로 그 꿈을 실현해 주기도 하고요. 어쨌든 잭은 그 큰 덩어리를 떼어 내 새로운 시장을 창조했습니다.
Ben 네. 그의 이 명언을 사랑합니다. "투자의 냉혹한 아이러니는, 우리 투자자들이 지불한 만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정확히 지불하지 않은 만큼 얻는다는 것이다."
David 그렇죠! 굉장한 명언이에요.
Ben 그리고 "투자자 전체가 곧 시장이다, 이것은 제로섬이다"라는 그 깨달음 전체요. 따라서 시장을 소유하려거든 가능한 한 가장 낮은 수수료로 소유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걸 굴러가게 만드는 건 '오래 보유하기'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반짝 시장을 이기는 펀드야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하지만 40년 뒤 상위 10분위에 들고 싶다면 — 수수료 없이 시장을 소유하는 것이 거의 확실한 방법이라는 게 드러나거든요.
David 네, 네.
Ben 투자 자문 아닙니다.
David 투자 자문 아니에요. 그렇지만, 뭐, 워런 버핏이 하는 말이니 —
Ben 맞아요.
David — 그분을 참고하시죠. 그리고 그게 바로 제 정수로 이어집니다. 제 정수는 — 워런 버핏이 옳았다는 겁니다. 세계와 미국은 잭 보글의 동상을 세워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제 정수는 이겁니다. 제가 떠올릴 수 있는 거의 어떤 에피소드보다도, 뱅가드의 이야기와 잭의 이야기는 '단 한 명의 인간이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증명이라는 것. 이건 '때가 무르익은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아니었습니다.
Ben 그렇게 안 보세요?
David 이런 식으로는 아니요. 이런 식으로는요. 인덱스 펀드야 아마 나왔을 겁니다. 기술이 거기까지 와 있었으니까요.
Ben 아, 그런데 상호 소유는 —
David 그렇죠. 상호화는 —
Ben — 사람들은 그걸 미끼 상품으로나 했겠죠. 이런 식이 아니라 —
David 네, 맞습니다. '뱅가드 효과' 말이에요. 피델리티가, 블랙록이,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오늘날 자기네 인덱스 상품에 매기는 그 낮디낮은 수수료를 매기고 있을까요? 잭 보글과 뱅가드가 없었다면?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Ben 흥미롭네요. 어디쯤에서 정착했을지 궁금해요. 가격 경쟁이야 있었을 테니까요. 보통은 기업들이 감내할 최소 이익 수준까지 경쟁으로 내려가잖아요.
David 네.
Ben 뱅가드가 없었다면 그 바닥이 어디였을지 궁금합니다.
David 맞아요. 그런데 보통 기업들이 감내할 그 최소 이익이란 게 0은 아니거든요.
Ben 0이라니요!
David 특히 이 업계에서는요.
Ben 정말 맞는 말입니다.
David 그래서 네, 저는 워런에게 동의합니다. 수백만,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그로 인해 재정적 삶이 바뀌었고, 그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Ben 네.
David 좋습니다.
Ben 좋아요. 트리비아 두 개를 준비했습니다.
David 오, 좋습니다. 던져 보시죠.
Ben 뱅가드는 1975년 5월 1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같은 달에 시작한 다른 회사는?
David 오, 어, 마이크로소프트.
Ben 마이크로소프트. 훌륭합니다. 놀랍지 않나요 —
David 제가 Acquired 역사는 좀 알죠!
Ben — 빌 게이츠가 앨버커키에서 밤을 새우던 바로 그 시기에, 대륙 반대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보글과 그의 사람들이 그 미친 이사회 싸움의 한복판에 있었다는 게요.
David 그리고 본편 서사엔 안 넣었지만, 뱅가드의 최초 창립 본사 위치는 —
Ben 밸리 포지!
David — 필라델피아도, 맬번도 아니고, 그 인근의 펜실베이니아 밸리 포지였습니다. 미국 독립혁명의 요람이죠. 제가 자란 동네에서 길 하나 올라가면 있는 곳이에요. 어릴 적 수많은 오후를 그 공원을 거닐며 보냈습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요.
Ben 그러네요. 두 번째 트리비아는 이 에피소드와 관련 있지만 본편에 넣지 못한, 정말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월들리 파트너스의 아빈드가 데이비드와 저에게 굉장한 리서치를 하나 보내 줬는데요 — 상장 이후 100배가 된 기업 전체 집합에 관한 연구입니다. IPO 시점에 그들이 얼마나 잘될지 알 수 있었는가를 규명하려는 탐구의 일환이죠. 이 기업 바스켓은 상장 이후 평균 533배의 수익을 냈습니다. 그러니까 정말 훌륭한 기업들인데 — 이들은 평균적으로 생애 어느 시점에 65%의 하락(드로다운)을 겪었고, 이전 사상 최고가를 회복하는 데 8년이 걸렸습니다.
David 와.
Ben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TSMC, 나이키를 떠올려 보세요. 제가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 대부분의 투자자에게는 이런 자산을 계속 보유하기로 결단할 기질도, 리서치 역량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순자산의 상당 부분을 거기에 넣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 100배 기업 바스켓 전체조차 평균 드로다운이 65%였다는 건 저도 몰랐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에 투자해 오래 보유하는 게 목표라면, 회복에 평균 8년이 걸리는 거대하고 거대한 하락들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누가 그걸 해냅니까?
David 그걸 해내는 사람은 두 부류가 있죠. 강철 위장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인덱스 펀드 보유자들.
Ben 맞아요.
David 그런 겁니다.
Ben 그리고 강철 위장을 가진 사람들은 —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고확신으로 틀린 사람이 고확신으로 맞은 사람보다 훨씬 많아요. 그래서 버크셔 해서웨이가 정말로 단 하나뿐인 겁니다.
David 네, 네. 와, 굉장한 통계네요.
Ben 네, 미친 수치죠.
David 비슷한 결로, 저도 리서치에서 알게 된 아주 즐거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야기했듯 잭은 다작 작가였죠. 평생 12권을 썼을 겁니다. 그리고 그 책들은 지금도 아주 잘 팔립니다. 책 판매 수익 전액은 보글 가족 재단(Bogle Family Foundation)으로 직행해 다양한 자선단체에 배분되는데, 그중 대표적인 곳이 아메리칸 인디언 칼리지 펀드입니다. 잭이 생전에 이사로 있었고 열렬히 후원했던 곳으로 알고 있어요. 수익 전부가 그대로 자선으로 흘러가는, 또 하나의 멋진 유산이죠.
Ben 정말 멋지네요. 세계 최대의 자선사업가.
David 네.
Ben 물론 책 판매 수익으로 그렇게 된 건 아니지만요!
David 책 판매 수익으로는 아니죠, 네.
Ben 자, 카브아웃으로 넘어갑시다. 첫 번째는 — 많은 분들이 눈치채셨을 텐데, 저희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를 시작했습니다.
David 그렇습니다!
Ben 정말,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페라리에 관한 저희 기사를 읽고 싶으시면 쇼 노트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뱅가드에 관해서도 — 이 에피소드 공개 이틀 전에 《월스트리트 저널》 주말판에 실린 기고가 하나 있습니다.
David 네, 이건 첫째로 정말 멋진 일이고, 둘째로 저에겐 즐거운 수미상관의 순간입니다. 커리어 초년에 저는 《저널》에서 일했거든요. 기자가 아니라 비즈니스 쪽에서요. 언젠가 제가, 우리가 《저널》에 정기 칼럼을 갖게 되리라는 생각은 스물네 살의 제 머리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을 겁니다.
Ben 청취자 여러분, 《저널》을 구독하지 않는데 저희 칼럼을 읽고 싶으시다면 acquired.fm/wsj에서 등록하세요. 무료로 읽을 수 있는 특별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모든 Acquired 청취자가 접근할 수 있길 바라니까요.
David 네, 정말 멋집니다.
Ben 이미 《월스트리트 저널》을 구독 중이시더라도, 새 기고가 나올 때 알림을 받아 놓치고 싶지 않다면 acquired.fm/wsj에 등록하세요. acquired.fm/wsj입니다. 자, 제 진짜 카브아웃은 — 저는 지금 이 에피소드를 신형 MacBook Pro M5 Max로 녹음하고 있습니다.
David 네, 아주 지르셨죠!
Ben 가능한 최고 사양을 클릭했습니다.
David 'Max' 버튼을 누르셨군요.
Ben 눌렀죠. 그리고 저는 원래 "애플 실리콘은 다 훌륭하고, 내 M1이 아직도 쌩쌩한 게 놀랍다"는 진영이었는데 — 제가 틀렸더군요. M5 Max를 써 보니 2021년형 컴퓨터가 얼마나 느렸는지 비로소 드러났습니다. 세상에, 이 물건은 그야말로 괴물이에요. 이제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게 되니 컴퓨터 쓰는 게 다시 즐거워졌습니다. 인터넷도 상하향 2.5기가로 업그레이드했어요. 지금 이 순간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과 저 사이에도 지연이 없습니다. 컴퓨팅에서 이보다 즐거운 —
David 벤, 당신은 중독자예요. 중독자!
Ben — 자리는 없죠. 네.
David 놀러 올 때마다 배낭에서 그 괴물을 꺼내 놓는데, 저는 그저 —
Ben "나의 이동식 전투 기지."
David 그 안에 잠든 연산력에 경외감을 느낍니다.
Ben 16인치의 순수 마력이죠.
David 오, 대단해요.
Ben 배낭 속의 라페라리랄까요.
David 네. 좋습니다. 저는 이번에 카브아웃이 세 개인데요. 첫 번째는 유튜브의 마이클 매켈비(Michael MacKelvie)입니다. 최근에 발견한 정말 훌륭한 유튜버예요. 주로 스포츠 애널리틱스에 초점을 맞춘, 엄청나게 깊이 있는 영상을 만듭니다. 사려 깊고, 지적이고, 제작 수준이 높고, 게다가 웃겨요. 정말 잘합니다. 열혈 팬이 됐어요. 시애틀에 사는 분인 것 같기도 하고요.
Ben 오, 좋네요. 며칠 전에 보내 주셨죠. 바로 구독 눌렀습니다.
David 그게 하나고요. 두 번째는 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영화, 〈슈퍼 마리오 갤럭시〉입니다. 큰딸과 저는 첫 번째 슈퍼 마리오 영화를 정말 좋아했는데, 2편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더니 딸이 "아빠, 이건 꼭 극장에서 보고 싶어요" 하더군요. 그래서 약속했죠. "좋아, 우리 둘이 데이트하자. 부녀 데이트. 영화 보러 가자." 제 인생 최고의 데이트였습니다. 제니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 아니, 사실 말해도 됩니다. 정말 최고의 오후를 보냈어요. 극장까지 걸어가는 내내 손을 잡고 갔습니다.
Ben 와.
David 점심을 시켰는데, 극장에 슈퍼 마리오 테마의 셜리 템플 음료가 있었어요. 팝콘과 사탕을 먹고, 무서운 장면에선 딸이 꼭 붙어 안기고 — '아, 이 맛에 부모가 되는 거구나' 싶더군요. 제 인생 최고의 오후였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여러분, 자녀와 데이트하세요.
Ben 좋네요. 육아 천국 입성을 축하합니다.
David 네, 그 뒤로는 다시 소금 광산으로 복귀했지만,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막판에 추가된 깜짝 카브아웃. 어제 리서치를 하면서 대본의 쇼 노트를 다듬다가, 구글링 중에 완전히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 브룩스(Brooks)의 '뱅가드' 운동화를요.
Ben 네?
David 이거야말로 궁극의 Acquired 크로스오버죠. 이런 게 존재하는 거 아셨어요?
Ben 아니요.
David 브룩스가 지금도 만드는 올드스쿨 러닝화인데 —
Ben 지금 검색 중입니다.
David — 몇 켤레 주문해서 다음 행사 때 신고 나가야 할 것 같아요.
Ben 진짜 '뱅가드'와 관련이 있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
David 아뇨, 아뇨. 모델명이 뱅가드예요.
Ben 아, 그렇군요.
David 브룩스의 모델명이요.
Ben 저는 또 — 제가 나이키 커클랜드 시그니처 신발을 샀던 것처럼, 그런 공식 콜라보인 줄 알았죠. 안 살 수가 없었거든요.
David 아뇨, 공식 크로스오버는 아니고 그냥 모델 이름입니다.
Ben 그래도 이거 멋진데요.
David 꽤 멋지죠! 몇 켤레 장만해야 할 것 같아요.
Ben 오, Acquired 틸(teal) 색상도 있네요.
David 오, 그러네요.
Ben 좋습니다. 주문 완료.
David 훌륭합니다. 카브아웃 도중 실시간 주문이라니.
Ben 그렇죠, 그렇죠. 자, 이 에피소드를 준비하며 이야기 나눈 훌륭한 분들께 큰 감사를 전합니다. 먼저 이번 시즌의 파트너들에게요.
J.P. Morgan — 규모와 무관하게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인프라 (jpmorgan.com/acquired) · Vercel — 빠르고 안전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개발자 도구와 클라우드 인프라 (vercel.com/acquired) · ServiceNow — AI를 사람을 위해 일하게 하는 플랫폼 (servicenow.com/acquired) · Statsig — 실험·기능 플래그·프로덕트 애널리틱스 통합 시스템 (statsig.com/acquired). 모든 출처와 참고 도서는 쇼 노트에 링크.
Ben 이제 에피소드 준비에 도움 주신 분들께로. 저로서는, 월들리 파트너스의 아빈드 나바라트남 — 언제나처럼 뱅가드에 관한 정말 훌륭한 정리 글을 써 주셨습니다. 그분 자신이 투자업에 계시니, 이번 건 특히나 마음에 와닿는 주제였을 겁니다. '100배 기업들'에 관한 그의 글도 링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에피소드에서 다루진 못했지만, 그 글 말미에는 뱅가드의 가치평가를 어떻게 해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일종의 프레임워크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확인해 보세요. 다음은 모건 하우절 — 저희의 좋은 친구이자 《돈의 심리학》으로 유명한 금융 작가, 그리고 ACQ2 게스트 출신이죠.
David 네.
Ben 빌 맥냅 —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뱅가드 CEO를 지낸 30년 베테랑. 저희가 고민하던 여러 지점을 함께 풀어 주시느라 여러 차례 전화에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마이크 밀러 — 전 《월스트리트 저널》 에디터로, 이 에피소드들을 함께 다듬는 데 큰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데이비드, 《월스트리트 저널》 얘기가 나온 김에, 한 분 더 있죠.
David 네! 제이슨 츠바이크 — 《저널》의 'The Intelligent Investor' 칼럼의 전설적인 필자이자, 펀드 업계 전반, 그리고 평생에 걸쳐 뱅가드와 잭 보글에 관해 가장 왕성하게 써 온 저자 중 한 분입니다.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Ben 《월스트리트 저널》 파티는 계속됩니다 — 저스틴 베어, 《House of Fidelity》라는 책이 곧 나오는데 아마 이번 주 출간일 겁니다. 그리고 《Inside Vanguard》의 찰스 D. 엘리스, 《The Bogle Effect》의 에릭 발추나스 — 두 권 모두 이 역사를 아주 상세히 담은 훌륭한 책들입니다.
David 그리고 저로서는, 이름을 밝히진 않지만 도움 주신 다른 모든 분들께 — 누구신지 본인들은 아실 겁니다. 깊이 감사드리고, 덕분에 특별한 에피소드가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Ben 이 에피소드가 좋으셨다면, 렌테크(RenTech) 에피소드나 버크셔 해서웨이 에피소드도 들어 보세요. 버크셔는 세 편, 합쳐서 아홉 시간쯤 될 겁니다.
David 네.
Ben 코스트코와 비자도요. acquired.fm/email에서 Acquired 이메일 리스트에 가입하시면, 매 에피소드의 핵심 정리를 글로 받아 보시고, 지난 에피소드 정정 사항, 리서치에서 발견한 비하인드 사진들, 그리고 다음 에피소드 주제 투표까지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다음 에피소드가 뭘지에 대한 데이비드의 작은 힌트도요. 데이비드, 이번엔 뭘 들고나올지 정말 궁금하네요. acquired.fm/email입니다.
David 열심히 요리 중입니다.
Ben 그리고 acquired.fm/slack의 슬랙에서 저희와 이야기 나누세요. 그럼 청취자 여러분, 다음에 뵙겠습니다.
David 다음에 뵙겠습니다.
컴패니언의 핵심 주장을 웹 검색으로 교차 검증했다.
"투자자들에게 약 5,000억 달러를 절약해 주었다" vs "약 1조 달러를 월스트리트에서 투자자에게 이전했다"
이번 판에 수록한 본편 완역이 두 수치의 관계를 직접 해소한다. 인트로에서 벤은 뱅가드 자체의 저수수료·저비용이 1975년 이래 투자자에게 직접 절약해 준 몫을 5,000억 달러 이상으로 제시하고, 이어 에릭 발추나스의 저서 《The Bogle Effect》를 인용해 뱅가드가 업계 전체의 수수료 인하를 강제해 추가로 5,000억 달러를 아끼게 했으며, 이 둘을 합친 것이 '월스트리트에서 개인 투자자의 주머니로 이전된 1조 달러'라고 설명한다. 즉 5,000억(직접 효과)+5,000억(뱅가드 효과)=1조 달러로, 두 수치는 모순이 아니라 포함 관계다.
근거: 본편 인트로(0:41) 벤 길버트 발언, Eric Balchunas, «The Bogle Effect» (2022)
"2025년 기준 미국 성인의 62%가 주식을 보유한다"
갤럽의 2025년 조사와 일치한다. 62%는 2024년과 동일한 수치이며 2023년(61%)과도 비슷하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0여 년간은 이 수준을 밑돌았고, 2013년과 2016년에는 52%까지 떨어진 바 있다. 개별 주식뿐 아니라 뮤추얼 펀드·401(k)·IRA를 통한 간접 보유를 포함한 수치다.
근거: Gallup, "What Percentage of Americans Own Stock?" (Economy and Personal Finance Survey)
"버핏의 내기 — 인덱스 +125.8%, 다섯 개 펀드 평균 +36.3%"
버크셔 해서웨이 2017년 주주서한에 보고된 최종 성적과 일치한다. 10년간 다섯 개 펀드 오브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각각 21.7%, 42.3%, 87.7%, 2.8%, 27.0%로 단순 평균이 36.3%다. 펀드 D가 2017년 청산되어 9년치라는 각주도 원 서한의 내용과 부합한다. 세이즈 측이 진 판돈은 걸스 잉크(Girls Inc. of Omaha)에 기부됐다.
근거: Berkshire Hathaway 2017 Shareholder Letter
"살림 람지는 2024년 취임한 뱅가드 최초의 외부 영입 CEO다"
뱅가드는 2024년 5월 14일 람지의 선임을 발표했고, 그는 7월 8일 팀 버클리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블랙록에서 iShares & 인덱스 투자 부문 글로벌 총괄을 지냈다는 소개도 뱅가드 공식 보도자료와 일치한다. 창사 이래 CEO 전원이 내부 승진이었으므로 '최초의 외부 CEO'라는 표현은 정확하다.
근거: Vanguard 보도자료 (2024. 5. 14), Morningstar
"뱅가드의 자산가중 평균 경비율은 0.06%다"
뱅가드가 스스로 공시해 온 자산가중 평균 경비율은 최근 수년간 0.07% 수준으로 인용되는 경우가 많다. 문서의 0.06%는 Morningstar Direct의 2025년 말 집계를 출처로 명시한 수치로, 재간접펀드 제외 등 집계 기준에 따라 0.06~0.07% 사이에서 움직인다. 방향과 규모 모두 사실이며, 소수점 둘째 자리는 집계 기준의 문제다.
근거: Vanguard 공시, Morningstar Direct
"약 12조 달러 운용, 5,000만 투자자"
2025~2026년 기준 뱅가드의 글로벌 운용자산은 약 12조 달러, 고객 수는 약 5,000만 명으로 복수의 독립적 출처에서 확인된다. 2010년 피델리티를 제치고 미국 최대 뮤추얼 펀드사가 되었다는 연표 항목, 2019년 1월 16일 보글 별세, 1976년 첫 인덱스 펀드가 목표액에 크게 못 미치는 1,100만 달러(정확히는 약 1,130만 달러)로 출발했다는 서술도 모두 기록과 일치한다.
근거: Wikipedia(The Vanguard Group), Morningstar, 뱅가드 공시
이 문서는 에피소드의 뼈대를 훌륭하게 요약하지만, 15면짜리 컴패니언이라는 형식상 생략된 맥락들이 있다. 네 가지를 보탠다.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성공한 공산주의 조직"이라는 표어는 훌륭한 카피지만, 상호 소유 구조의 발명이 이념이 아니라 인센티브 설계였다는 점을 흐리기 쉽다. 보험 상호회사나 REI 같은 협동조합 등 전례는 있었고, 보글의 독창성은 그것을 자산운용업의 수수료 구조에 접붙인 데 있다.
그런데 이 구조에는 컴패니언이 다루지 않는 그늘이 있다. 이론상 뱅가드의 주인은 5,000만 펀드 투자자지만, 실제로 이들이 이사회를 통제하거나 경영진을 교체할 실질적 수단은 거의 없다. 외부 주주의 감시도, 주가라는 성적표도, 적대적 인수의 위협도 없는 회사 — 다시 말해 '주인은 있으나 주인 노릇을 할 사람이 없는' 회사다. 낮은 수수료가 계속되는 한 이 공백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경영이 표류할 때 그것을 교정할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는 뱅가드 구조의 오래된 미해결 질문이다.
"S&P 500 거의 모든 기업의 7~10%를 보유"한다는 사실은 이 문서에서 성공의 증거로 제시된다. 그러나 이 집중을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걱정한 사람이 다름 아닌 보글이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인 2018년 말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에서, 소수의 인덱스 운용사가 미국 기업 전반의 지배적 주주가 되는 상황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썼다.
뱅가드가 근래 개인 투자자에게 의결권 행사 방침을 직접 고르게 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온 것은 이 압력에 대한 응답이다. 컴패니언의 서사가 '월스트리트 대 투자자'의 구도라면, 다음 반세기의 서사는 '너무 커진 투자자의 대리인'을 둘러싼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표는 2024년 람지 취임에서 멈추지만, 취임 이후 2년간의 변화는 이 회사의 성격 규정을 다시 묻게 한다. 람지 체제의 뱅가드는 운용 조직을 두 개의 투자자문사(뱅가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뱅가드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로 이원화하는 개편을 진행 중이고, 2025년 12월에는 오랜 금기였던 제3자 암호화폐 ETF의 중개 매매를 허용했으며, CEO가 3조 달러 규모의 401(k) 사업을 직접 관장하는 등 자문·자산관리로의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모두 '단순한 저비용 인덱스'라는 보글식 순수주의에서 한 발씩 물러나는 움직임이다. 상호 소유 구조가 창업자의 인격에 의존하지 않고도 투자자 우선을 강제할 수 있는가 — 컴패니언이 예찬하는 그 구조의 진짜 시험은 지금 진행 중이다.
문서는 버핏의 내기(아무도 인덱스를 못 이겼다)와 버크셔 39,000배 차트(누군가는 압도적으로 이겼다)를 나란히 싣는다. 이 병치가 던지는 질문에 정확하게 답하자면, 인덱스 투자의 논거는 "누구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가 아니다. 소수는 분명히 이긴다. 문제는 이길 사람을 사전에 식별할 방법이 없고, 시도하는 비용은 확실하게 발생한다는 데 있다.
버크셔조차 최근 20년의 성과는 지수와 대등한 수준으로 수렴했고, 버핏 본인이 유언장에서 아내에게 남길 자산의 90%를 S&P 500 인덱스 펀드에 넣으라고 지시했다. 39,000배 차트는 인덱스 반대의 증거가 아니라, 그 예외가 얼마나 희귀한지에 대한 각주로 읽는 것이 옳다. 이번 판에는 3시간 49분 분량 본편 대담의 완역을 함께 실었으므로, 컴패니언의 시각 자료와 본편의 서사·분석을 한 문서 안에서 맞대어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