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마쓰이에 마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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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마쓰이에 마사시

 

가끔은 과도하지만 너무나 상세한 설명과 묘사로 인해 마치 내가 그 마을, 그 사무실, 그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일을 하는 느낌을 받은 소설이었다.

소설로 먼저 읽고 영화를 접하고 난 후 내가 상상했던 모습이 그대로 표현되었는 ‘향수’ 이후 오랜만에 느낀 경험이다.

한 젊은이의 도전으로 나는 그 들의 삶으로 들어간다. 

그들만의 확신과 철학으로 멋진 결과물을 내 놓는 직업인과 동시에 서로의 생각과 삶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가족이다. 

직업인으로서 그들로 부터 건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방법론 그리고 건축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배울 수 있고, 그 들이 먹는 음식, 좋아하는 것들로 새로운 취향과 세계를 만난다.

책 속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담겨 있지만 나는 이 글의 흐름에서 삶의 방식을 배웠다.

항상 재미있는 것을 찾고, 빨리 얻고자 하고, 빨리 잊어버리고 뭔가 대단한 것을 항상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그저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 문장들에서는 빠른 스토리 진행도 없고, 급격한 전개도 없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천천히 곱씹으며 진정한 매력을 느끼고 의미를 찾으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 간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잠시 멈춰서서 내 주변의 풍경, 사람, 나의 모습을 천천히 디테일하게 곱씹어 보면서 매 순간 지나가는 시간을 그러 멍하니 흘러보내기 보다, 가끔은 멈춰서서 그 것들, 그들 그리고 나의 새로운 혹은 잊고 있었던 것을 되새기고 새로운 것을 찾아 느껴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누구나 같은 속도의 인생이지만 삶의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을 소중히 느끼고 경험하라는 것. 삶에는 속도가 중요한게 아니라는 것.

책 속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뇌를 콕콕 찌르면서 다양한 상상력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좋은 글이지만 단순히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라는 것을 책을 덮고 하루가 지난 뒤의 나의 느낌이다.

가을이 끝나가는 시점에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어, 다시 머릿속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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