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에 새겨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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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던져주시는 글감을 볼 때마다 내가 알고 있는 의미와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게 된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잘 못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닌지 점검하는데, 평소에도 크로스체크하는 습관이 들었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본래의 뜻과 다른 용법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많이 있다. 한글 뿐만 아니라 영어도 마찬가지. 그것이 나는 매우 불편하다. 하지만 언어의 특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는 사용하는 사람, 시대적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고, 지금 우리가 쓰는 것 또한 그렇게 발전과 퇴화해 오고 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성향과 수준까지 나타내는 무서우면서도 정직한, 유일무이한 소통의 도구다. 아니 유일무이하지는 않구나. 수어도 있고, 손짓, 발짓도 있으니까. 문득 수어가 궁금하다. 최근 들어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드는 또 다른 언어인데, 수어의 표현 방식은 입으로 하는 것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청각 장애인들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는 같은 인간이지만 단지 오감 중 단 한 개의 차이로 인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없다. 글이 있지만 말과는 또 다르니까.

그러고 보니 부쩍 언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부산 출신이지만 서울에 살면서 사투리도 아닌 것이 표준어도 아닌 이상한 말투를 쓰고 있다. 처음 서울에 왔을 때 그들 속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말투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설프게 따라 했으나 불가능함을 깨닫고 포기한 상태로 지금까지 왔다. 지방 사람인 것을 티 내고 싶지 않았던 걸까? 사투리가 촌스럽다는 혼자만의 생각이었던 걸까? 사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문제였는데.

지금은 고향 언어를 사랑한다. 너무 사랑한다. 부산을 사랑한다. 지방소멸로 줄어드는 인구는 결국 각 지역의 고유의 언어인 사투리가 사라지고, 이는 곧 문화 소멸로도 이어질 것 같아 아쉽다.

그래서 얼마 전 google에 부산 사투리 연구로 검색해 보았다. 어라?! ‘부산학’이라는 학문이 있고, 부산의 사람, 공간, 역사, 정채성을 연구하는 ‘부산연구원’에서 ‘사투리, 부산의 마음을 전하다’ 라는 문서를 발견했다. 목차만으로 매우 흥미로워서 일단 저장을 해놓고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다.

내 고향, 부산을 연구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좋았고, 특히 관심 분야를 연구한 보고서가 있다는 게 약간 흥분되기도 했다. 이 글을 읽는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겠지만 사랑하는 것을 더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설렘을 느낀 것만으로 행복했다. 이제는 자기만족 그 이상을 바라보고 싶다.

과거의 나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고 싶었다. 타인에게 관심받고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발표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며칠 전부터 두근거려서 미칠 정도로. 식당에서 ‘이모~’라는 말도 잘하지 못할 정도로.

소심함은 많이 줄어들었다. 노력했으니까. 이제는 나를 키워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낙인 보다는 ‘걔는 그런 거 잘하지~’, ‘아~ 그거? 금마 한테 물어봐’ 라는 대화 속에 ‘약간은 멍청하지만 적당히 똑똑하면서 착한 친구’ 라는 각인이 세겨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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