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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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일이 있어 지하철 타러 가는 길 무심코 출근길 방향으로 지하철을 잘 못 타서 다시 되돌아 온 경우.
  • 자주 부르던 이름, 별명을 어느 순간 부터 부를 일이 없을 때 무심코 튀어나오는 그 이름.
  • 매일 지갑을 넣어두던 가방 속 수납공간을 보지도 않고 순을 쑥 넣어 꺼내는 일.
  • 자주 주 먹던, 하지만 오랜만에 먹는 음식을 볼 때 생각나는 가게와 그 상황.
  • 비밀번호를 바꾼지 잊은 채로 무의식적으로 이전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경우.

살다 보면 인지하지 않았음에도 과거의 기억, 머리가 아닌 몸의 기억으로 생소함이 익숙함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과거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모욕한 감정이 든다. 나의 경우 좋은 추억이 대부분이라 아련하면서도 그립기도 한 순간을 맞이 한다.

40 여일 만에 탁구장에 갔다.

그 동안 바쁘기도 했고 중요한 일이 이어져 몸을 움직이는 것이 힘들었다. 사실 귀찮음, 게으름이 더 컸지만. 오랜만에 간 탁구장은 조금 낯설었지만 반가움 마음이 컸다. 레슨 해주시는 관장님과 부관장님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회원님들. 반갑게 맞아주신 덕분에 적응 기간 따위 필요 없이 바로 탁구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오랜만의 레슨이라 잘 할 수 있으까 걱정은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포핸드부터 어려움이 있었지만 5분 정도 지나다 금세 이전의 나로 돌아가 신나게 탁구를 치며 땀을 흘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 동안 탁구 레슨을 잘 받아 온 것에 더해 탁구가 몸에 익숙해져서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지난 주 월요일 Reborn 탁구 첫 시간을 가지고 3번의 레슨을 받았다. 여전히 재미난 탁구, 은근히 운동이 되는 탁구를 다시 몸에 세겨야 겠다. 운동을 꾸준히 해 본 적이 없는 내게 탁구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매주 탁구를 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해 질때까지 열심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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