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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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다는 것. 어렵고 대단한 일 같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로 인해 누군가의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 가장 쉬운 것이 무엇일까?
말, 대화이다.
상대가 누구이든지 어떤 말을 해오든지 나라도 친절하게 대하자고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생각해 보니 사회생활을 몇 년째 하던 시점부터였다.
나는 B2C 중심의 IT서비스 회사에 다녔는데, 입사 후 첫번째로 중요하게 맡은 업무가 고객상담이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만이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일을 하고 대단한 만족과 감동은 아니지만,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면서 계속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돈을 쓰게 만드는 일이다. 서비스 업종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다.
처음에는 그저 일이라고 생각해왔지만,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하루에도 수십통의 전화를 받다 보면 다양한 고객들을 상대하게 되는데 좋으신 분들도 있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진상고객도 종종 만나게 되는데, 큰 스트레스가 되고 나도 모르게 해당 고객에게 나의 짜증스러운 성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물론 시작은 고객이였지만 상담사 입장에서 그러면 안 되는 일이다. ^.^
하지만 그런 진상 고객에게 반대로 더 친절하게 대하다 보면 그 고객들의 반응이 바뀌는 경우가 생겼는데, 본인이 짜증을 부려서 미안하다고 먼저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아!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기분을 바꿀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 오바해서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짜증과 불만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너무나 친절한 상담으로 끊을 때는 오히려 내가 미안하고 고마워하고 기분까지 좋아졌다면, 그 고객의 그 다음 행보에도 영향이 분명이 있을 것이고 그 사람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퍼지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나는 이전보다 나의 행동과 말에 조금씩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편의점이든 카페든 나부터 인사하고 웃으면서 주문을 하면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잠깐이라도 손님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안 받게 되거라고 생각했다.
길을 지나거나 건물을 오고갈 적에도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준다던가 양보하는 행위를 자주 하기 시작했다.
– 물론 내가 문을 잡아주면 뒷 사람 생각하지 않고 혼자만 쏙 빠져나오고 나는 당연히 문 잡은 손을 놓게 되면서 뒷사람은 들어올 타이밍을 한번 놓치게 된다. 남자라서 그런지 여자들의 그런 행동은 그려려니 하지만 남자들이 그러면 정말 꼴보기 싫다. ㅎㅎ
암튼 내가 대단한 위인이나 좋은 기업가가 될 수 없다면 나의 작은 행동과 말 하나로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내가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하는 망상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는 동네 카페에 와서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내 앞의 아줌마가 매우 짜증스럽고 귀찮은 듯, 마치 종업원을 하대하는 듯이(누가 봐도 그렇게 느낄것임) 주문하는 모습과 해당 종업원의 어두워지는 표정을 본 후 내가 주문할 순서에서 내가 먼저 친절하게 말을 건네고 주문을 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친절을 베푸는 것이 그렇게도 힘든일인가? 라는 것과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인 나의 작은 행동과 말이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떠올라서 키보드를 두드린다.
감정이라는 것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지만 굳이 남들에게까지 표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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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mous
Anonymous
4 years ago

안녕하세요~ 글쓰기 모임의 두근거림이라고 합니다. 저는 사회복지 계통에서 일을 했다 보니, 자연스레 응대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는데, 과한걸 요구하는 등 과한 고객을 만나게 되면 기관의 입장에서 친절하게 대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의 이 글을 읽었더라면 그래도 내 친절이 사람을 바꿀 수도 있겠다 라는 기대를 품을 수 있었을템데 아쉽습니당. 글 잘 읽었습니다~^^

Mee
Mee
4 years ago

힘들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무심결에 갑질을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는 글이네요. 결국 그게 다 나중에 본인에게 돌아오는 걸 알면 안그럴텐데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dahl
4 years ago

주위를 보면 답답하고 화나는 일들이 많아, 프로불만러로 글을 쓰고 있는 달입니다. ㅎㅎ 그래서인지 더욱 공감가는 글이네요. 저는 문을 잡아줬는데, 본인은 손을 꺼내는 시늉도 안하고 그 사이로 슝-하고 들어가버리는 사람이 제일 얄밉더라구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그러는걸 보면 참 황당하기도 하구요. 그치만 먼저 친절을 베풀어야 세상이 그나마 더 살기 좋아지지않을까해요. 동감입니다.

Peter kim
Peter kim
4 years ago

맞아요 세상을 바꾼다는 건 어쩌면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내앞에 있는 한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따둣한 말을 전하려고 하는 마음. 좋은 츌발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말과 행동을 조금 더 친절하게 주의해야겠어요~^^